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좋은 나라
제1권 배달국 제14대 자오지 환웅 치우
1-2. 들끓는 밤
여기는 부산 사직구장, 2012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베어스 : 롯데자이언츠의 건곤일척을 다투는 대결이 벌어지는 순간이다. 두산 선발투수는 김선우, 전직 메이저리거로서 포크볼이 좋은 투수다. 작년에는 그간의 강속구를 버리고 맞춰 잡는 투구로 재미를 보았으나 올해는 나이 값을 하는지 상당히 부진하다가 8월 들어서야 제 컨디션을 찾은 두산 투수진의 큰 형님이다. 롯데 선발 투수는 고원준, 롯데 투수진의 샛별이었으나 올해 엄청나게 부진하여 양승호 감독의 속을 많이 썩인 투수다. 2군에도 강등되었다가 8월말에야 겨우 제 컨디션을 찾은 22살의 젊은 투수다. 두산 선제 공격이다. 1번 이종욱, 2번 민병헌, 3번 김현수, 4번 윤석민, 5번 최준석, 6번 오재원, 7번 양의지, 8번 이원석, 9번 김재호 순으로 나온다. 롯데 타순은 1번 김주찬, 2번 박준서, 3번 손아섭, 4번 홍성흔, 5번 박종윤, 6번 전준우, 7번 황재균, 8번 용덕환, 9번 문규현이다. 드디어 1회초 두산이 선공을 시작한다, 이미 2번을 역전패와 1승으로 2승 1패가 된 두산이기에 오늘은 필승의 각오로 덤벼든다.
그러나 대미를 장식한 건 두산 베어스의 끝내기 실책이었다. 롯데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롯데가 포스트 시즌에서 실책으로 자멸한 적은 많으나 두산이 실책으로 포스트 시즌을 그르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2년 10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롯데가 4-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로써 롯데는 오는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SK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에서도 1,2,3차전 처럼 먼저 득점한 팀은 두산이었다. 2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윤석민이 고원준의 127km짜리 슬라이더가 몸쪽 낮게 제구된 것을 힘껏 잡아 당겨 좌중간 스탠드에 꽂았다. 이는 윤석민의 포스트시즌 데뷔 첫 홈런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홍성흔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전 안타로 팀의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박종윤의 타구가 2루수 오재원에게 향하면서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3차전에서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한 것이 3차례, 박종윤의 배트는 완전히 힘을 잃었다. 너무 착한 것이 흠이다. 독한 성격이 못되기에 스스로가 못한 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제발 힘을 내야 할텐데.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양승호 감독은 타자들에게 “니퍼트, 이용찬, 김선우, 홍상삼 등 두산 투수들의 공통점이 유인구가 많다. 그러니 초구부터 치지 말고 가급적 볼을 기다리면서 좋은 볼만 골라 쳐라”고 지시했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타자들이 나름대로 방망이를 들고 기다리는 타격을 하고 있고 그것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전준우가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지는 중전 안타로 꺼진 불씨를 되살렸고 황재균이 우전 안타를 터뜨려 흐름을 이었다. 그러나 2사 1,2루서 용덕한이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 기회는 무산됐다.그러자 두산은 3회초 공격에서 1점을 추가하며 롯데와 대조를 이뤘다. 선두타자 9번 김재호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부상을 입어 출전치 못하는 손시현의 대타로 유격수를 맡은 김재호는 두산 선수 중 준플레이오프를 통털어 가장 타율이 좋은 타자다. 오재원의 1루수 앞 희생번트로 2루에 진루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고원준 대신 송승준을 마운드에 올리는 초강수를 뒀고 김현수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 2사 1,2루가 되자 윤석민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2루주자 김재호가 득점할 수 있었다. 윤석민은 두목곰 김동주를 대신하여 4번 타자로 나와 올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두산은 4회초 2사 후 김재호가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으나 2루 도루에 실패하면서 득점을 추가하지는 못했다. 롯데가 두산에게 추가점을 내주지 않은 것은 적절한 투수 교체와 전년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아진 내야 수비 덕분이다.
롯데는 4회말 선두타자 손아섭이 가운데 펜스를 때리는 2루타로 출루하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손아섭은 롯데에서 단연 포스트 시즌의 사나이다. 올해 최다안타왕을 거머쥐더니 타석에서 완전히 자신감을 얻었다. 작년에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정적 찬스에서 초구를 쳐 병살타를 쳐서 플레이오프를 망친 주범으로 욕을 많이 먹었고 그에 따라 본인도 올해는 볼을 많이 골라가며 타격을 하는 효과를 본 것이다. 이어 홍성흔이 유격수 쪽으로 깊은 타구를 날린 뒤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판정을 받으며 주자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박종윤이 번트 실패에 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전준우 역시 삼진 아웃에 그쳐 2아웃에 몰렸다. 황재균이 좌전 안타를 쳐 2사 만루가 됐지만 용덕한의 타구는 투수 앞 땅볼이 돼 득점 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김선우는 5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6회말 김창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창훈은 손아섭을 2루 땅볼 아웃으로 잡은 뒤 초년병 변진수에게 바통을 넘겼고 변진수는 홍성흔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대타로 나선 김문호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롯데를 좌절시켰다. 프로 1년차 투수가 완전히 겁 없이 공을 던져 롯데 타자의 진루를 봉쇄한 것이다. 두산은 8회초 2아웃 이후 1점을 추가하며 롯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듯 했다. 2사 후 최준석이 볼넷을 고른 뒤 대주자 허경민과 교체됐고 이원석의 타구가 중견수 전준우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는 적시 2루타가 되면서 1루주자 허경민이 득점할 수 있었다. 이때만 해도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역스윕을 걱정하는 팬들이 정말 많았다. 그러나 기적은 8회말부터 시작되었다.
3-0으로 앞선 두산은 8회말 더스틴 니퍼트를 투입시켰다. 쐐기를 박으려는 두산의 계산이었다. 그러나 초보 감독 김진욱 감독의 이 투수 교체가 오늘의 패착이 되었다. 롯데 타자들이 니퍼트의 유인구를 철저히 골라낸다. 참을성 있게 볼을 기다리며 골라내고 있다. 롯데 선두타자 9번 문규현이 9구만에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더니 김주찬이 좌중간 외야를 꿰뚫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려 문규현이 득점, 롯데가 기나긴 침묵을 마감했다. 분위기를 탄 롯데는 박준서가 니퍼트의 볼을 잘 골라내더니 좌전 안타를 쳤고 김주찬은 주저 없이 홈플레이트로 쇄도했으나 좌익수 김현수의 정확한 홈 송구에 태그 아웃되고 말았다. 그것으로 다들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손아섭이 우전 안타를 터뜨려 다시 불을 지폈고 두산은 홍상삼으로 투수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홍상삼의 ‘눈물의 시리즈’가 되고 말았다. 정규 시즌 두산 불펜진을 지켰던 대들보 홍상삼이 고비마다 결정적인 실점을 허용, 팀의 3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홍상삼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투수다. 볼이 좋을 때는 인코스, 아웃코스 꽉 찬 쪽으로 파고드나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투수다. 페넌트레이스 때는 짧게 짧게 며칠 간격을 두고 나오다 보니 타자들이 안 좋은 공에도 배트를 휘둘러 아웃되기 십상이었으나 준플레이오프 들어 계속 위가 상황에서 등판하고 1, 2차전에서 동점 홈런, 역전 홈런을 맞다보니 자신감을 상실했고 그것이 그의 불안한 제구력에 기름을 부었다. 문제는 두산이 불펜 투수가 부족하다 보니 김진욱 감독이 홍상삼이 불안함에도 연일 기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준플레이오프 전체를 망친 패착이 되었다는 것이다.
홍상삼은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팀의 동점과 역전 점수를 모두 관여하는 부진으로 팀의 3-4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이날 홍상삼은 8회말 3-1 두 점차 리드 상황 1사 1.2루서 등판해 2개의 볼넷과 1개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10회 안타와 희생번트를 허용해 역전의 빌미가 된 주자를 두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결국 실책과 폭투가 이어져 이 점수가 롯데의 결승점으로 연결되면서 홍상삼은 패전을 안았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8회말 1사 1,2루서 2개의 볼넷을 연거푸 내주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내주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9회에도 등판한 홍상삼은 용덕한을 삼진, 문규현을 중견수 뜬공, 김주찬을 삼진으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지만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10회 홍상삼은 선두타자 박준서에게 안타를 맞은 이후, 손아섭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해 주자를 2루에 보내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이후 패배의 실책과 폭투를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다.
경기 후반 리드하거나 팽팽한 동점 상황인 7회 혹은 8회, 두산의 마운드에서는 홍상삼이 걸어나온다. 그리고 포크볼이 춤을 춘다. 이닝 종료. 이어 9회 프록터의 세이브로 연결되는 상황은 두산의 페넌트레이스 승리 공식이었다. 셋업맨 중 세 번째로 많은 22홀드와 세 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 1.93은 올해 홍상삼의 위력을 보여주는 기록이었다. 또한 프로 6년차이지만 신인과 다름없는 김강률과, 신인 언더 투수 변진수와 함께 불펜진을 이끈 점은 기록 이상으로 두산을 끌어올린 맹활약이었다.
준플레이오프 공식 기록은 2패. 그러나 1차전도 역전의 빌미가 됐기에 이번 시리즈 홍상삼의 아픔은 총 3번이나 마찬가지였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홍상삼은 손톱을 매만지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1차전부터 홍상삼의 악몽은 시작됐다. 8회 홍상삼은 박준서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올 시즌 롯데전 10경기에 등판해 13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68을 올리며 ‘철벽’의 위용을 과시했던 그였기에 충격적이었다. 이날 홍상삼이 던진 볼은 주무기인 포크볼이었다. 1구는 날카롭게 떨어졌지만 2구는 밋밋한 실투였다. 2차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7회 결정적인 1사 만루를 병살타를 유도하며 막아낸 홍상삼은 8회에 이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용덕한에게 좌익수 뒤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것 역시 높은 쪽 가운데로 쏠린 직구 실투였다. 올 시즌 홍상삼이 53경기 65⅓이닝 동안 내준 피홈런은 단 2개. 포스트시즌에서는 단 3⅓이닝 만에 2개를 맞고 말았다. 3차전 7-2로 앞선 8회말에 등판해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자신감을 찾는 듯 했던 홍상삼은 결국 4차전 니퍼트의 4피안타 부진으로 물려 받은 1사 1,2루 2점 차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동점을 내준데 이어 10회 실점의 빌미가 된 주자를 내보내고 패전을 당하며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홍상삼과 두산의 포스트시즌 도전은 눈물로 끝나게 됐다.
그 상보를 보자. 8회말 롯데의 공격은 계속 이어져 홍성흔이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되자 롯데는 정훈 타석에 황성용을 대타로 넣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황성용에게 "치지 말고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사실 황성용은 타격 재주는 별로 없는 선수다. 그러나 볼을 골라내는 선구안은 롯데 선수 중 누구보다도 뛰어난 선수다. 황성용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롯데가 2-3 1점차로 추격했고 전준우도 풀카운트 접전을 펼치며 우측으로 플라이 타구를 날렸고 우익수 임재철이 홈으로 송구했지만 3루주자 손아섭이 득점하면서 3-3 동점이 됐다. 황재균이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나 뒤집기에 실패한 롯데는 9회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으로 향했다.
9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자 롯데에게 기회가 왔다. 올 시즌 롯데에 FA로 온 정대현은 무릎 수술로 8월까지 전혀 활약을 못했다. 그 대신에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가 데려 온 김성배, 우완 강속구 투수 최대성, 좌완 기교파 이명우, 좌완 파이어볼러 강영식, 34세이브를 올린 마무리투수 김사율이 활약한 강력해진 롯데 불펜 투수의 활약으로 한때 1위를 위협하다 9월 들어 극심한 부진으로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런데 결적적인 순간 정대현이 살아난 것이다. 연장 10회말 선두타자 박준서가 중전 안타로 기회를 열었다. 프로 10년차에 한때 야구가 안되어 포기까지 생각한 박준서가 올시즌에 롯데의 강력한 백업선수로 살아났고 준플레이오프의 또 다른 영웅이 되었다. 손아섭이 투수 앞 희생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맞이하자 두산은 홍상삼을 포기하고 마무리투수 스캇 프록터를 투입시켰다.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섰고 프록터가 폭투를 범하자 박준서가 3루로 발걸음을 돌렸고 양의지가 3루로 악송구를 범해 박준서가 득점, 경기는 롯데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롯데자이언츠가 작년에 SK와이번스에 2승3패로 진 플레이오프를 올해는 설욕하고 13년만에 코리안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을까?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토도 좁은데 너른 벌판에서 하는 경기의 대표적인 종목인 축구, 야구에 열광하는가? 운동장에 직접 경기를 보러 가는 관중도 많지만 TV를 보면서 즐기는 팬들도 정말 많은 종목이 바로 축구와 야구다. 국가대표팀 축구 경기가 있으면 새벽잠을 설쳐 가면서 지켜보는 15세 이상 성인 남자 전체에 육박하는 팬들이 있고, 프로야구 입장 관객 수가 700만 명을 돌파하고 프로야구 경기 TV 중계 시청율은 웬만한 인기 드라마 수준인 20%에 육박한다. 각 기업의 TV 광고비도 30초 광고비가 제일 많은 종목이 야구, 축구 순이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표적인 야외 경기, 벌판 경기인 축구와 야구를 좋아할까? 그것은 바로 이 좁은 국토의 도로들을 꽉 메우고 달리는 자동차 수에서도 알 수 있다. 축구, 야구, 자동차에는 서로 통하는 것이 아주 많이 있다. 드넓은 벌판을 달리며 대륙을 지배하던 기마민족의 피가 우리에게 면면히 흐르기 때문이다. 기마민족은 성인이 되기 전부터 모두 말을 탄다. 1인 1마인 것이다. 그것이 현대 대한민국의 도로를 꽉 메우고 있는 1세대 1대에 육박하는 자동차 대수와 비례하는 것이다. 내가 왜 <우리나라 좋은 나라> 연재의 서두에 축구 이야기와 야구 이야기를 썼을까? 거기다 도로를 꽉 메우는 자동차 이야기까지 했을까? 그것은 바로 자오지 환웅 치우가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조임을 밝히고 우리가 대륙을 지배하던 기마민족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함이다. 자, 이제는 슬슬 아주 먼 옛날 상고시대로 돌아가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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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너무길다
간략하게 씁시다
길긴 기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