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3]
부모님들이 꼭 보아야 할 글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엄마가 되어 많은 것을 헤쳐 나가면서
아이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통해서 얻어지는 많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며 살아가라고 덧붙여 말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내 아이가 나를 가르쳐 준 것이 없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가르치려고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글을 쓴 작가로부터 깨우침을 받았습니다.
아이를 통해서 얻었던 많은 것들을
그저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망각이란 것이
수시로 나를 찾아와 아이로부터 얻었던
순간의 기쁨들을 자꾸 잊어버리게 하였습니다.
이제 ‘아이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을 통해서
다시금 되새기려 합니다.
아이와 함께했던 수많았던 시간들을......
“내 나이 스물여덟. 여전히 어리고 어리석어
세상의 길을 밝혀 찾는 눈이 어두웠던 청맹과니 시절,
나는 최초로 ‘엄마’ 라는 이름을 얻었다.
내가 아이에게 가르쳤던 것은
자기의 두 발로 땅을 디뎌 걷는 법,
손가락 대신 수저와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법,
몸에서 울리는 신호에 따라 변기를 찾아가 배설하는 법.
세상과 소통하기 유용한 도구인 말과 글,
그리고 얼마간의 규율과 도덕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은 그것보다 훨씬 많고 소중하다.
어쩌면 나는 그때까지 아무것도 몰랐던 것인지도,
아무것도 모르고도 아무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철부지 였는지도 모른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누군가를 먹이고 어르기 위해
한밤중에 꿀 같은 잠을 억지로 밀쳐내며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펄펄 끓는 불덩이를 안고
새벽에 응급실로 뛰어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새벽의 종합병원 응급실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고 환자들 사이에서 염치없게 의사의 가운을 움켜잡고
제발 눈길을 건네 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우리 주변에 그토록 많은 턱과 계단이
존재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유모차를 밀고 장애물을 헤쳐 가는 일이 얼마나 버거운지,
그런 장애물을 앞에서 언제나 무력했을
장애인과 약한 자들의 분노와 슬픔을 몰랐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빙그레 머금는 웃음에
온 세상이 환해지는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를 까맣게 잊고
누군가에게 맹목적으로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을,
그토록 회의를 품어온 ‘사랑’이라는 말의 실체가
이토록 엄연함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말 한마디를 처음 내뱉을 때까지
얼마나 긴 기다림과 설렘이 있고
그 어눌하게 터져 나온 불분명한 발음의 외마디 소리가
얼마나 신비롭게 들리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무심코 터지는 아이의 투정과 비난에
부모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나 때문에
가족들이 얼마나 조심하여 발끝으로 걸어야 했는지도
끝내 눈치 채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아이를 잃은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서
함께 통곡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운동회에서 백미터 달리기를 하고
손등에 2등이라는 스탬프가 찍힐 때의 환희를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내 기억 속에 까마득히 묻힌 어린 날들을
다시 한 번 살아보는 경이로운 체험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여린 추억들이
지금의 나를 키웠음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부모님과 형제, 햇살과 바람과 바다와 공기......
나를 키운 그 모든 것들에 감사할 줄 몰랐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내 아이에게 맞아 얼굴에 상처를 입은 아이의 엄마 앞에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일 따위도 없었을 것이다.
자식 둔 죄인이라는 말,
어미로 살아난다는 것은
세상에 낮은 포복으로 가는 일에
다름 아님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나의 노화와 쇠퇴가 곧 아이의 성장과 연결되어 있음을,
그 끝없는 순환의 고리와 숙명에 대해
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 안에 도사리고 있던 이기심과 욕망,
아집과 편견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길들여진 방식으로
결코 제압되지 않는 아이 앞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내 숱한 단점들 때문에
스스로 당황하여 쩔쩔매는 일 따윈 없었을 것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더 많은 시간의 여유와 자유를
누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이 불편한 양육의 번거로움이
내게 가르쳐주는 숭고한 희생의 진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의 한 생애에서 가장 영예로운 일은
부와 명예와 지위와 업적을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마침 내 한 잎으로 떨어져 거름이 되고
새싹을 틔우는 것이라는 진리를...
그는 앞으로도 더 많이 나를 가르칠 것이다.
나를 부정하고 내게 반항하여
마침내 나를 뛰어 넘는 그 순간까지.
한 사람의 성숙한 인간으로 새로이 만날 그때까지
나는 기꺼이 그에게 배울 것이다. ”
조금씩 알게 될 것입니다. 아이는 이런 것도 가르칩니다.
“엄마, 한꺼번에 알려고 하지마.
조금씩 천천히 알도록 해.”
그러면서 인내심을 가지라고 말해 줍니다.
어른이 하고 있는 모든 말들을 아이들은 행동으로 보여 줍니다.
시간이 흐르다 보면
위에 있는 글들보다 더 많은 것들이
아이의 가르침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고리로 끝없이 이어지게 될 것이구요.
6월 이달은 아이들로 인해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시간을 더욱 많이 갖기를 바라며,
올 여름은 유난히 덥다고 하네요. 다들 건강한 6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2005년 5월 31일
솔밭동신유치원 What&Why창의영재교육원
원장 한 혜정 드림
첫댓글 그래요, 잊고 지낸적 참 많았어요, 화내구,귀찮아하구 때론 무시했죠. 더 후회되기 전에 순간순간 기쁨과 행복을 맛보렵니다.아이가 가져다 주는 그 무한한 에너지를 이젠 받아들이려 노력할께요.
참으로 참동적안글귀이네요 참으로 아이가없었다면 맛보지못햇을 여러가지 경우등 아이가 있으므로해서 느껴보았던 소중한 순간들 다시한번 생각하고 아이들의 그 순수함과 무한한 에너지를 받아들리고 이끌기위해 최서을 다해보렵니다
아직 엄마가 되지 않아서인지 많이 와 닿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좀 아려옵니당 자식을 가진 죄인인 부모님의 마음이란 대목에서는 왈칵~~~~~
정말 잊고 살아온 소중한 것들이군요....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살아가야 겠어요... 감도의 도가니탕을 만들어주신 우리 원장샘... 넘 고맙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지는 우리 소정이......... 소정아! 넌 아니? 엄마가 너를 얼마나 많이 생각하는지..... 소정이와 엄마는 하나라는것. 잘자고 있는 우리 딸랑구 얼굴 많이 쓸어주었어요.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생각케했습니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라는 책이 생각납니다.고맙습니다.승주.승헌아 엄만 너희들을 언제까지나 사랑해용~~~~~~
맞아요. 우리예림이를 통해서 많은것을 얻었습니다. 가정에 행복이란것을 두배로 가져다주었어요.또한 엄마,아빠라는이름도 얻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세계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가지게하였습니다.원장님과이사장님이 더 많은수고를해주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