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여기 와선 소나무로 설 일이다
나무가 나무끼리 더불어 뻗어 가는
직립의 여러 이치에 비로소 눈이 뜨이리
저마다 일가를 이뤄 서 있는 자리에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당겨 안아 들이며
하늘을 주거니 받거니 교감하는 나무들
한 세월 한 자리에 숲이 되어 서 있자면
비틀고 뒤틀리고 휘어지고 구부러져
서로가 더 큰 하나로 얽히고설킬 수밖에
나무가 서 숲이 서고 숲이 서 나무가 서는
상승과 하강이 출렁이는 이 언저리
우리도 어깨를 겯고 소나무로 설 일이다
-《대구시조》 2023, 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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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릉 숲에서/ 박방희 시인
김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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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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