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다
상처받지않은 영혼 어디있으며 흔들리며 피지 않은꽃 어디 있겠냐마는
하구 많은 고민들 중에 그중 하나 가위눌림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어려서부터 있는 지병같은 가위눌림이다
어려서 나는 그런대로 효녀소리 들으며 시집가는날까지 병약한 엄마곁을 떠나지 않은사람이다
그럼 뭐하나~
가위눌려 잠이 괴로운 나때문에 우리엄마 참 한숨짓게하고 내 머리맡에 늘 성경책을 놓아주시기도 했다
어린딸이 자다가 괴성같은 소리를 질러대니 엄마 마음이 오죽했으랴 나는불효자다!!
아침에 눈 떠보면 엄마가 기도하며 나를지키다가 내 머리맡에서 새우잠 주무실때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고집스레 혼자 자는 습관이 있어서 옆에 자는 엄마를 불편해 하기도하고 했다
6살때 언니랑 같이 방을쓰다가 언니가 서울로 가고난후 나는 내방(골방)이 따로 있었다
조그만 앉은뱅이 책상하나, 벽에 옷가지를 걸어두는 긴 옷걸이 하나, 선반하나
그게 내가 기억되는 내방의 모든것이었지만 많은 형제중에 언니오빠도 없는 내 방을 유일하게 나만 고집했다
초등시절에 집 짓고 이사를 갔는데도 집 지을때부터 가장 작고 구석진 방을 택해서 내방 이라고 하도 우겨 기어이
다른짐 못 들여놓게하고 시집올때까지 내방을가졌다
어느날 할머니께서 씨앗꾸러미를 내방 못고쟁이에다 걸어두시면 나는 아버지한테 저거 가져가라고 떼썼던 기억이난다
그러고 보면 아버지 엄해서 말도 못 붙히고 살았다는 내 주장도 때론 갸웃둥~해 지기도 하고 ㅎㅎ
밤이 되면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무서운데도 나는 왜그렇게 혼자의방을 고집했는지 모르겠다
내 공간이 좋았다 밤새 책을 읽고 편지를쓰고~ 친구들이 놀러오고 등등등......
그렇게 또 밤이 찾아와서 이불을 덥고 누우면
벽에 걸린 달력속에 여인이 무흐흐~야릇한 미소지으며 머리 산발하고 손톱 세우고 날 할퀴러 달려들었다
벽에있는 사진이나 그림을 죄다 떼어내면 벽이 흐믈거리며 구멍이 뚫리고 그 안에서 괴물손이 내 몸까지 뻗쳐나온다
몸은 움직여 지지않고 소리도 질러지지않고 눈은 말똥말똥 그것들이 보이니 죽을것 같았다
깨어지지도 않고 죽을힘을 다해서 깨어나면 이내 다시 졸음은 쓰나미처럼 몰려와서 나를 깊고 검은 늪속에 빠뜨려버린다
죽으면 말지뭐~될대로 되라지 하고 가만 있고 싶어도
자꾸만 몸이 깊이 빨려들어 잠시후면 곧 숨도 끊어질것 같은 착각때문에 또 몸부림을 친다
의식은 또렷한데 몸은 꽁꽁 얼어붙은듯 미동도 하지않는다 사실은 눈도 분명 뜬것 같지만 그건 꿈일것이다
온 몸은 마비되었다
안간임을 쓰며 소리르지르려고 하다가 마지막으로 깨어날때 으읍~ 하고 내 지르는소리가 내 귀에도 내 목소리가 아닌
괴성으로 들리곤했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스물세살 꽃띠에 시집을 보낸 이유가 연애를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하나 더 있었다는
나중에 안 사실~~~
남편이 꼭 껴안고 자면 괜찮다고~
그런데 정말 시집와서 남편품에 안기고 아이들을 안고 잠자고 하다보니 가위눌림을 잊고 살았다
정 고단한날에는 어쩌다가 가위가 드는데 남편이 이내 흔들어 주니까 푹 믿고 자니 그놈도 오다 말더란말이다
그
런
데
우리는 10여년째 주말부부이다 말은 맨날 전화해서 "여봉~보고시포~"라고 너스레를떨지만 실은 혼자라서 좋다.
가끔 보니 싸울일도 없고 만나면 맛있는거 챙겨먹으며 없던정이 퐁퐁 솟는것 같아서 좋다
명절이랑 좀 길게 보면 은제가나~ 할때도 있다 그리고 퇴직후 주~욱 함께 있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혼자 잠들고 혼자 눈뜨는아침
처음만 어색하지 살다보면 익숙해지고 자유로움을 만끽할수 있어서 좋다
어디를 가는지 오는지 시시콜콜 다 전화해서 읊어대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그
렇다고 해서 안되는선까지는 아니지만 시시콜콜 에 마이너스 되기도 한다는것이다
남편 없는시간들을 좋다좋다 했더니 벌 받았나보다
요즘 다시 가위에 시달린다
갈려면 아주가지~ 누가 반겨준다고 도로오남?
氣가 떨어져서 그러나싶어 보약을 먹어도 달갑잖은 살만찌고 가위는 누그러지지않는다
지난주 동생과 함께 닥종이인형 전시회 한답시고 일주일 내내 고생했더니 발도 부르트고 입술도 부르텃다
일 끝나고 몸살까지 겹쳐서 전시회결과 보고도 못했다
어제는 모처럼 몸이 가벼지워졌나 싶더니 밤에는 또 가위눌림으로 꼬박 밤을 새웠다
인터넷에 가위에대한 검색을 해 봤더니 의견이 다분하다 귀신이라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의사는 가위는 내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형상이라고 했다
나는 귀신을 믿지않으니 후자를 믿기로 했다
검색을하며 많은 사례들을 읽어보니 소름이 끼치기도하고 밤도 늦었는데 공연히 읽었다는 후회도 든다
아무 생각없이 잠들면 오죽좋아 나는 잠자리에 들면 온갖 망상들속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즐긴다 단, 가위라는 이름을 한 불청객만 오시지않는다면 말이다
가위가 어쩌면 혼자 잠들고 혼자 눈뜨는 부작용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사례를 보면 각양각색으로 가위가 찾아오지만 나에게는 혼자라는 쓸쓸함과 허(虛)인것 같다
지난주말에는 남편옆에 다소곳히 잠이들었다
그런데도 가위는 날 찾아왔고 내 신음소리 듣고 이내 남편이 날 흔들어 깨워주니 두려움이 사라진다
곁에서 들리는 남편의 숨결소리가 그렇게 평화로울수가 없었다
(이이만 있으면 되는것을~ 나는 철없이 혼자가 좋다고 킥킥대었구나)라는 독백을 뇌이며 남편의 팔을 끌어안고 잠 들었다
가위가 눌리면 남편의 팔이건 다리건 끌어 안고자면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당분간은 이렇게 또 혼자 잠들고 혼자 눈뜨는 날들을 보내야 하고
인터넷을통한 많은 글들과 동영상을 접한 영상들이 나의 잠자리를 어지럽힐지는 몰라도 대범하리라
그리고 오면 맞을것이다 뭐 한두번 있는일도 아닐뿐더러 어릴때처럼 혹 죽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은 이르지 않을것이니
마음놓고~~
아자아자 파이팅!!
나야~힘 내자?
첫댓글 고생 많으시네요.
젊어서 고생은 몸이 대부분 흡수를 해냅니다 만
묵은 사람이 되어 불면증에 시달리면 면역력이 떨어져 큰 병이 찾아오기 쉽습니다.
언젠가 TV에서 수면장애 특히 가위눌림에는 비타민 B와 D가 크게 작용한다 들었습니다.
산목련 님의 민간요법 내지는 심리치료에는 남편분의 팔베개가 가장 잘 듣는 약이 되겠네요.
항상 건강 하시기를요. ~
불을 켜두시고 잠을 청해 보십시요
저도 가끔 그런증상이 있었는데 피곤이 약입니다
피곤하니까 그냥 곯아떨어져 버리죠
그리고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포근한 잠을 기원합니다
글이 참 곱네요...그래서 마음도 곱고 여린 탓이 아닐까...생각해 봅니다.
솔숲님의 의견 처럼 햇살 좋은 날 산책을 하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비타민 D)>
저도 산목련 님께서 후자로 생각하시는 '상상으로 만들어낸 형상'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상상으로 이겨내야 하는 강력한 방법또한
분명 있을 것입니다. 강한 마음속엔 허한 기운이 찾아들지 못할테니 일단 그 헛된 형상 쫒는 주문을 하나 외워두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훔치훔치 태을천 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파하” 등 큰 의미 두지 말고 종교적 색채도 떠나 오로지 그 상상을 쫒아내는 기운으로요.
일체유심조입니다. 마음속으로 헛것이라 생각하시고 그 헛것을 단숨에 물리치는 퇴치법을 스스로 각인시켜 보심은 어떨지...
산목련이 예쁘게 핀 계절입니다. 아름다운 수요일 맞으세요.^^*
가위눌림이 그렇게 습관적으로 찾아 온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보는게 원칙이 아닐까요?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가위눌림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혹, 그 어린 시절부터 작은 골방의 사용과 혼자 있음.. 등등이
결과론적으로 가위눌림이 찾아오는 환경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는지요...
먼저, 마음과 생각 자체를 바꾸시는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 땀을 잔뜩 낼 수 있는 운동을 권해 보고 싶습니다..
하루빨리 가위눌림에서 자유로와 지길 바랍니다....
기가 약해지고 몸이 ㅎㅎ 좀 편해서 그래요
운동을 격렬하게 하시던가
하옇든 시간을 바쁘게 활용하세요 몸을 괴롭게 하세요
절대 가위 안눌려요 경험자입니다
동의 합니다 한표 ~
글 잘읽었습니다. 화이팅~!!
그런데 산목련이라는 품종이 따로 있는것은
아니죠 ? 산중턱에 홀로 하얗게 핀 목련을
상상해보니 그거 자체가 시의 소재감이네요.
따로 있어요
초여름에 피고 목련도 더 크답니다
향기도 진하고~ 산에가서 산목련을 만나면 기분도 좋아져요
@산목련
아 ~ 산목련이라는 품종이 따로 있군요.
기회되면 잘 관찰해 볼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