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천을 노래하다
안정헌 인천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2021년도 3월로 들어섰다. 3월은 봄이 왔다는 말과도 같은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입학과 함께 새로이 학년을 시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봄기운을 시새움하듯 3월 첫날, 아침부터 하염없이 비가 내리더니 저녁에는 눈으로 변했다. 하지만 시간은 거스르지는 못하는 법, 아침 해가 뜨면서 다시금 봄기운이 몸을 감싸고 있다.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던 2월, 인천을 배경으로 한 음악 둘이 반갑다.
하나는 2월 초 ‘인천 콘서트 챔버’에서 발표한 ‘인천근대양악열전’이다. 다른 하나는 지난 24일 인천시립합창단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미래의 도시, 인천’ 뮤직비디오이다. 인천 콘서트 챔버의 CD를 들으면서, 2019년 10월 어느 날 저녁 중구문화원에서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에 자리를 펴고 ‘갈림길의 역사, 인천 그곳의 근대음악 이야기’를 관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멀리서 비추는 인천항의 불빛보다도 아코디언과 첼로의 음률을 감싸 안았던 가을의 달빛 풍경이 잊히지 않는다. 그때는 현장 공연이다 보니 노래의 가사 말보다는 이승묵 대표와 두 역사학자의 인천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였던 듯하다. 그런데 이렇게 음반으로 나오게 되니 스치듯 지나갔던 가사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신편한국사」에서는 "1896년의 ‘독립신문’에는 많은 독립가 또는 애국가 가사가 소개되고 있는데 이들 가사들이 주로 8·8조로 돼 있는 것을 보면 이에 맞는 곡으로 부른 노래들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독립가나 애국가 내용은 애국충군과 부국강병 또는 애민애족을 나타낸 것이 대부분으로서 당시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봉축하세 봉축하세 아국태평 봉축하세 즐겁도다 즐겁도다 독립자주 즐겁도다"(독립신문 19호, 1896년 5월 19일)로 시작하는 ‘인천 제물포 전경택 애국가’가 그 중 하나이다.
‘인천근대양악열전’에서는 이 노래 외에도 ‘대한제국 애국가’, ‘경인철도가’, ‘연평 바다로’ 등 인천을 배경으로 한 노랫말과 인천 출신 음악가의 작품들을 발굴해 작곡을 하거나 새롭게 편곡을 해서 싣고 있다. 다음으로 인천시립합창단의 뮤직비디오 ‘미래의 도시, 인천’은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의 인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합창곡은 인천을 대표하는 최영섭 작곡가의 ‘그리운 금강산’을 필두로 ‘연안부두’, ‘미래의 도시’, ‘인천아리랑’ 등 4곡이 인천을 배경으로 한 영상과 함께 펼쳐지고 있다.
‘연안부두’는 야구를 좋아하는 인천팬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노래일 것이다. 9회 말이 진행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떼창’을 하던 기억이 새롭다. ‘미래의 도시’는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것이고, ‘인천아리랑’은 2013년 인천 정명 600년을 기념하며 만든 노래라고 한다. 합창과 함께 펼쳐지는 영상을 보면서 인천의 모습을 조망하는 것도 좋았지만, 아쉬운 마음도 함께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인천광역시는 말 그대로 광범위한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옹진군의 경우만 해도 분단의 최전선인 서해5도와 영흥, 자월, 덕적은 많이 다르다.
그뿐만 아니라 강화군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 역사를 담고 있는 박물관이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문학산을 중심으로 한 인천부와 계양산의 부평부 그리고 개항장이 있다. 그런데 영상에서는 신도시 송도와 영종공항만이 너무 두드러져 보이고 있다. 스치듯 차이나타운 부근이 보일 뿐이다. 역사가 있기에 미래 도시 인천을 꿈꿀 수 있는 것이 아닐는지.
인천 콘서트 챔버 이승묵 대표의 말로 마무리한다. 음악은 시대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우리 곁에 존재합니다. … 한국근대 음악은 단순히 추억을 소환하거나 예스러운 음악이 아닌 시대의 희로애락이 담긴 초상입니다. 당시 음악을 통해 우리의 옛 모습을 반추할 수 있으며, 현재 모습이 있기까지 발자취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한국 근대 역사 속 인천이 가진 의미를 음악으로 전달합니다. 지난날의 빛과 그림자가 잊히지 않도록 그리고 기억될 수 있도록 인천 콘서트 챔버는 오늘도 노래합니다.
출처 : 기호일보(http://www.kihoilbo.co.kr)
첫댓글 안정헌교수~
동구사를 펴내셨지요 ㅎㅎ
저와도 오랜세월 동안
지인으로 지내고 계신 분입니다
지난해 중사모 번개로 참석했던
인천을 노래하다
인천 콘서트 챔버 회장
음악은 시대를 대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지요
지난 번 화도진 문화원 공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