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 거니?
병원을 갔다오고나니 11시. 여유시간이 생겼다. 그런데 학원에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4시간 동안 집중해서 연습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시간은 책을 읽고, 2시간은 연습하길 택했다.
연습실은 연습하는 곳이다! 그곳을 함부로 더럽히지 말자. 오늘처럼 차라리 집중할 용기가 없다면 시간을 줄여 압축적으로 활용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활용할 것! 좋았으 김하경!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왜 내가 고르는 작품은 다 ‘죽음’에 관련된 건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자유독백에서의 힌트를 얻었다. 나는 단순히 도피를 위해 죽음을 선택한 게 아니라,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죽음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 내가 겪은 비참함, 암담함, 무력감, 등등..
“내 주변엔 사람이 있어본 적이 없어.”
-> 모두 날 필요로 하지 않아. 그 누구도. 라는 뜻으로 이해됐다. 드디어 실마리가 풀렸다!
책에서 중요한 힌트들을 얻었다. 죽음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을 (일명 전사) 되짚어볼 수 있었고, 대사를 내 생각으로 돌리고 말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가까이 해야겠다!
체력훈련
을 하기에 앞서, 침 뱉고 오자. 하다못해 다른 사람이 침 뱉을 수 있게 내가 먼저 시원하게 질러주자. 그런 패기 장착해야지.
다시 돌아와서 체력훈련
힘을 쓸 때 소리를 낸다. 그런데 목이 갈리고 소리가 떴다. 소리를 낮춘다 해서 될 문제가 아니었다. 호흡이 떠있었다. 소리를 크게 내는 데에 포커싱이 되어있었다. 다시 영점조준하자, 크게는 나중 문제 지금은 호흡! 호흡만큼 소리를 내자.
숨
들숨만큼 내뱉는 것이다. 들숨이 중요하다. 학준쌤이 나를 체크하는 것에 왜 신경을 쓰지? 코치일 뿐이다. 난 내 갈길을 가야지. 내 들숨과 날숨에만 신경쓰자.
집중하란 말이다. 김하경.
소리
단모음과 이중모음 신경쓸 것. 자꾸 놓친다!
호흡에 소리를 얹는 느낌 알 것도 같다. 힘을 줘버리면 목을 쓰게 된다. 소리를 타점에 꽂아준다는 느낌으로 후! 후! 호흡으로 소리를 낼 것.
발음연습
경찰청 철창살~
상대를 집요하게 보려 했다. 그리고 상대의 말을 듣고, 느끼고, 대답했다.
하지만 선생님을 찾을 땐 뒤를 알고 가는 연기를 했다. 그곳에 선생님이 계실 줄 알았고, 난 다 알고 가는 연기를 했다. 이 부분이 아쉽다! 그냥 그 순간 살아보자. 그 순간 상대에게 집중하고, 정말 주위를 둘러보다 발견하고! 그게 날것 아닌가.
앞 집 팥죽은~
이번엔 배경을 그려보려했다. 좀 더 자세히 느끼고 그려볼 걸. 그 정도 여유 한 번 가져볼 걸. 아쉽다. 상대를 보랴 배경을 보랴 바빴다. 여유를 갖고 상대를 보고, 배경을 그려보자. 그것 말고는 충동으로 가는 날것의 연기였다. 👍
중앙청 창살은 ~
상자를 뒤집는 순간부터 난 알고 가는 연기였다. 상대를 집요하게 보지도 못 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
총체적으로 나의 오늘 연기를 판단해보자면,
상대, 뒤를 알고 가는 연기, 배경 3가지이다.
상대를 정말 집요하게 보고 상황 속에 빠져들면, 뒤를 알고 가는 연기를 할 리가 없다. 내가 해야 하는 그것에만 충실하고 있을 테니. 배경은 차차 노력해보자. 배경 온도 소리까지.. 빈틈없게 꽉꽉 채워가야지.
잘자요 엄마 - 제시
발음연습으로 대사를 칠 때와 달랐다. 발음연습은 오롯이 내 생각으로 상황이 벌어지고 내 생각으로 말을 내뱉고 행동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자유롭다. 허나 이 자유독백은, 주어진 대사가 있고 거기에 내 생각을 돌려야한다. 오늘은 계속해서 내 생각을 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연습했다.
우선 내 목적은 무엇인가
: 나의 자살이 도피처가 아니고 용기 있는 선택이란 걸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선택이지만, 누구보다 용기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걸 이 세상 한 명 쯤은 이해해주길 바란다.
나의 상대는 누구인가
: 엄마. 나와 오랫동안 살기만 했을 뿐, 모녀지간의 대화란 나누어본 적이 없고 나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 그럼에도 모녀지간이란 사실만으로 서툰 방식으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내 선택을 그저 인생의 도피처로 여기는 사람. 내 자살을 어떻게 해서든 막으려하는 사람.
엄만 내가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 거 알지? 나,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사람이야.
- 내 입으로 이 말을 하는 것이 참.. 비참하다. 내 현실을 이렇게 직시하는 게 처음이라 더더욱.
내 주변엔 사람이 있어본 적이 없어. 병원에 있을 때 빼곤. 그리고 발작은 아무때나 일어나.
- 아무도 날 필요로 하지 않고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만 돌아가. 물론 병원에 있을 때 빼곤. 그 땐 엄마나 씨슬이나. 누군가가 있었지. 그리고 발작은 아무때나 일어나. 난 어디를 나갈 수도, 일을 할 수도, 사람을 만날 수도 없어. 그이들은 내 웃음을 불쾌하게 여기거든.
내가 가질 수 있는 직업, 엄마도 알다시피 오죽해? 그저 나 자신을 더 비참하게 여기게나 하겠지.
- 내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은 없어. 엄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야. 나에게 직업은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 수단일 뿐야.
옳아. 엄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리고 나 역시 아무것도 못 해. 내 인생을 바꿀 수도, 의미있게도, 그저 이만하면 쓸만하다 느끼게조차 못 해. 아무것도 못 해.
- 맞아. 엄마가 이 문제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나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 인생에선 도저히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난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나지 못해 이 고통의 굴레를.
그러나 내가 꺼버릴 순 있어. 막을 내려버리는 거야. 듣고 싶지 않은 노래가 나올 때 라디오를 끄듯이 말야.
- 그러나 내가 딱 하나. 죽을 순 있어. 단순하게 생각해. 그냥 막을 내려버리는 거야. 단순하게.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야. 꺼버리는 것, 그건 내 맘대로 할 수 있어.
- 자살만이, 내가 바꿀 수 있는 전부야. 죽는 것. 그건 누가 뭐라해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그리고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난 알 수 있어. 꺼버리면 멈출 거야. 그래서 꺼버리려는 거야.
- 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 줄 알아? 모든 게 멈출거야. 다슨, 로렛타, 씨슬, 릭키, 그리고 엄마. 모든 게 사라지고 조용해질 거라고. 그래서 죽으려는 거야.
이렇게 생각을 돌렸다. 하루종일. 웃으면서, 화내면서, 엄마의 손을 잡고, 내 뺨을 잡은 손을 느끼고, 부름에 돌아서기도 하고. 여러방식으로!
여러방식에서 찾은 내 생각이 많았다.
결론!
상댈 놓치지마. 리액팅 해! 자꾸 자의식에 빠진다.
배경은 일단 치워놔. 상대 상대의 표정 눈빛 말에 집중해. 그리고 계속 생각을 돌려 내 생각을!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보자 계속해서. 내일은 천천히&빠르게 해봐야지!
오늘의 칭찬: 3번이나 발표하고, 신체훈련 때 기를 쓰고, 그만 연습하고 싶을 때도 끝까지 달라붙고. 내가 일지에 쓴 말을 최선을 다해서 지키려했네. 칭찬해! 계속 늘려 나가자~!
아쉬운 점: 음... 연기 연습 좀 더 달라붙을 걸..? 연기를 하고 나서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엎어져 울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더 몰아붙였으면 다른 걸 얻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네! 더 몰아붙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