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왔다가 사업에 실패, 빈털터리가 되는 한국인 ‘알거지’가 늘고 있다.
28일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으로 갈 여비가 없다며 영사관이나 한인회를 찾아와 손을 내미는 한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선양(瀋陽) 총영사관의 경우 1주일에 평균 3~4명이 사업에 실패해 한국으로 돌아갈 여비가 없다며 찾아오고 있다.
총영사관측은 국내에 마땅한 연고자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편도 항공권을 주고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총영사관 관계자들은 “이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사업이 실패, 중국에서 재기를 도모하다 끝내 실패한 경우”라며 “가족들이나 친척들에게 신원확인을 하면 ‘그런 사람 모른다’거나 ‘호적에서 팠으니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아이들을 중국에 데리고 왔다가 형편이 어렵게 되자 버리고 사라지는 비정한 어른도 생겨나고 있다. 선양 총영사관은 최근 40대 ‘사업가’가 14세(중학교 2학년), 9세(초등학교 2학년) 자녀 2명을 버리고 사라지는 바람에 이들 자녀를 한국의 보육원으로 넘겨주기도 했다.
조그만 빵조각을 들고다니면서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총영사관측은 파악하고 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영사관을 찾아오는 교민들이 너무 많아 하는 수 없이 별도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며 “숫자가 너무 많아 일일이 본부의 승인을 받아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양 한인회도 수만 위안(수백만원)의 복리후생비를 마련, 돌아갈 여비조차 없는 교민들을 위해 편도 항공권을 제공하고 있다.
이정인(李正仁) 선양 한인회 부회장은 “불쌍한 처지를 호소하는 교민에게 비행기표를 마련해주고 공항까지 바래다 주었으나 이튿날 술집에서 다시 만난 사례도 있었다”며 “면담을 통해 진짜 돈이 없는 교민들을 골라 지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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