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까지 운전면허증이 없었다.
왜냐하면 선읍교회에서 1988년에 당한 교통사고로 인해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탄 사람은 2년동안은
면허증을 신청할 수 있는 권한이 상실되기 때문에 면허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부임초에 오토바이<Citi100>를 구입하여 심방용으로 사용하였고 2년의 시효기간이 얼른
지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스물 네살때 총각집사가 되었다는 이 선집사가 내게
" 목사님! 운전 쉬워요. 한번 배워 보실래요? 저도 그렇고 여러 사람이 교회차로 운전을 배웠거든요! "
하면서 운전을 가르쳐 준단다.
그래서 1,000평이나 되는 교회 부지를 교회를 중심으로 빙빙 돌면서 연습을 하였다.
몇번 승합차의 옆부분을 콘크리트 모서리에 긁어먹기는 했지만 이제는 웬만큼 자신이 붙었다.
나는 오토바이보다는 차를 운전하고 다니고픈 마음에 가까운 거리만 아내를 태우고 운전을 해 보았다.
얼마나 신이 나던지....
오토바이만 세 대를 타다가 차를 운전하니 비록 오래된 승합차이기는 해도, 차를 두고도 운전을
못했었는데 이제는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하게 되었으니 이 기분을 누가 알 수 있으랴!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교회에서는 자동차운전학원 직원이 나와서 운전을 배우려는 10여명의 교인들을 상대로 이론교육을
시키고 있었고 나도 시효기간만 지나면 바로 신청을 하려고 함께 교육을 받고 있었던 때였다.
담임목사 대접을 한다고 박덕희집사님이 나의 몫과 아내의 몫을 다 부담하겠다고 면허비용까지
아내의 손에 쥐어주었다.
하루는 바로 이웃이면서 송곡교회의 지교회인 대죽반석교회의 양명석목사님을 만나러 아내를 옆에
태우고 폼나게 가는 길이었다. 내 나름대로는 볼 일 보다 나 이렇게 차를 몰고 왔다고 친구목사에게
자랑을 하려는 욕심에 포장도로를 벗어나 비포장도로에 있는 길로 들어서 달리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대죽반석교회 가까이까지 왔는데 핸들이 말을 듣질 않는것이었다.
차는 제멋대로 움직였고 좌우로 차는 요동을 치다가 길옆의 논으로 그만 곤두박질을 치고 말았다.
차는 거꾸로 섰다가 이내 조수석을 밑으로 한채 누워버렸다.
나는 얼른 문을 치켜들고 빠져 나왔고 아내의 손을 잡아 밖으로 나오게 도와 주었는데
아내가 자꾸 팔이 아프다고 한다.
논에는 모가 심겨져 많이 자라있는 상태였고 꽤 많은 부분의 벼가 쓰러졌다.
우리 부부는 황당해서 어쩔 줄 몰랐다.
내가 얼른 뛰어가서 대죽반석교회에서 유인택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바로 유집사님이 달려왔고 나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얼른 제 차에 타세요 그리고요. 운전은 제가 한 것으로 하겠습니다. "
" 그리고 걱정하지 마시고 가시죠!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
그때 그 집사님이 왜 그리 믿음직스러워 보이던지....
엑스레이 촬영 결과 아내의 팔목에 실금이 갔고 그 여름에 아내는 기브스를 하고 지내야만 했다.
젊은 혈기와 으쓱하는 마음때문에 우리 부부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공부를 해야만 했다.(계속)
첫댓글 해본사람만 알지, 그 기분이 아지까지 있으신가요?
헤헤! 지금도 그때의 기분이 살아나는것 같은걸요.^^
암요 해본 사람만 알디요 민 목사님 대단하십니다 저도요 무면허로 미루나무를 무너 뜨렷지요 후 후--
거 참 이상하더라구요. 면허증이 없이 운전하니까 오토바이도 차도 잘 날라가더니 면허증을 가지고 운전하니까 차가 무거워지는거있죠! 16년째 무사고 운전자랍니다.^^
ㅋㅋㅋㅋㅋ 저두 전에 어떤 목사님이 논두렁으로 옆으로 한바퀴반 굴른거 봤어여,,그냥 막들어가더래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