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 나도 그렇게 마음에 드는건 아닌데, 그냥 자꾸 그사람이 내가 편하고 좋다고해서..
[엘조/천지] 이쁘니까 03.
W.블로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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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진짜 봄이다.. "
늦은 연습을 끝마치고 매니저의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길.
돌틈 새에 피어있는 작은 봄꽃을 발견한 다니엘이 작게 중얼거렸다.
" 으아- 올해부터 봄에 꽃놀이는 어림도 없겠지? "
" 그러게.. "
" 이놈들 보게? 데뷔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투정이야 투정이 "
" 에이 형은 무슨 "
요즘따라 셋의 기분은 같은 방향으로 싱숭생숭했다.
그토록 꿈꿔오던 일을 한다는것 자체가 너무나도 즐겁고 설레이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바뀌어버린 환경이 아직 적응이 되기보다는 어색한 상태.
새로운것을 얻음과 동시에 내가 기존에 가진것을 잃는다는 자연의 이치를 알고있는것과
그것이 실제로 내 삶에 적용되었을때의 기분은 확연히 달랐다.
" 어? 다니엘 형 울어? "
" 진짜네! 니엘이 너 왜울어 "
한참을 토닥토닥 매니저와 초심에 관해 장난을 치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다니엘이 소리도 없이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려내고 있다.
" 봄이랑.. 지금 이 노래랑 너무 슬픈거 같아.. "
" 뭐어? "
" 아 진짜 미치겠다. 형 지금 노래 듣고 우는거야? "
" 놀리지마라 "
입술을 부루퉁하게 내민채 투덜거리는 다니엘의 모습에 모두들 차안이 가득차도록 웃어댔다.
" 아무튼 감성보컬 안다니엘 어디안가네? "
" 내가 딱 울때 고개 돌리냐 진짜.. 완전 유창현 타이밍 대박 "
" 우리형 슬펐쩌요? 막 눈물이 나쩌요? 그래쩌요? "
아 그만해라!
하지만 셋이서 함께 한다면 설사 적응되지 못하는 현실이라도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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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헌아 제발, 응 형이 이렇게 부탁한다 응? "
" 얼굴만 보고갈게 "
" 병헌아.. "
" 형 먼저가 "
" 내가 그럴수 있는 입장이니 지금? "
" 그럴수 없는 입장인걸 아니까 가라고 하는거잖아 "
" 야!!!!!!!!!!! "
" 소리지르지마 내일 아침 신문에 내가 찬희네 집 앞에서 쭈그리고 기다리고있었다고 기사 나는 꼴 보고싶어? "
" 그러니까 왜 이러고 있냐고! 일어서서 기다리면 좀 덧나? "
" .................... "
" 지 불리할땐 절대 말안하지 '
" 아 이래야 좀! "
" 좀 뭐 "
" 막.. 오래 기다린거 같고... 좀 애절해보이고.. "
얼씨구..
" 다리아파.. "
" 그러니까 좀 일어나라고! "
" 찬희보면 한개도 안아플것 같은데... "
" ............... "
할말이 없다 내가
" ..어? 민수씨가 여긴 어쩐.. "
아이고 두야 기어이 이 쭈구리 같은 모습을 보이고야 말았구나..
" 안녕하세요.. 하하... 늦으셨네요 하하... "
" 네.. 연습이 지금 끝나서.. "
" 하하.. 저는 그런걸 잘 몰라서.. "
얘가 연습을 해야 알지..
" 어? 찬희다! "
정말 이찬희라는 사람이 말 안듣는 이병헌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건지.
죽어라고 안일어나던 병헌이 찬희가 계단 밑에서부터 얼굴을 빼꼼히 비추자 언제그랬냐는듯 벌떡 일어선다.
" 찬희야! "
" 뭐야 그래서어쩌라고 쟤 왜여기있어? "
" 늦었네? 일 지금 끝난거야? "
이미 하모니 사이에서는 이름 대신 그래서어쩌라고 걔 로 통하는 병헌이었기에
갑작스러운 등장이 반가울리 만무했다.
" 형형형 민수형 "
" ..왜 "
" 여기 두명이랑 좀 놀다와라 "
" 뭐? 병헌아 이건.. 너 잠깐 이리와봐 "
" 왜! 아왜애! 아 아프다고! "
뻔히 내집을 두고 그 집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인 세명은,
아니 요리조리 눈치를 샥샥 보느라 식은땀을 흘리는 찬희를 제외한 두명은 불쾌하다는 표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도대체 쟤는 우리 형한테 뭔볼일이 있어서 맨날 찾고 그래?
" 이병헌 너 미쳤어? "
" 뭘 내가 뭘 "
" 너 지금 그걸 몰라서 하는소리야? "
" 내가 뭘... "
" 기죽은척하지마라 "
" 아 그럼 어떡하냐.. 보고싶은데 스케쥴은 안겹치고.. 찬희가 먼저 날 만나러 올리도 없고 "
" 아이고 병헌아... "
" 나 영화 예매도 해뒀다? 응? 형아아.. "
" 미쳤냐? 지금 누구앞에서 애교를 부려 부리길 "
아 안된다 흔들리면 안돼 방민수
너 지금 얘 보내면 또 밤잠설쳐가며 기사뜨는거 막아야하고
아니지......... 남자니까 기사가 날 일이 없잖아?
어쩌면 이걸 이용할수도 있겠는데..
" 병헌아 너 그럼 형이랑 약속 하나만 하고가 "
" 무슨약속... "
" 입 내민거 안집어넣냐 "
" ..........치.... "
" 얼씨구, 너 얼른 형이랑 손가락 걸어 "
" 무슨약소옥.. "
" 너 형이 한번 너한테 져줬으니까 다음번에 무조건 형 말 듣기 "
" 그래그래그래그래그래! "
" 그 거짓말 믿어도 돼? "
" 당연하지! "
아직 찬희의 허락을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뭐가 그리도 신나는지 함박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인다.
이럴때 보면 진짜 딱 어린앤데-
" 찬희야 우리 영화보러가자 "
" 여..영화요? "
" 응 내가 영화표도 다 예매해놨어! "
이게 뭔 상황이뇽..
눈앞에선 싱글벙글 웃는 그래서어쩌라고가 서있고, 그 그래서어쩌라고가 우리 형 손목을...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 저기 선배님 "
" 어, 안녕 "
" 지금 저희 숙소앞에서 뭐하시는거에요? "
" 나 찬희랑 놀러갈려고! "
..........그걸 누가 모르니...
" 형, 형 ㅇㅣ..아니 선배님이랑 친해? 그런데 왜 우리한테 말 안했어 "
찬희는 날카로운 창현과 다니엘의 눈빛에 무엇이라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아랫입술만 물어뜯었다.
애들이 생각보다 이사람을 훨씬 싫어하는구나... 내가 이사람과 함께있는것만으로도 이렇게 화가 많이 날정도로..
" 저..저기 제가 끼어들 상황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
무엇인가 낮고 듬직한. 어쩐지 이런 상황정리를 수없이 해본것만 같은 민수의 목소리가 공기를 가르고 귓가에 파고들었다.
" 저희 병헌이가 찬희씨를 친구로써 굉장히 마음에 들어해서요. 요즘 세상엔 그렇게 어린나이도 아니지만
이놈은 그룹으로 데뷔한것도 아니고 소속사에서 친구도 없고.. 그래서 찬희씨가 유독 반가운가봐요 "
생글생글 웃으며 제 뒷편으로 병헌과 찬희를 빼낸 민수가 어서 빨리 가라는듯 병헌의 등뒤를 떠밀었다.
" 그래서 연습뒤에 힘드신거 알고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친구끼리 얘기도 하고 그러면 찬희씨도 좋지 않을까해서요
병헌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일거에요 하하.. 저놈이 생긴것도 날카롭고 말주변도 부족해서.. "
이미 오랜시간 민수와 호흡을 맞춰온 병헌은 지금 민수가 최선을 다해 저를 막아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더이상 지체할 필요가 없었다. 형 고마워. 내가 약속은 꼭 지키..려고 노력은해볼게!
" 어? 찬희야 차..! "
" 걱정마세요 저놈이 지 혼자 사고는 치고 다녀도 남한테 피해끼치는 놈은 아니거든요 "
내 가수 쉴드 치는건데 왜이렇게 땀이나냐...
" 저기 민수씨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병헌씨야 이미 탑스타라지만 저희 이제 갓 데뷔한 신인이라구요 "
" 알죠알죠- 그런데 저희가 이미 둘이 데뷔전부터 친한사이라고 언론공개해놨지않습니까 "
" ................ "
" 병헌이도 좋은 친구 만나서 좋고, 또 찬희씨도 솔직히 병헌이랑 같이 어울린다고해서 나쁠건 없잖아요? "
이런 말빨로는 방민수 이길 사람 없다이거야.
그 수많은 이병헌쉴드를 위한 인고의 세월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 너희들은 먼저 들어가. 그럼 알겠습니다. 민수씨도 가서 쉬세요 "
" 형은요? "
" 형 오늘 회사에서 밤새야돼. 너희 OST곡 나온것도 들어봐야 하고.. "
들어가서 쉬어- 문단속 잘하구.
형 수고해요. 우리때문에 고생하네 미안해요.
저와 병헌사이에는 존재하지 않는 훈훈함에 민수는 머쓱해하며 입맛을 다셨다.
만약 이순간 이병헌과 저였다면....
' 가냐? '
' 어 '
' 가 '
' 나쁜놈. 어디가는지 정도는 물어주는게 예의아니냐? '
' 일하러 가겠지. 나 피곤해 말시키지마 '
' 와 진짜 이병헌.. '
이랬겠지..
수고한다는 말은 아마 전혀 모르는 놈일꺼야 그놈은.
훈훈한 사이를 보며 약간의 씁쓸함과 허무함을 느낀 민수가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발걸음을 디딘 순간.
" 그럼, 저희집에서 좀 쉬었다 가실래요? 어짜피 이병헌.. 선배님 여기로 다시 오실것 같고.. 그럼 또 오셔야하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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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헌이 혼자쓰는 집(사실 민수도 같이 살고 있지만 매일 잠까지 같이 잤다간 이 관계마저 유지 할 수 없을것 같아 늘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는쪽을 택하는 민수였다)의 절반도 안되어 보이는 아담한 집.
어쩐지 사람사는 느낌은 이 쪽에서 더 나는것 같단 말이지...
" 편히 앉으세요. 뭐 그쪽이 사는 집보단 편하진 않겠지만.. "
" 아, 네 감사합니다 "
그리고는 정적.
창현.. 이라고 했나.
막내는 이병헌의 매니저인 자기까지 마음에 안드는 모양인지 제게 들어오라 권유한 다른 멤버에게 살살 눈치를 주고있다.
내가 눈칫밥이 몇년인데 너희 아가들 그런 속삭임도 눈치 못채겠니..
소파에 기대 앉아 이리저리 둘러보니 정말 딱 20대 초반 남자들이 엉켜사는 집 같아서 슬쩍 웃음이 새어나왔다.
어설픈 빨래하며 제대로 청소하지 못해 집안 곳곳이 어질러져 있었고. 오늘 아침 누가 늦잠을 잤는지
시리얼 그릇이 아직까지 식탁에 그대로 놓여져 있었다.
어쩐히 넓고 화려하기만한 이병헌의 집보다 좁고 현실적인 이집이 조금더 좋아보이는 이유는 왜 일까.
구경이라 부르기도 민망하리만큼 아담한 집이어서 그런지 슥슥 몇번 둘러보자 이미 구경은 끝.
제안을 거절하기에도 어색한 상황이라 일단 넉살좋게 들어오긴 했는데 문제는 그다음.
도대체 나는 여기서 뭘해야하는거지... 아니 저 사람은 날 여기까지 끌어들였으면 말이라도 걸어주던가..
그렇게 레이저 쏘아대듯 바라보면 뭐 어쩌자는겁니까.. 눈빛으로 대화하고 싶은겁니까..
" ....너무.. "
" 네? "
" 너무 저희한테 서운해하지 마세요 "
" 갑자기 그게 무슨... "
딱히 서운했다는 감정이 들었던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좋은 기분은 아니었기에 약간은 뜨끔한 기분으로 사람 좋게 웃어보이자 좀전까지 지어보였던 그 차가운 표정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마냥 순하기만한 얼굴이 제게 미안한 기색을 보인다.
" 그냥 첫만남부터 안좋았잖아요 "
" ..병헌이 말씀하시는거에요? "
" 솔직히 연습생들 사이에서도 가장 꼴보기 싫은 사람중 한명이죠.. "
" .... 참 제가 데리고 다니는 놈이지만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슬프네요 "
"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이렇게 열심히 해도 데뷔를 할 수 있을까 말까 하는데....
뻔뻔하게 립싱크하고 춤도 맨날 틀리고 예능에 나와서 하는 말이라고는 톡톡 쏘아대는 말들뿐이니 "
" .................. "
아, 이게 매니저의 운명이라는건가.
내 욕하는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뜨끔뜨끔하냐...
" 하지만 저희한테 직접적으로 무슨 영향을 끼친건 아니니까 그냥 좀 보기 싫다 뿐이었지 막 엄청 싫지는 않았거든요 "
" ......쇼케이스.... "
" 아직까지 미워요. 밉고 원망스럽고.... 데뷔 쇼케이스였잖아요. 그런데 그 마지막무대를... "
" ...................... "
" 알아요. 이게 누군가를 미워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것을. 사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위엣분들 생각이 맞는거죠.
누가 저희 노래. 저희한테 관심이 있겠어요. 이제 갓 데뷔한 생짜 신인에게 "
" 너무 그렇게 자책마세요. 누구나 다 신인시절은 있기 마련이에요 "
" 게다가 그 미워죽겠는 이병헌이 한 충고가 저희에게 엄청난 선물이 되었어요. 저희 기분 혹시 상상해보셨어요? "
맨처음 다니엘이 제게 이런 말로 운을 띄웠을때는 얘는 날 뭐 얼마나 안다고 이런말까지 하나 싶었는데,
점차 점차 듣다보니 이제는 진심을 다해 듣게 된다. 제가 세세하게 챙기지 못한 뮤지션의 속마음.
가진것에 비해 너무나 높이 올라서버린 제 별과는 다른 삶을 살고있는 별들의 이야기.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한번쯤은 이야기하고싶었으리라.
모든 상황을 일일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제 말을 다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는것은 매우 좋은일이다.
하지만 때론, 제가 그동안 겪어온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으며 설명해주면서 그 감정을 정리할수있도록 들어주는
그런 사람이 필요할때가 있는법. 지금 내 앞에 앉아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꺼내는 이사람이 바로 그상황이지 않을까.
" 너무 미워서, 그사람이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물까지 흘렸는데. 그사람의 충고때문에 우리가 주목을 받게 되었어요.
자존심도 상하고 할수만 있다면 그사람 빛 안보겠다고 당당히 말하고 싶은데 그럴 주제가 안되요 "
" ....................... "
" 그래서 그사람을 보면 마음이 복잡해요. 고마워야 하는데 고마운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 못난 내 자신도 밉고,
이런 나를 못나게 만든 그사람 자체도 밉고.... 그냥 그래요 제 마음이. 그래서.. 아마 그래서 매니저님도 안좋게봤던것같아요 "
" 이해해요. 전혀 신경쓰지 않아요 "
어른이 되었다는것은 때론 이렇게 이기적이고 가식적이다.
방금전까지 제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이런말을 한다는것에 대해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고,
이 사람이 제게 진심을 다해 말한것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나도 진심으로 들었고 말하는것마냥 거짓말을 한다.
어른이 된다는것은 이렇게 알고보면 너무 어이없으리만치 아무것도 없다.
" 이병헌 이놈. 많이 밉죠? "
" ...죄송해요 제가 말을 하다 보니 해서는 안될말까지 한것같네요... "
" 아.. 무슨말을 해야 지금제게 해주신 말에 제가 보답을 할 수가 있을까요? "
" 네? "
" 죄송한데 성함이.. "
" 다니엘이요! 안다니엘! 편하게 니엘이라고 부르셔도 되요 "
" 아.. 그럼 저한테도 편하게 형 하고 부르세요. 제 이름은 방민수 올해 29살입니다 "
" 어... 그럼 형이라고 부를게요. 그래도 되죠...형? "
" 저도 그럼 말 놓을게..요? "
어느덧 탑스타의 매니저라는 힘겨운 직종에 종사한지도 몇년. 이제는 마음에 없는말, 입에발린 거짓말이 마치 진심인것 마냥 위장하는 버릇이 온몸 곳곳에 베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앞에서 당당하게 모든것을 말하는 이 남자앞에서 제 진심을 이야기 하려하다니. 22살의 진심과 29살의 진심은 다르다. 29살은 진심을 말하기엔 뭐랄까.. 조금 위험한 나이랄까.
그런데 왜지.
왜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나는 진심을 이야기하고싶은걸까.
" 사실 내가 병헌이놈 매니저 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얘기는 왜 하는거야? 이거야 "
" ........솔직히 말해도 되요? "
" 너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
" 네..히이.. "
" 웃기는- 무튼 그런 얘기를 맨처음 들었을때가 그 놈 데뷔하고 1달만이었어 딱 너희쯤 되었을때 "
그 말을 맨 처음 들었을때는 아 내가 왜 이놈 수발이나 들고있지 이생각이 들더라고.
싸가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어른공경은 할줄도 모르고, 툭하면 짜증에 어찌나 변덕도 심한지.
인터뷰만했다하면 대형사고 뻥뻥터지고 여자연예인들 외모비하에 남자연예인들이랑은 말도 안섞고...
오래 산건 아니지만 내 살다 살다 이렇게 대책없는 놈은 처음봤거든.
그래서 세달인가? 도저히 안되겠다. 이러다가 내가 먼저 스트레스로 죽겠다 싶어서 회사에 그만둔다고 얘기를 하려고 하던 날 밤.
그때는 나랑 이병헌이랑 같이 살았거든. 지금은 그 집안에 내 방이 있긴한데 내가 잘 안들어가.
무튼 아무리 미운놈이라도 같이 몇개월 산 정이있는데 어쩐지 좀 미안하더라고 그래서 먼저 얘기를 꺼내려고 걔 방에 들어갔는데
이병헌이 너무 진지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있는거야. 그래서 이놈이 도대체 뭘하나 싶어서 봤더니.
" .....뭘하고 있었는데요? "
" ... 지 악플을 보고있더라고 "
" 악플..이요? 도대체 왜요? 보통 안보려고 하지 않아요? "
" 그러니까 나도 정말 이해가 안되서 너 뭐하냐고 물었더니 걔가 심드렁하게 그러는거야 어~ 나 악플봐 "
" ...도저히 이해가 안되요 "
" 참 악플수준들이 형편없더라.. 어디서 들었는데하는 말도 안되는 카더라부터 시작해서 여자연예인이랑 엮고,
그랬더니 또 그 여자연예인 얘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그다음엔 부모님 친구.. 정말 대책없더라 "
" ............ "
" 참 사람들이 무섭지? 총이 아닌 펜으로 사람을 죽이더니 이제는 겨우 손가락 몇번 놀려 사람도 죽이고... "
" ..................... "
" 보는 나도 기분이 안좋아질만큼 나쁜글들만 죽죽 이어져서 당장 끄고 잠이나 자라고 했거든 내가 이병헌한테 "
" 네 "
" 그런데.. 그놈이 나보고 뭐라는줄 알아? "
뭐라고..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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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연습생이었던지라 일반 영화관도 아직까지 어색한데, 안락한 소파에 단둘이 있는 VIP상영룸이라니..
촌스럽게 보이고 싶은 생각은 머리털끝 만큼도 없지만 자꾸만 땡그랗게 변하는 눈은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 어때? "
" 네? "
" 나한테 좀 반했어? 나 완전 능력있지 그치 "
" .......... "
" 알겠어.. 영화나 보자.. "
찬희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 새어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아냈다.
머리는 양아치마냥 샛노랗게 탈색해놨는데도 왜이리 병아리 처럼 귀엽기만 한건지.
그리 크지도 않은 눈으로 온 세상 별을 가득 담아놓은것처럼 반짝거리며 너스레를 떨다가 제 반응이 냉담하자
푸스스 바람빠진 풍선마냥 기가 죽는 모양새는 또 어떻고... 아무튼 정말 어쩌냐 이사람을.
" 찬희야 "
" 네? "
" 음.. 있잖아 "
평소의 병헌과는 다르게 살짝 가라앉은 목소리가 덩달아 찬희도 긴장시켰다.
또 얼마나 큰 폭탄을 터뜨리려고 이렇게 사람을 긴장시켜?
" 내가 어제 꿈을 꿨거든? "
" .............. "
" 그런데 니가 나왔다? 근데 내가 머리가 너무 안좋아서 그런가? 막 꿈을 다 까먹은거야 일어나서 얼마나 억울하던지 "
" ................. "
" 그런데 딱 하나만은 기억나는데 그게 너무 좋아서, 사실 그거 오늘 아침에 꾼 꿈인데 그거 때문에 기분이 하루종일 좋아서
그러니까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면.... 아 왜이렇게 말이 정리가 안되지 "
문득 찬희는 병헌의 진심이 무섭도록 무겁게 다가왔다.
그는 저를 얼마전에 처음 봤다한다손 치더라도 아이돌을 준비하는 연습생들 사이에서 병헌은 유명인사라면 꽤 높은 유명인사.
물론 100명이 모여있다면 100명전부 병헌의 안티인사실이 자명할지라도 그가 대한민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아이돌이라는 사실은 그 아무도 부정하지 못했다.
워낙 남의 성공에 관심없고 또 그 성공을 헐뜯는것엔 더더욱 관심이 없는 찬희인지라 남들만큼 병헌을 미워한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좋은 감정의 선배로 바라보지 않았던것도 사실이었다.
게다가 공식적인 첫만남마저 악연이었으니(물론 병헌의 입장에서는 철저히 반대였지만) 이런 그가 다른 멤버들처럼 몸서리 처질만큼 싫어질 만도 한데, 막무가내로 제 마음을 강요하는 모양새가 꽤나 미울법도 한데.
도대체가 사고뭉치에 입만 열었다 하면 독설이요 싸가지는 태초부터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던 이남자가 왜 저는 밉지가 않은걸까.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제게 인신공격을 가하는 안티팬들은 쿨하게 넘기면서도 제 팬들 털끝하나 건드리는 순간 방송이고 나발이고 가리지 않고 욕부터 싸질러버리는 저 말도 안되는 의리를 미워할수가 없다.
(아마 이 점이 이병헌의 팬들이 절대로 이병헌을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
노래한소절 제대로 부를줄 아는것이 없고 춤 한비트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는 주제에 피부관리 받으러 다닐 시간은 있으면서도 연습할 시간은 없다고 립싱크라는 현대기술의 발전을 무시하지 말라고 말하는 이 말도 안되는 남자를 미워할수가없다.
꼴에 선배라고 대기실에 눌러앉아 새로나온 걸그룹 외모나 평가하는 철저한 외모지상주의인 이남자를, 남자인 제게도 서슴없이 너무 예뻐 넌 너무 사랑스러워 진짜 너때문에 숨이막혀등등의 평생 듣도 보도 못한 애정을 쏟아붓는 이남자를 미워할수가없다.
무엇보다,
만인의 나쁜새끼로 통하며 싹퉁바가지로 이름 날리는 이남자가 제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한없이 초라해지는 그 모습들이
제 사소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하루가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한다고 말하는 어쩌면 가장 순수한 이 남자의 모든것들이
정말 진심임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껴지는 지금 이순간. 찬희는 둘이서 함께 있는 이 공간 자체가 무서워졌다.
" 어... 찬희 네가 나한테 병헌아- 하고 불러줬어. 그건 내가 확실히 기억해 "
" .................. "
" 너 아직 나 안좋아하는거알아. 나만 너 좋아하는거 알아. 근데 나 짝사랑 하는거 한개도 안쪽팔리고 한개도 안힘들어 "
" ............................. "
" 그냥 찬희 네가 예뻐서 좋았거든? 보기만해도 좋으니까. 내가 지금까지 만난사람들은 다 그랬어 그냥 예뻤어.
그런데 그게 다였어. 어른들 말씀에 따르면 속빈강정이라고 해야하나.. 예쁜건 참 좋았는데.. 뭔가 허무했어 "
" .............. "
" 그런데 찬희 너는 뭔가 시작부터 다른것 같아. 아니 솔직히 우리가 시작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네게 늘 배워.
뭘 배운다라고 딱 꼬집어 말해보라하면 솔직히 말 못해. 그런데 나는 널 보면 늘 가슴속에 뭔가가 가득차오르는걸 느껴 "
어쩌면 좋을까 이 사람의 진심을.
정말 제게 푹 빠져버린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나는... 어떤 현명한 방법으로 헤쳐나가야 하는것일까.
" 나중에 아주아주 나중에라도 찬희야. 내가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그때 나한테 병헌아- 이렇게 불러줘
그럼 나 정말정말 기분이 좋을것 같아 "
" ...네... "
" 어? 대답한거다? 그때가면 나한테 반말도 하고 나한테 선배님이라고도 안하는거야 알겠지? "
" 네, 알겠어요 "
" 와-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
영화를 보러 온건지 수다를 떨러온건지 분간이 안갈만큼 소란스러운 공간이었지만,
그 소란스러움 마저 찬희는 썩 싫지가 않았다.
" 아, 그리고 이거 좀 잔인한 장면이 몇개 있데, 무서우면 내 손 잡는거 허락해줄게 "
" 네에? "
" 뭐... 내가 손잡고싶다는건 아니고.. 그냥.... "
능글맞게 장난칠거면 계속 끝까지 밀고나가던가. 제 반문 한마디에 금새 얼굴을 붉히며 쪼그라드는 목소리로 그냥.. 뭐...
하고 음절대신 말줄임표를 더 뱉어내는 병헌을보며 찬희는 또 한번 입안가득 차오르는 웃음을 삼켜내었다.
" 자 "
" 어? "
" 손은 안되고 새끼손가락은 잡게 해줄게요 "
" ..................... "
" 안잡을거에요? "
" 아니! 아니! 잡아야지 잡아야지 아 근데 찬희야 나 먼저 손씻고 와서 잡을까? 나 방금전까지 팝콘먹어서...
어... 그러니까... 어 잠깐만 기다려줘 알겠지? 근데 여기 화장실이 어디있지? "
" 지금 안잡으면 못잡게 해야지 "
" 그런게 어디있어! "
" 싫다는 뜻으로 알.. "
덥썩 그리고 살포시 제 새끼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켜쥐는 병헌이 또다시 귀엽다.
엄청난 보물을 만지는듯 살살 제 새끼손가락을 꼭 붙드는 모양새가 이제는 더이상 입안 가득 담아두었던 웃음을 참지 못하게한다.
" 무서우면 다섯손가락 다 잡아도 돼.. "
" 선배님이 잡고싶은건 아니구요? "
" ...넌 또 뭘 그렇게 콕집어서 말하니.. "
그뒤로 지가 무서워서 움찔거리며 찬희 손가락을 꼭꼭 누른건 둘만이 알고 있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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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까지 마친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향의 바디로션까지 온몸에 바르자 표현할수없을만큼 강렬한 피로가 몰려왔다.
내일 아침부터 또 연습에 매진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지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말을 입밖으로 낼만큼 생각없지는 않았다.
니엘이형은 무슨 좋은속으로 이병헌의 매니저와 마주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워내고 있는건지.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는 밤이었지만 이것저것을 신경쓰기엔 제 눈꺼풀이 지나치게 무거웠다.
그래, 나중에 한꺼번에 모아서 얘기해야겠다. 찬희형과 이병헌의 관계에 대해서도 지금 니엘이형도.
폭신한 이불까지 창현을 덮고있으니 그야말고 잠자기 일보직전. 숨소리가 고르게 울려퍼지며 이제 막 잠들려 하는 찰나.
" 아이씨 "
분명 진동으로 바꿔놓았던 벨소리였는데 언제 풀린건지. 어쨌든 제 꿀잠을 방해하는 전화에 잔뜩 신경질을 내며
액정을 바라보니 엄마야, ㅇ...이시간에 왜 전화를 했지?
종현이었다. 번호를 주고받긴했지만 전화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 여..여보세요 "
[ 창현아, 잤어? ]
" 아니! 나 안잤어! "
[ 진짜 안잤어? 목소리가 완전 졸린 목소린데? ]
" 아니야아니야, 나 방금전까지 음악듣고 있었어 "
아... 우리엄마가 거짓말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 나 대본리딩하다가 너OST생각이 나서 한번 전화해봤어 ]
" 안그래도 매니저형이 노래들어본다고 하더라 내일 아침이면 나도 들을수 있을것 같아 "
[ 잘불러줘야돼- 물론 잘하겠지만 ]
" 어.. 근데 사실 나한테 이부탁해도 별 소용없는데... "
[ 응? ]
" 나는 노래 잘 못해.. 퍼포먼스 담당이거든 노래는 니엘이형이랑 찬희형이 대부분 해 "
일반 친구들과 다른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을때부터 창현은 제 능력을 단 한번도 부끄러워해본적이없었다.
보컬레슨을 받지 않은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타고난 성대를 지닌 다니엘과 찬희에 비해 저의 실력은 늘 형편없었다.
누구 한명이라도 '가수가 노래를 잘해야지 춤은 무슨..' 이라고 비아냥 거릴라 치면 오히려 세상에 다시 없을 밝은 얼굴로
'그러게요- 그런데 세상이 바뀌어서 이제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시선을 끌 만한 사람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네요'
라며 통쾌하게 받아치곤했던 저 자신이었다.
(물론 이병헌처럼 뻔뻔하게 받아친것은 절대 아니었다. 적어도 저는 춤만큼은 자신있었으니까)
제 데뷔팀이 보컬라인을 강조하는 하모니라는 사실을 알았을때도 모든 사람들이 걱정했지만 창현 혼자 떳떳했다.
노래도 잘부르는데 춤까지 잘춰- 와 우리팀 대박나겠네? 단한번도 기죽은적 없었다.
처음, 처음이었다.
제가 노래를 못한다고 말하는것이 이토록 부끄러웠던적은.
제 음악적 감성에 대해 단한번도 누군가에게 부끄러움을 느껴본적이 없었는데...
자신있게 말하고싶었다. 응 종현아 내가 최선을 다해 멋진감성으로 네 노래를 불러줄게.
[ 창현아? ]
" ....나한테 아무리 말해도.. 노래 퀄리티는 달라지지 않을거야.. "
[ 흐음... ]
" 하지만 니엘이형이랑 찬희형 보컬은 정말 믿어도 좋아. 네가 어떤 역할을 맡던간에 아주 훌륭한 노래ㄱ... "
[ 난 아마 너희곡이 나오면 네 파트부터 찾아볼거야 ]
" ....종현아.. "
[ 내가 너의 첫번째 골수팬이 되어줄게. 벌써부터 있는거 아니지? ]
" 응?.. 으응... "
[ 너희 무대에서도 너만볼게. 음반이 나와도 네 파트만 찾아들을꺼야 ]
" ..................... "
[ 자신감을 가져. 널 원하는 사람이 있잖아. 열심히 해야할 이유, 낙담하지 말아야할 이유는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
우리나라 기술이 너무 좋아서 지금 내 심장이 이렇게 쿵쿵 뛰는 소리까지 종현이에게 전달되면 어쩌지?
나 그럼 너무 부끄러운데... 내 얼굴 빨개진것도 종현이가 느낄수있을까? 장시간 통화로 달궈진 전화기보다 내볼이 더 뜨거워.
[ 오래전에.. 뭐 우리가 아직 어려서 오래전이라는 말을 쓰기에도 조금 어색하지만. 내가 아역배우라는 호칭을 달고 있었을때 ]
" 응.. 종현아 나도 네 골수팬이야 "
[ ..................... ]
" 말 끊어서 미안해.. 그런데 꼭 말하고 싶었어. 언젠가는 말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네가 방금 말해줘서 뭐랄까
나 용기가 나서 너한테 말하는거야.. 솔직히 남자가 남자한테 골수팬이었다고 말하는거 조금... 이상하니까
너한테 그 날 말했던것 보다 훨씬 훨씬 더 너를 많이 좋아했어 "
[ .............................. ]
" 난 아주 오래전부터 방금 네가 말한것과 같았어. 네가 어떠한 역할을 맡던 나는 늘 너의 연기만을 봤어.
남들이 주연에게 주목할때도 나는 너만 봤어.. 그냥 네 연기가 좋았거든 "
[ ....................... ]
" 그냥... 얘기하고 싶었어. 네게도 "
이제는 심장이 쿵쾅거리다 못해 터질것만 같다.
내 옆에 종현이가 누워있는것 같아.
꼭 우리가 서로의 귓가에 속삭이는것만같아.
[ 너 반칙이야 유창현 ]
" 응? "
[ 내가 널 위로해주려고 했는데.. ]
" ...위로? "
[ 그냥 너 기죽지말라고 내 옛날 얘기나 해주면서 위로해 주고 싶었거든. 그런데.. 내가 위로받아버렸네 ]
" ....................... "
[ 다시한번 말할게. 날 좋아해줘서 특히 내 연기를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연기자에게 그보다 더 큰 칭찬은 없거든 ]
" ...아니야.. 니가 잘한건데 뭐 "
[ 어렸을때부터 연예계에 있었더니 배우 최종현과 20살 최종현의 적정선을 찾기가 어려운것 같아. 혼재된느낌이랄까 ]
" 나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무슨말인지 알것같아 "
[ 누구는 꿈을 위해 지금도 달리고 있는데 나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해있어. 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하지만 그 과정을 잃었지 ]
" ......................... "
[ 달려온 과정이 없는 목표란 생각보다 꽤 씁쓸하거든. 그래서 나에겐 다시 그 과정을 찾는 시간이 필요해 ]
" 종현아.. "
[ 창현이 네가 도와줘. 잃어버린 내 과정을. 함께해줬으면 좋겠어.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친구에게 하는 부탁치고는
너무나도 터무니없다는거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너라면 들어줄것만 같아서 해...줄거지? ]
당연하지 너무나도 당연해 종현아
전화기 상이라 볼수도 없는걸 알면서도 창현의 고개는 빠르게 위아래로 흔들렸다.
새빨개진 얼굴로 전화를 끊고 심호흡을 하던 창현은 방금전까지 제게 부드럽고 촉촉한 종현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던 핸드폰을 손에 꼭 쥔채 함박웃음을 지으며 잠을 청했다.
같은시각, 창현과 견주어도 전혀 다를것이 없을정도로 똑같이 얼굴이 붉어진 종현이 제 옆에 놓인 푹신한 베개를 팡팡 때렸다는것은 우리만 아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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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시간부터 시작된 연습이어서 그런지 모두들 숙소에서 함께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얼굴을 보는것은 연습실이 처음이었다. 대충 사람 몰골만 지닌채로 나온 셋이어서 그런지 모두가 서로의 외모를 보고 비웃기 바빴다
" 아흐 크킄릌.. 다니엘 형 입술봐요 아 미치겠네 "
" 와 유창현 너 눈 부은거 장난아니거든? "
원래 자고일어나면 입술이 부어있는 니엘이야 이해를 한다지만 어제 일찍 들어갔다는 창현이 왜 눈이 부어있는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던 찰나. 실실 웃던 분위기를 정리하듯 창현이 약간은 날이선 목소리로 찬희에게 질문했다.
" 찬희형 도대체 이병헌이랑 무슨사이야? "
" 아 맞아, 나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
착하기만한 이 두명의 동생들이 단 한번이라도 제게 날을세워 질문한적이 있었던가?
단 한번도 없었다 결단코.
" 나 솔직히 이병헌 보기만해도 진짜 얼굴 주름이 늘어나는 기분이야 "
" 어린게 벌써부터 무슨 주름 타령 "
" 아 형은 안그래? "
" 나도 그래, 뭐 우리한테 이것저것 결과적으로 좋은일을 해주긴 하는데 과정이 썩.. "
다니엘의 과정이라는 말에 또다시 얼굴을 붉히는 창현.
너 얼굴 왜 이렇게 빨개?
몰라아..형들은 모르는 그런게 있어.
" 어.. 그게.. "
한참후에 입을 연 찬희에게 모두가 집중했고, 그런 집중이 더욱 부담스러워 찬희는 더더욱 입을 열지 못했다.
" 어제 그 매니저가 한 말이 맞는거야? 정말 걔가 형이랑 친구하고 싶데? "
" ...어? 어... 연예계에 동갑인 사람도 없고.. 친하게 지내면 우리한테도 조... "
" 당장 때려쳐. 우리가 걔 도움 없으면 못 뜰 그런 사람이야? "
둘다 병헌을 싫어하긴 했지만 유독 창현이 병적으로 병헌을 싫어했다.
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듯한 표정으로 찬희를 바라보던 창현은 금새 얼굴 표정을 바꾸며 찬희에게 말했다.
" 형 나는 형이 그런 인간이랑 안어울렸으면 좋겠어. 근묵자흑이라고 어두운걸 가까이 할수록 형도 검어진다고했어 "
" 창현아 그사람 그렇게 나쁜사람은 아니야.. "
" 형 진짜 이상하다? 왜 이병헌 편을 들어? 형도 걔가 마음에 들기라도 한거야? "
분명 창현에 물음속에 내포된 마음에들다 라는 표현은 우정과 가깝겠지만, 왠지모르게 뜨끔해진 찬희가 아랫입술을 꾹 물었다.
" 걔가 어떤말로 형을 꼬드긴건지는 모르겠는데, 나 솔직히 형이 정말로 걔가 좋아서 친구로 만나는 거라면 좀 실망이다.
찬희형이 이렇게 사람보는 눈이 없었나? "
가만히 있던 다니엘 마저 합세.
이제는 제가 더이상 병헌을 감싸고 돌다간 아침부터 병헌의 욕을 한바가지 듣게 생겼다.
" 알아 나도 그렇게 마음에 드는건 아닌데, 그냥 자꾸 그사람이 내가 편하고 좋다고해서.. "
" 아무튼 우리형 완전 천사라니까. 그래도 단박에 끊어내. 그런놈들 버릇나빠져. 하긴 뭐 그놈이 더이상 나빠질 버릇이라도 있나 "
" ......................... "
" 얼른 연습하자 오늘 곡나오는 날이잖아! "
언제 제게 날을 세웠냐는듯 다시금 맑고 순수한 웃음으로 돌아간 창현과 다니엘을 바라보며 찬희는 어제와는 조금 다른 쓴웃음을 얼굴에 지어내 보였다.
나 어쩌면 좋아요..
당신의 진심이 점점 무겁게 현실로 다가오는데, 나는 그걸 다른사람에게 인정할수조차도 없어요.
내가 언제까지 당신에 대한 마음을 거짓으로만 말해야해요. 나 진짜 어쩌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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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세커플 모두 안면트기 성공! :->
늘 부족한 글에 지대한 관심 감사합니다♥
점점 더 달달하다 못해 아릿하기까지한 틴탑이들의 모습 기대해주세용
다음주 월요일날 뵈요^0^
저 생각보다 디땅 빨리와쪼??
첫댓글 아미치겠네 이병헌 악플보고 도대체 뭐라말한거야ㅠㅠ 어으ㅠㅠㅠㅠㅠ 찬희빠는 병헌빠의 진심이 느껴지는데 아무래도 녤빠와 맄빠한텐 보이지 않으니 ㅠㅠㅠㅠ 엘천도 살짝 험난하네요ㅠㅠ 세커플 안면트기 성공!! 이히? 짱 죠아요>_<
아나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방민수말을그렇게잘라버리시면어떡합니까ㅜㅜㅜㅜㅠ궁금해죽겟잖아요!ㅠㅠㅠㅠㅋㅋㅋ창현이랑니엘이가병헌이너무싫어하지않앗으면좋겟는딩...ㅠㅠㅠㅠ엉엉 ㅠㅠㅠ다음편기대할게요!ㅎㅎ
우왕.. 저능 바로바로 댓글 답니당.키키 암튼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요. 찬희가..좀 난감한 상황인거 같네요. 에휴.. 병헌이가 진심인 게 느껴지고 알겠는데.. 니엘이랑 창현아가 많이 맘에 안 들어하니깐요... 민수가 해준 얘기도 별 소용이 없었나 봐요. 더 듣고 싶었는데.. 그 상황에서 했던 말이 뭘까요?? 궁금한데..음. 병헌이도 아예 나쁜 애는 아닌 거 같은데.. 어떻게 사이가 조금이라도 좋아졌음 좋겠어요. 니엘이랑 창현이랑도.. 으앗 근데 창현이랑 종현이ㅠㅠ이렇게 달달해도 되는 거예요?? 이럴 순 없어..ㅠ 서로에게 위로를 해주는 장면 보면서 좀 짠하기도 하고 감동적이었어요. 네 골수팬이 되겠다능..ㅎ 진짜 멋진 말이에요.
파트가 없다고 약간 풀이 죽어서 말하는 창현이에게 진짜 최고의 위로를 해준 거 같아요. 종현이가..ㅎ 둘이 만난지 오래되지는 않았어도 저런 위로를 서로 해줄 수 있다면.. 둘은 진짜 좋은 친구를 만난 거 같네요.ㅠㅠ잉잉 묘한 분위기?도 흐르고..히히 둘 다 막 통화하면서 얼굴 빨개지공..ㅋㅋ귀여워요. 이번편도 잘 봤어요. 담편도 기다릴게용.ㅎ
으아ㅜㅜ디방빨리어ㅏㅅ저...아ㅜㅜ도ㅡ우ㅠㅠ안면트깈ㅋㅋ성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낱ㅋㅋㅋㅋ터졋냍ㅋㅋ
걱정이네요ㅠ창현이가너무싫어하니원..ㅌㅋㅋㅋㅋㅋ왠자 종현이랑 달해줄거같은댘ㅋㅋㅋㅋㅋ어우어우 월요일너무기다려져♥어떻하면좋아욭ㅋㅋㅋㅌ병헌이너무귀엽다진짵ㅋㅋㅋㅋ앝ㅋㅋ진짴ㅋㅋㅋㅋㅋㅋ병헌이만보면 그거생각나욬ㅋ아들 딸아들ㅋㅋㅋㅋㅋ아낰ㅋㅋㅋㅋㅋㅋㅋ사렁햐요ㅜㅜ너무재미쪙..♥
빨리와요ㅠㅠㅠㅠㅠㅠ담주에도ㅠㅠㅠㅠㅠㅠ기다리고잇슬께요ㅠㅠㅠㅍ
아....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드디어 세커플 다 안면 텄네요.
근데 93라인이 어째 애절해진다며...근데 그 와중에 '그래서 어쩌라고'에 팡 터지곸ㅋㅋㅋㅋㅋㅋ
매주 기다리고 있어요오-.
아블로썸님은 내용도알차고 진짜 분량bbbbbbbbbb채고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밌어요ㅠㅠㅠㅠ머릿속에 뙇 상상이되는것이ㅠㅠㅠㅠㅠㅠㅠㅠ담주월요일까지 또 기달려야된다니 피마르겠다요ㅠㅠㅠㅠㅠ엉엉 얼른오세요~
네네!! 디따 빨리오셧어요!!!ㅋㅋㅋ 근데 찬희가 되게 난감한상황인것같아요ㅠㅠ 다니엘이랑 창현이는 병헌이 진짜 완전 싫어하는데 병헌이는 구렇게 나쁜것같지않고 ㅠㅠ 막 ㅠㅠㅠㅠㅠ 찬희야...니가 고생이 많다....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ㅜㅜㅜ 와진짜ㅠㅠㅠㅠㅠ 종현이랑 청현이 둘이 왜이렇게 귀여워요??!!!!!! ㅠㅠ 와ㅠㅠ 깨물어쥬고싶을정도록 ㅠㅠㅠ 둘이 공수팬이다 뭐다 오만말 다해놓고 ㅋㅋㅋ 둘이 부끄러워서ㅋㅋㅋㅋㅋ 아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다니엘이랑 민수랑 둘이얘기하는뎈ㅋㅋㅋㅋ 아결론적으로는 세커플 모듀 디게 귀려웟어요 ㅋㅋ
ㅜㅜㅜㅜ 아힠ㅋㅋㅋㅋ 블로썸님 사랑해요♥
우리 병허니 왜이렇게 순둥순둥하냐며 ㅜㅜ 밍수는 힘내고..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세커플 모두 만나다니!! 얼른 전개해주세여♥ 저희와 약속깨시구 월요일 전에 찾아오셔도 되니 얼른 다음화를!!
작가님사랑해요ㅠㅠㅠㅠ
아....완전 자까님 존경해요♥♥항상전자까님글다시핥는버릇이..아진짜짱!!벌써다음화가기대된다요ㅜ
으아으아으아 진짜 재밌어요요요요
으아....미치겠네요!!!병헌이 왤케 귀여워요????ㅋㅋㅋㅋㅋㅋㅋㅋ막 손잡고싶은데 괜히 찬희핑계대는거 너무 귀여워요ㅠㅜㅠㅜ나 죽겟네ㅠㅜㅠㅜ세커플다 안면텄으니 으흐흐흐흐흐흨ㅋㅋㅋㅋㅋ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아주 즐거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편도 잘봤습니다!!ㅎㅎ
헐 작가님 완전 궁금하게 민수오빠의 말을 확 끊어버리시면 어쩌십니까 ㅠㅠㅠㅠㅠ 아 진짜 완전 사랑합니다 ㅠㅠ 어떻게 이렇게 잘 쓰시는 지요 ㅠㅠ 아 어떻게 ㅠㅠㅠㅠㅠ 너무 재미있다요 ㅠㅠㅠㅠㅠㅠ
이젠 병헌이의 네가지없는 모습이 기억도 안나네요ㅋㅋㅋㅋ 진짜 찬희앞에선 너무 귀여워요ㅠㅠㅠ 중간에 끊어진 민수의 말도 궁금해 죽겠어요!! 악플을 본 병헌이의 반응은 어땠을까요ㅋㅋ
창현아, 병헌이 너무 싫어하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찬희한테는 진심이란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고 병헌이가 미움받고 안쓰러워죽겠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종현 좀 제꺼해야할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말하는게 멋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너무 좋네요ㅠㅠ왜이렇게 달달한거죠??!
담편도 기대할께요~^^
ㅠㅠㅠㅠㅠㅠ창럽달달터지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