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와인업계를 대표하는 '토레스 가문_Torres Family'은 수 세대에 걸쳐 스페인 와인에 대한 애정과 양조 비법을 계승해 온 집안입니다. 수백 년에 걸친 토레스의 전통과 미래에 대한 그들의 비젼은 토레스를 세계 유수의 와인 생산자로 바꿔왔으며, 오늘 날 전 세계 14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그들의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했죠.
토레스 가문이 와인 산업에 뛰어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여년 전의 일입니다. 일가가 처음 정착한 곳은 고대 페니키아인들이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었던 '페네데스_Penedès' 지역이었죠. 그때부터 토레스라는 이름이 '와인을 위한 노력, 헌신 그리고 열정을 대표하는' 말이 될 정도로 이들은 훌륭한 와인의 생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토레스 가문이 페네데스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든 것은 약 300여년 전의 일이었지만, '하이메 토레스_Jaime Torres'와 '미구엘 토레스_Miguel Torres'가 정식으로 '보데가 토레스_Bodega Torres'를 설립한 것은 1870년의 일이었습니다. 이때 보데가의 위치가 빌라프랑카_Vilafranca에 위치한 철도역의 맞은 편에 있었기 때문에 와인 판매에 여러모로 유리했다고 합니다. 이 철도를 통해 토레스 와인들은 스페인 전역으로 팔려나갔고, 그 우수한 품질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토레스 와인의 영광이 곧 스페인 와인의 영광이라할 만큼 토레스는 스페인 와인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토레스 와인의 우수한 품질에 관한 몇 가지 대표적인 사건을 얘기해보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1979년에 토레스의 '그랑 꼬로나스 블랙 레이블_Gran Coronas Black Label'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골-밀라우 와인 올림피아드_the Gault-Millau wine olympiad’에서 프랑스의 샤또 라뚜르와 샤또 오브리옹을 꺾고 1등상을 차지.
● 1989년에 오크통에서 숙성한 세계 각국의 수 많은 샤르도네 와인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1, 2위를 차지한 몽라쉐_Montrache 이어 '토레스 밀만다_Torres Milmanda'가 당당히 3위를 차지.
● 1999년에 와인 스펙테이터_Wine Spectator가 토레스를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와이너리"로 선정
● 2001년에 와인 스펙테이터가 스페인 와이너리로서는 유일하게 토레스를 "명예의 전당_Hall of Fame"에 헌정
● 2002년 디캔터_Decanter지가 토레스 가문의 '미구엘 A. 토레스_Miguel A. Torres'를 '2002년의 디캔터인_Decanter Man of the Year 2002'으로 선정
이처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토레스에는 수 많은 와인 브랜드가 있습니다. 아래는 토레스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브랜드의 목록입니다.
Atrium Celeste Coronas De Casta
Floralis Moscatel Oro Fransola Gran Coronas Gran Sangre de Toro
Gran Viña Sol Grans Muralles Ibéricos Mas Borràs
Mas La Plana Mas Rabell Milmanda Natureo
Nerola Perpetual Reserva Real Salmos
San Valentín Sangre de Toro Viña Esmeralda Viña Brava
Viña Sol Waltraud
이중에서 '살모스_Salmos'는 생산을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와인입니다. 2006년이 첫 빈티지로 시장에 출시한 것은 2007년이었죠. 당연히 국내에서 들어온 것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리오하_Rioja'와 함께 스페인 최고의 와인 생산지로 손꼽히는 '프리오라_Priorat'에서 토레스의 손길로 만든 와인답게 아주 뛰어난 품질을 지니고 있죠.
살모스는 '카르투지오_Carthusio' 수도회의 수도승들에 대한 경의를 담아 만든 와인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1095년에 프리오라 지역에 도착해서 그 땅에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1835년에 스페인의 '알바레스 멘디사발_Juan Alvarez Mendizabal' 수상이 성직의 한정 상속을 페지하면서 여러 종파를 탄압하고 그들의 자산과 상속소득을 국유화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그러자 폭도들이 수도원에 들이닥쳐 수도사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 놓은 여러 시설을 파괴하고, 수도원을 폐쇄해버렸습니다. 심지어 수도원의 땅을 경매에 부쳐버리기까지 했죠. 이 일은 ‘멘디사발의 몰수_Desamortización de Mendizábal'라고 하여 스페인 역사에서 꽤 이름난 사건이었고, 이 사건에 관한 짧은 영상이 유튜브에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Qn7YXw468vo
1996년 토레스 가문은 프리오라의 단단하고 검은 점판암이 깔린 경사면에다가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에 일찌기 이 땅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었던 수도사들을 기리며 ’살모스_Salmos‘라는 이름을 붙였죠. 살모스는 우리말로 구약의 ’시편‘을 뜻한답니다.
살모스는 가르나차 띤따_Garnacha Tinta, 시라_Syrah, 마주엘로_Mazuelo, 까베르네 쇼비뇽의 4가지 포도 품종을 블렌딩하여 만들었습니다. 스테인레스 스틸통에서 21일간의 침용 과정을 거쳐 색소와 탄닌을 충분히 추출하고 7~10일간의 추가 발효를 거친 다음, 9개월간 새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했죠. 그리고 발효가 끝난 이듬 해 7월에 병입하여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와인 생산자의 견해에 따르면 살모스를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은 대략 8~10년 정도지만, 보관 상태에 따라서 더 오래 보관할 수도 있을 겁니다.
색은 흐릿한 기운 없이 맑고 깨끗하며, 짙은 보랏빛을 띄고 있습니다. 향을 맡아보면 향긋한 내음이 하나 가득 잔에 피어오릅니다. 블랙 커런트로 대표되는 진하고 농익은 검은 과일향에 이어 오크와 삼나무의 우아한 향기가 따라 나오죠. 그리고 민트의 시원하고 달콤한 향, 클로브와 감초의 달고 스파이시한 내음, 바닐라의 부드럽고 달콤한 냄새, 커피의 향긋한 느낌까지 다양하고 매력적인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향긋하고 달콤하며 고소한 향이 깊고 그윽하게 난다고 얘기할 수 있죠.(좋은 말은 몽땅 들어간 듯...^^)
탄닌이 많아 제법 묵직하지만 부드럽고 매끈한 질감을 지니고 있어 마시기엔 편합니다. 향이 무척 달게 느껴지지만 맛은 역시 드라이 해요. 입안에 침이 고이게 만드는 산도는 제법 높은 편이지만,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게 다가옵니다. 알코올은 14.5%로 꽤 높고, 구조감 역시 짱짱하게 느껴질 정도로 탄탄하기 때문에 입안에 닿는 느낌엔 매우 힘이 있습니다. 향과 마찬가지로 블랙커런트, 프룬 같은 검은 과일 풍미, 오크 같은 나무 풍미, 민트나 바닐라 같은 달콤한 풍미, 초코렛과 커피 같은 씁쓸하면서 고소한 풍미가 함께 느껴집니다.
달콤하고 그윽한 향, 매끄럽고 무게감 있는 질감, 적절한 산도, 깊고 훌륭한 풍미가 잘 어우러져 계속 마시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맛을 지닌 와인이죠. 비록 입안에서 웅장하게 울리진 않지만, 기품있고 고상하며 품격을 갖춘 귀족을 연상하게 만드는 맛입니다. 여운 역시 아주 길며, 그 느낌 또한 우아하고 그윽합니다.
균형이 잘 잡힌 와인으로 스페인이나 다른 나라의 최고급 와인에는 물론 못 미치는 맛과 향이겠지만, 같은 가격대의 와인이라면 어떤 것하고도 밀리지 않을 만한 품질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첫댓글 오~ 살모스... 2007년을... 새벽 4시에 퐁하고 따서 마셨지요....30여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를 끝마치고, 프린터 소리와 바흐의 평균율을 들으며... 새벽 4시에서 어슴푸레 해질까지 대략 반병을 비웠죠... 작성완료 축하주 ㅋㅋ 거의 밤샘을 하고 마시는 술이라 몸이 거부할 줄 알았는데, 입안에 쫙 짜여진 이 구조감 덕분일까요... 무거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저에겐 목구멍을 따라 술술 잘 넘어갔습니다 ㅋㅋㅋ 이러고 한시간 자고 보고서 내러갔다는-0-~ 그냥 가볍게 마시기엔 개인적으로 셀레스테가 더 맘에 듭니다 ㅋㅋ
우와~ 정말 정말 고생하셨군요. 그런데 반 병이나 드시고 한 시간 주무신 다음에 출근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전 체력이 저질이라 그렇게 못한다능..ㅎㅎ. 셀레스테는 아직 마셔보지 못했는데, 레이블은 참 마음에 드는군요. 별이 많은 밤하늘을 좋아하는 제게 딱 마음에 드는 디자인입니다. 맛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나중에 꼭 한 번 마셔보겠습니다. ^^
아 그 때는 출근은 아니구요 ㅋㅋ 등교 ㅋㅋㅋㅋㅋㅋ Operation Planning이라고 마지막 전공과목인데, 그 과목이 실제 케이스 다루면서 워낙 할게 많아서 ㅋㅋㅋ 보고서 제출 전날은 밤샘이라는 ㅋㅋㅋㅋㅋ 셀레스테는 제 후기가 감상기에 실려있습니다.. 살작 취해서 흥분해서 막 써내려가서 좀 유치해지긴 했지만 ㅋㅋ
시음기 잘 읽었습니다. 읽고나니 더 마시고 싶어지는..ㅋㅋ . 그런데 이 와인을 국내에 수입하는 회사가 행사를 잘 안하기로 유명해서 할인 가격에는 구하기가 좀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기회 닿으면 한 번 마셔봐야겠습니다. ^^
인기가 많은건지...토레스 제품들이 유난히 한국에서 비싸더군요...-0- 여기서는 4만원 중반대인 마스 라 플라나가... 7만원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헉!
아마 인기가 있다보니 그런거겠죠. 그래도 스페인 와인들은 가격이 괜찮은 편입니다. 제가 보기엔 미국 와인 가격들이 터무니 없는 경우가 많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