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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경영의 세계적 트렌드 가운데 눈에 띄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인재의 글로벌화와 신흥 인력(Emerging Workforce)의 등장이다. 이 둘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업 경영의 글로벌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재의 글로벌화는 보편적인 니즈가 됐다. 미국 회사의 경영진 회의실에서 중국인과 인도인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고, 유럽 회사의 지속 성장이 본사 이외의 지역에서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외국인 직원 수가 내국인 직원 수를 앞지르고 있고, 심지어 본사를 해외로 옮기려는 기업도 있다.
이와 같이 한국 기업들에 해외에서의 인재 관리는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인재의 다양성 관리가 기업 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흥 인력으로 불리는 새로운 집단이 직장 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밀레니엄 세대로 불리며 기성 세대를 위협하는 이질적인 신세대들, 여성 임원들, 외국인 및 기타 다른 문화를 가진 직원들, 성 정체성이 다른 구성원, 장애를 가진 직원 등은 과거 직장 내 소수 그룹이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다양성 문제는 오랫동안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다. 다양성이 다루는 부분은 유색 인종의 문제, 세대 차이, 장애인, 성 정체성, 여성 및 여성 리더십 등을 포괄한다. 하지만 단일 민족임과 동시에 동질성이 좋은 가치로 인식되어온 한국 기업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분야의 다양성 문제가 주목을 끌지 못했다.
지금까지 기업이 유일하게 관심을 가져온 부분은 여성 및 여성 리더십 문제다. 한국 기업들도 이미 10년 전부터 여성 리더 양성에 관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해왔다. 국내 여성 인재 양성에 남다른 공헌을 해온 다국적기업들은 비교적 구체적으로 접근해 왔다. 가령 제약회사의 경우 여성에게 영업력이 탁월하게 있음을 발견했는데 이는 제약 산업에서의 전통적인 관습을 뒤집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동종 업계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 주었던 첫 사례는 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이다. 합병의 현장에서 인사 통합을 위해 모인 회의실 풍경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한쪽은 전원이 남성이고 다른 쪽은 절반이 여성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씨티은행은 많은 여성 리더를 양성해 업계에 공헌했다.
SC제일은행의 다양성과 포용성 위원회에는 여성 네트워크가 설립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여성 네트워크는 100여 명의 부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를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이미 여성 부행장 4명으로부터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다.
제약과 금융업의 여성 임원들 두각
우리나라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의 경우 경영 지원 부서의 여성 임원 비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재무부서, 인사부서의 여성 임원은 대략 25%에 이른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이었던 영업직의 경우 여성 임원의 비율은 5%에 지나지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법무 담당 임원은 40%로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높다.
이는 ‘전문가’의 영역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능력을 인정 받는 경우 여성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전문 경영인의 경우 아직도 여성은 갈 길이 멀다. 포춘은 해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50인’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50인’ 중 부동의 1위는 펩시의 CEO인 인드라 누이다.
그녀는 인도 여성이며, 110년 역사를 가진 미국 회사의 최고경영자다. 펩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성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펩시의 파워 페어스(Power Pairs)는 유색 여성 직원과 그 직원의 상사가 짝이 되어 서로 코칭을 해 주는 제도다. 상사는 유색 여성 직원들에게 코칭을 해 주는 한편 그 직원으로부터 코칭을 받는다.
펩시의 유색 여성 임원과 관리자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포춘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50인’ 중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한국의 여성 리더가 포함된 적이 없다. 아시아에서도 중국은 해마다 5~6인이 포함되고 있으며, 인도와 싱가포르도 3~4인의 여성이 해마다 선정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1명이 계속 순위에 포함되는데, 왜 한국은 없을까? 아시아의 경우는 어떠한가. 휴잇이 주관하는 ‘아시아 최고의 직장 (Best Employers in Asia)’ 연구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모든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서 남녀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언급되고 있다. 이는 기업이 ‘꼭 갖추어야 할 일’임을 의미한다.
인재 경영 5대 트렌드
1. 인재 관리의 글로벌화 2. 인재의 다양성 증가 3. 업무와 인력의 가상화 4. 노동력의 감소 5. 권한 위임과 자율의 증가 | |
기업은 여성 리더십 육성을 더 진지하게 실천해야 한다. ‘아시아 최고의 직장’ 연구 조사에서는 최고 직장에 선정된 기업의 46%가 성과에 따라 여성 인재를 중요 직위에 임명하고 있다(기타 기업의 경우 17%). 여성 리더십 육성을 위해서는 여성 인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승진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CEO 및 주요 직무의 승계 계획에서 적극적으로 여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의 직원 성과 몰입도를 분석해 보면 남성 직원의 경우 최고의 직장에 선정된 기업이 76%, 기타 기업이 48%로 성과 몰입도의 차이는 28%다. 반면 여성의 성과 몰입도는 최고의 직장에 선정된 기업이 65%며 기타 기업이 29%로 그 차이가 36%다.
더 일하기 좋은 기업일수록 여성 직원의 성과 몰입이 확연히 높으며, 그렇지 못한 기업과 차이가 더 많이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녀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문제의 핵심은 여성 인재의 육성, 나아가 여성 리더의 육성을 의미한다. 이미 고용의 양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남녀의 비율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중 은행의 경우 일반 직원의 직급에서 여성과 남성의 비율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교사의 50%가 여성이지만 그중 몇 퍼센트가 교장의 자리에 있는가. 기업의 의사 결정권을 가진 임원 및 관리자 중 여성이 10% 미만인 현실에서 여성 리더를 육성하는 일이 추진되기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러므로 남녀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문제는 CEO의 우선 순위에 있어야 한다.
세계적 리서치 회사인 카탈리스트(Catalyst)의 2004년 ‘기업 성과와 남녀 다양성의 연계성’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임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자기자본 이익률이 35%포인트, 주주 수익률이 34%포인트 더 높았다. 또한 UN은 여성의 교육 수준 및 수입과 국민총생산 사이의 강력한 긍정적 상관관계에 관한 보고서인 ‘여성의 교육 수준과 수입이 높을수록 나라와 기업이 더욱 부강하다’를 발표했다.
여성 인재와 리더 육성을 활성화하고 싶다면 ‘포용(Inclusion)의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성은 단순한 혼합이지만 포용은 그 혼합을 작동하게 한다. 모든 회사의 제도와 시스템이 다양성을 포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양성이 중요함을 인식하더라도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이를 지원하지 못한다면 인재가 그 일터에서 성장하기 어렵다.
CEO가 던져야 할 다섯 가지 핵심 질문
1. 우리 회사는 여성 인재를 리더로 육성하고 있는가? 2. 우리 회사는 여성을 승진시키고 있는가? 3. 우리 회사는 여성에게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는가? 4. 우리 회사는 여성 인재를 성과에 몰입시키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는가? 5. 우리 회사에서 여성 인재를 육성하고 승진시키는 일이 CEO 및 경영진의 우선 과제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