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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F 치유아카데미 & 도시농업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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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생활 이야기 스크랩 [[시골로~!]] 초기 투자를 최소화 하라
시언 추천 0 조회 813 12.01.31 19:42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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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투자를 최소화 하라

앞글에서 집의 규모를 6 평에서 10 평 이내로 줄이라는 내용을 썼습니다.
시골살이를 시작하신 분들중 70~80 프로는 3년에서 5년 이내에 포기를
합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경제 생활이 안된다, 텃세가 심하다, 자금이
바닥났다, 환상이 깨졌다, 일이 너무 벅차다 등등의 이유로 도심으로 돌아
가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집과 땅부터 장만하느라 법석을 떠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들은 성공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제게 찾아 오시는
분들께 땅은 100 평 미만, 집은 6 평에서 10 평 미만을 부르짖는 이유가 성공
하리란 보장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초기 부터 일을 잔뜩 걸머지지 말고 천천히 적응 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주변
여건이 무르익으면 그때 가서 땅이 필요하면 더 장만하고 집이 비좁다 생각하면
키우라는 겁니다. 그렇게 초기 투자를 최소화 함으로서 위험 부담도 줄이고 여
유 자금을 많이 확보하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 합니다.

만일 어쩔수 없이 시골을 떠나야 하는 경우 아무리 신축 건물이라 하더라도
건축비를 100 프로 회수 하기란 여간해서 어렵습니다. 시골에서는 대부분 땅의
면적만으로 가격을 매기기 때문이지요.

30 평의 건물을 평당 250 만원씩 지었다 하면 7천 5백 만원을 투자한 셈인데
거의 받지 못하고 헐값에 팔지 않는한 시골집 팔기가 용이 하지 않게 됩니다.

처음에 땅을 많이 구입한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멋진 시골살이를 꿈꾸고 들어왔는데 땅도 집도 처분이 되지는 않고 도심에
돌아가 써야할 자금은 거기에 잡혀 있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는 거지요.

또한 실패 하지 않고 잘 정착하게 되는 경우에도 초기에 땅과 집에 많은 투자
를 한 나머지 여유 자금이 없어 빚을 지게 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어떤분은 사과 농장을 하시겠다고 1억의 자금중 9천만원을 투자 했노라며
나머지 천만원으로 직접 집을 짓겠노라고 전화를 주셨더군요. 그럼 땅과 집은
다 된다치고 무얼로 생활을 해야 하지요?

또 어느님은 집을 짓다가 사기를 당해 이래 저래 완성하기 까지 1억 가까운
돈을 날리고 정착하고 나니 노후 생활 자금까지 다 끌어다 쓴셈이어서 생활이
어렵노라 하소연 하더군요. 집만 번드르하게 지었지 생활비는 깡통인 셈이지요.

영농자금이며 농가주택 장기저리 융자며 아무리 연리 2 프로의 저리 융자라
하지만 빚은 빚이고 원리금을 갚을때 까지는 발 뻣고 편히 잘수가 없습니다.

요즘 정부에서 또 지방자치단체에서 귀농 인구를 늘리려 벼라별 혜택을 준다고
떠들어 대낍니다. 세상에 공짜란 절대 없습니다. 쉽게 보조금을 타게 되면 인간의
심리상 좀더 일을 크게 저지르게 되어 있고 그러다 보면 애초 생각보다 규모는 커
지고 예상 비용은 훨씬 빗나가게 되어 있지요.

저희가 시골살이 10 년 동안 가장 마음 편하게 지냈던것이 비록 호주머니는 항
상 빈털털이였지만 빚이라고는 단 한푼도 없어서 호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생길
때까지 며칠이고 밥과 김치만 먹으며 집에서만 지내다 보면 자동 해결 되더란 겁
니다.
그리고 저희가 시골살이에 보기좋게 성공한 이유중의 하나가 처음부터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다는 겁니다.

'규봉암의 종소리' 란 민박집을 지을때의 애기 입니다.
자금이 천만원을 가지고 있었는데 목수 아저씨께 애기를 해보니 그돈이면 충분히
짓는 다는 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일거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저를 꼬드
낀것 같습니다. 집짓기에 대한 애기는 다음에 해드리겠습니다.

목재 구입비 180 만원을 투자하고 일을 착수해보니 인건비만 420 만원이 나가더
군요. 겨우 뼈대 세우고 서까래 얹는 일을 했을뿐인데 말입니다.
장마는 다가오지 우선 지붕부터 씌워야 되겠더군요.
슁글 지붕을 하느라 200 만원이 날아갔습니다. 남은 돈은 200 만원뿐.

장마 때문에 이런 저런 공사를 못하고 지내다 장마가 그치자 구들 바닥을 만들었
습니다. 그러고 나니 애초의 자금은 바닥나고...

벽도 해야지 문도 달아야지 화장실 공사도 해야지 20 ppm 오폐수 합병정화조 묻
어야지 설계비 내야지, 등기 내고 취득세 등록세 내야지 써야 할 자금이 많은데 돈
은 떨어졌고...
내가 왜 일통을 저질렀나 한숨만 나오더군요.

이리 저리 궁리해보아도 돈이 나올 구멍은 없고 하는 수 없이 텃밭 용도로 사놓은
땅 300 평을 팔아야 했습니다. 그나마 운이 좋아 내놓기가 바쁘게 팔렸습니다.
전망이 참 좋은 곳이었지만 돈이 궁한 저로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지요.

상량은 3월에 올라갔지만 문까지 달고 벽지까지 붙이고 나니 10월이었습니다.
처음 공사부터 완공까지 거의 8개월이 소요된 셈이지요. 장마며 기후 조건에 의해
지연 된 기간도 있었지만 돈에 맞추어 이리 저리 궁리하고 얄팍한 호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느라 많이 지연 되었던 겁니다.

하지만 빚은 지질 않았고 땅 판돈으로 나머지 공사를 완료하고 다시 다른 땅을 구입
했습니다. 땅에서 구한 돈은 땅에 투자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지요.
아뭏든 6 평짜리 민박집 한채 지으며 총 비용 1800 만원이 소요 되었고 그중 자재
구입비 대 인건비의 비율이 1:2 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땅을 팔아 비용을 마련하긴 했지만 빚은 지지 않았고 다른 땅을 장만 했으니
외견상으로는 손실이 없었던 겁니다.

2009년 6월 27일
(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 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

 
음....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습니다. 어차피 인간세상 어디건 돈이 썩어나게 있지 않는 한 신선처럼 살 수 있는 곳은 없찌요. 살아남느냐 항복하느냐.... 제가 평소에 하는 말이 있는데요. 혼자 체득하려면 몇 달 또는 몇 년 걸릴 것을 인생 선배에게는 단 몇 분이면 배울 수 있다고...요.... ㅎㅎ 09.06.27 16:57
하지만 유념하셔야 할게 있지요. 직접 경험은 자신의 뼛속에 사무치도록 녹아 들어가지만 간접 경험은 타인의 경험을 읽는거여서 그만큼 사무치지는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겪고 나서야 후회 하는 경향이 많지요. 09.06.28 04:09
네.... 이를 말씀입니까. 선배들 말은 버릴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귀담아 둬야 한다는 말이지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귀담아 뒀던 말들이 하나하나 떠오르고 그 때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하는 순간 배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겠지요. 아집덩어리 제 제자(?) 땜에 해본 소리였네요. ㅎㅎ... 암튼 피부에 와닿는 산적님 이야기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09.06.28 09:12

동의! 집은 싸게 전세내서 쓰시고 땅도 빌려서 경작하세요(물론 첨에는 동네사람들이 잘 안빌려줄라 합니다. 잘못 농사지으면 그 주인이 주위 사람들한테 욕먹거든요) 적어도 1년은 주위 사람들 농삿일 거드는게 좋습니다. 인심도 얻고, 농사짓는 방법도 배우고, 먹거리도 해결하고(수고비로 돈보다 주인 곳간에 있는 양식 달라는게 나음)... 이후로 집이나 땅을 구입할 것을 추천. 09.06.28 17:43
저희 동네에도 멧돼지나 고라니등 산짐승 때문에 포기하고 놀리는 밭들이 많지요. 그런 땅들은 거져 빌릴수가 있습니다. 산짐승은 전기 목책, 경광등, 개등을 이용해서 방지하고... 09.06.29 06:51
 
시골집

시골살이를 생각하고 계신분들께 집의 규모를 여쭈어 보면 대다수가
20 평 - 30 평을 말씀 하십니다.
거의 아파트 생활을 하셨던 분들이기에 큰방, 작은방, 거실, 화장실,
주방을 머리속에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골에는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난방 문제는 석유 보일러나 화목 보일러등을 이용해야 합니다.
작년에 석유값이 가장 비쌌을때 한 드럼당 37 만원을 호가 했었습니다.
한 겨울철에 한드럼의 석유로 30 평을 난방 했을때 며칠이나 땔수 있을까
요?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큰방 하나만 덥힌다해도 보름에서
20 여일 안팎일겁니다. 화목 보일러요? 땔감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왜 시골에 들어와 살려 하면서 도심의 때를 그대로 가지고 들어오려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시골에 들어와 살
려면 시골스럽게 살아야 한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저희가 1955년도에 지어진 집( 상량문을 보고 알았음 )을 사가지고 들어올
때 동네 사람들은 헌집을 없애버리고 멋진 양옥집을 지을걸로 생각들 하시
더군요.

하지만 저희는 제일 먼저 착수한 작업이 구들이 이상이 없나 점검하고 고물
상에 가서 가마솥 구해 걸고 아궁이, 굴뚝 손보는 작업이었습니다.
헌집 고치기 처럼 일이 많은 작업도 없습니다.
한달 동안 아침 부터 저녁 까지 여기 저기 손 보고 고쳤건만 겨우 사람이 살수
있는 흔적 정도 만들어 졌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니 굴뚝으로 연기가 모락 모락 피어 오르고 아랫목에 온기
가 도니 세멘 블럭조 스레트 와즙의 창고 안에서 살때에 비하면 호화찬란한
궁궐이었습니다.

구들방에서만 살아온지 벌써 10 년.
이제는 보일러 방에서는 숨이 답답해서 못잡니다. 구들방의 묘미는 바닥은
뜨거워 손을 못댈 정도이지만 윗목에 자리끼를 떠놓으면 영하의 새벽에 얼어
붙는다는 겁니다.

실내의 기온과 외부 기온차가 적어 겨울철에 감기 한번 안걸리고 살고 있습
니다. 두한족열(頭寒足熱)이 건강에 가장 좋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단열이 잘되는 집일수록 환기가 약하다는 취약점을 안고 있지요.
예전의 시골방들은 크지 않습니다. 두세평이 고작이지요.
그 조그만 방에서 삼대가 오글 보글 살면서 애를 낳고 살아왔지요.
난방 효율을 생각하고 살았기 때문에 방하나만 불을 지피고 살아왔습니다.

구들방에 장작 지피는건 아침, 저녁 하루 두번입니다.
벽난로나 화목 보일러에 한 두시간 들어갈 장작이면 하루 땔감으로 충분합니다.
어떤분들은 그 나무를 어떻게 구하냐며 걱정입니다.
요즘엔 산에서 벌채를 해도 포크레인으로 합니다.
근처의 제재소에 애기해서 5톤 트럭 한차를 당시 60 만원 주고 사서 1/5 정도
는 뚝딱집 짓는데 사용하고 나머지 목재를 화목으로 2년을 쓴적이 있습니다.

또 시골살이에는 트럭이 필수적인데 건축 현장등에 가면 쓰고 난 다래끼등을
돈주고 버리기 위해 쌓아 놓곤 합니다. 베니어 합판이나 페인트 발라진 나무만
아니면 트럭에 싣고와 장작으로 사용하면 돈 안들어 좋아 운동하니 건강 좋아
져 아랫목은 항상 온기가 감돌아 좋고 좋은 점 투성이 입니다.

시골에서 살려 하면서 도심의 때를 못벗고 그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들어와
몸만 시골에서 살뿐 마음은 도심에 가있는 절름발이 시골살이를 하시는 분들
이 많습니다.
죽장에 삿갓 쓰고 구두 신고 자전거를 탓으니 그 어찌 조롱감이 되지 않으리오?

저는 시골살이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께 집의 규모를 6 평에서 10 평만 지어라고
합니다. 6 평은 저희 민박집 규모입니다. 구들방 윗목에 원룸식 싱크대와 가스
렌지 설치하고 조그만 마루방에 달린 수세식 화장실이 되어 있는게 저희 민박집
입니다.

대부분 시골살이를 계획하시는 분들이 두 부부인데 큰 공간이 왜 필요한가? 하고
반문합니다. 자녀들이 방문하는것은 일년 두세차례 이지요. 명절 두번과 휴가철
한번을 위해 작은방을 만들어야 합니까?
살다가 필요하면 덧달아 내면 됩니다.
그도 아니면 일년 두세차례 쓸 공간을 위해 컨테이너 박스 하나 가져다 놓으면
간단합니다.

좋은 공기속에서 살려 하면서 왜 갇힌 공간의 거실이 필요합니까?
여름철엔 마당 한켠에 원두막 하나 지어놓고 수박 쪼개 먹으면 되는데 답답하게
막힌 공간내에 안주해야만 심리적인 안정이 되는 도시민들의 습성인게지요.

6 평에서 10 평을 권하는 또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초기 투자를 최소화 하고 여유 자금을 많이 남기라는 것입니다.

집을 크게 지으려는 데에는 여자분들의 허영 심리도 숨어 있습니다.
우린 이만한 좋은 곳에서 멋진 시골살이를 하고 있다네~! 하고 싶은 과시적인
욕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골에서 살고 싶으시거든 그러한 허영, 허위 의식은 도심에 버리고 가난한 촌부의
소박한 심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2009년 6월 26일 산적

(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 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


 
좋은 지적에 구구절절 맞는 말씀입니다.. 09.06.27 08:06

저는 폐가집을 손봐서 사용했는데요... 집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어 이리저리 물어가며 했습니다. 첨에 무너져가는 대들보를 고정시키려고 시멘트를 개어 바르는데, 물을 어느 정도 넣으면 되는지도 몰랐습니다. 한 분이 지나가면서 "저리 뻑뻑해서 어쩌냐?" 하시길래 물을 더 붓고 나중에 웃마실 이장님이 지나가면서 "그리 묽어서 힘받겄냐?" 하시길래 다시 시멘트 붓고... ㅋㅋㅋ. 두어시간 하니까 손에 감이 잡히기 시작하더라고요. '이 정도면 적당하겠구나' 머..창호지 장판 까는 거 등등 모든게 이런 식이었습니다만, 어쨌든 다 되더라고요. 09.06.28 17:39

그리구 구들장.. 여기서 자면 보일러방에서는 못자요. 잠도 잘 오고 다음날 아주 개운합니다. 겨울철에는 시렁에 걸어논 메주 냄새 맡아가며 그 좁은 구들방에서 4명이 붙어 잤다능... ㅎㅎ 09.06.28 17:38
저희집에 민박 오신 분들도 하루 자고 일어나시면 참 개운하다는 말씀들 많이 하지요. 약산님 처럼 직접 이것 저것 해보면서 일을 터득하고 나서 본격적인 집짓기를 해보시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요. 09.06.29 06:47
 
 
마을에서 살아야 한다

시골살이를 희망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마을안이 아닌 외따로 떨어진 곳이나
아예 귀농자들만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려 합니다.
거기에는 대한민국땅 어디에서나 있을수 있는 텃세나 간섭을 피하려 하기 때문입
니다. 구더기 무서워 하면 장을 못 담그는 법~!

방송만 보신 분들은 저희가 마을과 외떨어진 곳에 사는 걸로 잘못 알고 계십시다.
하지만 마을 한가운데 입니다.
재방송을 보면 분명 옆집도 보이고 앞집도 보이건만 시선이 저희 가족에게만 꽂
히다 보니 외딴집으로 착각하시는 거지요.

저희 가족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심한 텃세에 시달리고 살고 있지만 주민 전체가
텃세를 부리는게 아닙니다. 두어 사람이 심하게 텃세를 부리고 나머지 주민들은 해꼬
지가 두려워 드러내놓고 말을 하지 않을 뿐 심정적으로는 저희들의 처지를 안타까워
하지요. 또한 그에 상관하지 않고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LPG 가스가 떨어져서 예비용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아무리 용을 써도 안끌러진다며
옆집, 건너집 할머니들까지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 안된다며 제게 오셔서 해달라고 하
십니다. 오른 나사가 아닌 왼나사이다 보니 잠그고만 계셨던 거지요.

어제 저녁까지 TV를 잘 보았는데 오늘은 고장 났는지 안된다고 가보면 리모컨 조작
이 잘못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 합니다.
형광등을 갈아 끼우지 못해 도움을 청하시고 무거운 냉장고를 도저히 못옮기시겠다고
힘을 보태달라고 오시기도 합니다.

갑자기 의식 불명이라고 119 구급 대원과 함께 들것에 들고 내려오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농약 뿌리며 일을 하시다가 농약이 눈에 튀어 들어간것 같다며 오신 분을 싣고 대낮에
라이트 켜고 비상 깜박등을 켜고 쏜살같이 안과에 모시고 가니 다행히 눈자위에 가시가
박힌거라며 안도하신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옆집에 불이 났을때 119에 신고하고 출동전까지 진화작업 하느라 저희 민박집에
비치된 소화기 까지 4개를 다 동원해서 꺼보려고 안간힘을 다했지만 보일러 기름 호스에
불이 붙어 끄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소방차가 출동해서 진화를 하고 나니 그댁
아드님이 늦게야 연락 받고 와서 '다 타버렸으면 새로 집을 지을껀데~' 하더군요.

소화기 4개를 재 충전하느라 제 돈이 들어갔지만 내색하지 않았고 옆집 할머니는 고마워
하셔도 젊은 아들은 고맙다는 인사 조차 없었습니다. 자신의 고향을 저희가 욕보인다고
생각하는 일부 젊은 친구들은 도시물을 먹어서 비록 양복은 입었어도 검정 고무신 신고
다니는 격으로 고착된 사고방식에 머물어 있는 겁니다. 그런 젊은이들 보다는 차라리 할
머니들이 훨씬 인간적입니다.

어제도 저희 고구마 밭에 고구마 순 붙여 놓은게 많이 말라 죽었다며 호박 고구마 순이
남았으니 붙이라며 가져다 주시는 할머니가 계셨고 오늘도 고구마 순 낭믄게 있으니 밭
에서 베어가라고 말씀해주시는 할머니가 다녀가셨습니다.

열무 김치 담았다고 한 보시기 먹어 보라며 가져다 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저희들은
보답삼아 오가는 손님들이 주고 가신 수박이며 저희 농장에서 나온 유정란을 얼마씩
드리기도 합니다.
상추며 쑥갓, 부추등이 너무 많다며 주시는 할머니들이 많습니다.
저희 손님들과 함께 잘 나누어 먹곤 합니다.

시골살이를 하시려면 이러한 텃세나 간섭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집안 살림 살이가 다 노출되고 손님들이 다녀 가시는게 한눈에 다 보이고 파악이 되다
보니 도심에서 처럼 한 아파트의 바로 옆칸에 살아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고 살다
이렇게 모든게 노출 되어 사는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은 이해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시골살이를 원하시면 누누히 강조하지만 도심의 때를 다 벗어버리고
촌스럽게 살아야 한다는 거지요. 그래야 이웃간에 정도 도타워 지고 정을 느끼며 살수
있습니다.

또한 도심에서 들어오신 분들은 작물을 언제 심어야 하는지 때를 잘 모릅니다.
지난번에 어떤분이 오셔서 자랑스럽게 말씀 하시더군요.
그때가 2월 하순 무렵이었는데 남는 땅이 아까워 들깨를 몽땅 파종했노라고~

또 어떤분은 마을에서 외따로 사시다 보니 맨날 뒷북입니다.
남들은 고추 모종이 다 끝나고 고추가 힘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제서야 고추 심어야 하는
줄 알고 장을 뒤지고 다니면서 고추 모종을 구하느라 법석입니다.
김장 배추 모종이 사라지고 있는 판에 배추 모종 구하느라 허둥거립니다.

할머니들은 감잎이 붙기 시작하면 무엇을 파종해야 하는지를 기억하시고 열린 감이
10원짜리 동전만 해졌으니 고구마 순을 부칠 시기라는 걸 아십니다.
자연의 순리를 따라 파종 시기를 적절히 조절하시는 겁니다.

강냉이 씨앗 숨것어~?
오이 모종 안했으면 좀 남았으니 가져다 숨거~
사루비아 모종 있응께 어따가 숨거 봐~

들깨 모종 했어~?
강낭콩좀 붙여 보제~
누구네 고추 모종이 남았다드만 부족하문 좀 가져다 숨그제~

이집은 신김치 잘묵드만~ 너무 많응께 좀 드셔봐~
된장 담글때는 생달걀을 띄워 놓고 500 원짜리 동전만하게 보일만큼 소금 쳐야써~
멸치젓은 누구네 할매가 잘 담긍께 그집 할매보고 간좀 맞춰 달라고 혀~

오메 오메~ 뭔 달걀을 준당가~ 팔아서 돈사제~
어메~ 그집은 개똥손인가 감자도 많이도 영글었네~
배추가 노래지구만~ 비료좀 쳐야 써~

삶의 지혜가 담뿍 담겨 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정겨움 자체입니다.
외따로 떨어져 사시면 그런 정을 못느끼고 잘못하면 집털이 도둑에게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서로가 경험이 없는 귀농자들끼리 사는 마을에서도 텃세와 간섭이
있다는 애기를 전해듣곤 합니다.

진정으로 시골에서 살고 싶으시다면 마을에 들어가 살아야 한다는게 제 주장입니다.

2009년 7월 5일

(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에 가시면 지난 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

 
울 남편은 바로 지척에 산이 있어야 한디요. 클났네요.창문을 열고 나무위에 붙어 있는 벌레도 다 보일 정도로...그리고 집 지을 밭이 좀 많이 떨어져 있네요.800미터 정도 될만큼요. 바로 200미터 아래 누가 내년에 집을 짓긴 한다 하지만요.^^* 09.07.06 09:00
ㅎㅎ 제가 오디님 걱정을 끼쳐드렸나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입니다. 09.07.06 10:59
오디님 옆지기가 목수이신 관계로..^^ 암튼 집 지으시는 곳은 무엇보다 '물' 관련해서 잘 체크하시고... 또 그런 곳이 많진 않지만 지반이 괜찮은지도 보세요. 지반 약한데 집을 지었다가 계속 집이 뒤틀리고 금이 가는 바람에 애먹은 귀농인 한분을 알고 있어서... 09.07.08 13:13
목수 아니랍니다. 머리가 은발인데도 목수일을 배우고 싶어 해요. 집도 직접 짓고 싶어하고요. 난 골병 들까봐서 말리고요..산적님, 약산님 고맙습니다. 주신 말씀 필히 참고할께요.^^* 09.07.08 20:15
차차 글을 쓰겠지만 어떤분이 그러시더군요. 집은 3채를 지어 보아야 제맘에 드는 집을 짓는댑니다. 저는 두채를 지어 보았으니 한채 남았네요. 클~ 09.07.08 20:25
 
형편대로 대접하라

가끔 시골에 살러 들어오셨다며 동네 어르신들께 인사 드려야 하는데
돼지 한마리 낼까 생각하노라며 조언을 구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그런 애기를 들을적 마다 절대 그러지 말라고 말립니다.
처음 부터 그런식으로 대접하다 보면 명절때, 행사때 마다 동네에서는
손을 벌리게 되고 풍족하여 여유가 되시는 분들 아니면 부담이 되는 수
준이 될꺼라 애기 합니다.

또한 그런 인사 치레를 했다 손 치더라도 먹고 뒤돌아서면 그분들 입에서
는 험담이 튀어나오게 마련입니다. 잘 대접 해드리고 욕을 얻어 먹는다?
제가 그런 애기를 해드렸는데도 최근 어떤분이 근처 마을에서 돼지 한마리
준비해서 마을 잔치를 벌린건 좋았는데... 결국 대접하신 아주머니는 눈물 바
람을 하시고 말았다는 후문이 들려오더군요.

앞서에서 말씀 드렸다 시피 저는 맨손으로 시작한 상태였고 이사들어와
처음 한달 동안은 집수리 하느라 정신 없이 보냈습니다. 게다가 수리비가
풍족한 상태가 아니어서 황토 있는 곳을 찾아 파오고 너무 가늘어 쓰지 못
하고 방치하고 있는 편백 가지등을 주워다 고쳐가는 형태였습니다.

그런데 동네 노인회에서 당일치기 여행을 가신다더군요.
어떻게라도 어르신들께 인사치레는 해야 할텐데...생각타 포장마차 할적
부터 친하게 지내던 장터의 과일가게 아주머니한테 찾아 갔습니다.
어르신들 여행가시면 골고루 나눠 드실수 있게 딸기나 낑깡(금귤) 한상자
사드리면 어떨까 하시더군요. 옳거니~! 딸기 한상자와 마트에서 캔음료
한상자를 사서 여행 잘 다녀 오시라고 드렸습니다.

돈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행 도중 잘 먹었노라고 만나시는 분마다 인사를
건네시더군요. 그후 어르신들 여행 가실적 마다 그런식으로 대접해드렸고 이곳
이 고향인 젊은 친구들은 이제야 조금씩 나서며 생색을 내지만 그친구들이
폄하하듯이 나몰라라 했던건 제가 아니었지요.

그리고 가끔 어르신 생신날이라고 동네분들 초청을 해서 아침 식사등을 대
접하시길래 저도 제 생일날을 택해 저희집으로 초청을 했습니다. 없는 살림
에 무엇을 대접할까 고민 하다가 정육점에서 돼지 등뼈 한속을 사다가 마당
에 솥을 걸어놓고 서너시간 푹 고아서 감자 넣고 국물이 잘 우러난 감자탕을
해드렸습니다.

거기에 돼지 고기 몇덩이를 함께 삶아 수육도 곁들였지요. 매운것을 못드실
분도 계시리라 싶어 고추가루는 따로이 준비해드렸습니다. 후식으로 가벼운
과일과 근처 떡집에서 사온 기정떡으로 드렸습니다.

뼛국물이니 그렇지 않아도 골다공증등 뼈가 부실하신 어르신들은 좋아하
셨습니다. 비용은 그리 많이 들지는 않았지만 생색은 톡톡히 낸 셈이었지요.
자신의 형편대로 정성껏 대접하는것이지 뱁새가 황새 따라가듯이 해본들
얇은 호주머니는 구멍나고 마을 어르신들 기대치는 높아지기만 하는거지요.

저희 동네는 마을 한가운데로 자그마한 개울이 흐르기 때문에 한여름철
밤이 되면 할머니들이 개울 근처 가로등 밑에서 더위를 ?아내려 모이시곤
합니다. 가끔 내어다 보면 감자를 쪘다며 한소쿠리 가지고 오신분도 계시고
명절때 남은 떡을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가 쪄서 가지고 오시는 분도 계십
니다.

그럴때면 저희도 수박이 있으면 반덩이라도 가져다 드리기도 하고 근처
복숭아 농장에서 너무 물러져 내다 팔기 어려운 복숭아를 싸게 사왔다가
드리기도 하지요. 오히려 물러진 복숭아는 치아가 부실하신 할머님들이
드시기도 좋고 당도도 훨씬 높아 좋습니다. 특별히 돈을 들여 대접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잘 대접한다 한들 시무지기님이 가끔 들려주시는 애기처럼 모이시면
우물가 송사가 벌어져 그자리에 없는 분 험담들을 늘어 놓습니다. 그러다 한분
이 일어나 먼저 나가시면 화제는 방금 나가신 분에 대한 험담으로 이어지고 또
한분이 나가시면 바톤은 그분에게 넘어가고...

들은 애기 입니다.
어떤 장성급으로 예편 하신 분이 시골살이를 하시겠다고 멋진 집을 짓고 마당에
잔디 깔고 골프채까지 놓고 사셨답니다. 그분은 나름대로 어르신들 대접하신 답
시고 근처에 어르신들 지나가시면 들어오시라 해서 술을 대접했더랍니다.

그런데 그분은 평소 드시는 술이 양주라며 양주를 대접한것이 문제였습니다.
어르신들이 술이 고프면 양주 얻어 먹으려 그집에 들르셨고 양주를 대접하는게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던 그분은 그려려니 했지만 독한 술 몇잔에 금새 취하신
어르신들이 기왕이면 장군의 사모님이 따라주는 술을 마셔야 한다며 손목을
끌고 하다 보니 추태가 벌어지게 된겁니다.
결국 그분들은 3년도 채우지 못하고 시골살이를 접었다고 하시더군요.

자신의 형편에 맞추어 정을 통해야지 물질적으로 해본들 과시밖에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2009년 7월 7일

(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 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
 
구구절절 맞는 말씀입니다.. 09.07.07 17:43

원본 게시물 꼬리말에 인사말을 남깁니다. 09.07.08 12:44

저는 떡돌렸습니다. 떡이 중요한게 아니고 인사하는게 중요하지요. 글구 할머니들이랑 친하게 지내면 좋습니다. 대개 인심이 좋으시고 식물에 대해 아는게 많습니다. 여러번 하는 이야기이지만 저는 그 분들께 많이 배웠음... 09.07.08 13:16
 
꼭 집이어야 하는가


앞서의 글에서 초기투자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집을 빌려쓰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대부분 자신이 수리해서
사용하는 조건등이므로 수리비를 나중에 회수할수 있는 방법이 없습
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집을 짓자니 경험도 없는데다 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 황토방의 경우 평당 300-400 만원 정도 )
좋은 해결 방안이 없을까...

주말 농장을 경영하는 예비 귀농자들은 농막을 선호 합니다.
농막에 대해 검색을 해보면 다음과 같은 자료를 얻을수 있습니다.


1. 농막이란?

농막이란 논, 밭, 과수원과 같은 농지에 설치하는 원두막이나,공작물 또는
콘테이너등 가건축물로서 임시로 휴식하면서 농기구등을 보관할 수 있는 그
런 임시시설을 말합니다.

농지법에서 농업인의 농업경영의 편의를 위해 간편하게 인정하는 임시 건축물
입니다. 이것은 농업인의 농사중의 휴식 등 편의를 위해 인정하는 것으로서
상시 주거용으로 쓰는 정식 건축물도 아니고 농가주택도 아니기 때문에 농지전
용없이 설치 가능하며 또 농업진흥지역에도 가능하게 인정됩니다.

2. 농막의 설치요건

농지법에 의하면 농막을 설치하려면 다음의 요건을 다 충족해야 합니다.

1. 농작업중의 휴식과 간이취사 및 농기구,농약,비료등의 농업용 기자재 또는
종자를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임시 건물로 주거용으로 쓰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2. 농업생산에 직접 필요한 시설로서 농업인이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는
토지에 설치하여야 합니다.

3. 전기, 가스, 수도 등을 설치하지 않아야 합니다.

4.연면적이 약 6평 (20제곱미터) 이내이어야 합니다.

5. 건축법상의 가설물 설치신고를 해야 합니다.

  작년에 어떤분이 농막을 여쭈어 오시길래 이러한 자료를 알려 드리고 중요한것
은 6평을 넘지 말아야 하며 전기, 가스, 수도등을 설치 하면 안된다는것을 알
려드렸습니다.

  그 기준에 맞추어 가문비 나무 조립식 농막을 지은건 좋았는데..
  문제는 전기, 가스, 수도 모두를 설치 한겁니다. 주거용으로 설치 했으니 목적
자체 부터 농막의 범위를 넘어서 버린겁니다.

  올해 다시 연락이 왔더군요.
  건축 허가를 내려고 했더니 현재 설치된 지상물 모두를 원상 회복해야 가능하다
는 겁니다. 애초 부터 정식 건물로 접근을 하지 왜 처음엔 농막으로 말씀 하셨냐
고 반문했더니 그때는 돈이 없었고 지금은 돈이 생겨서 제대로 된 건물을 짓겠다
는 겁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현재까지 해결책을 못찾고 있는것으로 압니다.

  농막을 설치하시려는 분들은 유념하셔야 할 내용입니다.
  가급적 컨테이너등 가설 건축물을 이용하셔서 차후 계획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된
다는 겁니다.
 
  외국에서는 shelter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우리나라식으로 한다면 움막이 가장
적당한 단어 일것 같습니다. 움막을 쳐보는것은 어떨까...

  작년에 구입한 행복한 집구경을 읽다가 몽고식 게르(yurt) 짓는법이 소개되어 있길래
농자재를 활용하여 만들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골조는 비닐 하우스에서 뜯어낸 파이프로 엮었습니다.
 


  제일 꼭대기에 들어갈 부분은 관리기 부속품에 파이프 연결봉을 용접했습니다.
 


  최종 완성된 모습입니다. 내구성이 검증 되지는 않았지만 흰색 지붕은 간판집에서
얻어온 프랑카드 천을 재봉질한것이고 아래의 주황색 부분은 비닐 천막지 입니다.
  안쪽에 보온 덥개를 씌운 탓에 약간의 단열이 됩니다.
 


  꼭대기 부분은 채광이 될수 있도록 비닐로만 씌웠고 가운데 부분은 스카이 라이프
안테나에 파이프를 달아 환기구로 활용할수 있도록 했습니다. 내부에 군용 야전 침대를
놓았으니 움막으로 충분히 활용할수 있고 차후 해체 작업도 아주 간단합니다. 저희 농
장을 방문하신 분께 보여 드렸더니 '굳이 집 지을 필요 없네~ 이렇게 하면 돈도 별로
들지 않고 아늑하니 좋구만~' 하십니다.

  난방 부분은 어떻게 할까요?
  그에 대한 해답은 요즘 오토 캠핑족들이 사용하는 휴대용 온수 보일러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250도의 열을 견딜수 있는 유연한 실리콘 호스를 바닥에 깔고 차량용 펌프를
이용하여 온수를 순환 시킵니다. 열원으로는 석유 난로나 휴대용 가스 버너등을 활용
해 온수통의 물을 덥히고 펌프의 구동은 12V 밧데리나 6V 랜턴용 건전지를 활용할수 있
습니다.

  이러한 휴대용 보일러를 가지고 다니며 겨울철 눈내리는 날 캠핑한 분의 사용 소감을
들어보면 고무적입니다. 이너 텐트( inner tent - 텐트 내부의 또하나의 침실용 텐트 )에
보일러 매트를 깔고 거실용 텐트에 석유 난로를 피워 놓으니 공기 따뜻 하겠다 바닥 뜨겁
겠다 눈으로 뒤덥힌 설원 한 가운데에서 찜질방에 와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애들까지 땀을 흘리고 잤다니 어지간한 추위도 거뜬 하다는 겁니다.


내부의 노란 텐트가 inner tent 입니다. ( 뜬별님 허락 없이 사진을 이용했습니다. ) 
 
  위에서 설명한 하우스 파이프등을 활용한 움막으로 주말 농장용 농막으로 활용하거나 집을
짓는 동안 임시 거처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으리란 생각입니다.

  2009년 7월 20일
 
(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 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

 
   
구비구비 좋은 내용 많이 배우고 갑니다.. 09.07.21 04:24

고맙습니다.근디요 전기 수도 가스 등 시설은 안 하고 6평짜리 컨테이너 두개 놓으면 안되지요? 약간 떨어진 곳에 밭이 또 하나 있긴 하지만요. 이런저런 이삿짐을 좀 둘려고요. 두었다가 치우라 하면 다른 밭으로 옮기면 안되겠나요?^^ new 09.07.22 23:47
원칙적으로 한필지에 연면적 6평 미만입니다. 필지가 서로 다르다면 상관이 없겠지요. 문제는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신고를 하거나 했을때 공무원들은 법적인 잣대로만 따지기 때문에 말썽의 소지가 있을수 있습니다. 컨테이너 하나 놓고 비닐 하우스 지어 그곳에 나머지 짐을 넣고 하면 좀 피해 갈수 있지 않겠습니까? new 06:21
고맙습니다
 
꼭 집이어야 하는가(2)
 
작년에 0.5톤 타우너 트럭에 아이스 박스, 부루스타, 군용 반합만
달랑 싣고 5주 동안 전라남도의 이곳 저곳을 여행했었습니다.
편리함을 추구한것도 아니었고 관광을 목적으로 함도 아니었기에 가
급적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을 지도를 보며 유랑 생활을 했었습니다.

여행 출발전에 찍은 사진


각설이 마냥 마음이 내키면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그도 귀찮으면 하
루 이틀 한곳에 묵으며 산천 경계를 벗삼아 이름모를 새들을 친구 삼
아 동가식 서가숙 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5주를 계속 떠돌았던것은 아니었고 주말의 민박 손님들( 당시에도 무
료 민박을 하였음 )를 맞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 일찌기 행
장을 조그만 타우너 트럭에 꾸려 싣고 동서남북을 헤매이다가 금요일이
면 다시 집에 들어와 민박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곤 했습니다.

처음엔 하루에 만원만 쓰고 돌아다니자고 했었지만 웬걸 들러보고 싶
은 곳엔 의례히 입장료, 주차료가 따라 붙었고 먼길을 가야 할때는 하
루 100 키로를 달릴때가 있어서 나중에 결산해보니 75만원을 썼더군요.

5일 곱하기 5주 = 25 일인데 결국 하루 3 만원을 쓰며 돌아다닌셈이었
지요. 월요일 아침에 출발할때 쌀과 김치, 라면등을 싣고 가급적 돈을
안쓰고 돌아다니자 치니 먹는건 부실할수 밖에 없었지만 마음만은 편했
습니다.

각설이들의 성찬


저희 부부의 먹고 다니는 모습이 부실했던지 딸내미가 통조림 햄을 몇
개 싸주어서 덕분에 저녁때 의례 기울이는 술잔의 안주노릇을 톡톡히 했
었습니다.

그러다가 오토 캠핑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다음 까페의 몇군데 캠핑 관련
까페에 등록을 해서 많은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희처럼 차량 적재함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하는것은 오토 캠핑에 명
함도 못내밀겠더군요.

제가 제일 가지고 싶은 차가 픽업 트럭인데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생
산하지 않고 기아에서 수출용으로 픽업 트럭을 만들려 하다가 경기 불황의
여파로 계획이 취소 되는 바람에 아마도 제 희망 사항이 이루어 질 가능성
이 희박해졌습니다. 픽업트럭이 적재함이 낮고 차가 적어서 농업용으로는
요긴하게 잘 쓰일텐데... 예전의 포니 픽업이 딱 좋았는데...

외국에서는 픽업 트럭의 적재함을 이용해 직접 자작하는 것을 소개하는
사이트가 많습니다.

픽업 트럭을 이용한 캠핑카


위사진의 운전석 위쪽이 침실( 벙커 베드 )입니다.

그리고 [행복한 집구경]을 보았더니 폐차장에서 축으로 연결된 두바퀴
두개를 구입해서 바퀴 네개 달린 캠핑 트레일러를 만들어 그곳에서 생활
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또 통나무 구조에 너와 지붕을 한 캠핑 트레일러도 소개 되어 있습니다.


오토 캠핑에 관한건 작년에 인간극장 [김길수의 난]편에 소개가 되었고
아마 그걸 보신분들이 많이들 오토 캠핑에 관심을 가지게 된듯 합니다.
작년에 반달곰님이 다녀 가실때 어떤 교수님은 캠핑카로 시골에 다니시
며 전원 주택을 짓고 계신다는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저도 농장에 보트 싣고 나니는 트레일러를 구해 30 미리 각 파이프를
용접해 뼈대를 세우고 외부는 삼나무 판자로, 내부는 편백 후로링으로
단열재 채우고 캠핑 트레일러를 만들고 있습니다.

거의 다 만들었는데 장마가 지속되고 홍수 피해 까지 당한 상태라 마무
리 작업을 못하고 있는데 벽지 바를곳이 몇군데 있고 시트지 붙이고 싱
크대와 조리대 달고 장판만 깔면 완성 됩니다.
조만간에 작업이 완료 되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농막 대신 이런식으로 거처 할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면 궂이 집을 짓지
않아도 훌륭한 움막이 만들어 질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이런 저런
작업을 해서 만들다 보니 큰 비용이 발생치 않더군요.

이런 캠핑 트레일러라면 불편함이 없고 장소가 여의치 않으면 옮겨 버
릴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이라는 생각입니다. 난방 문제는 지난글에
서 소개한 것 처럼 온수 매트와 석유 난로 또는 전기가 있으면 팬히터등
으로 간단하게 해결하실수 있습니다.

화장실은 휴대용 수세식 화장실도 있으나 생태 화장실로 간단하게 만드
는 편이 좋을듯 하고 씻는 공간은 천막지로 둘러 치고 지붕을 씌우면 해
결 되리라 싶습니다.

2009년 7월 22일

(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
 
저 맨위의 사진... 몇년 후 저희 부부가 함께 다닐 미래의 모습같습니다^^* 지금은 짧게 다니지만 봉고차로 길~게 다닐 계획입니다. 완성된 캠핑카 기대됩니다~~ 09.07.21 12:23
ㅎㅎ 시골에 사시는 분들 일수록 캠핑도 다니시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 순간이 일에서 벗어날수 있는 시간이고 세상 흐름을 엿볼수 있는 기회이지요. 09.07.21 13:56

정말 바퀴 있는 집은 참 좋겠습니다.^^* new 09.07.22 23:48
 
토방을 만들어야 한다

토방은 백과 사전을 검색해 보면 "마루를 깔지 않은 흙바닥으로 된 방"
으로 나옵니다. 또한 "대청 앞이나 방 앞 기단 부분을 토방(봉당)이라 부
르기도 한다."로 되어 있습니다.

전라도 쪽에서 토방이라 함은 집을 지을때 마당 보다 높이 쌓아 올린
흙바닥을 지칭합니다. 표준말로 하면 기단부에 해당하지요. 이글에서
토방은 기단부를 지칭하는것으로 이해 하십시오.

저는 산적으로 자청하고 살아온지 10년이 넘었는데 근처 마을에 사시
는 목사님이 자신은 마적이라며 전화를 주시곤 합니다.

어제밤에도 전화가 왔습니다. 비 피해가 없냐고 하시더군요.
하이고~ 저희 농장에 굴러서 떠내려온 세멘트 구조물 때문에 물이 범
람하여 온통 난장판이라고 했습니다.

마적님은 마적 소굴이 잠겼다고 하십니다.
아니? 어떻게 마적 소굴이 잠기지요? 근처에 큰 개울도 없는데?
집 뒤로 자그맣게 흐르는 물이 하수관을 통해 역류 하는 바람에 샌드위
치 판넬로 지은 마적 소굴이 잠겨 엉망이 되어 버렸답니다.

물이 빠진후 흙을 퍼내고 보일러를 틀어 말리고 있지만 벌써 곰팡이가
피기 시작해서 골치가 아프시답니다.

에거거~

요즘 건물을 짓는 걸 보면 걱정이 많이 앞섭니다.
맨 바닥에 레미콘 지어 부어 기초를 잡는건 좋은데 도무지 토방을 만들
지 않고 겨우 마당 보다 10 여 센치 높게 기초를 붓습니다.

저희집 토방은 마당 보다 두자 정도( 50-60 센치 ) 높습니다.
암만 마당에 물이 찬다 한들 하수관으로 역류할 가능성은 제로 입니다.
토방이 있는데다 마루 높이가 있으니 화장실 바닥의 하수관 높이는 마당
보다 1 미터 20 센치 정도 높습니다.

토방이 높은 집들은 주로 사찰의 대웅전, 뼈대 있는 양반댁 종가집, 옛날
임금님들이 살았던 궁궐등입니다. 시골집들도 앝으나마 조금씩은 토방이
있습니다. 사찰의 경우 심하면 2 미터 가량 높아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할
판입니다. 다 옛날 분들의 경험에서 우러 나온 대비책이었습니다.

그런 건물들은 암만 폭우가 쏟아 져도 침수될 가능성이 전혀 없고 하수
관이 역류할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저희집의 경우 뒷뜰이 높아 좀 걱
정이지만 이번 폭우에도 집안에 물이 스며들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집들
은 배수로를 파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온난화 현상으로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접어 들었다고 합니다. 더구
나 올해는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폭우성 강우가 많을거라는 예보입니다.
이런 시절에 강한 집은 토방이 높은 집입니다.

저희 농장의 닭장을 지을적에도 20 센치를 높여 지은 탓에 농장 전체가
범람했지만 닭장은 물이 스며들지를 않았습니다. 논바닥이었던 농장에
계사를 지을때 비가 스며들면 안된다는 생각이 제대로 효과를 본겁니다.

토방이 높은 집은 폭우에도 강하지만 통풍도 잘됩니다.
마당보다 한참 높기 때문에 지열에 달아 오른 열기가 그대로 들어 오지
않고 토방 높이 더하기 방바닥 높이 만큼의 공기가 집안으로 들어 오기
때문에 뜨겁지 않습니다.

한낮에는 방에 누워 있는게 제일 시원합니다. 더구나 구들방이니 불을
때지 않는 여름철이면 구들의 고래 사이로 공기가 소통 되며 바닥을 식혀
주니 아주 시원합니다.

앞으로 집을 새로 지으실 분은 맨바닥에 레미콘 지어 부어 그대로 건물
을 올리지 마시고 기초 만들면서 옹벽을 두 세자 정도( 60 - 90 센치 )
만들어 흙을 채우고 다진 다음 그 위에 주춧돌을 놓는 토방이 있는 집을
짓기를 권합니다.

2009년 7월 14일

(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좋은 내용입니다..집지을적에 제일로 중요한게 기초라고 하던데 다시금 생각케 하는군요.. 09.07.15 10:28
 
유용한 공간들

시골살이에 필요한 공간은 도심에서의 공간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밭에서 일을 하고 흙투성이가 된 신발과 옷을 입고 실내에
들어가 샤워를 한다면 실내에 흙들을 떨어뜨리게 될겁니다.
특히 거름을 하고 온 상태나 저처럼 닭장에서 일을 하고 온
상태라면 더더욱 문제가 될겁니다.

저희집 마당에는 야외 샤워장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쓰다 남은 나무를 이용해 기둥을 세우고 샌드위치 판넬로
지붕을 얹고 벽은 주황색 천막지로 둘러 쳤습니다.

그 주황색이 보기 싫어 앞쪽에는 편백나무 변쪽으로 가리고
문을 달았으며 세탁실 쪽으로는 대나무 발로 가렸습니다.
흙 묻은 장화를 신고 걸어 들어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
고 나옵니다. 젖은 옷들은 세탁기가 바로 옆에 있으니 간단 합
니다.

시골에서는 야외 샤워장과 야외 화장실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겨울철에는 야외 샤워장을 사용할수 없지만 읍내나 온천에 가서
목욕을 하곤 하니 별다른 불편은 없습니다.



어떤분이 스텐레스로 만들어진 선반을 처리 할곳이 없다해서
거저 얻어 왔습니다. 야외 탁자를 놓고 그 선반 두개를 기둥 삼아
비닐 하우스 파이프를 이용해 지붕 골조를 만들고 보온 덮개와 비닐,
차광막을 씌워 지붕을 만들었습니다.

그위로는 포도 넝쿨과 머루 넝쿨을 올려 전천후 야외 탁자를 만들었
습니다. 자재도 쓰다 남은 폐자재를 활용했으니 돈도 거의 들지 않
았습니다.

저희집에 늘상 오시는 손님들은 자연스레 야외 탁자에 앉습니다.
커피도 대접하고 수박도 함께 쪼개 먹습니다. 신을 벗을 필요도 없
고 신선한 공기를 그대로 숨쉴수 있으니 선호합니다.

여름밤이면 가스통을 쪼개 만든 바베큐 통에 고기를 굽고 시무지기님
이라도 오시는 날이면 자연스레 생음악이 흘러 나오는 공간이 됩니다.



마루 또한 사용키 편한 공간입니다.
신발을 벗을 필요도 없고 걸터 앉아 함께 이런 저런 애기를 나눌수
있는 공간입니다. 처마 밑에 둥지를 튼 제비를 쳐다 보고 마당 귀퉁이
에 둥지를 튼 딱새의 분주한 모습을 관찰할수 있습니다.

남향집인 탓에 겨울철에도 해만 나면 점심을 마루에 앉아 먹곤 합니다.
오시는 손님들도 신 벗고 방에 들어가느니 마루에 걸터 앉길 좋아 하십
니다.



민박집 한켠에는 원두막을 지어 놓았습니다.
이 역시 휘고 뒤틀어진 통나무를 구해다가 판넬 피스와 꺽쇠를 이용해
고정하고 야외 탁자의 파고라와 똑같이 하우스 뼈대로 지붕 골조를 만들고
보온 덮개, 비닐, 차광막을 이용해 지붕을 씌웠습니다.

원두막에 앉아 수박을 쪼개 먹는 맛은 암만 호화 스럽게 만들어 놓은 거
실보다 훨씬 운치 있어 좋습니다.



겨울철이면 아궁이에 불을 지펴 놓고 자그만 식탁을 바닥에 놓고 저녁밥
을 먹곤 합니다. 아궁이의 이글 거리는 숯 몇개만 끄집어 내면 조기도 구
을수 있고 돼지고기도 구을수 있습니다.

어제도 장마비에 실내를 말릴겸 불을 지피고 주말이라 들른 딸내미랑 돼
지고기며 돼지 껍닥(껍질)을 구었습니다.

좁디 좁은 공간처럼 느껴지지만 저 안에서 움직일수도 없을 정도로 13명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돼지 고기를 구워 먹고 신나는 노래 마당을 벌이곤 했
습니다.



이처럼 도심의 공간과 시골의 공간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시골 생활에서 불필요한 공간은 거실이라고 봅니다. 야외 탁자나 원두막이
면 되지 궂이 답답한 실내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가 반문하곤 합니다.
겨울철이면 아궁이 앞이 그 공간을 대신하곤 합니다.

또한 작업의 성격이 다르므로 화장실과 샤워장, 세탁실이 실외로 빠져 나와야
합니다. 그렇다 보면 토끼장 같은 아파트의 공간 설계를 그대로 가져와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고 집의 규모를 줄일수 있습니다.

준공 검사가 끝난후 야외 탁자, 원두막등을 만들면 집 짓고 남은 자재를 활용
할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이득입니다.

2009년 7월 13일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 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여가 활동에 필요한 원두막및 생활에 필요한 아이디어등 잘 보았습니다..감사. 09.07.13 08:32

야외샤워장 필수! 저는 간단히 4개의 기둥을 박고 차양막으로 둘러쳤음. ㅎ 09.07.13 12:43

돋보기를 쓰고 겨우 보았습니다.고맙습니다.^^* 09.07.13 19:51
폰트를 키웠습니다. 익스플로어의 "보기" 에서 "텍스트 크기" 찍으시고 "가장 크게" 하시면 돋보기 없어도 되실텐데요... 09.07.13 20:00
와~글자 크기가 지금 딱 알맞습니다. 그리고 텍스트 크기 조절하는거 까먹었는데, 일깨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09.07.13 20:20
 
집을 지으려면

장마비가 거세게 내립니다.
뚝딱집에 계신 분으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비가 샌다고. 아니 비가 샌다구요?

얼른 현장을 확인해보니 문제점이 파악되었습니다.
뚝딱집 뒤에는 자생하는 뽕나무 한그루가 있었고 오디가 익었을때 오디
따러 빨치산이 지붕에 올라간 적이 있었지요.

뚝딱집 지붕은 샌드위치 판넬 지붕이었고 피스 자국 마다 실리콘으로
코킹이 되어 있었는데 사람 몸무게로 그 피스 자국 근처를 누르니 실리
콘이 판넬과 분리 되었던 겁니다.

이 문제는 결과적인 문제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곳에 있었습니다.
집을 지을 당시 서까래 위에 개판을 덮고 샌드위치 판넬을 씌울때 아스
팔트 방수 필름을 깔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물어 보았는데 필요 없다는
애기 였지요.

당시 제가 고집을 피워 방수 필름을 씌웠더라면 피스에 아스팔트가 녹아
붙었을 테고 설령 판넬 윗부분에서 실리콘이 떨어졌더라도 비가 새지는
않았을 겁니다.

시공 업자들은 시공에 대해서는 전문가일 망정 결과에 대한 전문가는 아
니라는 생각입니다. 시공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편한 방법을 선택 하는것
이고 빠른 시간내에 시공을 마치는 방향으로 공법을 선택하는 겁니다.

리얼한 하나의 실패작 사례를 들려 드립니다.

어떤 분이 정년 퇴직을 하시면서 전원 생활을 원하셨고 평소 잘 아시던
목수분께 자신의 시골집을 의뢰 했습니다. 장차 집주인이 될 분은 황토
집을 원했으나 목수는 황토벽돌은 습기에 약하니 구운 벽돌로 외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전문가적인 식견을 존중한 집주인은 그대로 따랐
습니다.

외벽이 완성되고 나니 서까래를 얹어야 하는데 원형 서까래는 틈이 많이
생긴다는 이유로 사각 각목 서까래를 얹고 그위에 개판을 덥었습니다.
개판위에 흙을 얹고 기와 지붕을 얹어야 하는데 그 목수분은 조적에 대한
기술자였지 지붕이며 여타 구조물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었을거라는 생각
입니다.

기와 지붕에 대한 자신이 없었던지 간편한 일본식 기와를 선택해서 얹었
고 내부에 스치로폼 단열재를 넣고 집주인이 원하던 흙벽돌을 쌓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주인이 원했던 황토집은 내부적으로는 되었지만 외벽, 단
열재, 내벽을 포함해서 상당한 두께로 인해 전체 건평에 비해 내부는 형편
없이 좁은 공간이 되었고 또한 외부에서 보았을때 벽돌집에 각목 서까래
위에 일본식 기와가 얹혀있는 요즘 말하는 퓨전 황토집이 되어 버린겁니다.
바지는 미국식 양복이지만 윗저고리는 일본식 유까다를 입었고 속옷은
한복 모시옷을 입고 있는 묻지마 황토집이 되어 버런겁니다.

결국 집주인은 공간의 협소함 때문에 곁에 컨테이너 박스를 놓고 공간을
마련했지만 외관상으로 벽돌집에 컨테이너 박스를 놓은 형태가 되고 말았
으니 자신이 평소에 머리속으로 그렸던 그림 같은 황토집은 폴시케( 진즉
의 전라도 사투리 ) 물 건너 가버렸던 겁니다.

이 사례에서 배워야 할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집을 지으려면 나만의 집을 확실히 마음속에 정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 저기 둘러 보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많이 새기면서 나라면 이렇게 집을
지어야지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었어야 합니다.

둘째, 자신이 직접 모든것을 할수 없으면 전문 인력에 의뢰를 하되 명확한
방향 설정을 하고 그게 아니면 그만 두어라고 말할수 있는 고집이 있었어야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싶으면 중도에 그건 아니야~! 하면서
공사를 중지할수 있는 판단과 결단력이 있어야 합니다.

세째, 집 전체를 한사람의 시공업자에게 통채로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공정 별로 정말 필요한 전문가를 통해 골조는 골조대로, 서까래는 서까래
대로, 지붕은 지붕대로, 조경은 조경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의뢰를
해야 합니다.

네째, 각 공정별로 필요한 전문가를 잘 선택해서 진행하되 공사가 완료
된 이후에 공사비를 결재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집주인이
원하는 방법으로 전문 인력을 이끌고 갈수 있습니다. 또한 선수금, 중도금
을 다 챙기고 다른곳으로 튀는 사기꾼들을 막을수 있습니다.

다섯째, 다양한 건축법과 자재, 공법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전문가들이 자신의 편한 방법으로 꼬드껴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저의 경우
이런 공법, 저런 자재등에 대해 여기서 듣고 저기서 배웠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대화를 해도 그분들이 저의 애기를 함부로 무시 할수 없어 일단 꼬리를 내리고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작업을 진행하게 되더라는 애기입니다.

또한 제가 어느 정도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시는지 공사비를
과도하게 청구 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오히려 '사장님이시니까 좀 깍아 드리
겠습니다.' 하고 할인을 해 주더라는 겁니다.

저는 제가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해서는 절대로 공사비를 깍지 않습니다. 공사
발주를 하면서 한푼도 깍지 않을테니 꼼꼼하게 공사해달라고 주문합니다.
그러다 보니 돈은 확실하게 챙겨주지만 함부로 만만하게 볼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상대가 간파하는 겁니다.

집은 흔히들 목수가 짓는 거라지만 집주인이 90 프로 이상을 짓고 목수는 나
머지 10 프로를 짓는 겁니다. 직접적인 일은 전문 인력인 목수가 짓는 거지만
전체적인 형태며 내부 구상은 모두 집주인의 구상속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애
기 입니다.

건축에 대한 제대로 된 상식을 갖추지 못한 집주인을 마음대로 끌고 다니면서
골탕 먹일수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당하지 않고 정말 내집 다운 집을
짓고 싶거든 전문 인력 못지 않는 상식을 미리 습득하고 각 공정별로 제대로 된
전문 인력을 동원 할수 있어야 자신만의 꿈속의 집을 지을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2009년 7월 11일

( http://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 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 
 
예...명심하겠습니다. 09.07.12 20:23
ㅎㅎ 오디님이 제일 관심 있어 하시는 부분이지요? 09.07.13 06:04

좋은내용에 설명 감사 드립니다.. 09.07.13 08:47

자기가 집을 지으면 첨에는 후회하는 일이 많고... 그래서 계속 집짓고 싶어진다능... 한가지 아는 실수 하나. 연료값 아낀다고 나무 보일러를 넣었는데, 집안 내부 공간은 현대식으로 했으니, 집 전체를 데우는데 나무가 엄청 들어가서 감당이 안되는 경우를 보았심. 09.07.13 12:39
구들방이 장작도 많이 안들고 열효율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09.07.13 19:36
 
시골 살이 성공은 마케팅에 있다

호도과자 장사를 하던때 동네의 여기 저기에 관리되지 않는 감나무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감들을 깎아 곶감을 만들었습니다. 저희집은 남향집인데다 토방이
높아 통풍이 잘되는 탓에 곶감이 잘 만들어 졌습니다.

산에 올라가 조그만 야생감을 따다 곶감을 만드니 대추만한 곶감이 만들어졌습니다.
저희는 일명 '대추 곶감'으로 명명을 했습니다.
울각시가 타우너 트럭뒤에 호도과자 기계를 싣고 밀가루, 계란, 호도, 베이킹 파우더,
엿기름, 설탕, 마가린, 팥앙금등을 이용해 직접 반죽을 만들어 화순 5일장에 쳐들어
갔습니다.

구정이 얼마 남지 않은 장날 가을철에 깍아 잘 만들어진 곶감을 주렁 주렁 걸어두고
호도과자를 팔았습니다.
명절 대목장을 노리느라 여기 저기에서 나온 곶감은 한접( 100 개 )에 5천원하는데
울각시는 일명 '대추 곶감' 한줄( 10개 )에 5천원을 불렀습니다.
다들 무슨 곶감이 저리 비싸냐 하며 눈길도 주지 않는데 지나가던 어떤분이 무슨 곶
감이길래 이리도 작냐며 여쭙는 것이었습니다.

야생감을 깍아 만든거라 작을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니 정말 귀한 곶감이라며 선뜻
5천원을 쥐어 주며 가시는 것이었습니다.

...

민박을 시작하면서 수입을 극대화 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이 미쳤습니다.
무엇을 할것인가 고민하던중 민박손님들에게 직접 키운 닭으로 요리한 백숙을
제공하자는 생각이 미쳤습니다.

지나가는 장사꾼에게 폐계닭 4마리를 만원에 샀습니다.
한두달 키우니 알도 낳기 시작하고 재미 있더군요.
닭을 키워보자!

고등학교 중퇴하고 취직했던 농장에서 2년 동안 닭, 오리, 젖소, 고기소, 돼지, 면양을
두루 접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30년전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 나름대로 축사 설계를
하고 공사를 맡겼습니다.

그리고 토종닭을 30 여마리 구하고 양계장을 통해 일명 촌닭( 육계 )을 50 여 마리
구했습니다. 도합 80 마리의 닭으로 시작한겁니다.
고기를 위해 키우기 시작했는데 달걀이 부산물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돈으로 만들어 보나...
어디에서 팔아야 할까...
가격은 어느정도 받아야 할까...

예전에 고갯마루에서 포장 마차 했던 경험을 살려 그곳에서 팔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달걀이라고 들고 가면 시중에서 파는 달걀과 전혀 다를바 없고
제값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했습니다.

저희집에 자주 들르시는 어르신께 짚으로 엮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달걀이 너무 쉽게 빠지더군요.
그래서 가운데 한줄을 더 넣기로 하고 엮어 보니 잘 빠지진 않고 모양새가 아주 좋았
습니다.

대여섯줄을 엮어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고갯마루에 갔습니다.
짚으로 엮은 달걀을 보더니 다들 탄성을 지릅니다.
당시엔 한줄( 10 개 )에 삼천원을 받았습니다.
시중의 무정란은 한판( 30 개 )에 이천원, 삼천원 하던 시점이었지요.

30 년만에 짚으로 엮은 달걀을 본다며 신기해하고 한분이 한줄을 사들고 가시자
우르르 나머지 달걀을 다 사가시는 겁니다.
맞어~! 이 방법이야~ 일단은 생산도 문제이지만 잘 파는것이 중요해~

지금도 달걀이 이삼일 적체가 된다 싶으면( 요즘엔 없어서 못파니 그런 경우가
드물지만 ) 바로 짚으로 꾸려서 가지고 나갑니다.
또 미리 짚으로 꾸려달라는 주문도 들어옵니다.

토종닭이 자연 부화하여 병아리가 태어났습니다.
그걸 보시던 분들이 욕심을 내시는 겁니다.
어미닭 한마리에 만오천원, 병아리 한마리에 1500 원 치고 열마리면 만오천원,
거기에 희소가치를 부여해서 오만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나중에 성남 모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알아보니 8만원 남짓한다는 애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어미닭과 병아리 세트는 없어서 미리 주문하고 기다리지 않으면 안될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토종닭과 촌닭은 키우질 않고 유정란을 위한 산란계만 키우고 있습니다.

...

작년 연말 부터 산적의 복주머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농약, 제초제, 화학 비료를 사용치 않고 새가 쪼아먹고 벌레가 먹고 난 채소를 일주일에
한번씩 유정란 한줄( 10개 )를 기본으로 회원제 판매로 공급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일년 회비 선불 조건으로 회원을 모집했습니다.
모집하는 과정에서 시골에서 채소를 가져다 먹는 분들이 있어서 유정란만 원하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알콩달콩 회원이라 명명하고 택배비 부담이 문제이니 3주에 한판( 30 개 )를 공급
하기로 하고 일년 회비를 선불로 받았습니다.
더디기는 하지만 조금씩 회원이 늘고 있으니 첫해 수확치고는 성공작인 셈입니다.

...

시골살이에서 경제적인 소득을 얻고자 한다면 시중 유통 단계를 벗어난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는 산적의 생각입니다. 그래야 유통 마진이 없어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
합당한 가격을 취할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직거래 방식이므로 선도는 훨씬 높아집
니다.

시골살이를 꿈꾸시는 분들은 자신이 장래 시골살이를 한다는 조건하에 미리 자신의
생산물을 소비해줄 사람들을 확보하는게 좋을거란 생각을 합니다.

또한 도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는곳에서 시골살이를 시작해야 직접 가두 판매등을
이용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살아남기 위해 여러 장사를 해보았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길거리에 주저 앉아
물건을 잘 팔아데낍니다.

시골살이 성공은 마케팅에 달려있지 않겠습니까?

2009년 6월 24일

( http://산적소굴.kr의 시골로~! 게시판을 가시면 지난 글을 읽을수 있습니다. )
 
잘 읽었습니다..감사. 09.06.25 11:04

상주에는 곶감이 유명해서 땅보다 감나무가 더 비쌉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일일이 허락을 받아 소위 '까치밥' 감을 귀농한 다른 한분과 같이 따러 댕겼지요. (실제로 하진 마시길. 너무 위험합니다) 그래서 몇 상자의 곶감을 만들고 서울의 아는 분들께 팔았는데... 아는 사람들이 돈이 좀 있어 비싸게 받아챙겼더니 괜찮더라고요, ㅋㅋ. 겨울에 마을 사람들이랑 술 마시면서 곶감 판 이야기가 오가는데 다들 돈 별로 못벌었다고 울상들... 도매로 넘기면 그렇습니다. 귀농한 그 분과 저는 그냥 말없이 술만 홀짝홀짝... ㅋ 09.06.27 11:58
대부분 시골 사람들은 공판장을 이용하는 방법외엔 다른 방법을 모르는데다 시도할 용기가 없지요. 그러다 보니 중간 상인들 농락에 놀아날수 밖에 없지요. 소비자 직거래 방식은 자신 하기 나름에 따라 질 좋은 물건을 제 값으로 처리 할수 있는 좋은 틈새 시장이지요. 09.06.28 04:12
시골 살이가 10년이 넘다 보니 자문을 구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신들도 장차 시골에 들어가 살고 싶다고들 하시지요.

그때마다 제가 묻는 질문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땅을 얼마나 가질 생각이신지를 여쭙습니다.

대다수의 대답이 300 평에서 500 평 정도에 집한채 놓고 텃밭 일구는
규모이고 집의 규모는 20평에서 30평을 말씀하십니다.
일단 집의 규모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애기를 하기로 하고 텃밭의 규모에
대해 애기를 할까 합니다.

몇년전 근처의 밭을 500 평을 샀노라며 자신의 농장을 둘러봐주시기를
바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함께 가보니 조용하고 무등산이 바로 지척에 바라
보이는 좋은 위치였습니다.

도시 생활에 찌들어서 장차 시골에 들어가 살 생각이니 미리 땅부터 장만
하셨노라 말씀 하시더군요.
그분의 얼굴에는 정말 환한 미소가 실려 있었고 자연과 접한 다는 사실 자체
가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몇달후 그곳에 방문했더니 한켠에는 자그마한 원두막이 하나 세워져 있었고
그 앞엔 쬐꼬만 연못속에 연잎이 떠있었습니다.
그 주변으로는 밭을 일구어 이런 저런 채소들을 많이 갈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한쪽에는 네모난 구획으로 여러개 나뉘어 채소들이 심구어져 있었
습니다. 나머지 2/3 정도는 풀이 무성한채 방치 되어 있었지요.
나중에 주인장을 통해 들어 보니 500 평의 땅을 다 갈아 먹으려니 너무 넓
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한쪽에 구획을 여러개 나누어 놓고 친구들보고 갈아
먹으라 했다네요.

사실 시골에서 열평 남짓한 공간에서 나오는 채소들을 한집에서 다 소화시
키기 힘듭니다. 별로 안넓어 보이지만 실제로 그곳에서 나오는 채소들의 양
이 만만치 않거든요.

1-2년 동안은 정말 행복했답니다.
씨뿌려 새싹이 돋는 경이로움에 취하고 잡초속에서 싱싱한 채소들이 자라는
모습이 좋았답니다.

회사일을 보며 머리가 아파하다가도 자신의 농장에서 자라는 채소들만 생
각하면 신이 나더라는 겁니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갑자기 땅을 팔았다더군요.
사연인즉슨...

처음엔 그렇게 좋던 농장이 일주일에 한번씩 가면 온통 풀에 휩쌓여 있고
하루 왼종일 풀만 뽑다가 오게 되더랍니다.
회사일이 바빠 일주일을 건너뛰게 되면 이걸 어쩌나 하며 안절 부절하게
되었고 보름만에 찾은 농장은 채소는 보이질 않고 잡초만 무성한 초원지대를
방불케 하더라는 거지요.

자연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도심에서 느끼지 못했던 충만함을 느끼고자 시
작한 일이었는데 오히려 하루 종일 풀과의 전쟁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일을
해도 해도 그놈의 풀들은 도처에 있더라는 거지요.

도심속에서만 스트레스를 받는줄 알았더니 농장일 또한 자신에게 스트레스
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아~! 이건 아니야~ 하면서 땅을 팔게 되
었노라 담담히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희를 찾아 주시는 분들께 이런 애기를 들려 드리면서 처음엔 100 평 미만의
땅에서 출발하라고 권합니다. 몇년을 지내보면서 땅이 부족하다 느끼시면 그
때 더 늘려서 장만해도 늦지 않다고 말씀해드립니다.
밭으로 쓸 땅을 모두 사려고 하지 말고 돌아다녀 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놀리는
땅들이 많으니 그걸 빌려 쓰시라고 권합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여력을 가늠하지 않고 욕심만 부리다 보면 제풀에 나가 떨어
지게 된다는 애기를 들려드립니다.

( 뱀꼬리 - 어떤 분께 이애기를 들려드렸더니 제초제 뿌리면 간단하지~ 하시
더군요. 그 좋은 자연속에서 살면서 제초제를 뿌려? 차라리 시골에 들어오지
마시지. 에효~ )

2009. 6. 20. 산적
( 산적소굴.kr 의 시골로~! 게시판에 오시면 지난글을 읽으실수 있습니다.)
 
과한 욕심은 낭패를 보게되지요..적당한 욕심은 어느정도 소화할수 있지만 넘치는 욕심은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09.06.20 19:58

땅은 그 속에 제 목숨도 버릴 각오를 할 정도라면 모를까.. 절대 먼저 사면 안될 것 같습니다. 그 곳에서 농사도 지어보고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해봐야 점차 자기가 필요로 하는게 어떤 건지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09.06.20 22:09

시골로~! 에 써야 할 글들이 많지요. 최소의 투자로 소박하게 시작하는 시골살이를 줄기로 잡고 있습니다. 09.06.21 13:11

500평 하려면 힘들지유!! 10년 넘게 농일한 젊은 내도,2주일에 한번가서 일만 죽어라해야 350평 정도인데, 것두 이런 꾀, 저런 꾀 다부리고^^ 09.06.23 15:35
 
시골로~! - 젖을 떼라

시골에 살다 보니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이런 저런 사업을 하다 말아먹고
고향으로 들어 오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요즘처럼 청년 실업률이 높다 보니 직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고
사업을 하자니 밑천도 없고 경험도 없어 엄두가 안난다.
게다가 정부에서는 귀농하면 최고 2억원까지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니 절호
의 찬스라고 생각하나 보다.

부모가 가진 논밭을 이용하면 되니 최소한 농지 구입 자금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고향에서 다시 출발 하는거니 마을에는 모두 친인척이고
다 아는 사람이라 심리적인 부담도 적다고 행각하는거다.

선배가 유정란 농장을 해서 잘 벌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해보고 싶다.
여기 저기 유정란 농장에도 들러 보고 수익 구조도 내다 보니 제법 할만하다
싶은거다.
학사 농업인 등록하고 연리 2%의 초저리 벤처 농업인 자금을 신청하여 멋진
계사를 짓는다. 배운이 답게 시설도 자동 급이 시설과 자동 급수 시설을 갖추어
어디다 내어 놓아도 손색없는 계사가 만들어지고 병아리를 입식한다.

계사가 들어서면 여러모로 동네와의 갈등이 빚어질만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다 아는 친인척이고 하니 무시하고 밀어 붙인다. 일을 하자치면 자잘한 잡음쯤은
있을수 밖에 없는 거라 자위한다.

선배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겨우 500 마리 키워 가지고는 타산이 맞지 않아
보인다. 2000 마리로 시작한다.
새로 지은 축사이니 오염되지도 않았도 특별한 조치도 하지 않았는데 병아리
들은 병도 안걸리고 잘만 자라준다. 이대로 6개월만 키우고 나면 그때 부터는
돈만 세면 된다는 환상에 젖어든다.

고향의 선후배들에게도 자신의 실적을 과시한다.
도심에서 하던 습관대로 읍내 나가서 그럴듯한 술집에서 한턱 내면서 큰소리를
낸다. 나 멋지게 성공할꺼야~! 라고.
차도 두대나 뽑았다.
트럭은 필수품이니 중고로 뽑고 그래도 멋진 RV 승용차 한대는 할부로 새차 뽑
아야지~ 아직 돈은 남았으니 도심에서 지녀보지 못했던 드럼 세탁기에 37인치
LED 티비도 들여놓고 멋진 30평짜리 양옥집도 설계도에 집어 넣는다.
도심에서 새던 바가지가 고향에 들어 왔으니 구멍은 더 날수밖에...

4개월이 지났다.
한두마리가 알을 낳기 시작한다.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비록 사료비도 많이 들어갔고 생활비로 들어갔지만 아직은 대출받은 돈이 좀
남아 있으니 한두달만 고생하면 까짓거 그간의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다.

알을 점점 더 많이 낳기 시작한다.
이제 팔기만 하면 된다.

처음엔 달걀 거두는 재미가 너무 쏠쏠했다.
이 달걀을 팔아 또 병아리를 사다 더 키우고 그 병아리가 알을 낳기 시작하면
더 많은 소득이 얻어질것이고...

그런데...
어디에 내어다 팔아야지?
일단 선배한테 부탁해봐야지.
500 여 마리의 닭을 키워 하루 400 여개의 달걀을 파는 선배에게 자신의 달걀을
좀 팔아 달라하니 난색을 표한다. 그도 그럴것이 하루 1000 여개의 달걀을 갑자
기 어디에 소비 시킬것인가?

2-3일 달걀을 쌓아두다 보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5일만에 달걀 5000 개가 쌓였다.
판것은 고작 200 여개 남짓이다.

사료값 독촉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달걀은 팔곳이 없다.
생활비도 써야 하는데 돈이 회전 되지 않는다.

3년 거치 5년 균등 상환 조건으로 신축 계사를 근저당 설정하고 대출 받은
자금의 이자 상환일이 다가온다.
그래도 마침 계절적으로 운이 좋아 농협에서 영농자금을 신청 받는다.
급한대로 500 만원을 신청해서 사료값을 막는다.

달걀은 팔리질 않지 사료는 천정부지로 가격이 상승하지 닭에게 제때 사료를
공급하지 못하니 때깔은 형편 없어지지 도태율은 높아지지 이젠 날마다 달걀 반찬만
먹는것도 뉘가 난다.

입에서 닭구똥 냄새가 나는것 같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닭을 한꺼번에 처분한다.
마리당 3천원에 2천마리를 처분했다. 손에 쥔건 6백만원이다.

계사 짓느라 3천만원 들었지 자동화 시설 갖추느라 6백만원 들었지 그동안 사료값만
천만원이 들어갔다. 병아리 구입비용이 3백만원이다.

얻은 소득이라곤 6백만원....
빚을 갚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축사를 내어 놓으니 그가격에 살사람은 아무도 없다.
더구나 축사를 팔게 되면 대출받은 벤처자금을 일시에 다 갚아야 한다.
결국 빚을 갚기 위해 부모님 집과 논밭을 저당 잡혔다.

2-3년후 그는 부모님 재산까지 깡그리 날리고 부모에게 빚더미를 안겨준채 지금은
어디에서 지내는지 소식이 없다.
나이 40대가 되도록 부모의 젖을 떼지 못한 그는 어느 단추부터 잘못끼웠을까?
( 위 스토리는 현실이 아닌 픽션입니다. )

...............
하나밖에 없는 딸이 중학교 들어갈 무렵 진지하게 애기를 했다.
공부를 한다면 대학까지는 책임지겠지만 공부가 싫다면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스스로
돈을 벌어 독립하라고.

당시 반발도 심했고 부모가 야속해 보였다던 딸내미는 그땐 서운했지만 지금은 고맙게
생각하노라 애기한다. 혼자 자립 기반을 세웠고 이제는 잘나가는 요가 강사로 성공의
문턱 앞에 서있다. 어제는 제주도까지 출장 강의를 다녀왔다.
................

부모의 젖을 떼지 못한채 고향으로의 시골살이를 꿈꾸는 사람 치고 성공하는 사람 보
지 못했다.
진정으로 시골살이를 하고프면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전혀 연고 없는 곳에서 자립
기반을 세워 시작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옛날에 회사를 하다가보니 어느날 '벤처기업'이란 이름이 달리고 코스닥에 불이 붙더구만요. 그러니 아는 사람마다 부러운 눈치로 이럽디다. "벤처기업 하시죠?" 그때마다 제 답이 이랬습니다. "아뇨, 어드벤처인데요" ㅋㅋㅋ 09.06.19 10:23
행님은 아마 쬐매 더 했으면 '어느벤치'에 계시냐고 사람들이 물었을지도 모르니더...지금 선택 잘 하신거죠..ㅎㅎㅎ 09.06.19 14:29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욕심이 과하면 탈이 나지요. 09.06.19 15:32

갑자기 답답해집니다. 09.06.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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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2.01 11:15

    첫댓글 좋은 글 소개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작성자 12.02.01 22:39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새로 접하는 환경인 시골살이 하는데에 지침이 될만한 글이어서 옮겨 보았습니다.

  • 12.02.01 20:27

    시언님 건강하시죠?
    이번 설에 시어머님댁 방치된 사랑채(10평 이내) 리모델링이라는 과제를 받은
    제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트로베일하우스가 따뜻하고 경제적이며
    아님 황토벽돌을 이중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점 정도로 알게 되었습니다만
    온돌과 기둥 지붕을 그대로 살리고 벽체 마루를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입니다.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좋을텐데
    스트로베일하우스는 하는 업체도 거의 없고 직접하기에는 엄두도 안 나고 그렇습니다.

  • 작성자 12.02.01 22:41

    감사합니다. 봄을 기다리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 옮겨 보았습니다. 이 글의 산적님이 인간극장등에 몇번 출연하여 유명한 분이시지요..ㅎㅎ

  • 12.12.22 17:46

    날잡아서 다시 촘촘히 읽어 봐얄것 같습니다. 농사1년차인 제가 이미 겪었던 일도 많고,이미 행하고 있지만 잘하는지 어쩐지를 모를 일들도 잘 적혀있네요......다시 되돌아 보며 마음가짐을 새롭게해얄것 같습니다.좋은정보 감사합니다.

  • 12.02.29 01:59

    다시 읽어서 머리속에 넣어둬야할글 감사합니다...

  • 12.06.01 02:22

    시언님 글 잘 보았습니다... 아래 자격증관련 정보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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