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의 힘을 기른다
부처님의 법을 끊임없이 게으름 없이 행함으로 기쁨이 나옵니다. 자기가 몸소 행해서 체험할 때 참다운 기쁨이 나오고 힘이 나옵니다. 몸소 힘들게 행할 때 큰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말하기를
"몸소 행하라. 힘들여서 행하라. 이것이 힘들다고 중단하지 말아라." 라고 합니다.
어제 아침 강서구에 있는 형제 한 분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동안 "백일기도를 세 번 한다"는 원을 세웠답니다. 한 번, 두 번은 제대로 했다고 합니다. 매일 일과로 독경하고, 염불하고, 정진하고, 오후에는 반야심경을 사경했더니 처음에는 네 시간 걸리던 것이 지금은 세 시간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진전이 있으니 저절로 힘이 솟고 기쁨이 난다며 매일 하루 종일 기도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200일은 했는데 끝의 100일은 도저히 못하겠더라고 했습니다. 장애가 자꾸 생겼다고 합니다. 몇 번 중단하다가 멈추지 않겠다' 하고 이를 악물고 넘기고 했더니 100일이 지났다고 합니다. 그분이 300일 기도가 끝나고 나니까 저를 찾아와 보고 싶은 생각이 났답니다. 제 말 가운데 의심나는 게 있었는데 마침 제가 번역한 법보단경이 책상에 있어서 그걸 읽었더니 의심났던 것이 확 풀렸답니다. 그래서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그렇게 힘들게 하고 나니까 마음에 가지고 있던 문제가 풀리고, 문제가 풀리니까 기쁨이 샘솟아 수선스럽게 전화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불법이 그렇습니다. 무엇이든지 마음 가운데 체험하지 못했던 기쁨을 하나 얻으면 참지 못한다고 합니다. 저는 그런 경험이 없습니다만, 그전에 들은 어떤 큰스님의 법문에 의하면 어떤 스님은 깨닫고 나서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고 했습니다. 뛰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가슴이 벅찰 정도로 기쁨이 나는 모양입니다.
저도 26살 때 겨울에 잠 안 자고 용맹정진하면서 그때까지 체험하지 못한 몇 가지를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잠을 못 자면 큰일 나는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사흘간 안 자면 혼수상태에 빠진다는 일반적 계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을 안 자고 정진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가슴을 조이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2,500칼로리 이상을 소모하고 수면으로 신진대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70시간이 넘어가면 혼수상태에 빠진다는 것이 저의 계산이었습니다. 그래서 잠은 몇 시간 이상 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해 겨울에 생사를 결단내고 죽든지 살든지 해보겠다고 달라붙었더니 그 고비를 넘었습니다. 사흘이고 나흘이고 닷새고 엿새, 일주일이고 잠을 안 잤는데도 잠이 어디로 갔는지 겨울 하늘이 푸른 하늘 같다는 표현을 했는데, 그때 꼭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경험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견성한 것도 아니고 하나의 중간 경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체험하지 못했던 경계를 새롭게 본 일로 인해 힘이 가득 생겨났습니다. 그냥 뭔지 모르는 자신감과 기쁨이 자꾸 솟아 나왔습니다. 제가 있던 암자 앞이 전부 바위 밭이라 길가에 바위가 놓여 있는데 바위를 주먹으로 때리면 손이 쑥 들어갈 것만 같았습니다. 실제로 쳤으면 바위가 들어갔거나 손이 깨졌거나 둘 중 하나로 결단이 났을 텐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때려보지 못했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불법은 이론으로 아는 것보다는 행함으로써 얻어지고 행함으로써 기쁨이 생긴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 바라밀다행을 더욱 힘써 행하게 되길 빌어 마지않는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마도 그분은 그렇게 힘써 정진하면서 자신이 체험한 내용이 내면의 에너지화로 인하여 힘이 솟고 기쁨이 솟았던 것입니다. 이렇게 이루워지는 것이 반야바라밀의 기도입니다. 〈 정법광명이 영원하여 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