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라는 것밖에 몰랐던 내가 연극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접할 때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어서 청주에서 하는 ‘불후의 명작’ 이라는 연극을 보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연극과는 틀렸다. 영화관처럼 클 줄 알았던 연극은 배우들의 무대와 관객석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고, 말로만 듣던 ‘극단새벽’ 이라는 소극장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자리에 선뜻 앉지 못하고 돌아다니며 이리 저리 신기한 것들을 보았다. 몇분 뒤 이 연극 기획을 맡으시는 민경훈님의 주의사항과 설명을 잘 들으며 서서히 불이 꺼지고 연극은 시작되었다.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한 남자가 고물밖에 없는 낡은 창고를 배경으로 삼아 등장한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더니, 자신은 죽기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힌다. ‘ 세상이 더러워 살기 싫어 죽는다 ’ 라고 자기의 유서를 읽더니 매달아 놓은 밧줄을 목에 매달은 그 때, 한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등장하게 되어 남자는 밧줄에서 떨어져 버린다. 여자는 자기가 자살하려고 매달아 놓은 밧줄을 왜 허락없이 쓰냐며 다투기 시작한다.
남자는 엄마의 자궁에서 자기의 탯줄이 짤린 그 날부터 자기의 인생은 짤린 인생이다. 가정과 직장, 학교 그리고 지하철에서 줄 서다 가 자기의 앞에서 짤렸다. 짤린 횟수는 무려 서른 아홉 번, 자기의 나이만큼 짤린 셈이다. 여자는 가수가 꿈이였다. 작곡가님이 “ 가수의 생명은 뭐니뭐니해도 솔이야, 다 고쳐야 해! 우선 솔부터 고치자, 그리고 차근차근 눈, 코, 입 하나하나 고치는거야, 아이큐만 빼고 몽땅 다. ” 그래서 여자는 고칠 수만 있다면 여자로 태어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너무 고칠게 많아 돈도 많이든다며, 이제 자기가 고칠 수 있는 것은 자기만의 목숨 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 후 잘린남자와 고친여자의 동거생활이 시작된다. 잘린남자는 고물들을 고치고, 고친여자는 고쳐진 고물들을 잘라내며 생활해 간다. 두 사람은 유서는 결단 그 자체일 뿐, 불후의 명작은 이 세상에 결코 존재하지 않는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서를 쓰는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것을 알게되어 행복했다며, 결국 유서를 찢어버린다. 그들만의 삶을 다시 살아가게 된다.
두 사람의 삶을 보며, 자신을 잃어가는 경우, 실제에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극단 새벽의 불후의 명작은 마네킹으로 인간의 색다른 모습을 대면해가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마디로 말해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이 사회에서 고통을 받고 무시당하는 것을 극복해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알려주기 위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고물밖에 없는 낡은 창고 속에서 잘린남자와 고친여자의 사랑은 세상에게 도와달라고 했던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의 극복이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 보기 좋았습니다.
첫번째의 연극, 후회없이 보았습니다.
다음 작품 기대할게요~ 수고하세요^*^
첫댓글 대사를 정확히 알고 계시네요..대단하세요^^감사합니다^^
대본이 유출된건 아닌지...ㅋㅋ
첫번째 연극이어서 영광입니다 ^^ 두번째연극도 극단새벽에서? ㅎ ㅔㅎ ㅔ
감사합니다. 첫번쨰 연극이라니 정말 영광입니다. 자주 찾아주시고 까페도 자주 찾아주세요~~^ㅡ^
아, 그러고보니 감상평에 처음으로 제 이름이 나왔군요 감개가무량....ㅠㅠ
첫번째 본 연극~~^^ 앞으로도 저희 극단 새벽 잊지 말아 주셔요..^^ 그리고 두당.. 10명씩 홍보 부탁드려요...^^
청주에서 연극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