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의 색감마져 기준이 애매해지는 세태는
벌써 오래된 광주의 5월 빛깔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인지
핏빛이 더욱 붉어 보이는 것은 배색의 순백에 있어 5월유족들은 저마다 소복을 입는다
그 뿐이랴 5월의 광주는 온통 흰빛 꽃으로 넘실거린다
망월동 묘지가는 길가엔 이팝나무 흰꽃물결이 한창이라 향기마져 희게 날린다 근교 길가 가로수도 이팝나무 지천이다
조선대학교 장미정원에는 백장미가 싱그러워 이념의 섬뜻함 마져 상념케 하고 "백학"을 읖조리게 한다
길가엔 클로버(토끼풀)가 온통 흰꽃이고 무,배추 장다리꽃을 흰 춤 추는 배추흰나비가 희롱한다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프다 했다(장사익) 장미의 할미는 백발처럼 찔레의 사연있는 흰꽃으로 흐느낀다
[마가레트]는 여름에 피는 국화과 흰꽃으로 길가 화단을 점령하였고 슬프게 술렁이며 웃음 표정을 한다
관심가져 주지않는 곳에서 일수록 힘차게 억센 생명력을 갖는 민들레는 흰색으로 피어 흰홀씨를 흩뿌린다
때죽나무는 하얀 종모양으로 피어 땅쪽을 향해 매달려 은방울을 흔들어 대고
삐비꽃 흰물결은 민초의 억센 삶에다 비교하여야 옳겠다
음지 습지에 순백으로 나왔다 사라지는 [수정풀](난)을 아신다면 그 자체로 아련하고 슬프다
불두화는 상여꽃을 연상케하는 부처님 머리처럼 형상이라 숙연해지기마져 한데 이때가 지천에 만발이다
고추꽃이 희고 앙증맞아 열매의 맵고 아리함을 예고 하지만
흰 백합 고결함에 백색의 순수를 눈 지그시 감아 여인으로 탐닉하면 그 향기 영혼을 흔든다
크고 작고 많고 귀한 흰꽃들이 저마다의 노래를 부를때 광주5월의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흰색의 추모와 함께 흰색의 가치관 정립과 정체성을 가늠하여 보게 된다
매화꽃 흰 추억이야 청매실의 싱그러움으로 흔적이 남아 겨울 설산을 되읊고
물결도 희고 구름도 흰데 그대 그리움으로 까만밤 하얗게 새워 희게 바래버린 나의 마음도 하얗다
화백 심백(꽃희고 마음 희어) 천지백(세상 모두가 희다)하니 모두가 나의 백발의 벗이라고나 할까
오랜 세월 흘려 보내느라
흰색도 오염될까 걱정하는 사람의 눈을 씻듯 꽃들은 더욱 희고 깨끗하게 이어간다
광주만의 5월인듯 흰색 프랑카드 들이 추모를 합창하는 금남로에서
내가 같이 하여 온 광주의 흰색은 원색인지 탈색인지 염색인지 오늘도
그런 서성거리는 발걸음으로 습관처럼 사진기를 모시고 금남로 충장로 광주길, 골목으로 향한다(5,18)
광주 사람들 만나기를 친근감으로 흡수되어 보는날 나누는 주먹밥과 투쟁가를 읊조리다
정종대포 할머니집 목로에 들러 오뎅국에 환대를 받고 정담을 나누고 취하리라
문득 백마의 쾌주와 흰고래 백갈매기의 유영과 ///흰수염의 선지자들을 그리며
나일수 밖에 없는 나의 환경을 이런 광주와 여러분 여러 환경을 함께하여
흰꽃밭의 흰 추장이라 어깨를 으쓱대며 하얀 박제로 남을 흰 꿈을 꾼다
첫댓글 5월의 하얀세상 순결이 느껴집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5월의 광주에 꽃까지~~
하얀 물결의 의미를 아는가 모르는가
흰색의 고결함을 .....
좋은글 잘 감상했슈다 !!
같은 철쭉이라도 흰철쭉이 붉은철쭉 보다 한층 청순하고 고결해 보이는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