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 살아 점쑤과? 펜안 했구과?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편안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밥하기, 빨래하기, 청소하기, 설거지하기, 사랑하는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떠나고, 떠나고 싶어서 줄행랑을 친 곳이 제주였습니다.
비가 많이 왔습니다.
그러나 4박5일 동안 오다 말다한 비 때문에 더 좋았습니다.
여행 이틀째 되던 날 밤, 쏟아지는 폭우로 길을 잃기도 하여 물안개가 자욱한
깜깜한 도로를 한치 앞도 예측하지 못한 채로 달렸습니다. 달려도 달려도
앞이 바다같이만 보이던 99번 도로...
비가 적당히 올 때는 도깨비 도로로...
보슬비가 올 때는 성산포 일출봉을...
활짝 갠 날이 한 나절 있었는데, 아름다운 금릉 해수욕장으로...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모(호텔 광고 같아서 ^^)호텔 뒤 해안 절벽의
일명 '쉬리의 언덕'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 '쉬리'의 라스트신, 한석규와 김윤진이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의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던 곳, 사랑의 전설 같은 마지막 장면을 찍었던 곳 말입니다.
그날도 폭우가 쏟아졌는데 포효 같은 거센 파도 소리와 빗소리 때문에 영화의
장면보다 더 크게 가슴에 와 닿아서 좋았습니다. 그 쉬리의 벤치에 앉아보질
못해서 안타깝습니다만.
여독은 없습니다. 훌훌 털어버리러 갔으니 개운하네요.
창조주의 가슴을 체험하기에 자연 속으로 뛰어드는 것 보다 더 큰 감동이
있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을까요.
성산 일출봉에 오를 때 발 지압 겸해서 화강암 돌계단을 맨발로 올랐더니
지금 몸이 개운합니다. 마음 또한 그렇군요.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해 주셨던 목자 되신 우리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여행에 좋은 친구가 되어 주셨던 ***님 고마워요.
그리고 우리들의 작은 아이들도 훌륭한 동역자였습니다.
또한, 제가 없는 동안에도 다녀가신 베러님 **님 정말 고맙습니다.
*제주도 방언시 하나 올립니다.
서귀포 바당에 강 봅서/작자 미상
서귀포 바당에 가민 알아 짐니다.
무신 것이 소랑이고, 무신 것이 그리움인지
안개 낀 부둣가에 뱃고동 울어 주민
옛님이 그리웡 눈물이 잘도 납니다.
서귀포 바다에 가면 알 수 있습니다.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그리움인지,
안개 낀 부둣가에 뱃고동이 울어 주면,
옛님이 그리워서 눈물이 많이도 납니다.
첫댓글 떠나고 싶을 때 그럴 수 있음은 ...얼마나 가슴벅찬 일일까요?...전 아직 제주도에 가보지 못했는데...서귀포 바다의 거센 파도소리가 귓가에 쟁쟁합니다...^^
아, 미안해요. 봄비님... 새 글이 올라와 있지 않아서... 괜한 짓을...
제주도..멋져요. 애엽님, 이제 홈페이지 문좀 여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멋진집에 혼자만 들어가지 마시고 함께 나누는 것도 좋지 않겠나요?^^*
아~ 나는 언제 제주도 가보지. 가고싶다.우리 제주도 계 하나 모으면 어떻까요?
울시부모님 고향이 제주도라서 몇번 가봤었죠... 제주 사투리, ㅎㅎ 아이들이 제 맘대로 지어낸 말처럼, 어설픈듯 하면서도 술렁술렁 잘 굴러가는 느낌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