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이 누리는 거의 모든 그것은 코기토의 기반 위에 있다
그러면 이쯤에서 데카르트가 발견한
‘ 생각하는 나’라는
‘아기’가 자라서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자.
데카르트의 코기토는 영국의 로크와 독일의 칸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니까 데카르트의 이성 중심의 사고방식,
즉 합리주의는 로크가 영국에서 경험론을 체계화하고,
칸트가 독일에서 관념론을 탄생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렇다면 영국의 경험론과 독일의 관념론은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영국의 경험론은 산업혁명과 계몽사상의 뿌리가 되었다.
특히 로크의 사상은 프랑스의 인권 선언과 미국의 독립선언서, 권리 장전, 헌법 탄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 관념론은 마르크스주의의 뿌리가 되었고,
독일 관념론의 창시자 칸트의 철학은 미국의 정신이라 불리는 프래그머티즘,
즉 실용주의의 탄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하나 프래그머티즘은 관념론을 지양한다).
또한 프래그머티스트, 즉 실용주의 철학자들은 미국의 공립학교 교육을 설계했고,
이는 그대로 우리나라에 이식되었다.
그러니까 데카르트의 코기토는,
미국 역사가 러셀 쇼토가『데카르트의 사라진 유골』에서 인용한 철학자 리처드 왓슨의
“데카르트는 이성이 과학과 인간사를 지배하는 토대를 놓았다.
그는 자연을 탈 신성화하고 개인을 교회와 국가보다 더 우위에 두었다.
데카르트의 개인주의가 없었다면 민주주의도 없었을 것이다.
물질세계를 기본 요소까지 분석해 가는 데카르트의 방법(인문학)이 없었다면
우리는 결코 원자폭탄을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17세기 근대 과학의 등장,
18세기 계몽주의,
19세기 산업혁명,
20세기 컴퓨터와
21세기 뇌과학.
이 모든 것이 데카르트에서 비롯되었다.
현대 세계는 뼛속까지 데카르트적이다”라는 말처럼
근대와 현대문명의 거대한 뿌리가 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치제도•과학•공학•의학•기술•교육 등 거의 모든 것의 뿌리가 되었다.
한 마디로 지금 당신이 대한민국에서 누리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은 데카르트의 코기토의 기반 위에 있다.
앞에서 영어 'Think’의 직접적인 기원은 라틴어 ‘cogito’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라틴어 ‘코기토’는 데카르트의 '코기토 에르고 숨’을 의미한다.
즉 데카르트의 인문학을 모르고서는 ‘코기토’를 알 수 없다.
이는 곧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모르고서는
'Think’의 진정한 의미 또한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아니, 아니다. 데카르트는 비록 기존의 모든 인문학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인문학을 하겠다며 ‘코기토 에르고 숨’을 들고 나왔지만
이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시팔로르 에르고 숨’을 응용한 것에 불과하니,
아우구스티누스의 인문학과 신학을 모르고서는
‘cogito’와 'Think’의 문명적인 의미를 알 수 없다.
그리고 아우구스티누스는 『성경』을 해석하고 신학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플라톤의 철학을 도구로 삼았고,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는 물론이고 피타고라스와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에게 영향을 받아 자신의 철학을 세웠으니, 『성경』과 신학과 다섯 명의 철학자 그러니까 피타고라스, 파르메니데스, 헤라클레이토스, 소크라테스, 플라톤을 모르고서는
‘cogito’와 Think’의 근원적인 의미를 알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오늘날 ‘Think’는
곧 미국의 ‘Think’이므로
미국을 만든 다음 세 가지 정신을 알아야 한다.
첫째, 『성경』에 기반한 프로테스탄티즘, 즉 청교도 정신
둘째, 서부 개척 시대에 탄생한 프런티어 스피릿,
즉 개척 정신 셋째, 남북전쟁 이후의 미국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프래그머티즘, 실용주의 정신
프래그머티스트들은 칸트에게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칸트는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등이 데카르트의 기반 위에서 펼친 유럽 대륙의 합리론과 로크, 버클리, 흠 등이 프랜시스 베이컨의 기반 위에서 펼친 영국의 경험론을 결합해서 관념론을 만들었다.
이는 곧 프래그머티즘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프랜시스 베이컨, 로크, 버클리, 흄, 칸트의 철학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놓고보니 ‘Think’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면
서양 문명 전체를 알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는 절대적으로 맞다.
서양 문명 전체,
특히 서양의 모든 신학과 인문학을 모르고서는
결코 ‘Think’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