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guerite
구리뱅뱅
part 1. 주인공이 될 수 없었던 남자의 이야기.
얼마 전, 나는 선으로 어떤 여자를 만났습니다.
가녀리지만 강한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마가렛 꽃을 닮았습니다.
새하얀-. 은은한 매력이 있는 신비한 그녀가 정말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첫눈에 반한 그녀.
결국 나는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그녀는 며칠 간 고민하더니 결혼을 하자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오늘은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정말 왜그래요, 수빈씨? 어디 아픈거예요?"
수척해 보이는 것이 어딘가 불편한 곳이 있어 보입니다.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에 손을 내밀고
또 한층 더 조심스럽게 입을 맞춰 봅니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그녀는 이런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울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이 너무나 무겁습니다.
만약 그녀가 내 옆에 있는 것이 그녀에게는 고통이라면 나는 그녀를 떠나야 하는 거겠죠.
그치만 정말,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그 누구보다.
이젠 그녀를 놓아주려고 해도 쉽게 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투둑-.투둑-.
차유리가 얼룩으로 번져가기 시작합니다.
비가 오는 모양입니다.
그녀는 우산이 없는 모양이던데, 역시 태워다 줄걸 그랬습니다.
몇 번이나 태워다 주겠다고 했지만,
오늘은 걸어가고 싶다며 나를 밀쳐냈던 그녀를 생각해봅니다.
끼익-.
그녀의 집 쪽으로 차를 돌립니다.
그녀의 마음이 어떻든, 그녀는 내 약혼자고 나는 그녀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저 쪽 멀리에 우산을 쓰고 가고 있는 그녀가 보입니다.
아까와는 달리 조금 상기된 얼굴입니다.
그리고,
저 뒤에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건장한 체구에 순수하게 생긴 얼굴이 귀여워 보이는 청년입니다.
어쨋든, 그녀가 즐거워 보이니 나는 그걸로 됐습니다.
오늘은 이만 집으로 돌아가야겠네요.
지금 그녀 앞에 서기엔 조금 쑥스러우니까요.
*
오늘은 친구녀석을 만나기로 한 날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라 그런지 괜히 기대감에 부풀어
약속시간에 너무 일찍 나와버렸습니다.
깔끔한 까페-.
내 마음에 쏙 드는 곳입니다.
어 ! 저기 앉아 있는 여자. 그녀인 것 같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어 ?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내가 그녀에겐 불청객인 걸까요? 그녀는 도데체 누구를 만나기로 했던 걸까요?
"누구 기다려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그녀는 불편한 웃음을 짓더니 친구를 만난다고 말합니다.
마침 시간도 남았는데 그녀 친구도 만날겸 그녀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그녀의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녀의 표정이 더욱 딱딱하게 굳어집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하고있는 걸까요?
"아, 우리 웨딩 드레스 고르러 가야죠. 언제가 좋을까요?"
그녀가 드레스를 입는 모습.
상상만해도 입가에 웃음이 절로납니다.
가녀리지만 강인한.
아, 나는 그녀를 너무 사랑하나 봅니다.
그녀의 표정이 이상합니다.
금방이라도 울듯한, 이상한 표정을 해보입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만 아무도 없습니다.
그날 내내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디가 아픈걸까요?
그녀가 너무나 걱정이 됩니다.
*
결혼식 날입니다.
아직도 그녀가 마음에 걸립니다.
그녀에게 이런 신부를 맞은건 내 인생 최대의 행운이라고 말해보기도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무언가 근심 가득한 표정입니다.
그녀의 드레스는 순백.
마가렛 꽃과 같습니다.
식장에 들어섰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입니다.
다다다단-. 다다다단-. 다다다단-.
결혼 행진곡이 울려퍼지고 ,
저 멀리서 걸어올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초.
2초.
3초.
이상합니다.
그녀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걸까요?
하객들의 수근거리는 소리를 뒤로하고 신부 대기실로 향했습니다.
그 곳에는 텅 빈 의자만이 나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저, 신부님이 어디론가 급하게 뛰어가셨습니다."
나는 멍- 하니 그 곳에 한 참을 서있을 뿐이였습니다.
왜일까요?
왜자꾸만 눈물이 흐르는 걸까요?
그녀가 다시 돌아와줄지도 모르는데.
다시 환하게 웃는 미소로 나를 반겨줄지도 모르는데.
이상하게 불안한 예감에 부끄럽게도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part 2. 사랑을 얻는 순간 잃은 어느 남자 이야기.
우리 꽃 집에 자주 오는 여자가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마가렛 꽃을 닮았습니다.
'마음 속에 감춰진 사랑'.
이게 마라렛 꽃의 꽃말입니다.
왠지 그녀에게 이 꽃을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아마도 나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나 봅니다.
하지만 척 보기에도 품위 있어보이는 여자가
저같은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벌써 그녀를 좋아한 지 다섯 달.
그녀는 내 존재를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요즘들어서는 그녀에게 무슨 걱정이 있어 보입니다.
무슨 일일까요?
아, 저기 또 그녀가 옵니다.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하는데 그녀는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보다 씩씩한 여자인것 같습니다.
그치만 그녀가 비를 맞고있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습니다.
나는 어머니께서 챙겨 주신 우산을 많은 고민 끝에 그녀에게 내밀어봅니다.
짐을 나르고 있어서 내게 땀 냄새도 날텐데.
하는 걱정이 순간 머리속을 스쳤지만
그녀가 비를 맞고 가는 것 보단 이 편이 내 마음이 더 편하리라 생각합니다.
나는 당황한 표정을 짓는 그녀의 손에 우산을 꼭 쥐어주고
다시 트럭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가슴이 미친듯이 방망이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나를 얼마나 이상한 놈이라고 생각할까요?
다시 그녀쪽을 쳐다봅니다.
아, 다행입니다.
그녀는 내가 준 우산을 쓰고 집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뿌듯한 미소가 입가에 머뭅니다.
이것이 그녀에게 처음 말을 걸었던 날.
나는 이 날 너무나 설레여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
그리고 다시 그녀와 마주치게 된 건
그 일이 있은 지 3주일쯤 지난 어느 화창한 날.
그녀가 꽃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기분이 안좋아 보입니다.
나는 또다시 고민에 빠졌지만 결국 그녀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어, 저번에 우산…, 그 분 맞죠?"
나는 우산을 가져다 주겠다는 그녀에게 괜찮다고 껄껄껄 웃어 보였습니다.
그녀는 베시시 웃더니 꽃을 추천해달라고 말합니다.
마가렛.
그녀에게는 그 꽃이 가장 잘어울립니다.
나는 그녀에게 꽃을 꺼내보입니다.
'당신한테 아주 잘 어울려요.'
평소 나답지 않게 붉어진 얼굴로 말해버렸습니다.
그녀는 당혹스러운 표정입니다.
나는 이어서 선물이라고 그냥 가져가라는 말까지 해버립니다.
어릴적부터 되는대로 막나가는 성격이라
나도 모르게 생각하는 대로 말이 튀어나와 버리고 맙니다.
그녀와 다시 시선이 마주쳤습니다.
" 마음 속에 감춰둔 사랑, 이게 마가렛의 꽃말이예요.
이 동네 사시죠? 꽃 집에 자주 오셔서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저와 만나주시겠어요?"
가슴이 미쳤나 봅니다.
멋진척, 말은 하고있지만 얼굴은 말도 못하게 붉어졌을게 뻔합니다.
아 ….그녀가 나를 미친놈 취급할 것만 같아 겁이납니다.
그런데, 그녀가.
그녀가 고개를 조심스럽게 끄덕여보입니다.
세상을 다얻은 기분,
이 세상에 그녀밖에 보이지 않는 그런 기분입니다.
나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놈입니다.
*
오늘도 그녀와 만나기로 한 날입니다.
벌써부터 룰루랄라 신이 납니다.
왁스도 한 번 발라보고 커리어우먼인 그녀에게 어울리려 양복도 입어봅니다.
그치만 평소 내 모습이 가장 괜찮은 것 같네요.
다시 옷을 갈아 입습니다.
나는 어짜피 이런놈이니까요.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치만 누구보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자신은 있습니다.
그녀 얼굴을 생각하자 입가에 미소가 떠오릅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약속장소로 향하고 있습니다.
자, 드디어 도착입니다.
그녀를 찾기 시작합니다.
저기 그녀가 보이네요.
그런데 어떤 남자가 그녀 앞에 앉아 있습니다.
이어서 들리는 목소리.
"아, 우리 웨딩드레스 고르러 가야죠. 언제가 좋을까요?"
그녀가 내게 시선을 고정시켰습니다.
그녀는 울듯한 표정을 짓고 나를 뻔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상황파악이 돼버렸습니다.
남자가 울면 안되는데.
자꾸만 눈에 눈물이 고이고 있네요.
그녀가 나를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할까요?
잠시라도 그녀는 내 옆에 있어야지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녀에겐 내가 필요하다고 했던 내가.
너무나 바보같아서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까페를 빠져나오는 발걸음이 너무나 무겁습니다.
여기서 그녀를 보내주지 못한다면,
나는 남자가 아니라고 수없이 되뇌여 보지만
자꾸만 달려가 그녀를 끌어안고 내 여자라고 외치고 싶어집니다.
*
오늘은 그녀의 결혼식.
겨우 수소문한 끝에 알아낸 그녀의 결혼식장.
그곳에 나는 마가렛 꽃을 들고 찾아가고 있습니다.
나쁜 마음은 없습니다.
그냥 단지.
그녀가 조금이나마 나를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이기심.
그리고 축복의 의미.
정말 오늘로써 그녀를 잊어보려 합니다.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결혼하는 모습을 보며
내 자신을 타일러 보려 합니다.
크고 웅장한 결혼식장.
나와 결혼했다면, 아마 이렇게 결혼하진 않았을테지요.
초라하게 사랑의 맹세를 하며 그녀는 아마 씁쓸해했을지도 모릅니다.
직원으로 추정되는 여자에게 꽃과 말을 전하고
뒤돌아 빠져나옵니다.
터벅 터벅-.
발걸음이 너무나 무겁습니다.
눈물이 자꾸만 흐르는 걸, 나도 어쩔수가 없네요.
아, 그런데.
저기 그녀가 보이네요.
이건 꿈일까요?
볼을 꼬집어도 보지만 역시 그녀입니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나 역시 그녀를 향합니다.
그런데, 그녀가 미처 보지 못한 트럭.
무서운 속도로 그녀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생각할 틈도 없이 그녀에게 몸을 날립니다.
뻐엉-.
"민재씨!!!!!!!!!!!!"
피인지 무엇인지 모를 액체가 흐릅니다.
눈을 가려 그녀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왕 죽는다면 그녀 얼굴을 깊이 새겨 넣고 싶은데-.
내게 자꾸만 떨어지는 그녀의 눈물.
그녀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싶지는 않습니다.
나는 힙겹게 말을 꺼냅니다.
"수빈씨, 당신은 오늘 정말 아름다워요…부디 행복하세요.
그리고 정말 사랑…합니다.
나는, 지금 내 목숨과 당신을 바꾼거예요. "
이젠 시야가 너무 흐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픈 것보단 어딘가 모를 어둠과 공포가 나를 엄습해옵니다.
하지만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는 그녀 옆이니까요.
사랑합니다, 너무나.
번외가지구 왔어요 !히히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내일 일요일인데 푹 쉬쉬고
공포의 월요일 잘 이겨내시길 바래요 ~_~!
ㅠ_ㅠ그럼 이만 갈게용 !
첫댓글 완전 기다렸습니다.ㅋㅋㅋㅋㅋ 잘 쓰셨어요//ㅋㅋ 저저저 완전 세드엔딩 조아합니다.ㅋㅋㅋ 내 스퇄이야//ㅋㅋㅋㅋㅋ
아 양배추님 감사해요 !ㅠ_ㅠ이렇게 바로 읽어주시다니 히히 감동이예요 좋은하루 되세요 ♡
너무........슬퍼요ㅠㅠ!!!
읽어주셔서감사해용 ㅋㅋ ! 좋은하루되세요 ♡
너무 슬퍼욤 ㅠㅠ 3다 불쌍 ㅠㅠ
읽어주셔서감사해용 ! 좋은하루되세요 동욱러브님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