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약 10일 후면 새해고 스무살이 되어 성년이 되네요.
이 카페에 정말 오랜만에 들어와봅니다. 그랜즈 래미디를 마지막으로 사고난 뒤로요.. 물론 다시 사기위해 들어왔지만.
이 10대 란에 글을 쓰는것도 마지막인가요. 흐음..
다한증인걸 안 때가 중학교 2학년 때였나요.
정말 그때까지만 해도 천진난만하게 학교 복도고 동네고 뛰어다니며 놀기 바빳는데.
다한증이라는게 참. 사람을 스스로 무너뜨리게 만드는것이라.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야 다한증으로 인한 모든 우울증과 심신폐해를 저만치 떼어놓고 오게 되엇네요.
제가 처음 다한증이라는걸 스스로 깨닫게 되었을때는 뭐랄까. 그렇게도 좋아하던 영화같았어요.
물론 다한증에 의해서 새롭게 태어난듯한 앞으로의 삶 자체도 영화 그 자체였죠.
다한증인걸 처음 알게되어 발바닥부분의 양말이 흥건히 젖어 있는걸 볼때는 동공이 확대되어서는 시간이 멈춰있는것만 같았습니다.
마치 도둑질을 하거나, 누군가에게 쫒기거나, 싸움을 하기전의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며 온 몸이 긴장하는것과 같이요.
우여곡절이었습니다.
어떻게는 나아보려 애썼습니다.
여러분들과 똑같이요.
처음엔 예전에나 나오던 10원짜리 황동 동전을 신발안에 3~4개씩 넣고 다니기도 해봤습니다.
어쩔때는 짤랑짤랑 소리가 신발속에서 들리기도 했지요..(지금 생각해보니 웃기네요.)
어디 나갔다 돌아오면 항상 발부터 씻었고, 드라이기로 완전 뽀송뽀송해질때까지 말렸습니다.
신발도 햇빛드는 베란다에 널어두었고, 다한증에 관한 정보라면 귀기울여 죄다 섭렵햇습니다.
소다가루를 듬뿍 뿌리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선 슬리퍼를 신고 하루종일 생활하니 슬리퍼 바닥에다 뿌리곤 하는데 걸을때마다 혹은 벗으면 양말 바닥과 슬리퍼 바닥이 희멀건하거나 ㅋㅋ 퓩- 퓩- 하며 소다가루가 뿜어져나오기도 했지요. (이것도 생각해보니 웃음)
또 한때 개그맨이 땀을 엄청 흘리면서 결국에 찍은 광고, 드리클로? 를 열심히 바르기도 했습니다.
전 발냄세가 심해서 자기전엔 발에다가 드리클로를 열심히 문지르고 비닐봉투를 발에다 묶고 잠들곤 했지요.
아시는분은 알겠지만. 매우 귀찮고, 저는 특히 몸에 이물질이 닿는 느낌이 드는걸 굉장히 싫어합니다.
게다가 드리클로는 일시적인것이라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죠.
이온영동법을 보고 이거다! 하며 건전지와 전극집개를 가지고 해보려고 했지만 영 찝찝해서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효과없이 귀찮기만 할까봐 집어치웠죠.
여기까지가 민간요법의 총동원이었지만 대부분 헛소문이고 실패였습니다.
그 사이에도 사회의 미니버젼이라고 하는 작은 사회인 학교생활은 무너져만 갔습니다.
아는 사람은 말 않해도 알겠죠.
다한증이란게 긴장하면 긴장할수록 나는거고,
그때까지만 해도 뿌리깊어지는 우울증에 극심한 속도로 소심해져가던 저는 긴장하면 긴장하는데로 "제발 땀아 나지마라!" 하며 기도하는 순간에도 났습니다.
잇다른 관리의 실패와 학교생활의 붕괴에 의한 성적 붕괴, 우울한 저로 인한 가정 붕괴, 그 모든 결과로 인한 성격 붕괴.
모든 생각이 자살과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그랜즈 레미디를 알게되었습니다.
수술은 절대적인 마지막 기회로서 사용하길 바랬고 (그당시에 제게 보인 수술의 부작용은 차라리 지금이 더낫단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물론 수술을 권하는 모든 글에는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적혀있었죠.)
이온 영동법을 쓰는 기기들은 외제에 몇십만원을 육박하는 변변찮은 아르바이트 경험마저 없던 저로선 일주일을 뿌리면 6개월을 간다는 그랜즈 레미디가 효율적으로 보였죠.
그걸 사서 쓰기 시작했는데, 수학여행을 갔을때 친구들과 같이 쓰는 방에서 발냄세가 난다는 겁니다.
하나씩 신발냄세를 맡아보기로 했는데 제 신발 냄세를 맡으려던 친구를 보니 정말 심장이 두근두근거렸죠.
과연!!!과연!!!하면서요.
결국 그렇게도 듣고싶던 말이 제 귓가에 들려왔습니다. "내꺼 심해? 나?" "아니, 니꺼 않나."
와우!. (흠) 그땐 정말 날아갈뻔 봣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전부터 아주 조금 전부터 거의 그냥 마음을 포기하다시피 살려고 했는지도 모르겟습니다.
물론 그때에도 그때까지만해도 부정적이었죠.
고등학교에 와서는 긍정적으로 변하는 시점이 왔습니다.
중학교때에는 다한증인게 부끄럽고 마치 문둥병마냥 소외된것만 같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무심해지고 뻔뻔해지기로 했습니다. 당당해지기로 했죠.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져서 잃을게 없다고 느꼈습니다.
"너 손발에 왤케 땀이 많아?" "나 다한증이잖아 몰랐어? 다한증 몰라? 손발에 보통사람보다 땀 많이 나는거야."
너무 당당해서 아예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줬죠. 제가 독특한건진 몰라도 제가 특별해 보여서 좋게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긍정적으로 무심하게 대하니 다들 그러려니 하고 심각하지 않게 넘어갔고,
그러다 친하게 된 친구중에도 몇명이 저와 같이 다한증이란걸 알게되었습니다.
대학교에 와서도 저와 같이 방을 쓰는 기숙사 룸메도 다한증이란걸 알게되었구요.
그들에겐 정말 엄청난 동질감이란걸 느껴서, 왠지 그들도 저와 같은 고통을 느끼진 않았을까 싶어서.
제가 다한증에 대해 약이든 치료든 알고있는 모든 정보를 주곤 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같은 이를 만나게 된다면 그럴거구요.
당당해져서 그런진 몰라도 제 자신이 자연스럽게 대해서 그런진 몰라도 아무도 다르게 대하진 않았습니다.
물론, 다 나은게 아니니 앞으로도 배로 더 노력해야겠죠. 앞으로도 당당해져 볼랍니다.
이전엔 다한증 때문에 삶을 다 겪은 것마냥 진부했지만.
지금은 다한증으로 인해 어떤 삶이 계속될까 하고 남은 삶이 흥미진진해지네요.
뭐, 여기까진 부끄러운 제 다한증 인생 경험담이었습니다.
전 제 삶에 당당해지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다한증인 사람들을 많이 많나고 싶어요.
부정적으로도 결국에 버텼고, 긍정적으로도 굉장히 잘 이겨냈습니다.
힘내세요 여러분들.
뭣도 않되지만 힘이 되어주고 싶네요.
저도 다한증이 다 나은것도 아니고 지금은 약을 않써서 다시 재발하고 있지만.
마음이 강해져서 그런지 심각하게 와닿진 않네요.
여러분, 다한증은 마음을 좀먹는 병이에요.
스스로 강해지세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세요.
아무리 남에 비해 나약해 보일지 몰라도.
스스로 당당한 사람에게 남들은 남들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거에요.
저는 적어도 그렇게 믿습니다.
그래서 손해본건 아직까지 없구요.
힘내세요!!!퐈이팅!.
오랜만에 들어와서 제 나이 또래 혹은 더 어린 동생들의 글을 읽으면서.
아- 나도 저랬는데.. 혹은 아- 저분도 똑같은 생각이셨구나..
이런 생각.. 많이 드네요. 물론 힘내세요! 로 시작해서 돕고싶다로 이어져선 이분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싶다! 로 끝나네요 ㅎ.
아-
그리고 저도 다한증인 친구들과 여친을 사귀면 손잡아야 할텐데 우린 팔짱밖에 못끼겠네!! 하고 수다떤답니다.
역시 같은 마음인진 몰라도 동시에 "내가 팔짱만 끼라고 할것만 같아!!" 하고 외쳤습니다.
너무 낙관적인건가요?.
여친이 생겨도 다한증 때문에 사귀는데 불편할거란 생각은 별로 들질 않네요.
너무 일찍 궁극에 도달했나봅니다.
이러다 쓴맛 봐야 정신차리죠^^;;.
첫댓글 너무 길게 썼네요. 그래도 진지하게 썼으니 다 읽으면 용자!!!!!!!!!!!!!!!-------아아아아아아!.
그랜드래미디? 처음들어봤는데 효과 좋나요? 땀억제에요아님 냄새억제에요??
저는 그걸 쓰면서 땀도 줄고 냄세도 없어졌습니다 ㅋㅋ. 가격도 그리 쎈편은 아니고 이 카페에선 할인가에 살수도 있으니까 찾아서 구매해보시는것도 괜찮을듯 싶네요 ㅎ. 사람마다 효과가 천차만별이라지만,.. 않해보는것보단 낫겠죠. ㅎㅎ 힘내세요!.
오오오오오ㅋ 저는 아직 중3인데 완전 공감가네요 ㅋㅋㅋㅋㅋ
아아아 ㅋㅋ 이야!!! 제가 다한증 선배인건가요~ㅋㅋ 한참 자기 관리하고싶고 꾸미고 싶고 걱정없이 놀때네요!!ㅋㅋ 공부도 좋지만 많이 놀아보세요 ㅋㅋ 학창시절은 추억이 중요하죠 ㅎㅎ. 힘들어도 긍정적인 마인드가 참 중요한것 같아요. 칭찬을 듣는것과 비난을 들은 후가 다르듯이 다한증에 걸렸더라도 남보다 더 자신을 사랑해줄 시간이 많은 기회이자 선물이라고 생각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ㅎ. 힘내세요!!!
우와동감입니다 진짜..하나부터 열까지 제 상황과 어쩜 이렇게똑같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그랜드 레미디쓰고 새인생 사는 사람입니다!!!!!!!!너무조아용 ><
정말 너무 반갑습니다!!! 글써놓고 새로나온 레미디 사고 후딱 저도 모르게 잠수가 됬는데~ 그랜드 레미디가 사람마다 효과 있을수 있고 없을 수 있다던데~~~~ 너무 다행이네요!!!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간 그랜즈 레미디 없이도 퐈이팅! 하고 살날이 오겟죠!!ㅋㅋ 지금은 남들과 다르다는것에 자부심 느낀다고 생각하는게 편한것 같아요 ㅎ.
진짜 공감가네요 ㅋㅋ 저도 올해 스무살인데 ㅋㅋ 우리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살아여!
ㅋㅋㅋ저도 공감하는것이 진정으로 사람 사는것이라고 생각해요 ㅎㅎ. 아무래도 남들과는 다른 다한증이라는것을 갖고 있다보니 저와 같은 사람들을 무지 소중히 대하게 되고 공감하는것이 엄청난 마음의 위안이 되더라고요 ㅎㅎ. 또 저랑 동갑이시네요 ㅎㅎ 맞아요! 스트레스 받아서 지금 건강이 많이 않좋아졌는데!! 이제 훌훌 털어버리고 새출발 할렵니다!! 노리텔 님도 힘내시고 하시는 모든일 좋은 마무리 되세요!! ㅎㅎ 퐈이팅!.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서 너무 공감간다고 해주시니 너무 감격이네요 ㅠㅠ 같은 느낌과 생각과 일상을 지내온 사람들과의 공감이라 그런지 너무 행복합니다 ㅠㅠ. 다한증을 가져서 누리는 혜택인거죠 이것도 ^^ㅋ. 다들 스트레스 많이 받으실텐데~ 너무도 밝게 글 달아주신거 보니 제가 더 본받아서 행복해지려고 더 노력해야 겠네요! 꼭 나중에 다한증으로 고통받는 후배 아이들의 희망의 길이 되고 싶네요 ㅎㅎ. 모두 스트레스 받지말고 힘내요!!
우와 저도 그랜즈 레미디 한번 사보고 싶네요...어떻게 사는지 혹 문자좀....
skdkwnwkd@nate.com 저는 이번에 조대들어간 11학번 신입생입니다. 수족다한증인데.
손발에서 땀이 콸콸콸 쏟아지니 원 죽겠네요.ㅜㅠ 이 참에 위 글대로 소다도 뿌려보고 드라이로 말려보고 그랜즈 레미디를 꼭!!!! 써봐야겠네요 . 아그리고 총통님 말고도 skdkwnwkd@nate.com 여긴 모두 환영입니다. 같이 얘기도 하고 속내도 털어내 보아요 ㅎ
우와...도무지 10대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글이네요... 전 이제 10대를 졸업하고 20대로 진입 하게 되었는데요. 님이 쓰신 글 읽고 그동안은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 감사합니다.
우왕...고생 많이 하셨네요 ㅜㅜ여기오니까 저는 아무것도 아니란걸 알게됐어요..
지금 저도 중3인데 손에 땀나서 한의원도 가보고 병원도 가보고 했던게 9살...?
진짜 불치병인것 같아요..ㅋㅋㅋ 땀족 화이팅!
글 너무 잘 쓰셨고 잘 읽었네요. 제 딸이 10대라 딸의 맘 이해해가며 공감과 경험담의 감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