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증도로 1... (서대전역에서)
슬로시티 증도... 너무나 빠르고 편리해지는 문명의 이기(利己) 속에서 어느새
우리 인생은 여유와 사람 사는 향기를 잃어버리기 쉽다. 천혜의 자연 환경과 전통
문화를 가지고 내부적으로는 주민의 소득 증대와 자부심을, 밖으로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통해 쉼터를 제공하는 섬이 증도다.
증도는 목포시 서북쪽 51㎞에 위치하고 있는 28㎢의 조금한 섬으로 조선시대에는
나주목 관할로 지도군으로, 1896년에는 무안군으로, 1969년에는 신안군 소속이다.
대조도와 별개의 섬이었으나 제방으로 연결하여 대규모 염전으로 개발되면서
하나의 섬으로 통합되어 한국 제일의 태평염전이 자리하고 있으며 방축리 근처는
송원대(宋元代) 유물 매장해역으로 사적지로 보호받고 있다.
‘푸른 바다, 녹색 향기가 나는 증도’ 여행은 서대전역에서 주관하여 KTX와 연계,
버스로 11월 25일 여행을 떠났다. 기차여행은 미리 예약을 맺지 않으면 만원이 되어
갈 수가 없고 여행 중 비상연락으로 여행 안내자의 핸드폰 번호를 입력은 필수이다.
또한 보험에 가입하여야하기 때문에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어야 한다.
전날 옛 동료가 갖다 준 배추... 24일 밤늦게까지 씻고, 절이고, 양념을 속에 넣는
도우미를 하였더니 피곤한 상태에서 출발하였다. 여자들의 가사(家事) 노력...
힘들게 노력하지만 표시가 나지 않는다. 인터넷에 떠도는 말로는 남자 몸값은
메추리알 2개 100원, 고추 1개 20원 하여 120원인데 비해 여자 몸값은 호박 1개
2,000원, 무 2개 4,000원, 호빵 2개 800원, 건포도 2개 60원 도합 6,860원이란다.
11월 23일 연평도 피격사건으로 서대전역 대합실은 주민들이 방송을 듣고 있다.
잘못을 비호하는 중국의 품속에서 계속 도발을 일삼는 북한이 불안을 조성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습... 철통같은 방어태세를 갖추어야 할 군인이 제 위치에서
임무를 완수하지 않으면 언제든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런 때 일수록
여야 정치인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인데 일부 정치인은 다른 나라 일처럼 잘못된
부분만을 질타하고 있으니 문제다. 천안함 사건이후 재발방지에 공동 노력을
하여야 함에도 수수방관하다가 또 다시 피격을 당하고 대응 사격이 늦었다고 일부
국민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우선 전력을 재정비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평균속도 300㎞를 달리는 KTX... 호남선에서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확인은 해 보지는 안 했지만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경부선과 차등 요금을
제공하고 있는지... 고객인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생각해 볼 일이다.
서대전역을 출발한 열차는 익산에서 처음 정차(停車)한다. 추수가 끝난 김제평야...
쌀값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요즘... 씁쓸하게 느껴진다.
신안군 증도로 2... (정읍을 지나며)
광활한 김제평야... 농심(農心)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다. 농산물이 개방되기
전에는 정부에서 전량 수매하였으나 요즘은 일부만 수매한단다. 가마당 17만원까지
도조(賭租)를 받았었는데 올해는 13만원만 준다고 하니 종중(宗中)의 살림을 운영
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한 심정이다. 특히 행정도시인 세종시 건설 계획이후로 전국
토지세가 10년 전 보다 10배 이상 오르고 앞으로도 평균 10%이상 상승을 예측하고
있으니 조상이 물려 준 재산을 팔아야 할 입장이다. 종중 재산은 보유세 보다는
양도소득세를 적용하여 파는 것을 억제하여 효(孝)를 가르쳐야한다.
시제(時祭)와 벌초(伐草)등 종중 재산운영을 어떻게 할까?
젊은이가 농촌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부가 헤아려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오직 한곳인 김제... 왼쪽으로 호남의 명산(名山)인 모악산...
도작(稻作)문화의 발상지로 동양 최대의 가장 오래된 수리시설이 있는 벽골제가
위치한 김제평야... 후백제를 세운 견훤이 생각난다. 아버지 견훤을 유폐시킨 신검...
왕권(王權)을 위해서는 부자(父子)의 정(情)을 망각하였으니 최근 김정일에 의하여
후계자로 낙점(落點)받은 김정은 형제들과 같은 맥락으로 그들의 심정은 어떨까?
공산주의에서의 세습(世襲)... 유래가 없는 일로 호시탐탐(虎視耽耽) 침범을 노리고
있으니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일이다. ‘전투에서 진 장수는 용서할 수 있지만
경계를 게을리 한 장수는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는 어느 선각자의 말이 생각난다.
‘범이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본다.’는 虎視耽耽... 주역(周易)에서 나온 말로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하여 약시(弱視)인 뱀이 혀를 날름날름하는 모습이다.
여행길은 사계절이 아름다운 정읍(井邑)을 지난다. ... 井邑의 이름을 기리기 위한
신정동의 정해(井海)마을... 마을 중앙에 수 백 년 동안 마을의 생명수 역할을 해 온
공동우물로 그 옆에 버드나무와 팽나무가 300여년 동거(同居)하고 있다...
정읍에 오면 동학혁명을 일으킨 전봉준 장군이 생각난다.
농민군이 관군을 상대로 이긴 황토현 전적비... 주변이 공원으로 구성되었으며,
동학혁명의 시발지인 말목장터... 그 때의 감나무는 2003년 태풍 ‘매미’때 쓰러져
동학 농민혁명 기념관 내에 보존처리하고 있다니 허술한 문화재 관리도 문제다.
자신이 맡은 업무의 충실한 관리... 어떻게 되겠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겠다는
의지 속에서 사는 이스라엘 민족정신을 배워야 한다. 또한 10분 먼저 생활하기...
10분을 먼저 일어나면 첫 눈을 먼저 밟을 수 있고, 10분 일찍 출근하면 마음이
밝아지고 10분 더 오래 음식을 씹으면 만병이 없어지며, 10분 일찍 약속장소에
간다면 반겨줄 것이고, 10분만 화(禍)를 참고 산다면 어떨까? 내장산을 지난다.
신안군 증도로 3... (장성을 지나며)
호남의 금강산인 내장산(內藏山)... ‘산에 숨겨진 것이 많다.’하여 內藏山이라
불리는데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발 디딜 틈이 없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긷든 우화정(羽化亭)아래는 잔잔한
호수 면에 비치는 단풍이 절경을 이루고, 추사 김정희 선생이 수도하였던 벽련암도
가볼만 한 곳이다. 전북과 전남을 경계를 이루는 호남터널... 양쪽에 방장산과
입암산이 있다. 입암산에는 고려 때는 몽고군과 임진왜란 때는 일본과 항전하던
곳으로 산성(山城)은 사적지(史蹟地)로 지정되어 있다.
호남터널을 지나면 장성군... 고불총림(古佛叢林)인 백양사(白羊寺)가 있다.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 등을 모두 갖춘 사찰을 叢林이라 하고, 해인총림인
해인사, 영축총림인 통도사, 덕숭총림인 수덕사와 더불어 우리나라에는 4개가 있다.
백제 무왕 때 백암사로 창건한 白羊寺는 조선 선조 때 지완 스님이 영천굴에서
설법을 할 때 흰 양이 자신의 죄를 용서받고 천상으로 올라갔다하여 개칭하였단다.
한편 고불(古佛)은 조선 초의 재상인 맹사성의 호(號)다. 그는 소를 타고 다니는
재상으로 황희 정승과 함께 평생을 청렴하고 검소하게 살아 귀감이 되고 있다.
늙고 초라한 맹사성은 소를 타고 고향인 온양으로 가던 중 고을 수령이 놀려대자
자신의 이름을 ‘맹고불’이라고 밝히자 수령은 기겁을 하면서 도망가다가 갖고 있던
관인을 연못에 빠뜨렸는데 그 연못을 인침연(印沈淵)이라 한다.
또한 꾀죄죄한 모습으로 주막에 간 맹사성은 과거를 보려가던 젊은이가 함부로
대하였는데 훗날 과거에 합격한 후 의정부(議政府)에서 맹사성을 보자 사색(死色)이
되어 머리를 조아리며 잘못을 뉘우쳤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전해내려 오고 있다.
말 속에는 뼈가 있는 법... 하기 쉬운 말이라도 함부로 내 뱉으면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즉 칼에 빈 상처는 일주일이면 아물고 새살이 돋지만 말에 빈 상처는
평생을 아물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맹사성의 인생관을 생각하니 어느 선각자가 사람 사는 모습을 말한 생각이 난다.
‘몸져누울 일 없는 구름 같이 살고 싶고, 세상을 일깨우는 것처럼 바람처럼 살고 싶다.
흐를수록 낮아지는 강물처럼 살고 싶고, 끝없이 주면서 사는 산처럼 살고 싶단다.
떨어지고도 웃어주는 비처럼 살고 싶고, 짓밟혀도 아프지 않는 풀처럼 살고 싶단다.
이내 마음을 실어 나르는 하늘처럼 살고 싶고, 스트레스도 없이 살아가는 새처럼
살고 싶단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취업 란... 먹고 살아갈 방도인 구복지계
(口腹之計)의 해결이 문제다. 여행길은 광주송정역에 도착한다.
신안군 증도로 4... (함평을 지나며)
먹고 살아갈 방도인 구복지계(口腹之計)...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말이 생각난다.
적게 먹으면 목구멍에 때를 씻지 못하였다 하고, 근근이 먹고 살면 목구멍에 풀칠
한다 하고, 오랜만에 포식(飽食)하면 목구멍 때 베꼈다 하는 속담...
목구멍은 바로 먹는 것과 연결되는 속담이다. 광주 송정역에 도착한다.
역 주변에는 여인숙이 몇 개 있다. 호텔, 모텔, 여관, 여인숙의 어떻게 구별할까?
손님을 맞이하는 태도에서 보면 호텔은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모텔은 ‘물침대로 드릴까요?... 일반으로 드릴까요?’ 여관은 ‘자고 갈거예요? 안자고
갈 거예요?’ 여인숙은 ‘오래있으면 안 돼요... 후딱 하고 갈꺼죠?’
광주송정역에 있는 ‘그 때 그 시절 사진으로 본 광주 송정’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민주화 열망이 한창이던 1980년 전국에 비상계엄을 확대하였다. 이에 반기를 든
광주시민과의 대치... 무차별 총격에 의하여 사상자가 발생하였으니 아픔이 아닐까?
이를 계기로 문민정부의 탄생에 이어 평화적인 정권교체도 이루어졌다.
역 주변의 떡갈비집... ‘인절미 치듯 만들었다.’ 하여 붙여진 떡갈비... 갈비 살을 곱게
다져서 양념하여 치댄 후 갈비뼈에 도톰하게 붙여 양념장을 발라가며 구워 먹는
구이요리인 떡갈비... 담양이 원조인줄 알았는데 이곳도 성업(盛業)중이다.
‘자원은 유한하고 창조는 무한한 우리 국민’ 무엇이든지 1인자가 되면 살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떠난 여행길...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선 금호타이어공장을 지난다.
1960년 삼양타이어로 시작한 금호타이어... 경영혁신과 기술 개발로 타이어 산업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담 벽에 노동쟁의를 알리는 플랜카드...
우중충한 건물과 더불어 모양이 좋게 보일 수는 없다. 노사(勞使)는 상생(相生)의
길을 걸어야 하는데 그간 우리나라 노조는 폭력이 난무하였으니 반성할 일이다.
노동자는 생계를 보장받아야 하고, 회사는 지급 능력이 있어야 하고 정부는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감독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동광산IC로 진입한 고속도로는
동함평IC로 나오면서 국도 24번과 접한다. 함평하면 나비축제가 유명하다.
나비축제를 열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이룩한 이석형 함평군수... 1958년생이지만
민선 3기(12년)의 군수생활을 마쳐 출마제한에 의하여 군수 직을 떠난 것 같다.
이런 의욕적인 사람들이 국가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중앙정부에 예산을 더 배정
받으려 하지 말고 집념을 가지고 자립정신으로 살림을 이끌어 가야한다.
맑고 푸른 함평은 5월이 되면 1,000만 평의 유채와 자운영 물결 사이로 수 만 마리의
나비가 날아들어 어우러져 감동의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다. 친환경농업의 선두를
만든 이석형 군수는 군민들이 추앙하는 감동의 군수일 것이다. 무안으로 진입한다.
신안군 증도로 5... (증도에서)
백련향이 가득한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 회산지에 가면 일제강점기에 축조된
십만평의 저수지에 7-9월에 만개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다.
억불숭유(抑佛崇儒)정책으로 유교를 국교로 삼았던 조선왕조... 세속에 물들거나
굽히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군자(君子)를 흠모하였는데 연(蓮)이 그 모습이다.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속에 씻겼어도 오염하지
않으며 줄기가 곧고 덩굴지지 않고 가지도 치지 않는다. 꽃향기는 멀어질수록
맑아지며 우뚝 선 깨끗한 모습은 멀리서 바라볼 뿐 가까이서는 볼 수 없으니
연꽃은 꽃 중의 군자다.’라는 애련설(愛蓮說)이 유교에서 蓮을 좋아하는 이유란다.
하지만 1990년대 연은 불교를 상징한다 하여 경복궁의 향원정지(香遠亭池),
경회루지(慶會樓池), 창덕궁의 부용정지(芙蓉亭池, 애연정지(愛蓮亭池), 도산서원의
정우당(淨友塘)의 연을 제거하였다는데 그릇된 생각이 아닐까?
왼편으로 펼쳐진 갯벌... 게르마늄이 풍부한 이 갯벌에서는 세(細)발 낙지가 많이
잡혀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우는 곳이다. 육지에는 양파 밭이 많은데 신선한 해풍과
깨끗한 지하수로 재배하며 전국 생산량의 16%가 이곳에서 생산한단다.
좁은 곳은 400m에 불과한 해제반도를 지나면 ‘활기차고 꿈이 있는 지도읍’...
조선시대에는 완도군, 돌산군과 더불어 한 때 지도군이었으나 무안군에 흡수되었고,
신안군이 분군(分郡)되면서 현재에 이르렀고 돌산군은 여수에 통합하였으니 섬으로
된 군은 완도군밖에 없다. 김이 많이 나는 곳은 완도라지만 목욕탕이 더 많다.
지도읍을 지나니 사옥도(沙玉島)... 모래가 많고 옥이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러 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사옥도는 섬 사이의 얕은 간석지를 염전 개발로 하나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연육교를 지나니 증도에 도착하여 고향식당에서 짱뚱어탕으로
점심을... 짱뚱어의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추어탕처럼 보인다.
짱뚱어는 갯벌에서 살며 올챙이나 도마뱀처럼 발이 달렸다고 한다.
조금 지나면 문준경 전도사 순교지... 암태도에서 태어난 그녀는 100여개의 섬에
교회나 기도소를 세우고 30여명의 목회자를 양성하였으나 6.25 때 학살, 순교하였다.
갯벌 위에 떠있는 470m의 나무다리인 짱뚱어 다리를 지난다. 물이 빠졌는지
질퍽한 갯벌이 끝없이 펼쳐진다. 식량증산 때문에 7-80년대 간척사업으로 없어진
바다... 곳곳에 야자수 나무... 이국적인 모습이다. 6km의 해송 숲이 이어진다.
섬 전체가 금연지역인데 소주 한 병 2,500원으로 바가지요금이다. 관광지인데
화장실도 여자화장실만 열어 놓아 할 수 없이 갔는데 ‘불법무기 반입 죄’란다.
이곳의 태평염전을 탐방하고 광주를 거쳐 대전으로 오면서 마친다. 고맙습니다.
위는 짱뚱어다리 아래는 태평염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