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한貧寒으로 살아왔다
짓밟힌 질경이처럼
험한 풍랑 눈 귀 막고
숨죽이며 견뎌 왔다
새 시대
는개 걷힌 날
꽃향기 나를 깨운다
물풀이 되감기듯
허리 못 편 이 고뇌
살을 에는 동지섣달
목숨 지켜 걸어왔다
뒤틀린
덩굴을 풀 듯
훌훌 털고 가고 싶다
-《대구시조》 2023, 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