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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지역 | 한국 > 충청남도 > 아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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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발효 음식 > 김치류 > 배추통김치 |
발효 및 먹는 방법 | 생태와 조기젓으로 각각 담근 배추통김치로, 김장과 동일한 숙성기간을 거쳐 겨우내 먹는다. |
재료 | 절인 배추, 무, 대파, 쪽파, 미나리, 갓, 고춧가루, 새우젓, 조기젓 국물, 생태(조기젓배추속박이는 조기젓 살) 등 |
절기 | 겨울 |
주요 인물 | 최황규 종부 |
만든 시기 | 미상 |
유사 음식 | 김장 |
일반적으로 김장 배추김치를 담글 때는 양념소를 배춧잎 사이사이에 넣어 만든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두 가지 형태로 김장 배추김치를 담가 먹는데, 발라낸 생태 살에 소금과 고춧가루로 양념한 것을 소 재료로 활용하는 생태배추속박이와 조기젓의 살을 발라내 양념한 후 켜켜이 넣어 만드는 조기젓배추속박이가 있다. 생태배추속박이와 조기젓배추속박이는 김장 배추김치를 저장하는 방식과 동일하게 김칫독에 넣어 저장하며 덧소금을 뿌려 1주일 이상 발효시킨 뒤 먹는다. 서해안 지역에서 김치를 담글 때 주로 사용하던 방식대로 젓갈은 새우젓과 조기젓 국물을 활용하며, 별도로 조기젓배추속박이를 만들 때는 조기젓 국물 외에 통조기젓의 살을 발라내어 배추 잎 사이사이에 박아 넣는다.
통조기젓의 살이 들어 있기 때문에 발효 초기에는 생선 살이 씹히는 식감을 느낄 수 있으며, 오래 두고 먹을수록 통조기젓이 잘 삭아 곰삭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생태나 조기 등 생선을 통으로 넣는 김치 제조법은 18세기 조선 시대 양반가에서 유행하던 김장의 유형으로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배추김치에는 그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속박이란 소박이김치를 뜻하는 말로 속에 박았다는 의미에서 속박이, 양념소를 박았다는 의미에서 소박이라고도 한다. 보통 오이나 무, 고추, 가지 등에 소를 만들어 채운 김치류를 일컫는다. 19세기까지만 해도 배추김치는 배춧잎이 많지 않아 이파리 사이사이에 양념을 넣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배추와 김치 양념을 한 켜씩 번갈아 담아 만들거나, 배추를 토막으로 썰어서 양념과 버무려 섞는 형태였다. 배춧잎이 많은 결구 형태 배추의 재배가 확산되면서 배춧잎 사이사이 양념이 잘 배어들 수 있도록 양념을 잎 사이에 박는 속박이 김치의 제법을 응용하게 되었다.
조선 시대 소박이김치의 유형을 고문헌에서 살펴보면 크게 두 종류의 조리법으로 기록되었다. 먼저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나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의 기록을 보면 오이나 가지의 속을 파고 소고기, 꿩고기, 두부 등을 양념한 소를 넣고 싸맨 후 달인 장에 넣어 만든 ‘고기소박이 장김치’류를 소개하고 있고, <주방문(酒方文)>이나 <시의전서(是議全書)>에서는 칼집을 낸 뒤 마늘,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넣어 요즘의 소박이김치 만드는 것과 동일한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20세기 초반 한반도의 김장문화-통김치, 탄생의 역사>에서는 이와 같은 소박이 방식은 원재료를 잘라 틈을 만들고 그 사이에 양념을 넣음으로써, 주재료에 양념이 효과적으로 배게 하기 위해 고안되었을 것으로 보았다. 또한 좀 더 양념이 쉽게 배게 하기 위해 기존 소박이김치의 제법을 응용하여 배춧잎 사이사이에 틈틈이 끼워 넣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 대대로 내림 김치로 담가 먹던 김장 배추김치의 형태는 조기젓 살을 발라내어 소 재료로 활용한 조기젓배추속박이였다. 이득선 종손은 대학 시절 친구 집에 갔다가 우연히 생태 살을 넣고 만든 김치를 처음 맛보게 되었고 생태김치가 입맛에 맞아 집에 와서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전해드렸다고 한다. 이득선 종손의 어머니는 아들이 맛있게 먹었던 김치를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 생태 살을 발라 김장에 적용해 보았고, 그 맛을 본 가족들이 생태김치의 시원하고 산뜻한 맛을 좋아했던 까닭에 그때부터 김장할 때 생태배추속박이를 추가로 담그게 되었다.
최황규 종부 또한 시집오면서 시어머니에게 배운 조기젓배추속박이와 생태배추속박이 두 가지 모두 김장으로 담가 먹게 되면서 생태배추속박이도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새로운 내림 김치로 전승되고 있다. 시어머니에게 처음 배웠을 때만 해도 내륙 지방에서는 굴을 구하기가 어려워 김치 재료로 활용하지 않았으나 최근에 유통이 발달되면서 굴을 넣어 김치를 담그고 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예전부터 김치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재료를 밭에서 직접 길러 사용했다. 요즘에도 농산물은 대부분 밭에서 재배한 것을 활용하고 있으며 내림 발효음식인 조기젓 또한 직접 담근 것을 사용한다.
1800년대 말~1900년대 초 문헌으로 보이는 작자 미상의 <언문후생록(諺文厚生錄)>이라는 책을 보면, <셕박짐채담그난법>에 “통배추 양념은 조기젓국, 조기, 낙지, 소라, 생굴, 전복, 배[生梨], 생강, 마늘, 파, 실고추, 청각을 잘게 썰어 배춧잎 속에 겹겹이 넣고 갓을 양념에 넣어 담으라”고 설명되어 있다. 배춧잎 수가 많은 결구형 통배추가 조선 후기 이후 재배되면서 배춧잎 사이사이에 소를 넣어 김치 만드는 법이 소개된 기록으로 가장 앞선 내용이다.
1800년대 후반에 들면서 김치의 소 재료로 생태나 이를 말린 북어를 사용하거나 통조기젓을 큼직하게 썰어 이용하는 일이 많아지는데, 이러한 유풍(流風)이 전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북어나 조기 외에 낙지, 소라, 굴, 전복 등의 해산물을 풍부하게 넣어 여러 가지 재료를 혼합하였다 하여 석박김치 또는 석박지라고 하였다. 통배추 김치라는 이름이 정착되기 전까지 석박김치라는 명칭이 주로 사용되었다.
통배추 김치는 배추를 썰지 않고 통째로 절여 배춧잎 사이사이에 김치 양념소를 넣어 담그는 김치로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배추김치를 담글 때 이용하는 방법이다. 김치 담그는 법이 기록된 문헌 중에서는 방신영이 쓴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1918년판에 처음으로 통배추 김치 제법이 소개되어 있다. 인쇄본에는 ‘김통지’라고 제목이 붙어 있는데 이는 인쇄 과정에서 생긴 실수로, 목차에는 ‘통김치’라고 제대로 쓰여 있다.
김통지
통김치를 누른닙흔 다 졔쳐바리고 통으로 졍
게씨서셔 독에 져리
니
배추의 누런 잎은 다 제거하고 통으로 깨끗하게 씻어서 독에 절인다.
물동이에 쇼곰을 화인반되가량을 타셔 넉넉히부어 져려가지고
물 1동이에 소금을 (관에서 정한 기준으로) 0.5되가량 타서 넉넉히 부어 절인다.
이거슬 광쥬리에 여노아 물이 다
지게
놋코
이것을 광주리에 내놓아 물이 다 빠지게 한다.
무우와 마늘 파 고초
을 채치고
갓과 미
리와ㅏ 쳥각은
치기리식 써으러
셕거셔
무, 마늘, 파, 고추, 배, 생강을 채 썰고 또 갓, 미나리, 청각은 한 치 길이씩 썰어 함께 섞는다.채 가온데쇽을 헷치고 입사귀 틈마다 조곰식깁히 쇼를박고, 입사귀
쥴기를잡어 돌러셔
채허리를
고
배추 가운데 속을 헤치고 잎사귀 틈마다 조금씩 소를 깊이 박고, 잎사귀 한 줄기를 잡아 돌려서 배추 허리를 맨다. 무우를 졍
게씨서셔 칼로 이리져리 비슷비슷 어여셔 맛치 비늘박힌 모양으로 어여셔
또 무를 깨끗하게 씻어서 칼로 이리저리 어슷어슷하게 마치 비늘 박힌 모양으로 썬다.
쇼곰에 져렷다가 고명을 그어인 쇽마다 너허셔 다후 독에 넛
니
소금에 절였다가 고명을 그 칼집 낸 속마다 넣어 다 한 후 독에 넣는다.
무우켜넛코
채
켜넛코 이러케번가러가며 다 너은후에 (너을
도
켜에고명을조곰식
리
니라)
무 한 켜 넣고 배추 한 켜 넣고 이렇게 번갈아 가며 다 넣은 후에 (넣을 때도 매 켜에 고명을 조금씩 뿌린다),채 져렷든 물을 쳬에 밧허부어 물이
채우에
지 올너오게 되거든
배추 절였던 소금물을 체에 밭쳐 붓고 물이 배추 위까지 올라오게 되면
간을 게
여셔 무거운돌로 눌러놋코
게를
덥허 두
니라
무거운 돌을 눌러놓고 덮개를 꼭 덮어 둔다.
이 같은 통배추 김치는 전국 어디서나 담가 먹는 김장이지만, 지역과 기후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보통 평균 온도가 낮은 북쪽 지방은 싱겁고 맵지 않게 담그며 국물이 있는 편이라면, 따뜻한 남쪽은 짜고 매우며 국물 없이 담근 것이 특징이다. 젓국으로 북쪽은 새우젓과 조기젓을, 남쪽은 멸치젓과 갈치젓을 사용하며 중부 지방은 새우젓과 황석어젓, 조기젓 등을 넣는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생태배추속박이는 조선 말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에 소개된 ‘배추통김치’의 재료와 비슷하다. 문헌에서는 생태 대신 북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당시 유통 여건이 낙후되어 생태를 말린 형태로 사용했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菘沈菜 통김치
배추통김치
북어을 졍히 씨셔 통으로 케케 담아 두어다
북어를 깨끗이 씻어 통으로 켜켜이 담가 두었다
봄에 먹으면 조흔니라 조흔 통 마초 져려
봄에 먹으면 좋다. 좋은 통배추를 맞춰 절이고,
실고초 총 마날
강
뉼
다
치고
실고추, 흰 파, 마늘, 생강, 생밤, 배는 모두 채를 치고,
죠기졋 졈허 너코 쳥각 미나리와 소라 낙지
조기젓은 저며 넣고 청각과 미나리와 소라, 낙지 등을
속게 셧거 너허 함담 마초와 되, 무우와 외지
속에 섞어 넣은 다음 간을 맞춘다. 무와 오이지는실노 케케 너허다
일 만에 조긔졋국
가로세로로 켜켜이 넣었다가 사흘 후에 조기젓국을
다려 물에 타셔 국을 부으면 조흔니라
달여 물에 타서 국을 부으면 좋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생태배추속박이와 조기젓배추속박이는 일반적인 김장 배추김치에 생태와 조기젓 살, 굴 등 귀한 재료들을 사용해 풍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김치에 들어가는 무와 대파 · 미나리 등은 모두 3cm 길이로 보기 좋게 손질하고, 깍두기는 한입 크기로 잘라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아산 예안 이씨 종가 김치의 특징이다.
생태배추속박이와 조기젓배추속박이는 일반적인 통배추 김치에 각각 고춧가루와 소금에 버무린 생태와 조기젓 살을 켜켜이 넣어 만든다.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절인 배추 |
4 |
포기 |
부재료 |
생태 |
460 |
g |
무 |
2 |
개 |
|
대파 |
265 |
g |
|
쪽파 |
265 |
g |
|
미나리 |
265 |
g |
|
갓 |
265 |
g |
|
양념 재료 |
고춧가루 |
360 |
g |
새우젓 |
400 |
g |
|
조기젓 국물 |
300 |
g |
|
다진 마늘 |
250 |
g |
|
다진 생강 |
100 |
g |
|
굴 |
245 |
g |
|
생태양념 재료 |
고춧가루 |
15 |
g |
소금 |
9 |
g |
김칫소 만들기
생태 양념하기
생태배추속박이 김칫소 넣기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절인 배추 |
4 |
포기 |
부재료 |
조기젓 |
115 |
g |
무 |
2 |
개 |
|
대파 |
265 |
g |
|
쪽파 |
265 |
g |
|
미나리 |
265 |
g |
|
갓 |
265 |
g |
|
양념재료 |
고춧가루 |
360 |
g |
새우젓 |
400 |
g |
|
조기젓국물 |
300 |
g |
|
다진 마늘 |
250 |
g |
|
다진 생강 |
100 |
g |
|
굴 |
245 |
g |
|
조기젓양념 재료 |
고춧가루 |
4 |
g |
김칫소 만들기
조기젓 양념하기
① 조기젓은 건더기를 건져 살만 발라낸다.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다.
② ①의 조기 살에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다.
김칫소 넣기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생태배추속박이와 조기젓배추속박이는 가장 즐겨 먹는 김장으로 겨우내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다. 생태가 듬뿍 들어간 생태배추속박이는 맛이 시원하고 산뜻하며, 조기젓 살을 넣어 만든 조기젓배추속박이는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김치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김장 배추김치를 김칫독에 담아 땅에 묻고 겨우내 먹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는 김장독 여섯 개가 나란히 묻혀 있는데 이 중 세 개의 항아리에는 배추김치를 넣어 보관한다. 세 개의 항아리 중 두 개에는 조기젓배추속박이를, 나머지 하나에는 생태배추속박이를 넣어 숙성시킨다. 김칫독에 넣어 묻어둔 김장 배추김치는 한 달 정도 지난 후부터 꺼내 먹으며, 바로 먹을 김치는 상온에 1주일간 숙성시킨 후 냉장고에 넣어 두고 먹는다. 모든 김치를 땅에 묻어 두고 먹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에는 겨우내 먹을 김치는 김칫독에 넣어 땅에 묻어 보관하고, 이듬해 김장을 담그기 전까지 오랜 기간 먹을 김장은 김치냉장고에 보관한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생태배추속박이와 조기젓배추속박이 외에도 잇몸이 약한 어르신들을 위해 담갔던 부드러운 박속김치와 담장 기와에 핀 돌나물로 담근 돌나물물김치, 간장으로 간을 한 막김치, 감을 고추장에 박아서 숙성시킨 감장아찌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내림 발효음식들이 전승되고 있다. 지금도 종종 담가서 먹는 김치들이다.
① 아산 예안 이씨 종가 박속 김치의 정의와 유래
박속김치는 어린 박의 껍질을 벗기고 박속을 한입에 넣을 크기로 잘라 소금에 절인 후, 각종 채소와 함께 버무려 집간장으로 간을 맞춘 김치이다. 무보다 조직이 연한 박속을 김치 재료로 활용해 이가 약한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을 만들었다 하여 '효(孝)김치'로도 불린다. 19세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에도 이 같은 박김치 담그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동아나 호박 등도 이가 약한 노인을 위해 김치 재료로 쓰이기도 하였는데, 조직 자체가 물러서 따로 삶지 않고 사용하였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도 집안 어른을 위해 박속김치를 담가 먹었으며, 이때 박속을 한층 더 무르게 하기 위해 끓는 물에 한 번 삶아 내는 수고를 더했다. 이렇게 한 번 삶아서 만든 박속김치는 씹는 맛이 물렁물렁하여 이가 없는 어르신들이 드시기에 좋았다. 과거에는 치아 관련 의술이 발달하지 않아 저작이 힘든 집안 어른을 위해 박속김치를 담갔지만 요즘에는 담그지 않는다.
박속김치는 오래 보관해 두고 먹는 김치는 아니며, 박속에 양념이 배어들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속이 여린 박을 수확할 수 있는 봄, 여름철에 주로 먹는 김치이다.
匏沉菜 박김치
박김치
연 박 겁질 벗기고 속 다
여 바리고
연한 박의 껍질을 벗기고 속을 다 긁어 버린다.
네모반듯게 도독도독
게 버허
네모반듯하고 도독도독하게 썰어
엽흐로 열십로 버혀 져린 후
옆쪽을 열십자로 갈라 절인 다음
외김치 소쳐름 여 너코
오이김치 소처럼 하여 넣는다.
실고초와 파 쳐셔 너코
실고추와 파는 채를 쳐서 넣고
궁물 함담 맛초아 부어 익히라
국물의 간을 맞추어 부어 익힌다.
동아, 호박, 박속 외에 늙은 오이로 불리는 노각도 노인들을 위한 효김치의 일종으로 담갔는데, 18세기의 농서인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삶은 노각 김치 담그는 법을 소개하며 노인을 위한 김치로 추천하는 내용이 나온다.
黃苽熟葅法(황아숙저법)
삶은 노각 김치
取脫苽水烹至熟 取出候冷(취탈아수팽지숙 취출후냉)
끝물 노각을 거두어 물에 삶아 익힌 다음 꺼내어 식힌 뒤
納缸加鹽令極醎 待十月末(납항가염영극함 대시월말)
항아리에 넣고 소금을 뿌려 매우 짜게 한다. 10월 말에
沉蘿葍凍葅時 始取起熟苽 用冷水浸之(침나복동저시 시취기숙아 용냉수침지)
무동치미 담글 때 비로소 익혀둔 노각을 꺼내 냉수에 담가
令盡退醎氣然後 投入蘿葍凍葅中 待味入食之(영진퇴함기연후 투입나복동저중 대미입식지)
소금기를 뺀 후 동치미에 넣어 맛이 스며들게 되면 먹는다.
可供無齒牙老人(가공무치아노인)
치아가 없는 노인들에게 대접하기 좋다.
② 아산 예안 이씨 종가 박속김치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박속김치의 재료(박 500g 기준)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박 |
500 |
g |
부재료 및 양념재료 |
배 |
200 |
g |
대파 |
10 |
g |
|
마늘 |
5 |
g |
|
생강 |
10 |
g |
|
실고추 |
10 |
g |
|
절임 재료 |
소금 |
60 |
g |
김치 국물 재료 |
소금 |
30 |
g |
물 |
2 |
L |
|
집간장 |
15 |
g |
|
식초 |
5 |
g |
2) 박속김치 만드는 법
① 여물기 전의 어린 박을 반으로 자른 후 씨를 발라내고 껍질을 벗긴다.
② 껍질과 씨를 제거한 박을 끓는 물에 한 번 삶아 폭 2.5cm, 두께 0.4cm 크기로 썰고 소금에 절인다.
③ 배는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기고 박속과 동일한 크기로 썬다.
④ 대파, 마늘, 생강은 가늘게 채 썬다.
⑤ 절인 박속은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⑥ 박속을 그릇에 담고 배, 대파, 마늘, 생강, 실고추를 넣어 함께 버무린다.
⑦ 집간장과 식초를 이용하여 간을 맞춘다.
⑧ 물에 소금을 타서 소금물을 만들고, 여기에 집간장과 식초를 넣어 김치 국물을 만든다.
⑨ 양념에 버무린 재료들(⑥)을 용기에 담고 재료가 적당히 잠길 때까지 김치 국물을 부어 익힌다.
③ 아산 예안 이씨 종가 박속김치 먹는 방법
충청도 지방에서 즐겨 담가 먹었던 박속김치는 가을이 되어 박이 단단해지기 전에 잠깐 먹을 수 있는 여름 김치로 그 맛이 매우 담백하고 시원하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식감이 부드러운 박속김치를 치아가 없거나 잇몸이 약한 어르신들을 위한 김치로 따로 담갔다. 이득선 종손의 조부모가 살아 계실 때까지만 해도 박속김치를 따로 담가 어른들께 대접해 드렸으나, 요즘에는 담가 먹지 않는다. 여름에 수박의 하얀 속을 긁어내어 담그기도 했다.
박속김치는 간장과 식초를 넣어 양념하는데 이때 간장은 육간장을 사용해 감칠맛을 내고, 식초를 사용하여 살균 효과와 함께 신맛으로 식욕을 돋워 입맛 없는 노인들이 먹기 좋게 한다. 치아의 저작부터 식욕을 돋우는 것까지 여러 가지 면에서 노인들을 배려하는 효심이 가득 담긴 음식이다.
박속김치는 삶은 박속을 양념에 버무려 바로 먹기도 하는데 보통은 하룻밤 정도 실온에 두고 숙성시킨 후에 먹기 시작하며, 이틀 정도만 두고 먹을 정도로 보관 기간이 짧아 소량씩 담가 먹었다.
① 아산 예안 이씨 종가 돌나물물김치의 정의와 유래
돌나물은 주로 산에서 자라는 쌍떡잎식물로 어린 줄기와 잎을 김치로 담가 먹으면 특유의 향미를 느낄 수 있다. 조선 시대의 조리서에는 돌나물김치의 제법이 등장하지 않았으며, 방신영이 1937년에 쓴 <조선요리제법>(증보판)에서야 이 같은 돌나물로 만든 김치가 소개되었다.
◯ 돌나물김치
재료
돌나물 한사발, 고추 세개
소금 한종자, 마늘 반쪽
파 두개, 밀가루 한숫가락
돌나물을 뿌리를 따고 정하게 다듬어서 물에 여러번 씻어가지고
돌나물은 뿌리를 따고 정갈하게 다듬어 물에 여러 번 씻는다.
소금에 약간 절엿다가 건져서 그릇에 담고 파와 고추는 채치고 마늘은 잘게이겨서 함께 섞어 항아리에 담고
소금에 약간 절였다가 건져서 그릇에 담는다. 파와 고추는 채 썰고 마늘은 잘게 다져 함께 섞어 항아리에 담는다.
소금물을 간 맞게 만들고 밀가루를 잘 풀어 넣고
소금물을 간 맞게 만들고 밀가루를 잘 풀어 넣고,
펄펄 끓여서 식혀가지고 부어서 잘 덮어 익히나니 하로동안에 익나니라
펄펄 끓여서 식힌 후에 부어서 잘 덮어 익히면 하루 동안에 익는다.
<조선요리제법>에서는 여름철 열무김치를 담글 때처럼 밀가루풀을 쑤어 사용함으로써 발효를 촉진하고 풋내를 줄이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런데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곡물 풀을 쑤어 넣지 않고도 시원한 맛을 내는 종가만의 비법을 가지고 있다.
② 아산 예안 이씨 종가 돌나물물김치의 특징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흙에서 자란 돌나물보다 담벼락 기왓장에 흙을 뿌려 그 위에서 자란 돌나물을 이용해 김치를 담갔다. 이득선 종손에 따르면 이렇게 자란 돌나물의 영양이 더 풍부하고 무르지 않아서 김치를 담그기 좋다고 한다.
③ 아산 예안 이씨 종가 돌나물물김치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돌나물물김치 재료 (돌나물 200g 기준)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돌나물 |
200 |
g |
부재료 |
홍고추 |
1/2 |
개 |
풋고추 |
1/2 |
개 |
|
쪽파 |
20 |
g |
|
김치 국물 재료 |
다진 마늘 |
15 |
g |
고춧가루 |
15 |
g |
|
소금 |
10 |
g |
|
물 |
1,000 |
g |
|
묽은 밀가루풀 |
1/4 |
컵 |
2) 돌나물물김치 만드는 법
① 돌나물은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물기를 뺀다.
② 홍고추와 풋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③ 쪽파는 3cm 길이로 썬다.
④ 큰 그릇에 물을 붓고 소금을 녹여 소금물을 만든 다음 고춧가루를 뜰채로 담가 소금물에 색을 낸 뒤 건져낸다. 고춧가루 색이 우러난 소금물에 묽게 쑨 밀가루풀과 마늘을 넣고 섞어 김치 국물을 만든다.
⑤ 용기에 돌나물, 홍고추, 풋고추, 쪽파를 담고 ④의 국물을 붓는다.
④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돌나물물김치 먹는 방법
돌나물물김치는 주로 봄철에 담그는데 숙성시키지 않고 바로 먹기도 하고 하룻밤 정도 상온에 두었다 먹기도 한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갈퀴로 긁어 둔 거름들을 담장 위에 모아 두었다가 여기에 돌나물을 심고 나물이 돋아나면 김치를 담가 먹는다. 돌나물은 돈나물, 돗나물이라고도 하는데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담장 위에서 돋아나는 나물’이라는 의미로 ‘돗나물’이라고 부른다. 보통 열무가 나오기 전인 초여름까지 돌나물이 억세지기 전에 짧은 기간 동안 먹는 김치이다. 오래 두고 먹는 김치가 아니므로 일주일 정도 냉장고에 넣어 두고 먹는다. 김치를 담근 후 시원하게 먹으면 특유의 산뜻한 향과 씹는 맛이 살아 있어 입맛을 돋워 준다.
① 아산 예안 이씨 종가 막김치의 정의와 유래
일반적으로 통배추 김치의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여 각 재료를 썰어서 고춧가루 양념에 막 버무려 담근 것을 막김치라고 한다. 그러나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썰어 놓은 배추와 김치 재료에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춰서 담근 것을 막김치라고 부른다. 간장으로만 양념한다고 하여 간장김치라고도 부른다.
② 아산 예안 이씨 종가 막김치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막김치 재료 (배추 7kg 기준)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배추 |
7 |
kg |
부재료 |
무 |
2,500 |
g |
쪽파 |
400 |
g |
|
갓 |
1,000 |
g |
|
미나리 |
600 |
g |
|
간장 양념 재료 |
조선간장 |
1,500 |
g |
소금 |
100 |
g |
2) 막김치 만드는 법
① 배추는 지저분한 겉잎을 떼고 6~7cm 길이로 썬다.
② 손질한 배추는 깨끗이 씻어 채반에 널어 물기를 뺀다.
③ 무는 깨끗이 씻어 4cm 길이, 0.3cm 두께로 채 썬다.
④ 미나리, 쪽파, 갓은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빼고 4cm 길이로 썬다.
⑤ 조선간장에 소금을 넣고 섞어 간장 양념을 만든다.
⑥ 큰 그릇에 손질한 재료를 모두 담고, 간장 양념을 부어 고루 버무린다.
③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막김치 먹는 방법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간장으로 맛을 낸 막김치를 김장철에 담가 먹는다. 막김치는 대체로 3일 정도 서늘한 곳에 두고 숙성시킨 뒤 먹기 시작하여 이듬해 봄이 올 때까지 두고 먹는다. 조선간장을 이용해 맛을 낸 막김치는 국물이 깔끔하고 구수해 떡이나 고기류를 먹을 때 잘 어울린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막김치를 주로 손님상에 낼 용도로 담갔다. 집 안에 간장이 늘 구비되어 있고 재료와 조리법이 비교적 복잡하지 않아 막김치를 담가 손님을 대접하곤 했다. 과거에는 종가에 손님이 많아 자주 담가 먹었으나 최근에는 거의 담그지 않는다.
① 아산 예안 이씨 종가 금치의 정의와 유래
금치(金雉)는 꿩김치를 이르는 말로 '치(雉)'는 꿩을 뜻하는 한자어이다. 000종부에 의하면 ‘금(金)’은 그만큼 귀한 음식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일 것이라고 한다. 꿩의 살코기를 발라내 김치를 담근 것으로, 이득선 종손에 따르면 조부 때까지만 해도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 금치를 담갔다고 한다. 일종의 내림 음식으로 귀한 김치였으나, 갈수록 꿩고기가 귀해지고 일손이 줄어 자주 만들어 먹지 않게 되었다.
16세기 고조리서인 <수운잡방(需雲雜方)>에도 꿩김치 담그는 법이 나와 꿩김치의 유래가 그만큼 오래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꿩김치는 수운잡방의 조리법과 조금 차이가 있다.
雉菹(치저)
꿩오이지
生雉瓜菹 如新瓜造菹樣切之 生薑細切(생치과저 여신과조저양절지 생강세절)
꿩오이지는 날오이로 김치 담글 때 모양새로 썰고, 생강도 가늘게 썬다.
瓜菹沈水去鹹 前件三物交合(과저침수거함 전건삼물교합)
오이지는 물에 담가 짠맛을 우려낸 다음, 꿩고기와 생강을 잘 섞는다.
艮醬和水 鐵器煮之 下眞油小(간장화수 철기자지 하진유소)
물에 탄 간장을 무쇠 그릇에 넣고 끓이다 참기름을 약간 떨어뜨린 후
許三物及 川椒去核 小許幷入(허삼물급 천초거핵 소허병입)
세 가지 재료 및 씨를 뺀 천초도 조금 넣는다.
暫妙用之 且用以安酒亦好(참묘용지 차용이안주역호)
잠깐 끓이면 맛나게 먹을 수가 있는데 안주로 써도 역시 좋다.
② 아산 예안 이씨 종가 금치의 재료와 만드는 법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꿩김치 만드는 방법은 생태배추속박이나 조기젓배추속박이와 비슷하다. 먼저 산야에 있는 들꿩을 잡아서 살을 발라낸다. 발라낸 꿩의 살은 무채 썰듯 채를 썬다. 그리고 기본으로 채 썬 무와 마늘 · 파 · 갓 · 새우젓 · 조기젓 등을 고춧가루에 버무려 양념을 만든 후에 절인 배춧잎 사이사이에 채워 넣는다. 이때 미리 채 썰어 준비한 꿩고기를 김칫소와 함께 켜켜이 채운다.
③ 아산 예안 이씨 종가 금치 먹는 방법
금치는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도 귀한 음식이었다. 그 때문에 중요한 손님이 왔을 때만 꺼내어 대접했다. 이득선 종손에 따르면 꿩고기의 새콤한 맛이 김치와 잘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별미 중의 별미였다고 한다.
① 아산 예안 이씨 종가 감장아찌의 정의와 유래
감장아찌는 일반적으로 소금물에 절인 감을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아 숙성시킨 것으로, 주로 충청도와 전라도 · 경상북도에서 즐겨 담갔다. 지역에 따라 만드는 방법은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충청도와 전라북도에서는 소금물에 절인 감을 고추장에 숙성시키고, 전라남도에서는 식초를 섞은 소금물에 감을 절인 후 멸치장국 국물에 간장과 물엿 등의 양념장을 부어 담근다. 경상북도에서는 소금물에 절인 감을 된장, 고추장, 물엿을 섞은 양념에 버무려 담근다. 맛있게 만든 고추장만 장만해 두면 각종 채소와 어육류를 박아 놓고 반찬 걱정 없이 오랜 기간 먹을 수 있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상강(霜降)이 지나고 무서리 맞은 감으로 장아찌를 담가 먹는다. 소금물에 절인 감은 떫은맛이 덜하면서 쫄깃한 식감을 지닌다. 간혹 종가에서는 소금에 절이지 않은 생감을 깨끗이 손질한 후 고추장에 박아 숙성시켜 먹기도 한다.
조선 말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를 보면 송이와 무, 오이, 가지, 고추 등 고추장에 박아 먹는 재료의 가짓수가 얼마나 다양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처럼 생감을 고추장에 박아 장아찌로 담그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고초에
앗지 박는 물종
고추장에 장아찌 박는 종류
더덕 겁질 글거 말녀 득
거든 박으라. 말너 너흐면 좀 질기니라.
더덕 껍질을 긁어 말려 꾸덕꾸덕하면 고추장에 박는다. 마른 걸 넣으면 좀 질기다.
송이 씨셔 물기 말여 녀니라. 말린 것도 엿난니라.
송이 씻어서물기를말려넣는다. 말린 것도 넣는다.
무 그릇에 무를 지릉 기에 담으 두으다
봄에 씨셔 고초
에 너코
김치를 씨셔
득히 말년 박기도
니라.
무 그릇에 무를 (넣고) 간장 찌꺼기에 담아 두었다 봄에 씻어 고추장에 넣고 짠 김치를 씻어 뽀독하게 말려 박기도 한다.
외 외를 져러 보에
둑히 말녀 너코 외지도 엿난니라.
오이를 절여 보자기에 잘 짜서 뽀독하게 말려 넣고 외지도 넣는다.
가지 외와 갓탄니라.
가지 오이와 같이 한다.
고초 풋고초 지를 잘나 너흐라. 됨
에도 만히 너흐면 조흐니라.
고추 풋고추의 꼭지를 잘라 내고 넣는다. 된장에도 많이 넣으면 좋다.감
생감
두부 보에 싸서 돌노 눌너 물기
고 보에
너흐라.
두부 보자기에 싸서 돌로 눌러 물기를 빼고 보에 싸 넣는다.
젼복 불녀 너흐라.
전복은 불려서 넣는다.
문어
문어
관목
관목
슉뉵
익힌 고기강 거피
야 너흐라.
생강 껍질을 벗겨 넣는다.
마날종
마늘종
승검초 쥴기
승검초(당초) 줄기
② 아산 예안 이씨 종가 감장아찌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감장아찌 재료 (감 4kg 기준)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감 |
4 |
kg |
고추장 |
10 |
kg |
2) 감장아찌 만드는 법
① 감은 깨끗이 씻어 꼭지를 도려낸다.
② 독에 고추장을 넣고, 준비한 감을 넣어 숙성시킨다.
※ 주의할 점
· 상강이 지나고 무서리를 맞은 감을 사용한다.
· 찹쌀고추장을 사용하고, 고추장에 박아 둔다. 한 달 정도 지난 후에 먹는다.
· 감은 무른 감은 쓰지 않고 푸른빛이 도는 것을 골라 장아찌를 담는다.
③ 아산 예안 이씨 종가 감장아찌 먹는 방법
고추장에 박아 숙성시킨 감장아찌는 매콤하면서도 감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달콤한 뒷맛이 어우러져 입맛 없을 때 식탁에 올리면 식욕을 돋운다.
① 아산 예안 이씨 종가 조기젓의 정의와 유래
조기 속에 소금을 채워 항아리에 넣고 숙성시킨 조기젓은 195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 경기, 충청도 지역의 김장 재료로 거의 빠지지 않는 재료였다. <통김치 탄생의 역사>라는 책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10년~1960년 이전까지 발행된 140여 건의 김치 조리법 기사 중 70% 이상에서 조기젓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중 30% 이상의 조리법에서는 조기젓과 조기젓국을 동시에 사용할 정도였으니, 한때는 한국의 김장 문화에서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였던 것이 바로 조기젓이다.
조선 말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를 보면 조기젓을 ‘기름과 고춧가루를 치고 꾸미를 다져 재기도 하고, 기름을 발라 구워도 먹고, 살을 저며 초를 치고, 고춧가루를 넣어 먹기도 한다’고 하였으니, 김치의 부재료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한 끼 밥반찬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을 보면 1900년대 초반 조기젓 담그는 방법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 조기젓
재료
조기 이십개(中것으로)
물 한되
소금 두되 (신관승으로)
조기는 연평 조기가 젓국이 많이 나는 것이니
조기는 연평 조기가 젓국이 많이 난다.
굵고 성한 것으로 담으되 먼저 물에 넣고 조기 대가리를 붙들고 절절 흔들어 거죽만 대강 씻고서
굵고 좋은 것으로 담그되, 먼저 조기 대가리를 붙들고 물에 넣어 절절 흔들어 가죽만 대강 씻는다.
다시 소금물에 씻을 것이니
그 후 다시 소금물에 씻는다.
가량 조기가 백개면 물 한동이에 소금 신관승으로 넉되를 풀어 조기를 담아놓고
가령 조기가 100개면 물 1동이에 소금 4되를 풀어 조기를 담아 놓는다.
칼로 비늘을 긁고 내장을 다 빼고 정하게 씻어 채반에 건져놓아 물을 다 뺀 후에
칼로 비늘을 긁고 내장을 모두 빼내고 깨끗하게 씻어 채반에 건져 놓아 물을 다 뺀다.
조기 아가리속과 양편 아감이를 벌이고 마른 소금을 그 속에 꽉 차도록 넣고
그 후 조기 입 속과 양쪽 아가미를 벌리고 마른 소금을 그 속에 꽉 차도록 넣는다.
항아리에 한켜 넣고 소금 뿌리고 또 이와 같이 매켜마다 한후에(조기가 보이지 않도록 소금을하야케 뿌릴것)
항아리 속에 한 켜 넣고 소금 뿌리는 작업을 매 켜를 한다(조기가 보이지 않도록 소금을 하얗게 뿌릴 것).
맨우헤는 소금을 더 많이 뿌리고 조기 비눌 긁은 물을 솥에 붓고 펄펄 끓여서
맨 위에는 소금을 더 많이 뿌린다. 조기 비늘 긁은 물은 솥에 붓고 펄펄 끓인다.
가라앉혀 식혀가지고 체에 곱게 밭여서 조기항아리에 붓고 꼭 봉해두엇다가
그리고 가라앉혀 식혀서 체에 곱게 내려 조기 항아리에 붓고 꼭 봉해 둔다.
두어달 지낸 후에 먹나니 대개로 조기젓에 가시가 생겨서 더러운 것을 쓰게 되나니
두어 달 지난 후에 먹는데, 대개 조기젓에 구더기가 생겨서 더러운 것을 쓰게 될 수 있다.
그릇 가장자리를 항상 정하게 씻고 파리가 가까이 못하도록 꼭꼭 봉하면 결단코 벌레가 생기지 않나니
그릇 가장자리를 항상 깨끗하게 씻고 파리가 가까이 하지 못하도록 꼭꼭 봉하면 결코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벌레가 생기도록 하는 것은 주부가 주의를 하지 아니하는 까닭이니라
벌레가 생기는 것은 주부가 주의를 하지 않은 까닭이다.
{조기가 중것으로 이십개면 물은 신관승으로 일승에 소금 반되를 풀어
{조기가 중간 크기로 20개면 물은 신관승으로 1되에 소금 0.5되를 풀어
조기를 씻고 남은 소금 한되반은 조기 담는 켜에 뿌릴 것이니라}
조기를 씻고 남은 소금 1.5되는 조기 담는 켜에 뿌린다.}
② 아산 예안 이씨 종가 조기젓의 특징
보통 조기젓을 담글 때 조기는 소금물에 넣고 대가리 부분까지 비늘을 깨끗이 긁어 손질한다. 그러나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선 손질할 때 조기 비늘을 벗기지 않고 깨끗이 씻은 후에 그대로 소금과 조기를 한 켜씩 번갈아 가며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킨다. 이렇게 통째로 숙성시킨 조기젓은 먹기 직전에 꺼내어 비늘을 제거하고 먹는다.
③ 아산 예안 이씨 종가 조기젓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조기젓 재료 (조기 1.5kg 기준)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조기 |
1.5 |
kg |
소금 |
2 |
kg |
2) 조기젓 만드는 법
① 조기는 흐르는 물에 씻어 채반에 받쳐 물기를 뺀다.
② 항아리에 조기와 소금을 켜켜이 담는다.
③ 맨 위에 웃소금을 두껍게 올리고 뚜껑을 덮어 숙성시킨다.
④ 아산 예안 이씨 종가 조기젓 먹는 방법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3월에 담근 조기젓을 항아리에 담아 잘 숙성시켜 두었다가 여름이 되면 꺼내 먹기 시작한다. 조기젓은 김치 담글 때도 사용하지만 덜 삭힌 것은 씹는 맛이 부드러워 밥상에 따로 내놓기도 했다. 조기젓을 반찬으로 먹을 때는 비늘을 제거하고 김이 오른 찜기에 쪄서 먹었다. 요즘에는 손쉽게 신선한 생선을 구할 수 있어 찐 조기젓을 예전만큼 자주 먹지는 않지만 여전히 동일한 방법으로 조기젓을 반찬으로 먹는다. 과거에는 종가에 귀한 손님이 오면 항아리 맨 위쪽에 있는 조기젓을 꺼내어 대접했다. 최황규 종부는 “옛날에는 조기하고 김하고 달걀만 있어도 손님 대접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항아리 위에 있는 조기젓은 대부분 먹고 맨 아래의 삭은 조기젓이 남는데 김장철이 되면 아래쪽의 조기젓으로 김치를 담갔다.
① 아산 예안 이씨 종가 장류의 정의와 유래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모든 음식의 기본이자 내림 손맛을 결정하는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의 장류를 모두 직접 담가서 사용한다. 장류를 만드는 콩 역시 지금까지도 직접 농사를 지어 사용한다. 여기에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소금물에 버무린 후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나 과일 등을 넣고 숙성시킨 즙장을 담가 먹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7월에서 8월경에 보리풀을 베어 개울가에 숨이 죽도록 두었다가 한 달 정도 지나 네모반듯하게 혹은 둥글게 보리풀을 묶었다. 이렇게 묶어둔 보리풀은 속에서 열이 올라오는데 퇴비사에 즙장 항아리와 함께 넣어 그 열로 즙장을 숙성시켰다. 즙장은 넘칠 수 있기 때문에 항아리에 가득 채우지 않고 2/3 정도만 담아 문종이를 덮고 잘 봉한 뒤에 여름까지 숙성시킨다.
즙장은 우리나라에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조리서인 <산가요록(山家要錄)>에도 그 만드는 법을 달리한 즙장법이 6가지나 소개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되고 생활 깊숙이 자리하던 음식이다. 통상 여름부터 가을 사이 가지와 오이, 고추 등을 수확하면 즙장용 메주를 별도로 만들어 그 채소들을 넣고 말똥이나 짚풀더미에 넣어 속성으로 발효시켜 먹었다. 발효를 앞당기기 위해 밀기울이나 보리밥 · 찰밥 등을 넣어 즙장용 메주를 만들었는데, 현재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즙장법은 그에 비해 많이 간소해진 셈이다. 특히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즙장을 만들어 부뚜막에서 발효시키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쩜장이라고 부른다.
조선 말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를 보면 즙장 만드는 법이 다음과 같이 기술돼 있다.
汁醬 집법
칠월에 며조 쓔되 콩 한 말에 밀기울 닷 되 너코
칠월에 메주를 쑤는데 콩 한 말에 밀기울 다섯 되를 넣고,
콩 다엿 되 쓔라면 기울 셔너 되 너허
콩 대여섯 되를 쑤려면 기울을 서너 되 넣는다.
며조 물른 후 물 지 말고 그 며조 물 잇난
기울을 훌훌 셕거 덥고
메주가 무른 후에 물을 끓이지 말고, 그 메주에 물이 있을 때 기울을 훌훌 섞어 덮는다. 불을
여
키 조케 익은 후
여 솔닙에
여 둔 후 말여 가로
다라
또 불을 때어 찧기 좋게 익은 다음에 찧어 솔잎에 재어 띄운 후 말려 가루를 만든다.
찰밥지여 간에 담으되 간
만
면 무미
니 소곰 너허 맛보와
고
찰밥을 지어 간장에 담는데, 간장만 하면 맛이 없으니 소금을 넣어 맛을 보아 가며 한다.도 맛 읍고 너모 싱거워도 두고 먹기 변미
기
운니라。
짜도 맛이 없고 너무 싱거워도 두고 먹으려면 맛이 변하기 쉬우니,
간을 알맛초와 고 어린 고초을 기름에 둘너 슘 쥭을 만치 복가 너코
간을 알맞게 맞추어 한다. 어린 고추는 기름을 둘러 숨이 죽을 만큼 볶아 넣고
외와 가지도 져려다가 물 울여 보
에
눌너 케케 너코 담으면 조코
오이와 가지도 절였다가 짠 물을 우려 보자기에 싸서 눌러 켜켜이 넣고 담으면 좋다.
날물 말고 푸두엄에 무더다가 두엄이 우 더우면 육칠일이나
생수 말고 풀 두엄에 묻어 두는데, 두엄이 매우 더우면 육칠일 정도 하고
덥지 안니면 팔구일 건 십 일 되여도 조코 그거션 보와 가며
고
덥지 아니하면 팔구일에서 열흘 정도 두어도 좋으니, 그것은 보아 가며 한다.
밥은 며조가로 한 말이면 찰 닷 되
고
밥은 메줏가루 한 말이면 찹쌀을 다섯 되 한다.
두엄이 더워야 조흐니 담으기난 팔월에 담고
두엄이 더워야 좋으므로 담기는 팔월에 담근다.
되게 버무러도 익으면 물거지고
되게 버무려도 익으면 묽어진다.
불근 고초가로 조곰 너흐면 죠흔니라。
붉은 고춧가루를 조금 넣으면 좋다.
달은 며조물보다 더 너 부어 기울 너으라。
다른 메주 (쑤는 데 드는) 물보다 더 넣으며, 물을 부은 후 기울을 넣는다.
② 아산 예안 이씨 종가 장류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즙장 · 쩜장 재료 (메줏가루 350g 기준)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메줏가루 |
350 |
g |
고춧가루 |
180 |
g |
소금물 |
350 |
g |
통고추 |
200 |
g |
소금물에 절인 채소 |
300 |
g |
소금물에 절인 과일 |
200 |
g |
2) 즙장 · 쩜장 만드는 법
① 메주콩은 깨끗이 씻어 물을 충분히 붓고 푹 삶은 후 절구에 찧는다.
② 찧은 콩으로 메주를 빚어 띄운 다음 한 달 동안 햇볕에 말린다.
③ 말린 메주를 빻아 메줏가루를 만든다.
④ 소금물을 끓여서 식힌다.
⑤ 메줏가루에 고춧가루와 소금물을 넣어 반죽한다.
⑥ 절인 채소와 과일, 통고추를 넣은 다음 짚동가리에 넣어 익힌다(쩜장은 부뚜막에서 숙성시킨다).
※ 주의할 점
· 절인 채소나 과일은 제철에 나오는 것들을 이용하여 담고, 이때 채소는 소금물에 절인 후 물기를 제거하여 사용한다.
· 쩜장은 부뚜막에서 숙성시키기 때문에 여름엔 숙성 기간이 짧아 담그지 않는다.
③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장류 먹는 방법
된장과 간장, 고추장은 음식을 할 때 두루 사용되었으며, 즙장은 채소가 들어가 발효되면서 조직이 물러지기 때문에 잇몸이 약한 어르신들에게 좋은 반찬이 되었다. 또한 즙장의 장에 밥을 비벼 먹을 수도 있어 된장장아찌보다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 즙장은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고 입맛이 없을 때 한 그릇씩 떠서 먹는 별미였다. 요즘에는 퇴비사가 없어 더 이상 만들어 먹지 않기 때문에 이득선 종손의 추억 속 음식이 되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자리한 외암 민속마을은 조선 명종 때 장사랑(將仕郞, 종9품의 벼슬)을 지낸 이정 일가가 낙향하여 정착하면서, 지난 400여 년 동안 아산 예안 이씨의 세거지가 되었다. 마을 뒤에 설화산이 자리한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인 이곳 마을은 이정의 6대손인 이간이 설화산의 우뚝 솟은 모습을 따서 호를 외암(巍巖)이라 지으면서 외암마을로 불리기 시작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는 조선 시대 참판을 지냈던 이정렬이 고종에게 하사 받은 집이라 하여 참판댁으로 불리며, 중요민속자료 제195호로 지정될 만큼 다양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충청 지방 고유의 격식과 기품을 갖춘 고택은 멋스러운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종가의 정신적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사당도 그대로 남아 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장독대는 창덕궁 낙선재 장독대의 모양과 구조가 동일하다. 이는 규장각의 직학사(直學士)와 참판을 지냈던 이정렬이 고종으로부터 하사 받은 집이라, 당시 낙선재의 모습을 본떠 지었기 때문이다.
장독대 담장에는 구멍을 뚫어 바람이 통하는 통로를 만들었다. 이는 장독대의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터줏대감은 터신 즉 집터를 지켜주는 신으로, 여러 곡물이 든 항아리 위에 짚가리를 덮어 집 안 뒤뜰이나 장독대 부근에 모신다. 여전히 터줏대감을 장독대에 모시고 있음은 그만큼 종가에서 장독대가 차지하는 공간적 의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조상들은 더운 여름에 김치를 저장하기 위해 석정(石井)과 겹항아리를 사용하였다. 냇가나 우물가에 돌을 쌓아 석정을 마련하고, 그 안에 겹항아리를 넣어 차가운 물이 독을 타고 흐르면서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도록 하였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마을 인근에 자리한 폭포 아래에 겹항아리를 두었다.
이득선 종손에 따르면 겹항아리는 항아리 어깨 부분에 물이 흐를 수 있는 턱을 만들어 계곡에서 떨어지는 물이 턱을 돌아 흘러내릴 수 있도록 안쪽 한두 군데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고 한다. 대대로 내려오던 겹항아리가 안타깝게도 깨져 다시 제작하려 했으나, 현대의 기술로는 그 오묘한 이치를 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이 같은 겹항아리에 주로 동치미를 보관했는데 속이 더부룩하거나 복통이 있을 때, 가벼운 두통이 날 때 등 몸이 불편할 때마다 조금씩 먹었다고 하여 약지 김치로도 불렸다.
김치광이란 땅에 김칫독을 묻고 그 위에 가는 통나무를 원뿔 모양으로 세운 후 짚을 덮어 작은 움집을 만든 것을 뜻한다. 이렇게 하면 눈과 비를 피하는 것은 물론 땅속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김치의 숙성과 저장성도 좋아진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김치광은 나무판자를 이어 광처럼 만들어 사용했는데, 태풍 때 모두 날아가 버려 지금은 김칫독만 남아 있다. 종가의 김치광은 비가 와도 물이 금방 빠질 수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김칫독을 묻을 때도 땅을 판 후 습기가 차지 않도록 쌀겨를 5cm 정도 쌓아 두고 흙을 덮은 후 바닥을 다진다. 독을 묻은 후에는 짚을 엮어 김칫독 주변에 빙 둘러놓는데, 이는 비가 내려도 흙이나 물이 김칫독으로 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렇듯 종가의 김치광에는 조상의 지혜가 오롯이 담겨 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텃밭은 돌담으로 빙 둘러 있는데 규모가 제법 크다. 갓 시집온 종부는 텃밭에서 일손을 거들었으며, 담장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예전에는 일꾼들을 부려 직접 농사를 지었기에 종가에는 일 년 내내 먹거리가 풍부했다. 특히 고택 담장 너머에 자리한 텃밭에서는 철마다 싱싱한 채소들이 올라와 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일손이 부족해 마늘과 파 등 꼭 필요한 채소만 심는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서는 여전히 천일염을 직접 사다가 간수를 빼서 사용한다. 통나무를 잇대어 만든 간수 틀은 무려 100여 년이 넘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연엽주는 이득선 종손의 5대조인 이원집이 개발한 전통주로, 당시 혹독한 가뭄으로 백성들이 굶주림에 빠지자 임금은 금주령을 내리고 관직에 있던 이원집 역시 술을 일절 들지 않았다. 그러나 궁중 제사에 쓸 제주가 필요했고, 왕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약주를 개발하고자 연구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연엽주였다.
연엽주는 이름 그대로 연잎을 곁들여 쌀로 빚는 술로 그 향이 독특해 임금도 즐겨 마셨다고 한다. 또 도수가 낮아 순하고 감칠맛이 나면서도 단맛이 없어 애주가들이 사랑하는 술이다. 조금씩 약주로 마시면 피를 맑게 하고 혈관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도 있어 충남무형문화재로도 지정돼 있다.
이득선 종손과 최황규 종부는 지금도 이 연엽주를 직접 담근다. 기계의 힘을 전혀 빌리지 않고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는데 그 정성이 실로 대단하다. 그 때문에 집안 곳곳에 술을 거르는 용수, 항아리 등의 도구가 그대로 남아 있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가 자리한 외암 민속마을 어귀에는 연자방아가 전시되어 있다. 예전에는 발동기가 없었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곡식을 찧기 위해 연자방아를 이용했다. 많은 힘이 필요하다 보니 사람들이 직접 돌리는 대신 말이나 소의 힘을 빌려 사용했다. 이 연자방아는 외암리가 민속마을이 되기 전까지 실제 마을 사람들이 사용했던 것이라고 한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에는 돌로 만든 절구가 전해지고 있다. 돌을 우묵하게 판 형태로, 그 속에 곡식이나 고추 등의 양념을 담고 절굿공이로 찧거나 빻을 때 사용한다. 이 절구는 현재까지도 종가에서 계속 이용하고 있다.
종가의 뒤뜰에는 우물과 그 앞에 자리한 돌확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돌확은 돌을 우묵하게 판 후 그 속에 고추, 마늘 생강 등 양념을 넣고 갈아서 사용하는 조리 도구이다.
최황규 종부는 충남 청양에서 시집왔다. 면암 최익현(1833년~1906년)의 고손녀로 명망 있는 가문에 신식 교육까지 받은 재원이었다. 어릴 때부터 집안에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 종가에 시집온 후로도 종부의 삶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친정어머니에 비하면 고생한 것도 아니라며 겸손해한다.
아산 예안 이씨 종가는 손님맞이가 끝이 없어 정월이면 술상을 차리고 떡국을 만드느라 밥을 해 먹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도 시어머니와 시아버지가 살뜰하게 챙겨 주셔서 마음만큼은 여유로웠다고 한다. 최황규 종부에 따르면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걸음걸이까지 살펴 힘들 때마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먼저 건넸고, 시어머니도 남편과 떨어져 홀로 시집살이를 했던 며느리를 늘 안타까워했다.
현재 그는 큰며느리에게 아산 예안 이씨 종가의 내림 음식을 틈틈이 가르치고 있다. 큰며느리는 기특하게도 직장 생활을 하느라 바쁜 틈에도 필요할 때마다 종가에 내려와 배움을 자처한다. 최황규 종부는 그런 큰며느리를 보면서 요즘 며느리들은 지혜로워서 하나를 가르쳐 주면 그 이상을 금세 알아차린다며 흡족한 얼굴이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온 가문의 내림 손맛이 자신을 통해 며느리로, 그리고 그 후대로 계속 전승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득선 종손은 일생을 한학자로 살던 부친이 돌아가시자 묘 옆에 초막을 짓고 3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버지를 추모하며 시묘살이를 했다. 가족이 해체되고 효의 의미마저 퇴색되는 현대에 그는 유교의 관혼상제 중 가장 고난도의 의례라는 시묘살이를 묵묵히 실천한 것이다. 그때 그의 나이 겨우 서른이었다.
서울의 명문 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전도유망한 건축학도의 꿈을 꾸던 그였지만 부친상을 당하자 망설임 없이 사표를 내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많지 않은 나이였으나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시묘살이를 하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기에 당연히 해야 할 자식의 도리이자 부모에 대한 보은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3년 동안 마루에서 잠을 자며 자식의 예를 다하였다.
도시 생활이 익숙한 그이지만 종가에 대한 자부심만은 옛 선비 못지않다. 세월의 부침 속에 전답은 모두 해체되고 집 한 채 겨우 남은 상태지만, 이득선 종손은 우리가 기억하고 지켜나가야 할 전통의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시묘살이가 끝난 후로는 가문에 남아 있는 다양한 민속자료들을 공부하고 배움을 위해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덕분에 지금은 '걸어 다니는 민속학 사전'이라 불릴 만큼 지식이 쌓이고 지혜가 깊다.
언제나 대문을 활짝 열어 두고 누구든 대화를 청하면 따뜻한 얼굴로 맞아 주는 그는 젊은이와 어린이들에게 우리 전통의 우수성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알려줄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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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Kimchi with Seasoned Walleye Pollock |
Kimchi with seasoned walleye pollock is made by stuffing ordinary cabbage kimchi with fresh seasoned walleye pollock. |
일본어 |
センテ・ベチュソクバギ |
普通の白菜キムチの中に、スケトウダラを味付けして詰めたもの。 |
중국어 |
鲜明太鱼辣拌白菜 |
在普通辣白菜中抹入调好味的鲜明太鱼肉制成。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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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Kimchi with Salted Yellow Corvina |
Kimchi with salted yellow corvina is made by adding salted yellow corvina meat to an otherwise ordinary cabbage kimchi. |
일본어 |
チョギジョッ・ベチュソクバギ |
一般的な白菜キムチにイシモチの塩辛の具を加えて作ったキムチ。 |
중국어 |
黄花鱼酱拌白菜泡菜 |
在普通辣白菜中抹入黄花鱼酱块制成。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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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Gourd Kimchi |
Gourd kimchi is made from pickled gourd flesh mixed with assorted ingredients and fermented in brine. |
일본어 |
パクソッキムチ |
塩漬けした瓢箪の果肉といろいろな副材料を混ぜ合わせた後、塩水を注いで作ったキムチ。 |
중국어 |
葫芦瓤泡菜 |
在腌渍葫芦瓤中加入各种配料拌匀,然后加盐水制成。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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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Stringy Stonecrop Water Kimchi |
Stringy stonecrop water kimchi is made in spring by steeping stringy stonecrop and assorted ingredients in a chili broth. |
일본어 |
トルナムルムルギムチ |
ツルマンネングサといろいろな副材料に粉唐辛子で作ったキムチ汁を注いで漬けたキムチで、春に漬けて食べる。 |
중국어 |
垂盆草水泡菜 |
将垂盆草和各种配料添加用辣椒粉制成的泡菜汁制成,一般在春季腌制食用。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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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Kimchi with Pheasant Meat |
Kimchi with pheasant meat is made by stuffing cabbage kimchi with pheasant meat. |
일본어 |
クムチ |
普通の白菜キムチにエゾライチョウの身をほぐして中に詰めたキムチ。 |
중국어 |
山鸡肉泡菜 |
在普通辣白菜上抹入山鸡肉制成的泡菜。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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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Simple Kimchi |
Simple kimchi is made of bite-size slices of Chinese cabbage seasoned with soy sauce and salt. |
일본어 |
マッキムチ |
白菜キムチの材料を食べやすい大きさに切って、塩と醤油(カンジャン)で味付けして漬けたキムチ。 |
중국어 |
切片泡菜 |
将白菜切成适口大小后采用与腌制白菜泡菜相同的原料,并用酱油和食盐调味拌匀。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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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Radish Water Kimchi |
Radish water kimchi is a watery kimchi made from brined radishes. |
일본어 |
トンチミ |
塩漬けした大根に塩水を注いで発酵させた汁のあるキムチ。 |
중국어 |
盐水萝卜泡菜 |
腌渍萝卜加盐水发酵制成的一种水泡菜。 |
언어 | 음식명 | 요약 |
---|---|---|
영어 |
Thin Soybean Paste |
Thin soybean paste is made by aging brined or pickled vegetables with fermented soybean powder. It is less concentrated than ordinary soybean paste, and is aged for a shorter period. |
일본어 |
チュプジャン/チョムジャン |
塩漬けまたはしんなりさせた野菜を味噌玉麹と一緒に発酵させたもので、テンジャンに比べて水っぽく発酵期間が短い。 |
중국어 |
汁酱和天安特产大酱 |
将腌渍或发酵蔬菜与酱曲一起发酵的酱类食品。浓度比大酱稀,发酵时间较短。 |
언어 | 음식명 | 요약 |
---|---|---|
영어 |
Salted Yellow Corvina |
Salted yellow corvina is made by curing yellow corvina in salt. |
일본어 |
チョギジョッ |
イシモチと塩を混ぜ合わせて発酵させたもの。 |
중국어 |
黄花鱼酱 |
用黄花鱼加盐拌匀后发酵制成。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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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Persimmon Pickles |
Persimmon pickles are made by fermenting persimmons in chili paste. |
일본어 |
カムジャンアチ |
柿をコチュジャンに漬けて熟成させたもの。 |
중국어 |
柿子酱菜 |
将柿子放入辣椒酱中,使之熟成入味。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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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Korean Melon Pickles |
Korean melon pickles are made by brining, drying, and then fermenting Korean melons in chili paste. |
일본어 |
チャムェジャンアチ |
マクワウリを塩漬けした後、乾燥させてコチュジャンに漬けて熟成させたもの。 |
중국어 |
香瓜酱菜 |
将腌好的香瓜晒干后放入辣椒酱中,使之熟成入味。 |
아산 예안 이씨 이정열 종가는 공간, 음식, 재현음식, 기구, 인물 등 비주얼 이미지로도 오랜 역사와 삶을 체득할 수 있다. 이미지는 각각 좌측부터 차례대로 확인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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