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44회 아시아학생선수권 시싱식에서 한국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
곽동훈(18·재현고)의 개막 축포로 시작한 제44회 아시아학생(U-18)선수권대회가 한국1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서 8개국 9개팀 250여 명의 아시아 청소년 선수들은 친구가 되어 우정을 다졌다. 한국 1팀은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학생선수권에서 대회 마지막 날 중국을 3-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9개팀(A조: 한국1팀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B조: 한국2팀 중국 태국 스리랑카 마카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통산 16번째 정상에 오른 한국은 종전에 어깨를 나란히 했던 태국을 제치고 최다 우승국이 됐다. 준우승 중국에 이어 말레이시아는 3~4위 결정전에서 우승 후보였던 태국을 3-2로 꺾는 기염을 토했다. 스리랑카 싱가포르 인도 마카오가 5~8위에 자리했다. 대회 MVP는 말레이시아의 주장 무하마드 사이풀 빈 알리아스, 득점상은 8골을 넣은 태국의 공격수 난타왓 수안카에오, 골키퍼상은 한국1팀의 김승건(경남정보고)이 각각 수상했다. 한국의 우승은 쉽지 않았다. 전국 각 고등학교에서 좋은 선수를 선발했지만 짧은 훈련 기간,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운 날씨 등 많은 걸림돌이 있었다. 그래도 한국1팀은 이번 대회서 결승전 포함 5전 전승 무패를 기록했다. 조별리그서 인도(8-1), 말레이시아(1-0), 싱가포르(4-0)를 차례로 꺾었다. 이어 B조 2위 태국과의 준결승(4-2)에서 연장 접전 끝에 고비를 넘긴 뒤 결승에서는 B조 1위 중국을 3-0으로 완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 | | ▲ 아시아학생선수권 인도와의 개막전에 첫 골,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선제골 등 이번 대회 6골을 넣은 곽동훈. |
곽동훈의 공로가 컸다. 한국1팀이 넣은 총 20골 중 6골을 기록해 스트라이커의 골 결정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22일 인도와의 개막전에서 선제골 등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가장 큰 고비였던 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2골을 터트려 결승 진출에 공헌했다. 특히 연장에서 넣은 팀의 네 번째 득점은 태국의 추격 의지를 확실히 꺾었다. 곽동훈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도 전반 30분 선제결승골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곽동훈은 우승 직후 “내가 잘한 게 아니라 친구들이 도와줘서 가능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생애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우승에 기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했다. 이어 “이번 대회서 처음으로 외국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게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 | | ▲ 각국 선수들이 아시아학생선수권 시상식이 끝난 뒤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16~18살 또래인 아시아 각국 선수들은 8일간 함께 공을 차며 친구가 됐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상대 선수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경기 후 악수를 교환하는 등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환송 만찬 등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난 뒤가 더 바빴다. 각국 선수들은 숙소를 돌아다니며 서로의 유니폼을 교환하고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사진을 찍으며 대회 마지막 날 밤을 함께 보냈다.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손짓과 몸짓으로 대화하며 배를 잡고 웃었다. 축구를 통한 아시아 학생들의 교류와 우호 증진이라는 대회 취지에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다음 대회는 내년 이란에서 열린다. 한국의 천년고도 경주에서 그랬듯 이란에서도 아시아 학생들의 우정이 싹 트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