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에 대한 정의
La Dolce Vita. 달콤한 인생. 누구나 꿈꾸곤 합니다. 달콤한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이 짤막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참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멋진 휴양지에서 마음껏 즐긴다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유유자적한다거나 진수성찬을 혼자만 하고 있다거나. 세계 인구가 약 78억 쯤 되는데 아마 78억 개의 대답이 나올 겁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이기에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 않을까 해요. 하지만 오늘, 저는 달콤한 인생을 손에 잡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큰 것으로요.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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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를 뚫고 날아온 돌체 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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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햇빛이라도 받았는지 생각보다 붉은 기가 강하다'
델타는 사라졌지만 돌체 비타는 영원하다
델타를 상징하는 모델을 꼽으라면 아마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돌체 비타 라인일 거예요. 참 여러 크기와 버전으로 나왔죠. 오버사이즈, 미디움 사이즈, 미니, 데스크 펜, 거기에 색상만 달리한 것까지. 델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품어보고 싶은 모델이 이 돌체 비타입니다. 어쩌면 델타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돌체 비타는 일생에서 꼭 한 번 잡아보고 싶어 하실 겁니다. 굳이 펜이 아니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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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펜 또한 내 생명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할 친구다'
많고 많은 돌체 비타 라인업 중 가장 인기 있었던 모델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델타를 최근에서야 알게 돼서요. 하지만 오버사이즈가 가장 큰 인기를 누리지 않았나 추측합니다. 중고 거래 사이트 같은 데서도 오버사이즈의 수요가 가장 많았고, ebay 등에서는 오버사이즈가 특히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수요는 많은데 물량은 한정 돼 있고 폐업한 회사의 제품이라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아서 새것일수록 가치가 치솟고 있습니다. 네, 저도. 저도 오버사이즈를 찾느라 한동안 헤맸습니다. 그런데 결국 찾지 못해서 포기했죠. 그런데 ebay에 매물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스털링 실버가 아닌 솔리드 골드였지만 그게 중요합니까? 오버사이즈를, 그것도 새것을,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가져와야죠.
비슷한 가격대의 오버사이즈 모델이 하나 더 있긴 하였으나 그것은 Pre-owned 상태였고 18k 금촉이라 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상태는 더 깨끗한 14k 베르메이 모델을 가져왔습니다. 제 것은 오래 됐는지 캡의 중결링이 벗겨졌네요. 세월의 흔적이라고 보겠습니다. 자, 이제 이 펜은 저와 같이 늙어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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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촉에 비해 피드는 얇은 편이다'
오버사이즈 모델, 얼마나 큰가?
오버사이즈래서 대단히 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부담스러운 크기는 아닙니다. 제가 너무 대형기만 써서 그럴까요? 제가 가진 다른 펜들과 비교해보겠습니다. 일단 제원상으론 캡을 닫은 길이는 141mm, 캡을 꽂은 길이는 177mm, 캡을 열었을 때 길이는 131mm, 최대 지름 16.5mm, 총 무게 48g입니다. 이 정도면 헤비급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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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149와 투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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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같은 제조사의 이스라엘 건국 6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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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가진 펜 중 가장 가는 워터맨 익스클루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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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거운 오마스 솔라이아 와인이다'
단독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다른 펜과 비교해보니 확실히 크고 굵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묵직해요. 대형기와 무거운 펜을 잘 다룰 수 있다고 자부했는데 막상 써보니 조금 힘이 들어가네요. 앞으로 오렌지 빛깔의 돌체 비타를 완전한 제 펜으로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I’m your SUPERBEAST
오버사이즈의 14k 펜촉은 상당히 거대합니다. 149의 펜촉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149에 맞설 유일한 펜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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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utschland : Song by Rammsetin'
돌체 비타 오버사이즈는 부드러우며 견고하고 풍부합니다. M촉이라 사각임은 없습니다. 비슷한 M촉의 아메리고 베스푸치와 비교하면 좀 더 단단하고 역동적이에요. 이름은 달콤한 인생이지만 필감은 전혀 달콤하지 않습니다. ‘Dolce vita’가 아니라 ‘Dinamico vita’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아요. Rob Zombie의 Superbeast라는 노래에 ‘Hey yeah! I’m the one that you wanted! Hey yeah! I’m your Superbeast!‘라는 대목이 있어요. 이 펜이 제가 원했던 야수가 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프랑스 펜, 이탈리아 펜, 그 다음은?
이 펜은 저의 34번째 펜입니다. 이상하게 제가 눈이 벌개서 찾아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펜들이 반쯤 포기하면 제 앞에 나타나서 손짓을 하네요. 참 희한한 일입니다. 여러분도 그러세요? 돌체 비타를 가졌으니 이제 저는 원하는 펜이 딱 두 자루 남았습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이탈리아 펜이죠. 프랑스 펜들은 중후한 모습으로 저를 유혹했는데 이탈리아 펜들은 고혹적인 자태로 저를 유혹합니다. 이탈리아 펜까지 들이면 저는 또 어디에 끌려갈까요? 독일 펜은 제 취향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으니 아닐 테고 일본 펜? 나중에 생각하겠습니다.
좋지 못한 일
사실 저는 무리를 해서 이번 달에 남은 두 자루를 마저 들이려 했습니다. (잘될지는 의문이지만)미련을 털어버리려고 했죠. 그런데 수술 부위가 회복을 향해 달려갈 이 시점에 왼발 앞꿈치가 이상합니다. 어차피 8월에 담당의를 한 번 더 찾아가야 하니 그때 알아볼 생각이지만 또 수술을 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겠어요. 펜도 좋지만 건강 유지에 힘쓰시고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게 신경 써주세요. 몸이 아픈데 펜이 무슨 의미입니까? 그래도 병 따위는 펜에 대한 열정을 꺾지는 못하겠지만요.
첫댓글 델타 라는 브랜드 처음 알았습니다.
정열적인 오렌지 색 바디에 오로라의 솔레가 생각이 났네요~
로망 중 하나를 이루셨음에 축하드립니다!
어서 회복하셔서 남은 로망들도 꼭 소개 해 주세요! ^^
델타는 너무 늦게 안 것은 저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일시적인 건강 문제라면 나머지 둘도 가져오도록 하지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델타 리뷰 잘 봤습니다.
배럴이 이탈리아의 태양을 닮았네요~
부디 건강이 회복 되시기를 기원할게요.
어떤 것도 건강을 대신할 순 없으니까요
감사합니다. 별일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에메랄드 보석같은 느낌이 나네요. 부럽습니다!
저 배럴이 에메랄드 그린이었으면 또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되네요. 꼭 제가 어느 정도 손 놓고 있을 때 원하는 물건이 나오더군요.
저도 델타 돌체비타 오버사이즈가 위시리스트에 있는데 언제쯤 손에 들어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