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새내기에게 드리는 붉은악마 매뉴얼 -옮겨온 글-

[무명방석]

월드컵 새내기에게 드리는 붉은악마 매뉴얼


신동민, 붉은악마 미디어팀장, 2002-07-10 15:13:05


1. 인터넷 홈페이지의 개편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3월 1일 신인철(34)씨가 회장이 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 사업이다. 이를 위해 약 5천만 원을 들여 지난 5월 중순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예전에는 회원 수가 적었기 때문에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친목을 다질 기회가 많았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일이다. 모든 사업 진행이 인터넷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현재 붉은악마의 홈페이지는 축구 전문 웹진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미디어 성격을 가지고 있다. 웹진의 인물 소개 코너에 등장한 사람은 금새 회원들 사이에 유명인사가 되고 각 언론 매체의 인터뷰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유명인사가 된다.
붉은악마가 홈페이지를 통한 미디어 기능에 주목하는 이유는 축구 관련 건전한 여론 형성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축구장에서 응원을 하는 존재가 아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말’을 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2. 붉은악마 회원들은 어떻게 응원 연습을 하는가?

신규로 붉은악마 회원에 가입하는 사람들 중에는 “언제 응원 연습을 합니까?”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붉은악마는 응원연습을 따로 하지 않는다. 붉은악마의 응원은 알고 보면 매우 단순하고 쉽다. ‘대～한민국’ 구호나 “오! 필승 코리아!” 노래를 따라하는 시민들이 이를 연습한 것은 아니다. 경기 시작 한 두 시간 전부터 몇 번씩 응원을 하는 게 전부다.
회원들 앞에서 응원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응원 방법을 모색하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얻어진 결론은 경기장에서 곧장 적용된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붉은악마는 붉은악마만의 응원이 아닌 전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응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단순하고 따라하기 쉬운 응원을 주로 해왔다. 조금이라도 따라하기 어려운 응원은 대부분 포기했다. 일부 소모임을 중심으로 사전 응원 연습을 하는 사례는 있다.

3. 월드컵 기간 동안 얼마나 벌었나?

붉은악마를 연상시키는 상품이 길거리에 범람하고, 각종 광고에 붉은악마 이미지가 등장하면서 “붉은악마가 수십 억 원을 벌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일백 억대를 벌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제공한 후원금 액수도 크게 부풀려 지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붉은악마는 10억4천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외환카드 3억 원, 현대자동차 3억3천만 원, 동양제과 1억1천만 원, SK텔레콤 3억 원이 붉은악마가 받은 기업 후원금 내역이다. 그러나 이 금액이 모두 현금으로 들어 온 것은 아니다. 후원금을 낸 기업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에 사용되는 각종 경비도 후원금에서 나갔다.
전체 후원금에서 이벤트 경비, 세금, 대행사 수수료 등을 모두 제하고 붉은악마 통장에 들어 온 금액은 5억2천5백만 원 정도. 이 중 응원가 보급을 위한 응원가 CD 제작과 대형 태극기와 카드섹션 등 응원도구 구입, 홈페이지 제작, 지부 지원에 사용하고 현재 2억5천만 원 정도가 남았다.
회원을 상대로 한 입장권 판매 대행, 응원용 머플러 판매 등 다른 수익 사업도 있으나 제반 운영비를 제하면 붉은악마 살림에 보탬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잠시 시도했던 회비 징수는 2년 전 완전 폐지했다.

4. ‘Be The Reds' 티셔츠는 붉은악마 공식 응원복이 아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Be The Reds' 티셔츠는 붉은악마와는 상관이 없다. 붉은악마는 어떠한 종류의 공식 유니폼도 지정하지 않고 있다. 누구나 붉은색 옷만 입으면 붉은악마가 될 수 있다.
’Be The Reds'는 붉은악마 마케팅 대행사였던 토피안이 2000년 5월경 붉은악마에 제안한 것으로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들과 함께 이벤트를 할 때 사용한 일종의 캐치프레이즈였다. 이벤트를 할 당시에는 ‘온 국민이 붉은악마가 되자’는 취지로 티셔츠 등을 무료로 나누어 줬다.
‘Be The Reds'를 사용하기 전에 이에 대한 상표권은 붉은악마가 소유하려 했으나 당시에는 붉은악마가 법적으로 임의단체였기 때문에 상표권을 소유할 자격 요건이 되지 않아 임시로 토피안의 이름으로 상표권 출원을 했으며, 상표권 관련한 수익사업 진행시 양측이 별도 협의하여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토피안은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몇몇 업체들과 손을 잡고 ‘Be The Reds'가 찍힌 티셔츠 판매에 나섰으며 뒤늦게 이를 안 붉은악마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여 ’Be The Reds' 티셔츠 추가판매가 중지되었다. 현재 토피안 측은 대부분의 ‘Be The Reds' 티셔츠가 불법 복제품으로 유통되었기 때문에 많은 수익이 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Be The Reds' 상표권 출원이 진행 중이며 이에 대한 권리를 토피안에서 붉은악마 쪽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직도 거리에서 팔리고 있는 ‘Be The Reds'는 토피안과 계약을 맺은 회사들이 생산한 제품 중 재고 물량이거나 불법복제 업자들이 만든 것들이다.

5. 월드컵 후 붉은악마가 해체된다?

최근 "월드컵 이후에 붉은악마가 해체된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단체의 해체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으로 전국에 있는 붉은악마 대의원들이 동의를 해야 한다.
월드컵 이후 붉은악마의 존재 방안으로 ‘NGO형’과 ‘중앙 집행부 권한 축소’가 자주 논의되고 있다. NGO형은 월급을 받는 상근 근무자를 두고 회원들에게 운영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짬이 날 때마다 들르는’ 대학생이나 회사원 중심으로는 더 이상 비대해진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없고, 꼼꼼한 예산 집행의 어려움이 대두되고 있다. NGO가 되면 축구 관련 건전한 여론 형성 기능도 더욱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앙 집행부 권한을 축소하는 안은 반대로 각 지역 지부의 권한 강화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각 지부에서 관할하도록 했다. 지역 지부가 예산 편성 및 행사 등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될 경우 중앙 집행부는 홈페이지를 통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소극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6. 붉은악마 회원들은 모두 자비를 들여 경기장을 찾는다!

많은 사람들이 붉은악마는 공짜로 표를 받고 공짜 교통편을 제공받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붉은악마는 기업이 운영하는 몇몇 응원단과 달리 모든 것이 회원 자신의 뜻에 따라 이뤄지며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축구협회로부터 골대 뒤 좌석의 일부를 배정받고 있지만 모두 비용을 지불한다. 교통편을 대절할 때에도 회원 각자 회비를 내야한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들고 오는 응원도구나 의상도 모두 개인이 부담하는 것이다.
붉은악마 집행부는 월드컵 이후부터 좌석을 배정 받아 회원에게 판매하는 것을 중지할 예정이다.

7. 붉은악마는 그 많은 회원을 어떻게 모으는가?

월드컵 때 한국 경기가 있을 때마다 서울 시청 앞 광장 등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곳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많은 언론들은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서 붉은악마의 인원동원력에 놀라곤 한다.
붉은악마는 공식적으로 거리 응원을 주도하지 않는다. 모두 소모임별 또는 개별적으로 참여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 등장한 거리 응원단은 줄잡아 2천만 명을 헤아리는데, 붉은악마 회원은 웹 사이트 가입자 기준으로 25만 명 수준이다. 따라서 거리의 붉은 인파는 회원보다는 일반 시민이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한다.
붉은악마가 회원들의 힘을 필요로 할 때에는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코너를 사용한다. 축구 이외의 이벤트에는 회원의 참여가 극히 미미한 편이다.

8. 붉은악마 사무국 인원의 인건비는 시간당 1천5백 원!

붉은악마 사무국에서 티켓 배정, 응원 장비 준비 등 각종 산적한 일거리를 처리하는 사무국 봉사자들은 시간당 1천5백 원을 받는다. 단, 4시간을 채우는 순간부터 시급 지급이 인정된다. 3시간 동안 일을 하고 집에 가면 시급을 받을 수 없고, 4시간을 채워야 6천 원의 시급을 받게 된다. 4시간 초과 8시간 미만일 경우에는 시간당 1천원의 초과수당만이 지급되며, 5시간을 근무(봉사?)할 경우 7천원을 받는 셈이다.
그러나 직장이 있는 사람이 일을 할 경우에는 시급이 제공되지 않으며, 이는 회장단을 포함한 임원진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9. 붉은악마 응원가는 프로축구팀 서포터가 원작자!

박수 다섯 번 치고 “대～한민국”하는 구호는 수원삼성 프로축구단의 서포터인 그랑블루가 사용하는 것이다. 그랑블루 역시 박수 다섯 번에 “수～원삼성”이라는 구호를 외친다. “오! 필승 코리아!”는 부천SK 프로축구단 서포터 헤르메스가 만든 것으로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헤르메스는 “오! 부천 에프시(F. C.)!"라고 부른다. F. C.는 축구 클럽(Football Club)의 약자. 위 두 가지 응원 방법을 포함한 붉은악마의 모든 응원법들은 이미 1996년경부터 사용해 온 것들이다.
최근 가수 윤도현 씨가 언론을 통해 이 곡이 마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듯한 인상을 주는 발언을 하고 있는 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10. 대형 태극기의 정체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경기 때마다 펼쳐 들었던 대형 태극기는 붉은악마의 의뢰로 대구의 한 섬유업체에서 만들어졌다. 월드컵을 앞 둔 시점에서 신인철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세계에서 가장 큰 태극기를 만들자”는 생각을 공유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태극기의 크기는 가로 60m, 세로 40m. 약 8,000명의 관중이 있어야 제대로 펼칠 수 있다. 태극기의 재질은 비가와도 젖지 않는 방수 섬유. 커피를 흘려도 때가 묻지 않는다. 무게는 매우 가벼운 편이나 태극기가 워낙 크기 때문에 50명 정도가 함께 들고 운반해야 한다. 제작비로 1,100만 원이 소요됐다.
태극기를 경기장에서 펼치기 전에는 수십 명의 회원이 공터에 모여 한 번 펼쳐 보아야 한다. 태극기가 접히면서 꼬인 부분은 없는지, 앞뒤는 어떻게 되는 지 확인을 한 후에 관중석에 배치한다. 관중들이 끝 부분을 잡아들어 올리면 저절로 펼쳐지도록 태극기의 제일 윗 부분을 잡기 편하게 배치한다.
태극기를 펼칠 때에는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냥 잡고 머리 위로 올리고 두 손으로 계속 끌어올리면 된다. 태극기가 펼쳐지면 붉은악마 진행요원이 밑 부분을 잡는다. 태극기를 접을 때에는 밑으로 내리면 물이 흐르듯 태극기가 흐르며 접힌다.
아쉬운 점은 한 번 펼친 후에는 다시 펼칠 수 없다는 점. 아무리 신경을 써도 태극기를 내릴 때 천이 꼬이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경기 중에 단 한 번 펼치는 것으로 태극기의 임무는 끝이 난다.
(2002 월드컵 기간동안 사용한 대형 태극기는 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됐다.)


11. 붉은악마의 마법 - 카드섹션!

카드섹션은 월드컵 기간 동안 가장 큰 화제를 끌었던 응원 아이템이다. 폴란드 전 때 ‘3-0’이라는 카드 섹션을 시작으로 미국 전 ‘GO KOR 16', 포루투갈전 ‘대한민국’, 이탈리아전 ‘AGAIN 1966', 스페인전 ’PRIDE of ASIA', 독일전 ‘꿈★은 이루어진다’, 터키전(3-4위전) 'CU@K리그’ 등 경기를 거듭할수록 다음 경기의 카드 섹션 내용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
경기 하루 전에는 카드 섹션의 내용을 취재하려는 언론들로 붉은악마 사무국 전화가 불통될 정도였다. 그러나 붉은악마 집행부는 경기 전까지는 카드 섹션의 내용을 비밀에 붙였다. 미리 알려지면 응원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붉은악마가 실시한 카드섹션은 붉은색 종이와 흰색 종이를 이용한 매우 단순한 것이었다. 경기 전날 미리 좌석에 종이를 붙였다. 5,000석에서 1만5,000석에 이르는 자리에 종이를 붙여 놓는 작업은 보통 일이 아니다. 경기 전날 붉은악마 현장팀이 미리 경기장에 들어가 선수들이 적응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작업을 해야 했다. 관중들은 경기장에 입장해 응원을 리딩하는 사람의 신호에 따라 종이를 들었다 내렸다는 반복하면 된다.
글씨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경기장 좌석 배치도를 입수해야 한다. 입수한 좌석 배치도에 색연필로 색칠을 하면서 글씨를 만든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카드섹션 담당자들의 노하우가 늘어나면서 카드섹션의 완성도 높아졌다.
종이 구입비는 경기당 1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 그러나 독일 전부터는 한솔제지가 협찬을 해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한솔제지는 방수가 되는 고급 종이를 제공하는 등 많은 신경을 써주면서도 종이에 광고를 인쇄하지 않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함축적인 의미가 담긴 문구를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보통 경기 전에 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붉은악마 홈페이지를 통해 보내온다. 집행부는 이를 참고하여 가장 큰 응원 효과를 주는 문구를 만들게 된다. 이탈리아 전 때 했던 ‘AGAIN 1966'은 1966년 월드컵 때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격파했던 세계적인 이변을 다시 한 번 이루자는 취지였고, ’꿈★은 이루어진다‘는 결승에 오르는 꿈을 이루자는 뜻이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카드섹션 실시 후, 가운데 ’★‘ 덕분에 “공산당 같다”, “중공군 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월드컵에서 ’★'표는 우승을 뜻한다. 우리와 경기를 가졌던 독일 대표팀의 유니폼에는 별이 세 개 달려 있는데, 이는 월드컵 3회 우승국이라는 표시이다. 이번 2002 월드컵 우승으로 브라질 대표팀의 유니폼에는 별이 다섯 개가 달리게 된다.
카드섹션은 유럽 프로팀 서포터들도 종종 하는 것으로 이미 축구계에서는 보편적인 응원방법이다. 유럽 서포터의 카드섹션은 우리보다 더욱 정교하고 화려하다.

12. 구호나 노래는 때 맞춰 부른다!

아무 생각없이 붉은악마의 응원을 보면 구호와 노래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기 중의 상황에 따라 다른 응원을 한다. 경기를 시작할 때에는 목에 두르고 있던 머플러를 머리 위로 펼치고 ‘개선 행진곡’을 부른다. 이런 응원은 골을 넣을 때와 후반전을 시작할 때, 경기를 끝마칠 때에도 한다.
우리 팀이 공을 잡았을 때에는 속공이냐 지공이냐에 따라 응원이 다르다. 속공을 할 때에는 빠른 템포의 응원을 한다. 지공을 할 때에는 긴장감이 느껴지는 응원을 한다. 반대로 상대편이 공을 잡았을 때에는 실시하던 응원을 급히 중단하고 야유나 ‘아리랑’같은 느린 템포의 노래를 부른다. 선수들은 응원단이 부르는 노래의 템포에 따라 무의식 중에 속도 조절을 하게 된다.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댄스뮤직을 틀면 손님들이 음식을 빨리 먹고, 클래식을 틀으면 천천히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경기 중 멋진 플레이를 한 선수나 부상을 당한 선수 또는 실수를 해서 심리적 동요가 있는 선수에게는 선수 이름을 외친다. 교체를 통해 들어가는 선수와 나오는 선수의 이름도 외친다. 전체적으로 관중들이 응원을 하지 않고 조용할 때에는 ‘대한민국’이나 ‘오! 필승 코리아’ 등 널리 알려진 응원을 통해 참여를 유도한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일반 관중들에게 참여를 유도하는 ‘같이해요’와 ‘일어나요’ 구호와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로 인한 실수를 막기 위해 ‘침착해’라는 구호를 새로 만들어 사용했고, 기존 응원 중 일반 관중이 따라하기 다소 어려운 응원은 하지 않았다.

13. 붉은악마 회장 선출은 1년에 한번 선거를 통해!

붉은악마 회장은 1년 연임제다. 선거는 회원들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의 간접 선거를 통해 이뤄진다. 매년 2월 경에 선거 유세와 선거가 이뤄지고 3월 1일부터 새 회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대의원들은 붉은악마 회장단, 집행부, 10개 프로축구 구단 서포터즈, 각 지역 지부/지회, 팬클럽 등 소모임 운영자들로 이뤄진다. 회장 출마는 붉은악마 회원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그러나 당선이 되기 위해서는 평소 활동을 통해 성실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3, 4년 정도 중앙 또는 각급 모임의 집행부에서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모 연예인이 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타진했으나 회원이 아닌 관계로 출마 자격이 없어 출마가 무산됐다.
각급 모임의 리더는 각 모임이 자체적으로 뽑는 게 보통이다. 일부 회장이 선임권을 가진 경우도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모임의 의견을 존중한다.
붉은악마 회장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할 수는 없다. 일반 사항은 사무국의 실무 책임자들과 논의를 해야하고, 중요 사안은 대의원 회의를 통해 인준을 받아야 한다.

14. 정치권의 협조 부탁은 없나?

월드컵이 막을 내리면서 각종 단체들이 붉은악마와 함께 이벤트 또는 캠페인을 하자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붉은악마는 기본적으로 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요청을 거절하고 있다.
특히 각계의 유력인사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붉은악마 임원이나 회원들을 옆에 두고 사진 촬영 등을 통해 간접적인 홍보를 하려는 경향이 있고, 일부 정당에서도 공개지지 등을 표현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요청들은 주로 해당 출입 기자들을 통해 “어떤 단체가 제휴를 요청하는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식으로 의사를 타진한다. 붉은악마 취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정치부 기자들이 전화를 하면 십중팔구 취재가 아니라 제휴 의사 타진이다.
붉은악마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어떤 정치 조직과도 연대할 생각이 없다. 만일 붉은악마 회원이 개별적으로 자신이 붉은악마 회원의 자격으로 어떤 개인이나 정치단체의 일원으로 참가하면서 자신이 붉은악마를 대표한다는 등의 돌출 행동을 할 경우에는 영구 제명 사유가 된다. 대체로 중립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각종 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다. 강제로 붉은악마를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단체가 있다면, 그 단체 덕분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원단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15. 응원도구는 어떤 게 있나?

붉은악마의 응원을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도구가 필요하다. 특히 청각적 효과를 위해서는 ‘탐탐이’라 불리는 작은북이 필요하다. 이번 월드컵 개최 전에는 탐탐이가 경기장 반입금지 품목에 묶여 사용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응원의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 붉은악마 집행부는 월드컵 조직위와 각 경기장 관리 관청과 꾸준하게 논의를 하여 각종 물품에 대한 제한적 반입을 허용 받았다.
반입이 허용된 것은 손잡이가 짧아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적은 짧은 북채와 몇 개의 탐탐이 그리고 민속북과 꽹과리였다. 특히 민속북과 꽹과리 연주는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붉은악마 회원들이 함께 했다.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응원 합류는 월드컵을 통해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려는 의도도 있었다.

16. 월드컵 후 붉은악마가 할 일은?

월드컵이 끝나도 붉은악마는 바쁘다. 월드컵 기간 동안 미뤄 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일단 각 기업들과의 제휴 관계도 모두 끝나기 때문에 이를 확실하게 정리하고, 이미 제작한 음반 판매를 위한 작업도 해야한다. ‘Be The Reds' 상표권에 관한 문제도 매듭지어야 한다.
그러나, 붉은악마의 남은 일 중 가장 큰 일은 월드컵 열기를 프로축구로 이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원들 위주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을로 다가온 아시안 게임과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준비하는 것도 붉은악마의 몫이다.



출처:붉은악마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