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점심식사를 하러 라멘 마리짱(MAPCODE : 433 092 854)이라는 식당을 찾아갑니다.
깜빡하고 식당 외견을 찍지않아서 구글지도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사진처럼 아주 작은 식당인데 라멘보다는 후쿠시마현에서 소스카츠동이 가장 맛있는 집으로 알려져 있어요. 주차장은 가게에서 왼쪽 대각선 방향의 도로 건너편에 있습니다.
그런데 5명이 줄을 서고 있어서 금방 먹겠지 했는데...무려 1시간을 기다려야 했어요! 덕분에 일정이 매우 꼬이게 되었지요;
가게 내부에는 탁자가 딱 4개만 있는데 단체로 온 분들이 많아서 꽉 들어찼더군요. 그렇다고 해도 음식 만드는 속도도 느립니다. 주방에는 세 분이나 계시는데도 주문하고 나서 25분 후에 음식이 나왔어요;
얼마나 정성을 들인 음식인지...과연 기다린 시간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 기대되는군요! (진지) 합쳐서 무려 1시간 25분씩이나 기다려서 음식을 사먹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왠지 나가노현에서 먹었던 메이지테이의 소스카츠동과 똑같은 비주얼이군요.
덮밥과 함께 단무지, 미역 된장국, 두부, 나물 그리고 매운 양념장이 추가로 차려집니다. 950엔이라는 가격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잘 차려진 상차림이네요.
독자적으로 만든 특제소스를 사용한 돈까스 덮밥의 맛은...새콤한게 메이지테이랑 많이 흡사하군요!? 두툼하지만 퍽퍽한 부위의 고기는 생각보다 먹기 편했어요.
...그러나 무려 1시간 40분(식사시간 포함)에 걸쳐서 먹고나올 정도인가 묻는다면 절대로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분명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면서 맛있는 음식이기는 하지만 연휴나 공휴일에는 꼭 가야할지 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아악~ 내 피같은 시간이...ㅠㅠ
일정이 꼬일대로 꼬여서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예정대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다음은 토쿠사 온천마을의 공동욕장인 이와부로(MAPCODE : 855 208 824)를 찾아갑니다.
토쿠사 온천(木賊温泉)은 약 1,000년전에 발견되어 아이즈 지방의 비탕으로 알려진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작은 온천마을이에요. 마을의 명칭은 주변에 속새풀(=토쿠사)이 군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군요.
도착하면 무료 주차공간이 보이고 사진에서 보이는 주차장의 뒷편에 온천시설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내려가면 강가에 위치한 공동욕장이 보입니다. 무인 시설인 관계로 200엔의 입욕료를 요금통에 넣어주고 들어갑니다.
내부에는 2개의 욕조가 있는데 약한 유황냄새가 느껴집니다. 사진에 안보이는 왼쪽편에는 나무상자형태의 옷보관함이 늘어져 있는데 혼욕탕이고 개방적이라서 여성에게는 무리일지도 몰라요.
온천수는 약간 푸른빛이 감돕니다. 입구에서 가까운 탕은 옆의 탕에서 흘러나오는 온천수가 채워지게 꾸며져있는데 수온은 뜨겁더군요.
더 안쪽편에 위치한 탕의 한쪽편에는 자연석이 쌓여져 있는데 이곳에서 원천이 솟아나는 귀한 발밑 용출 온천이에요! 이쪽은 많이 뜨거운 편이었는데 몸 속이 후끈후끈해져서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더군요.
온천 성분표가 없던 것같았는데 약알칼리성의 단순 유황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온천의 관리는 무인 공동욕장답게 가수, 가온, 살균, 순환이 일절 없어요.
온천시설의 바로 옆에는 강이 있어서 공기는 꽤나 선선하더군요.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은 일본 비탕을 지키는 협회에 속한 유명한 료칸인 이즈쓰야(井筒屋)라는 곳이에요. 원래는 저곳을 가보고 싶었는데 최근 들어 원천이 조금 나왔다 안나왔다하면서 고갈의 조짐을 보인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다음은 오제 히노에마타 온천마을에 위치한 료칸 히노에마타(MAPCODE : 855 076 234)로 향합니다. 루트가 많이 비효율적입니다만 이곳은 주변이 온통 산뿐인 곳이라서 길이 한정되어 있어요.
오제 히노에마타 온천(尾瀬檜枝岐温泉)은 니가타현, 군마현, 후쿠시마현의 경계에 펼쳐져 있는 오제 국립공원과 맞닿은 온천마을입니다. 그리고 히노에마타 마을에 위치해 있기때문에 합쳐서 불리는 모양이에요.
오제 고원을 비롯한 명산들이 많아 등산객들이 찾아오는데 4곳의 료칸과 28곳의 민박집이 등록되어 있는 생각보다 큰 온천마을이에요. 다만 온천은 단순천이 많고, 입욕객이 많아서 그런지 가온+순환+살균하는 곳들이 많아서 그렇게 매력적인 곳은 아니에요. 겨울에는 마을을 오가는 국도가 폐쇄되어 육지 속의 섬이 되버리는 무시무시한 산골짜기이니 갈 때는 주의해야 합니다.
온천마을에는 일본 비탕을 지키는 협회의 회원료칸이 2곳 존재하는데 카기야 료칸(かぎや旅館)과 이 곳인 료칸 히노에마타입니다. 그 외에 차로 30분 거리에 동일 회원료칸인 유노하나온천(湯の花温泉)의 료칸 스에히로(旅館末廣)도 있어서 꽤나 알려진 모양이에요.
참고로 카기야 료칸은 당일치기 입욕이 불가능합니다.
당일치기 입욕시간이 15시까지인데 정확히 15시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안된다고 하셨는데 제가 한국에서 어렵게(?) 찾아왔다고 사정을 하니 흔쾌히 허락해주시더군요! 갈 때는 료칸이름이 적힌 악세사리도 공짜로 주시던데 젊은 주인장분이 얼굴도 잘생기셨고 마음씨도 착하신게 정말 마음에 드는군요!
료칸 건물은 1996년에 리뉴얼되서 현대식으로 매우 깔끔했습니다.
욕실은 내탕 하나와 노천탕 하나로 구성되어 있어요. 무색무미무취의 적정 온도로 맞춰진 온천수에 몸을 담그니 금새 몸 속이 뜨끈뜨끈해지더군요.
온천의 관리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과 순환방식을 병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열교환장치로 적정 온도을 맞추고, 염소가 아닌 칼사인(Calcine) 소독약을 써서 세균에 안전하면서 약품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다만 청소 시에만 염소 소독제를 사용한다고 하네요.
참고로 칼사인은 가리비 조개껍질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100% 천연소재의 소독약입니다.
노천탕도 내탕과 큰 차이는 없네요. 욕실도 너무 새 것처럼 꾸며져 있어서 전통을 느끼기 힘든 구성이 아쉬워요.
천질은 pH 8.2의 단순천으로 주요성분을 보자면 나트륨 168.8 mg, 염소 222.6 mg, 탄산수소 58 mg, 메타규산 67.6 mg 입니다.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입니다. 전통적인 온천마을의 풍취를 느끼기는 힘든 동네에요.
다음은 미이케 타시로(MAPCODE : 735 816 627)라는 슾지를 구경하러 가봅니다.
이곳은 오제 고원으로 향하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한 곳이에요. 그래서 넓은 주차장과 함께 숙박시설, 매점도 꾸며져 있습니다.
주차장의 가장 안쪽으로 향하면 미이케(御池) 등산로라는 안내문구와 함께 유보도가 보입니다.
미이케는 표고 1,520m에 위치한 슾지로 밭처럼 생긴 지형을 의미하는 타시로(田代)가 여러 개소에 퍼져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저는 시간 관계상 유보도를 따라 3분이면 도착하는 미이케 타시로만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이 미이케 타시로입니다. 그냥 봐서는 키가 작은 풀들이 펼쳐진 초원같지만 슾지 위에 있어요. 가을에는 전부 주황색으로 물들면서 장관을 연출하는데 찾아온 시기가 좋지 않군요.
수선화, 동의나물을 비롯한 고산 식물들이 분포해 있는데 꽃들은 보이지않더군요. 이 곳은 시간의 여유를 두고 느긋하게 둘러봐야겠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늘의 숙박지인 니가타현의 토치오마타 온천 지자이칸(MAPCODE : 417 655 771)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 루트를 설명할 날이 왔군요. 지금까지의 일본 여행 전체를 통틀어서 최대의 난코스입니다. 료칸 체크인 시간도 늦어서 1시간 50분 거리를 아무런 휴식없이 가야했는데 길도 최악이었어요.
크아악~ 확대해서 보기만 해도 끔찍한 도로에요;; 괴상한 형태를 가진 오쿠타다미 호수의 외곽 절벽을 따라가는 난이도 최악의 국도인 쥬카이 라인입니다. 폭우가 내리거나 눈이 내리면 폐쇄되기도 하는 길인데 오제 히노에마타 온천마을에서 니가타로 넘어가는 유일한 길이라서 어쩔 수 없어요;
거기다가 이 국도를 빠져나가는 것이 끝이 아니에요. 이어지는 최악의 터널이 기다리고 있죠;;
창 밖으로 보이는 것은 첩첩산중입니다. 8월인데도 녹지 않은 눈들이 군데군데 보이네요.
그 때문인지 산 위에서 흘러내려온 냇물이 도로를 가로지르며 흘러가는 구간들이 종종 나옵니다; 신발이 약간 젖을 정도의 깊이입다만 급커브를 포함해서 신경 쓰지 않으면 안되었다는 거죠.
게다가 도로폭도 2차선<->1차선 크기로 늘었다 줄었다하기때문에 반대편에서 차가 안오기를 빌면서 가야 해요; 제가 갔을 때는 2대 정도의 차량이 반대편에서 오더군요.
간간이 내려다보이는 오쿠타다미 호수(奥只見湖)의 풍경입니다. 산 속 깊숙히 위치한 호수인데도 불구하고 유람선 관람도 하는 모양이에요. 저에게는 문어 다리같은 지형때문에 개고생시키게 만드는 미운 호수일뿐이지만요;
참고로 일본 구석구석을 다니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쿠(奥)라는 명칭이 붙는 곳들은 마음 각오 단단히 하고 찾아가세요.
호수 외곽을 따라가는 국도를 빠져나오면 이번에는 오쿠타다미 실버라인이라는 최악의 터널군이 기다립니다. 19개의 터널로 구성된 22.6Km의 구간인데 뭔가 자연석을 깍아서 별다른 마감을 해놓지 않은 모습이에요.
보시다시피 내부는 매우 습하고 기온도 낮은데 실제로 위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집니다; 문제는 바깥 기온과 온도차가 많이 나다보니 터널을 빠져나오면 모든 유리에 김이 잔뜩 껴버려서 아무 것도 안보이게 되요; 터널을 나왔다 들어갔다를 몇번 반복하게 되는데 미쳐버릴 지경이에요;;
참고로 옛날에는 이 근방에서 은 채굴이 많이 되서 실버라인이라는 모양이에요.
하얗게 불태우면서 겨우겨우 료칸에 도착했습니다;; 차라리 도쿠시마현의 츠루기산으로 향하는 산악도로를 가는게 더 편할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료칸에 도착하니 엄청나게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지자이칸은 일본 비탕을 지키는 협회에 소속된 료칸이에요. 그리고 특이하게도 라듐 방사능천의 탕치 료칸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내부는 전통적이면서 깔끔하게 꾸며져 있네요.
체크인을 할 때 온천수 한잔을 권해주시는데 약수물같아 괜찮더군요.
1인실의 내부모습입니다. TV, 냉장고, 금고 등은 갖추어져 있지만 화장실은 복도의 공용을 사용해야 합니다. 싼 방이라서 그런지 창 밖은 나무가 우거져서 경치라고 할 것도 없었어요. 그리고 유카타가 아닌 별도의 실내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늦게 도착한 관계로 바로 식사부터 해봅니다. 먼저 산나물이 나오는군요.
지자이칸 특제의 놋페지루(のっぺ汁)라는 것이 나오네요. 야채를 참기름에 볶은 후에 끓인 요리인데 죽순, 감자, 은행 등에 연어알이 들어가 있어요. 간은 싱거워서 건강식같은 느낌이네요.
무지개 송어회는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곤들메기 소금구이는 퍽퍽한 것이 평범했네요.
모치부타라는 브랜드의 돼지고기를 데쳐서 차게한 음식이 나왔는데 냉동고기고 퍽퍽해서 별로였어요.
생선과 두부, 채소의 튀김이 나왔는데 튀김옷의 바삭함이 약해서 아쉽군요. 다만 두부 튀김은 담백해서 괜찮았네요.
니가타현이니 밥은 당연히 코시히카리로 나옵니다. 새삼스럽게 역시 밥맛은 최고라는게 느껴지네요.
디저트는 자몽 한 조각과 라듐 온천 젤리가 나옵니다. 과일의 질은 별로라서 감점이에요.
저녁식사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라는 느낌이네요.
이제 온천욕을 하러 가보겠습니다. 욕실은 총 3동의 건물에 어우러져 있어서 관내지도가 조금 복잡해요. 세 곳의 내탕, 두 곳의 대절 내탕, 한 곳의 대절 노천탕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대절탕은 시간 지정제의 선착순으로 운영되는데 특히 대절 노천탕의 인기가 엄청납니다. 저는 너무 늦게 도착한 관계로 다음날 새벽 5시로 예약할 수 밖에 없었어요;
지자이칸을 대표하는 탕이라면 지하에 위치한 시타노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탕은 하루 단위로 남녀의 탕이 바뀌도록 되어 있어요.(모든 욕실은 남녀 별탕이 아님)
온천은 기본적으로 가수, 가온이 없는 100%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인데 별도의 가온+순환 욕조가 있고, 대절탕은 전부 가온합니다. 소독의 경우는 가온+순환 욕조는 염소살균을 하고, 2개의 내탕인 우에노유와 오쿠노유는 은나노 파이프를 이용하더군요.
탕치료칸이라는 명칭답게 탕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새벽이든 저녁이든 어느 시간대를 가도 사람이 항상 있더군요; 게다가 미지근한 온천수라서 기본적으로 1시간 이상은 있다고 보면 됩니다.
분위기가 정말...침묵의 방이라고 표현하면 딱입니다; 사람들이 아무 말도 안하고 조용히 있다가 가끔씩 온천수나 한 컵씩 마시는데 묘한 분위기에요. 게다가 시타노유는 지하에 있고 조명이 좀 어두워서 더욱 무시무시하더군요;
그래서 유일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대절탕뿐이에요. 이 곳은 대절 노천탕인데 풀숲에 가려져서 경치라고 할 것도 없고 조금 트인 정도였네요.
온천수는 방사능천답게 무색, 무미, 무취의 아무런 특징이 없는 심심한 입욕감입니다.
천질의 경우에 내탕은 pH 8.6에 라돈 185×10-10Ci/kg, 칼슘 37.2 mg, 유산 90 mg 이고, 대절탕은 pH 7.9의 단순 방사능천으로 주요성분은 라돈 131×10-10Ci/kg, 칼슘 33.4 mg, 유산 89.9 mg 입니다.
지자이칸에 대한 안내는 3일차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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