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달려가서 아저씨를 부축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때 목걸이 속에서 가만히 있던 물의 요정 미소가 나
왔다."아저씨 큰일났다..심장에서 나오는 혈관이 막혀 피를 정화하고 혈관을 뚫어야 살수 있다"미소는 손을
아저씨 심장에 갖다 대면 자신이 아저씨의 혈관과 심장으로 들어가 살리겠다고 말했다.
길바닥에서 뒹굴던 중년의 아저씨는 소년이 달려와 자신을 부축하면서 심장어림에 손을 갖다대자 통증이 가
시기 시작함을 느꼈다.따스한 기운이 온몸을 한바퀴돌자 가슴을 압박하던 통증은 서서히 가셨다.그런 상태
로 몇분이 지나자 아까 쓰러지기전보다 몸상태가 더 좋아진 것을 알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협심증이 한번 발작하면 여간해서 이렇게 쉽게 좋아지지 않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협심증
은 심근에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가슴이 아픈 증상
이다.
만약 피덩어리인 혈전이 좁아진 관상동맥을 완전히 막아버리면 즉사하는 무서운 병이다.발작직전에 약을
먹었다고 해도 이렇게 갑자기 좋아지는 병이 아니었다. 분명히 소년이 뭔가 조화를 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물의 요정 미소는 시커멓게 변해서 아저씨 몸에서 빠져나오면서 말했다. "집주인아! 아저씨 다 고쳤다.피가
너무 더러워 깨끗하게 걸러내고 기름 찌꺼기가 덕지덕지 달라붙어있는 혈관벽도 말끔히 청소했다.이제 맑
은 피가 잘 흐른다. 나 방값 했지?"
나희망은 약간은 수척해진 미소에게 수고했다고 말했다. 이거 하나만으로 방값을 내고도 남으니 걱장말라
며 좋은일 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미소는 나오자 마자 온몸을 한번 털자 아저씨 혈관속에 있던 노폐물 찌꺼
기가 쏟아져 나왔다.
아저씨는 일어나자 마자 소년의 손을 잡고 살려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부모님에게 인사라도 해야겠다며
집이 어디냐고 물었다. 소년은 집이 하늘고아원이라고 밝혔다.
아저씨는 괜찬다고 하는데도 굳이 원장선생님께 인사하러 오겠다면서 손을 꼬옥 잡았다.일단 병원부터 가서
검사를 해야하니 자신은 내일 오후에 고아원을 방문하겠다고 말하고 헤어졌다.
다음날은 토요일. 아저씨는 오후 2시에 빵과 사탕, 과자를 승용차에 가득싣고 고아원을 방문했다. 미리 전화
를 받은 원장선생님이 나와 아저씨를 맞았다. 두사람은 원장실로 가고 큰 언니와 형이 과자와 빵 보따리를 받
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아저씨는 원장선생님을 만나서는 자신이 길거리에 쓰러졌는데 나희망군이 응급조치를 해줘서 살았다며 감
사의 말과 함께 적지않은 돈을 고아원살림에 보태쓰라고 기부했다. 희망군이 좋다면 자신의 집에 데리고 가
책임지고 키우겠다고 제안했다. 원장선생님은 희망군의 의사를 물어 그렇게 하겠다고 응락했다.
나희망군은 그렇지 않아도 학교를 자퇴하고 고아원을 나와 독립하려했는데 아저씨가 같이 살자고 하니 더
없이 좋을 수 가 없었다. 아들로 삼겠다며 입양하겠다고 아저씨가 제의했지만 자신은 같이 사는 것 만으로
도 만족한다고 정중히 사양했다.
며칠후 보따리를 싼뒤 고아원을 나와 아저씨를 따라 청파동 아저씨 집으로 갔다.집은 크지않은 아담한 2층
양옥이었다. 밥은 굻지않고 월사금도 밀리지는 않을 것 같았다.
아저씨는 전기부품을 만드는 조그만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동맥경화로 협심증이 심해져 사업을 정리
하려는 중이었다. 그날도 인수자를 만나러 가는중에 길거리에서 쓰러져 자신을 만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병원에가서 검사를 해보니 기름기로 탁해졌던 피가 맑아졌고 동맥경화도 없어졌다며 주치의가 어떻게 이렇
게 말끔히 회복됐느냐고 묻더라고 했다. 아저씨는 소년에게 연유를 묻고 싶었지만 부담을 줄 것 같아 차차
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인연의 끈은 참 질겼다. 한번 연이 맺어지면 3생을 이어간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 선연은 몰라도
악연은 절대 짓지말라는 어르신들의 당부는 바로 이런 끈질긴 인연때문이라는 것을 실감했다.아저씨와는 직
접적이지는 않지만 나희망이 회귀하기전 미래의 전생에서 이미 인연을 맺은 거나 다름없었다.
아저씨는 2남1녀의 자식을 두고 있었다.막내딸이 전생에서 자신이 좋아했던 한인숙이었고 큰 오빠인 한인섭
은 자신이 대기업 사원으로 있으면서 관리하던 중소전자부품회사 사장이었다. 한인숙에게 손절당한 아픔에
심술이 나서 오빠회사를 이런 저런이유를 들어 트집을 잡아 힘들게 했었다.
결국 납품물량이 줄어든데다 IMF까지 닥치면서 자금난으로 도산을 면치 못했다. 그후 자신도 그 여파로 몰락
의 길을 걸었다.한강인도교에서 투신했고 결국 목걸이의 힘으로 회귀한 것이다. 미래의 일이기는 하지만 엄연
히 자신에겐 전생이나 다름없었다.
이는 악연이면 악연이지 선연은 결코 아니었다. 어떻게 이런 인연이 다시 맺어지는지 인연의 끈은 정말 질기고
도 무서운 것이라는 어느 고승의 말이 갑자기 귓전을 울렸다.자신의 업보에 따른 인과응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
이 들었다.
A Love Idea는 1989년 개봉된 영화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OST다.David Nolan의 바이올린
연주가 멋지다.
이곡은 생전의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가장 좋아했던 팝밴드 Dire Straits의 기타리스트이자 리더인 마크
노플러(Mark Knopfler)가 작곡했다.
허버트 셀비(Hubert Selby)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했다.1950년대 미국의 브룩클린 부두에서 살아가는 노
동자들과 소외받은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그린 영화다.
Mark Knopfler는 기타리스트로서 널리 이름을 알렸지만 영화음악 작곡가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다.
첫댓글 소설을 쓰셨군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설썼다고 하면 거짓말로 마구
어떤얘기를 꾸며낼 겅우 비아냥거릴때 쓰는 말인데...ㅋㅋ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한밤 되세요...
전,현,후생(미래)에 걸쳐 이어지는
인연의 끈과 욕망으로 얼룩진 삶의 모습...
어떻게 귀결될지...
신통치 않은데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이라 미숙한 점이 많으니 지도편달
해주십시요...
인연의 끈 재미있네요.
어찌 전개 되어갈 지
다음 편을 기다립니다
재미없어지면 일찍 끝내고
내가 생각해도 괜찬다 싶으면
50~100회정도는 끌고나갈려 합니다.
한스님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