9월의 첫 주말, 강원도 양구로 이색적인 걷기인 휴전선 접경을 걷는 국방여행 'DMZ 펀치볼 둘레길' 중 평화의숲길 구간을 걷고 왔습니다.
초유의 강력한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는 태풍 전의 날씨는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맑은하늘과 구름, 시원한 바람이 이미 초가을 길임을 말해줍니다. 푹신하던 길, 낮은 업다운으로 지루할 사이 없던 오지의 길, 궁금하던 숲밥과의 맛난 만남 등이 어우러져 행복하게 걸었습니다.
펀치볼 둘레길의 민통선, 지뢰, 벙커 등은 우리의 현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실감하는 긴장의 땅이였습니다.
펀치볼 둘레길은 척박한 산간을 일구어 개척해 온 사람들의 노고와 고단함, 도전의 결과물이 아름다운 농경지로 변한 삶의 현장이였습니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꾸진 핸폰이 전하는 얘기 시작합니다.^^
해 뜨는 시간이 꽤 늦어졌습니다. 오늘은 일정을 마추기 위해 평보 보다 10분 빨라진 출발시간을 마추어 당산역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마침 한강 건너편 산등선 위로 멋진 일출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오늘 날씨 참 좋을거 같습니다.^
오늘 다른 주말 보다 유난히 차가 많아 정체가 계속됩니다.
일정을 마추기 위해 10분 더 일찍 출발했는데 아무래도 많이 늦어져 일정에 차질이 생길거 같습니다. 하늘이 마치 제 마음 같습니다. 아름다운 하늘 아래 세상을 달리는 제 마음은 어둡고 무겁습니다....^^;;
그래도 운전의 신(^^), 태도사님 덕분에 생각 보다 단축된 30분 정도 지연되어 DMZ펀치볼둘레길 안내센터에 도착했습니다.
간단한 주의 사항을 안내 받고, 몸풀기 운동도 하고 출발 준비 완료입니다.
오늘 성황리에 신청이 마감되어 단체사진이 촘촘합니다.^^
오늘 걷는 DMZ 펀치볼 둘레길은 4개 코스로 이뤄진 총 73.2km의 탐방로 중에서 우리는 초록색 선 '평화의숲길' 10km를 걷습니다. 원래 14.7km 코스인데 단축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숲지도사의 안내를 받으며 안전지대를 걷습니다.
출발합니다.
DMZ 펀치볼 둘레길은 강원도 양구의 해발 1100m 이상 고산지대 분지에 자리한 펀치볼 마을에 조성된 길입니다.
펀치볼 (Punch Bowl) 분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DMZ 인근의 다양한 생물들을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펀지볼(Punch Bowl)이라는 이름은 한국전쟁 때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내려다보니 노을 물든 해안면 지역이 칵테일 유리잔 속의 술 색깔과 흡사하고,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형상이 화채 그릇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안내센터 지역을 벗어나 산길로 들어섭니다.
숲으로 들어서며 갓베어낸 풀향이 싱그럽게 코를 자극합니다. 어제나 오늘 아침 길 주변 제초작업을 한 모양입니다.
용케 살아남은 고마리꽃이 첫 모델이 되어줍니다.
풀냄새 좋다를 연발하니 뒤에서 후미 담당으로 따라 오시던 숲해설사님이 피톤치드향이라 일러 주시네요.
피톤치는 나무에서만 나오는줄 알았는데 풀에서도 나온다합니다. 잘려나간 풀이 살기 위해 피톤치드를 강력하게 내뿜는다하는군요. 그 말을 들으니 왠지 감탄사가 쏙 들어갑니다...
시작부터 산길로 들어서 살짝 긴장했습니다만, 높지 않은 낮은 야산으로 경사도는 이런 정도입니다.
푹신한 바닥이 예술입니다. 낙엽이 쌓여 부엽토가 된 길은 마치 지금 흙을 뿌려 놓은 길인양 포실포실하고 푹신합니다. 거기다 요즘 비가 잦아서인지 적당히 습기도 포함하고 있어 먼지 없는 길에 흙냄새도 물씬합니다.
아직 고르게 적응하지 못한 호흡을 헉헉거리며 쫓아가다보니 어느덧 야산을 벗어나 정비작업 중인 분지로 내려옵니다.
초반에 아쉽다면 숲해설사님 걸음이 우리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의 빠른 걸음이시네요. 나중에 헉헉거리며 따라가다 속도를 확인하니 나름 산길인데 시속3km 정도로 리드하고 계시더군요.
오늘도 저는 뒤에서 후미를 보며 사진을 찍으며 따라 갑니다.
오늘 걸은 평화의길은 낮은 야산 세 개인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원형을 그리며 걸어 원점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두 번째 산길로 들어섭니다.
아마도 저 옆의 평지길로 가도 나중에 만날 듯 합니다.??
경사도는 첫번과 비슷합니다. 완만하게 오릅니다.
그리 힘들지는 않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초반부터 속도가 빨라 숲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좀 산만했던거 같습니다.
저 줄은 위험지역 구분줄인 줄 알았는데, 개인 사유지 구분을 위한 것인데, 저 안이 명이나물 지역이라네요.
오르막을 조금 오르면 바로 이런 평지 능선길이 맞이합니다. 기분 좋은 길입니다.~
길 아래 경사면에는 잣나무(?)가 빼곡하니 자라고 있습니다. 민둥산 잣나무, 자작나무 등을 육림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DMZ펀치불둘레길 중 '평화의숲길' 구간을 걷고 있으며, 와우산 전망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숲길은 걷기에 그만입니다. 작은 돌 조차 발에 걸리는게 없었던거 같습니다.
단순한 숲길이지만, 주변을 살피며 걸으니 꽃이 없는 지금 시절에 몇몇의 눈에 띄는 식물들이 보입니다.
끝에만 잎이 남은 덩굴식물이 잣나무에 기댈 자리를 찾나 봅니다....
옛날에는 사약을 만드는 재료였다는 천남성 같기도 하고, 당귀 같기도 합니다.
거칠은 모습에 비해 수형이 귀엽더군요.
요건 오리방풀이였던거 같습니다.
여기까지 저를 비롯 후미에서는 헉헉거리며 쫓아왔습니다. 뒤에 숲해설사님이 선두에 연락을 하시더군요. 후미 붙여서 좀 천천히 가라고~~^^;;
쉬는 곳에서는 숲지도사님의 해설이 이어집니다.
왜 가칠 봉 일까? 설명 들은거 기억나세요?~~
"금강산의 일만이천봉을 정할 때 한 개의 봉이 모자라 지금의 봉을 첨가한다는 뜻에서 한자로 더 할 가를 사용하게 되었고 칠(七)자는 봉 밑에 훈장 터(서당방) 라는 글방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선비7명이 훈장 밑에서 지혜와 용기를 배우고 과거 응시를 위해 학문에 열중 하였으며 한양에서 과거가 있어 시험을 보게 되었는데 뜻밖에도 7명 모두 과거에 합격하여 훌륭한 선비가 되었다고 한다. 과거 급제한 7명의 공을 기념하기위해 칠자를 써서 가칠 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펀치볼을 생각하고 바라보면 펀치볼 일부 같습니다. 그래도 좀 더 펀치볼 느낌이 나도록 찍어보려는 노력은 걷기 마칠 때까지 계~속 이어집니다.ㅎㅎ
다시 걷기 시작~~~
지금부터는 앞모습 사진으로 바뀌었지요? 제가 숲지도사님과 함께 앞장 서 걸으며 속도를 조절하고 있거든요. 우리 팀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점심이 늦어질까 서두르기도 했지만, 아마도 다른 팀들은 보통 이 정도 속도로 걷는가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서두르며 걷는거 그리 선호하는 편도 아니고, 길은 그 길만 다 걸어냈다고 걸은게 아니라고 생각하는터라 단순히 운동 삼아 나온 길이 아니라면 좀 찬찬히 주변을 살피며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는게 좋다 생각합니다...^^
분지 안에 사과밭이 꽤 많더군요. 아직 풋사과가 대부분인데 이곳은 빨갛게 익어 핸폰 세례를 받았답니다.
자유 촬영시간 3분도 주어졌구요~~^^
이때부터 빨간사과에 군침이 돌기 시작합니다. 드뎌는 해피꽃님이 사과를 주문해 놓으셔서 걷기를 마치고 간식으로 맛나게 즐겼답니다.
수확을 바로 앞두고 있는 듯 노란 상자가 나무마다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펀치볼 둘레길은 삶의 현장이였습니다.
수 많은 이들의 피와 고통으로 지켜낸 아픔의 땅에서, 아직 전쟁의 긴장의 남아있는 땅에 입주해 척박한 산간을 일구어 개척해 온 사람들의 노고와 고단함, 도전의 결과물이 아름다운 농경지로 변해 풍성한 수확물이 여물어가는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그들 삶의 터전을 공개해 줌에 감사한 걸음이였습니다.^^
농로를 따라 이동.
곳곳에서 만나는 사과밭~
지금은 분지 안의 평지길을 걷고 있는게 느껴지시나요?~~^^
다시 쉬어 갑니다. 이곳에 간이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마을을 흐르는 물줄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나 봅니다. 제법 물소리가 졸졸 거립니다.
물도 마시고, 간식도 나누는 장소로 제격이네요.
그동안 저는 잘려나간 숲섶에서 살아남은 고마리꽃을 한 그루 또 발견했어요.
요 놈은 꽃이 활짝 피었네요. 저는 고마리꽃의 촉촉한 비단 날개 같은 꽃잎이 아슬아슬하니 예뻐서 좋아합니다.^^
오늘은 참가인원이 많다보니 일렬걷기의 아름다움도 여러 차례 만들어지네요 ^^
숲지도사님도 이 모습이 아름답다고 연신 셔터를 누르셨습니다.
다시 오르막입니다. 이 산은 와우산이랍니다.
앞의 두 야산보다는 조금 더 경사가 있지만, 천천히, 쉬엄쉬엄 오르니 그닥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 정도의 경사도입니다. 잣나무가 도열한 숲길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덥지 않고 시원한 바람도 간간이 스며들어 오르막 오르기에 한 몫합니다.
밟을수록 기분좋은 푹신한 길도 한 몫 거듭니다.
잣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며 숨도 돌리고 해설도 듣고 갑니다.
후미를 봐 주시던 숲해설사님의 피톤치드에 대한 간단 설명도 있으셨어요.
와우산에 전설이 있답니다. 숲지도사님, 숲해설님 설명이 있을 줄 알았는데 잊으셨나봐요.
이 와우선은 해발 598m의 정상에서 보면 소가 엎드려 있는 형상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래요.
"아주 먼 옛날 의좋은 형제가 와우산 밑에 터를 잡고 밭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어느 날 형제가 집에서 떨어진 밭에서 일을 하는데 쟁기를 챙기지 못한 동생이 집으로 갔습니다. 마침 형수가 점심을 준비해 일하는 밭으로 가기위해 머리에는 밥그릇을 이고 손에는 물그릇을 들고 집을 떠나던 차 갑자기 옷고름이 풀어져 시동생에게 옷고름을 메어달라고 부탁을 하여 형수의 옷고름을 매어주었다. 무심히 이 광경을 형이 멀리서 바라보니 처와 동생이 형 몰래 사랑을 하며 키스하는 것으로 보고, 화가 난 형이 집에 와 들고 있던 쟁기로 아우를 쳐서 죽였다. 나중에 부인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무모함을 뉘우치고 억울하게 죽은 아우를 양지 바른 곳에 잘 묻어 주고 명목을 빌었다. 그 후 이산을 아우산 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다시 걸음을 이으니 바로 능선길입니다.
숲이 많이 습한가 봅니다. 버섯이 지천입니다.
와우산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아쉽지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생각보다 시원스럽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이 주변 나무가 낮아서 탁트인 전망이 좋았는데 지금은 나무가 자라 시야를 다 가렸네요.
조만가 벌목 작업이 있을거 같다합니다.
제가 펀치볼 홈페이지에서 가져와 공지문에 올렸던 사진입니다.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전체를 볼수 있겠네요.
어느 순간부터 숲지도사님의 걸음이 느려지고 진행에 여유가 생기셨네요.
일을 하시며 짧지만 많은 인연과 만나고 헤어지실텐데 그런 의미에서 인연이라는 노래를 불러 주셨어요.
정자 아래에도 보이지 않는 청중이 경청하고 계셨네요~
한 소절만 올립니다. 노래 실력이 대단하시던데요 ^^
이어지는 길은 자작나무길~~~
와우~~
민둥산이던 와우산에 잣나무, 자작나무를 심었다고 하는 지금은 아주 단정한 숲을 이루었네요.
짧지만 이쁘고 아름다운 길이였습니다.
사진은 줄기가 검게 나왔습니다만 실제는 연두빛이 감도는 흰색으로 신비스럽기도 하고 싱그럽기도 했답니다.
지난번 다녀온 원주자작나무숲길의 흰빛과 또 다른 느낌으로 명품 구간입니다.^^
지금부터는 떡갈나무군락입니다. 내리막을 향하고 있는데 길은 여전히 좋습니다.
풀섶으로 시선을 돌려봅니다.
떡갈나무 도토리라고 해요.
개미취꽃이구요~
단풍취는 봄에 어린잎을 따서 생나물이나 묵힌 나물로 먹는다합니다.
와우산을 내려갑니다. 완만하고 푹신해서 가벼이 내려왔어요.
다시 분지로~
갈퀴나물꽃
아주 작은 역귀꽃입니다. 하도 바람에 흔들려서 찬별님이 잡아 주셨네요.
하찮은 풀꽃이라 홀대 당하지만, 가까이 자세히 보면 이쁘지 않은 꽃이 없답니다...
도라지밭 너머 분지를 감싸고 둘러선 연봉들~~~
펀치볼 마을 안으로 내려오며 도로와 만났습니다.
저 즈음에서 왼쪽으로 내려가 점심을 먹을 더덕농장 쪽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 도로는 그냥 도로가 아니라네요. 그야말로 민통선 지역을 넘어간 비무장지대, 즉 DMZ 지역이라네요.
펀치볼 일부가 DMZ 지역에 포함되어 있다합니다.
오른쪽에 무슨 숫자가 적혀있던데 이게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2km 떨어진 남방한계선을 알리는 표지랍니다.
왼쪽에 보이는 경작지는 남방한계선을 넘어 DMZ 지대에 속한다합니다.
DMZ, 즉 비무장지대는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북쪽과 남쪽 각각 2km에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으로 두고, 그 사이의 공간을 비무장지대로 설정되어 있답니다. 군사 활동이 금지된 지역이지만 서로 가장 가까운 지역이라 첨예한 대치가 이뤄지는 장소라합니다.
길은 점심이 준비된 마을로 향합니다. 가운데 조그맣게 살짝 보이는 붉은집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아, 여기는 위에서 설명한대로 DMZ으로 들어온 지역이랍니다.
펀치볼마을은 논 농사도 조금 보였습니다만 주로 밭농사가 주입니다.
특산물인 펀치볼 시래기가 특히 유명하며, 인삼, 더덕, 도라지, 사과밭, 배추, 콩 등을 특장물로 생산한다합니다.
짙푸른으로 가득찬 콩밭입니다.
지난주 서해랑길 무안 구간을 걸으며 그때도 콩밭의 푸르름에 매료되었는데 오늘도 그 아름다움은 여전합니다.
좀 더 너르게 화각을 늘려보고~~
더 너르게 화각을 최대로 넓혀 봅니다. 푸르른 초원의 생명력에 빠져 드네요~^^
에고, 얼른 식사 장소로 가봐야겠어요. 여기까지 후미와 어울려 잘 왔는데 콩밭에 빠져 몇 컷 찍다보니 일행과 또 벌어졌네요.
늦게 왔다고 태도사님한테 한 마디 들을거 같은데요.ㅎㅎ~~
저 곳이 점심이 준비된 식사 장소입니다.
솔직히 오늘의 하일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몰라요~ㅎ
어느 후기에서 보니 "이날 펀치볼 둘레길의 하이라이트는 독특한 마을 풍광도 두 눈이 환해지는 자작나무숲도 아니었다. ‘숲밥’이었다" 라는 글을 보았어요~
더덕농장댁 마당에 장판을 깔고 먹네요.
벌써 한 접시 양껏 담으셔서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맛있다고 어서 먹어보라십니다~^^
산림청이 해안면 주민과 함께 2015년 선보인 숲밥은 이제 펀치볼의 명물입니다.
20인 이상일 경우 탐방 일주일 전 신청하면, 주민들이 시간을 맞춰 준비해 줍니다.
DMZ 펀치볼 둘레길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숲밥은 그 이름처럼 '숲에서 나온 먹거리로 만든 밥'입니다.
계절에 따라 펀치볼 특산물인 시래기, 인삼, 머위, 우산나물, 두릅 등 10여 가지 찬이 뷔페식으로 차려지는데, 오늘은 시래기, 초롱무김치, 질경이나물, 깻잎나물, 도라지, 고추조림, 북어조림, 눌림고기 등이 나왔는데 모두 하나같이 슴슴하니 맛납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반찬을 조금씩 다 담았더니 수북합니다.
저는 특히 계절에만 먹을 수 있다는 초롱무김치, 그리고 엄마 반찬이 생각나던 질경이나물, 고추튀김이 일미였어요
식사 후 반찬거리로 많이들 사셨습니다. 저도 고추조림을 한 병 사서 오늘 아침부터 그것만 뜨거운 밥해서 먹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입니다. 점심을 포식한 상태로 발걸음이 무겁습니다.ㅎ~
연못에 아직 수련이 피어 있네요. 꽃에 앵글을 마추다 가만히 보니 한반도 모형이네요~
이쪽에서 담으니 더 한반도 같지요?~~~^^
여기서 사진을 많이들 찍으시더군요. 반영과 물까지 더해 펀치볼 느낌이 더 나는거 같은데요~^^
마을에서 벗어나 다시 펀치볼 외곽으로 이동합니다. 주로 사과밭을 지나는 구릉 정도 경사도입니다.
짙던 검은 구름 대신 흰구름으로 바뀌며 하늘은 더 파래졌습니다. 햇볕이 꽤 강하게 내리쬐네요~
사과가 한창 익어 갑니다. 이 지역은 아직 어린나무인 듯 가지가 작습니다.
사과 달린 모양이 능수버들 늘어지듯 축축 쳐져 달린 모양도 처음 보았어요.
석잠풀도 한 송이 보고~
돌아서서 올라온 곳을 내려다보니 마을이 저 아래로 숨었네요.
사과밭을 오른쪽으로 돌아 앞에 가로놓인 산을 따라 마을 쪽으로 내려갈 겁니다.
산중턱까지 경작지가 개간되어 있네요. 보는 풍광은 아름답지만 저기에 쏟았을 땀과 노동은 얼마나 되었을지...
하늘이 멋져 파노라마로 찍어보니 꽤 다이나믹합니다
사과밭 지역을 통과해~
마지막 야산으로 오릅니다. 태도사님은 군 조교 포스?~~^^
야산의 높이는.... 이 계단이 다에요~~^^
거기에는 대형 벙커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유엔사 정전위 관할 지역이래요.
병사들이 은폐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로 만드 요새. 창틀로 들여다보니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뭔가 느낌이 범상치 않은 곳에 들어와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벙커를 지나쳐서 만난 무시한 철책선. 거기에 달려있는 지뢰 경고판,
이곳은 남방한계선이래요. 아까 점심 전 도로로 내려섰을 때 보았던 숫자 안내판민 있던 곳과 연결되는 한계선이라합니다.
지금 우리는 남방한계선 안쪽, DMZ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태도사님은 뭐에 비교해 볼까요??....빨간바지 귀순용사??~~~ㅍㅎㅎㅎ~~~^^
사진을 찍고 웃으며 돌아섰지만,,,,,
펀치볼 둘레길은 우리의 현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실감하는 긴장의 땅이였습니다.
민통선, 지뢰, 벙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남방한계선, 전투 이야기 등 낯설으면서도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안내판을 만날 때마다 아름다운 이 땅이 아직 전쟁의 아픔과 긴장이 남아있는 곳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마지막 야산을 내려와 출발했던 안내센터를 향합니다.
내려오는 길은 낮은 계단으로 연결된 길입니다.
하늘이 더 맑고 예뻐졌습니다.
폭풍 전야....내일, 모레 초특급 태풍이 상륙할 거라는 예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맑고 아름다운 날입니다.
분지 가운데으로 이동하며 개천이 흐르고 알곡이 익어가는 논농사 지역이 나옵니다.
트럭을 타고 지나가던 둘레길안내센터 직원이 제 이름을 부르고 찾고 있네요.
"신*희님 어디 계세요?" "제가 신*희님 인데요~"
"아, 이거 여기서 얻었는데 맛보시라고 드립니다."
네 조각으로 나누어 주변분들과 먹었습니다. 신맛 전혀 없는 단맛의 사과입니다.^^
참 맑은 날~
사진에서 먼지 하나 없는 날 같아요.
강아지 흰구름이 작고 귀여운 달맞이꽃에게 달려오는거 같아요.^^
익모초꽃
봉숭아꽃 소담하던 담장 아래~
잘 여울어가는 해바라기씨도 담아보고,,,,
모두 아름다운 하늘이 받쳐주니 더 아름답습니다.
마지막 마을 구간을 빠져나오며 길가에 탐스럽게 핀 소박한 우리네 꽃에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네요.
몇 장 연속으로 올립니다~~
온통 외국꽃 원예로 요즘은 보기 힘들어진 과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오늘같이 맑은날은 더 예쁘네요~
흰색 과꽃은 별로 본 기억이 없는데 꽃도 크도 이쁘게 피었습니다.
맨드라미도 요즘 개량종이 아닌 쪼글쪼글 어릴 때 보던 꽃모양이네요.
어느댁 담장 너머로는 당귀꽃이 훌쩍 키를 올려 세상 구경 중입니다~
작은 텃밭에는 쑥갓꽃이 몇 송이 피어났네요.
꽃 보며, 하늘 보며~
어느덧 안내센터가 코앞입니다.
저기 보이는 산자락을 한 바퀴 돌아 내려왔습니다.
DMZ펀치볼둘레길 안내센터에 도착하며 걷기를 마칩니다.
GPX 트랙이 11.2km을 기록했습니다. 참 걷기 좋은 둘레길이였습니다.
안내센터에 해피꽃님이 회원님들을 위해 구매한 햇사과가 도착되어 있습니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붉은빛이 곱네요. 해피꽃님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 동선상에 있는 양구 '파로호 한반도섬'에 산책하러 잠깐 들렸습니다.
일정을 기획할 때는 덥고 습한 때였고, 9월초도 예년 같으면 더울 때라 오픈된 더운 산책을 좋아하실까 싶어 현지 사정에 따라서 라는 '조건부' 공지로 올렸는데, 오히려 오늘은 산책하기 정말 좋은 날입니다.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기분좋게 부는 파로호 인공습지. 호수 위로 멋진 구름이 흘러 갑니다.
이 지역은 수질오염과 쓰레기 불법투기 등으로 생태계 파괴와 경관훼손이 심각한 지역이였는데 저류보 설치 등으로 생태계복원과 수질정화를 위해 조성된 국내 최대.최초의 인공습지입니다.
가벼운 산책코스로 곳곳에 지역과 관련한 볼거리도 만들어 놓아 부담없이 산책하기 좋은 2km 정도 코스입니다.
두 분은 멋진 자리를 선점하셨네요~
그럼, 두 분도 휘날리는 버드나무결 따라 찍어 드립니다~~
그런데 어쩐다지요. 마스크도 가리고 나무도 가리고~~
그래서 한번 더~~~^^
데크를 따라 오다가 계단 몇 개를 올라오니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완전 딴 세상이 있습니다.
카페도 있고, 짚라인도 있고~
곳곳에 조형물도 만들어져 있어 사진 찍기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격일 듯~
젊은 커플들이 좋아하는 장소인 듯 몇몇 커플이 보입니다.
저 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 보아도 좋을거 같습니다. 거리를 재어보니 약 2km 정도 됩니다.
오늘은 차가 막혀 일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40분간 간단히 산책하고 갑니다.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 짚라인을 타고 이쪽으로 넘어온다네요.
시원한 바람 따라 능수버들 가지도 흔들리고~
호수의 물결도 춤을 추는 날~
우리의 발걸음도 춤 추듯 펀치볼을 기분좋게 누볐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가을날 되세요~~~^^
첫댓글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
복습하면서 다시 그 장소, 향기, 하늘바람, 구름
다시한번 생각나네요
나머지 구간도 가시겠지요?
네, 갈겁니다 ^^
저는 토로네여행길에 귀순한 용사 입니다~~~ㅋㅋ
따뜻한 남쪽나라 토로네여행길로 귀순을 환영합니다~~~ㅎㅎ
후기중 토로님 글에 "길은 그 길만 다 걸어냈다고 걸은게 아니라고 생각하는터라 단순히 운동 삼아 나온 길이 아니라면 좀 찬찬히 주변을 살피며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는게 좋다 생각합니다...^^"....마음에 콕! 박히네요.
좋은 길 행복하게 걸으며...짝지랑 펀치볼둘레길도 시간나는대로 이어걸어보자 했더랍니다.
토로님, 태도사님~수고많으셨습니다! ^^
부지런한 기동력, 망설임 없는 발걸음 부럽네요.
가능한 혼자 가지 말고 같이 가요 저 델부고.~^^~
그 옛날 나도 펀치볼 걸었다~ 흥 !!
하나도 안 부럽다는 세종시민. ㅎ
사진과 후기가 어쩜 이리도 찰떡같은지요^^ 제가 다시 그길을 걷고 있는 느낌이네요. 기회가 된다면 지도사님이 추천하신 2코스도 가고 싶은데 기다려보면 되겠지요 ㅎㅎㅎ
준비에 진행에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토로님 후기를 읽다보니 숲밥도 생각나고, 평화의숲길을 다시 걸었습니다..
펀치볼 전체적인 조망에 대한 아쉬움은 세이빙으로...이자까지...
담엔 나도 가야쥐~~~
멋진후기보며
말만듣던 펀치볼
그곳에서 인증샷 안남긴게 후회되네요
DMZ길 북한과 가까워서 또 지뢰도 걱정 되어 망설이며 댓글 달았는데 너무나 편안하고 푹신한길 펀치볼모양의 길~
길가의 사과도 주렁주렁^^
해피꽃님이 사주신 사과도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동행해준
진도개와 함께 걸어며 즐거웠습니다
점심후 끝까지 함께 걸어준 진도개
다음기회에 가면 만날수있으려나요
숲밥 먹고싶어
다시가고 싶은길
나물밥상에 양구수박까지 보양식 먹고 명이장아찌 사왔더니 너무 맛있어요
내년봄 진달래 필때
다시가고 싶네요
토로님 태도사님
좋은길 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오랫동안 벼르다 별렸지만 십 수년만에 가 본 양구 펀치볼, 동그란 잔 속에 둘러싸인 평평한 마을, 온갖 식물과 과실나무등 생각보다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멋진 후기글로 더불어 화려한 꽃들의 사진으로 죄고의 풍경을 만들어 주었네요. 다시 즐겁게 생각하며 뒤풀이 길로 걸어봤습니다.. 시래기등 숲밥도 너무 맛있었죠? 내일의 광릉 숲도 기대해봅니다. 수고하셨고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