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들어 서면서 걸음을 밭에 뿌리고 둔덕을 치고 비닐을 씌워서 김장배추를 심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아직은 뜨거운 태양볕에 비도 오지 않는 여름 날씨가 계속되어 배추모종이 말라 죽어 가고 있었다.
우리는 관정에서 물을 끌어다가 배추모종에 매일 물을 주었다.
어떤 농가는 스프링 쿨러를 이용해서 아침과 저녁으로 물을 주어서 배추의 자라는 모습이 눈에 띠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다.
우리는 물이 배추에게는 생명수라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도 게을리 하지 않고 열심히 물을 주었더니
어느날 부터인가 날씨가 달라지더니 비가 오기 시작하여 배추의 자라는 속도도 빨라지고
더이상 손으로 한포기 한포기 물을 주어야 하는 수고로움도 덜게 되었다.
그리고 석달만에 배추가 어른 배추가 되어갈 무렵 배추값이 올라서 올해 김장 준비 가격이 올랐다는 뉴스보도를 들었다.
남편은 전주 에서 야채가게를 하시는 분에게 배추가격의 동향을 물어보니 3000~4000원 정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
그리고 모악산 로컬 푸드와 여러 농가가 모여 올겨울 김장절임배추 가격을 논의 하기 시작하였다.
로컬 푸드에서는 작년과 같은 가격을 내 놓겠다고 하여서 농가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나 로컬푸드에서는 완강하게 작년에 배추가 1000원 하던 그 가격 그대로 절음배추 가격을 20kg에 25000원을 책정하겠다고
밀어 부치는 바람에 농가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그결정에 따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년에는 올해 절임배추를 내놓는 농가를 우선 배정을 해 주겠다는 말로 농가들을 위로 하였다.
지금 남편과 나는 열심히 오전에는 배추를 밭에서 따와서 다듬고 소금을 뿌려 절인다음 4시간 뒤에 뒤집어서 절여지는 상태를 보면서 밤 9시가 되면 배추를 씻을 준비를 한다. 그리고 세번을 헹구어 내면 물기를 뺀다, 이 수고로움이 끝나는 시간이 자정이 다된 시간이다.새벽 6시가 되면 다시 물이 빠진 절임 배추를 김장 봉투에 담아 박스포장을 하여 아침 8시가 되면 로컬푸드에 납품하고 돌아온다.
밤잠을 설쳐야 하고 배추의 절여지는 상태를 봐가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잠이 부족하고 밤과 낮이 없이 해야 주문시간에 맞추어서 나갈 수 있다.
대기업 우선 경제정책을 하면서 농부들의 노력의 댓가는 쌀값하락으로 이어지고 시골에 빈집이 늘어가고 농업이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는 실정에서 로컬푸드 만이라도 우리 농가들의 소득에 도움을 주는 절임배추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어 농가에 힘을 실어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