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 피터 위어
Dear. Mr.키팅...
안녕하세요, 선생님. 지금 계신 그 곳에서 편안하게 계신지요?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났군요. 선생님께서 저희들 곁을 떠난 지...
2014년 8월 11일...그 날의 충격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소식이었습니다. 언제나 선생님의 성품 마냥 밝고 유쾌하게 잘 지내고 계신 줄만 알았는데, 그렇게 아프게 하루 하루를 버티고 계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선생님이 항상 곁에 계신 것 같아 찬란하기만 했던 그 시절, 26년 전 그 때가 떠오릅니다. 그 깊고 선한 눈에 눈물을 머금고 저희들에게 "고맙구나, 얘들아" 라고 말하시며, 홀연히 떠나던 뒷모습을 보이셨던 그 날 말입니다. 그 때, 선생님의 뒷모습은 무척 슬퍼보였지만, 한편으론 이 삭막한 세상에서 어떤 한 줄기 희망을 품고 가시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가시는 길이 외로워 보이시지만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세상은 그 때 이후로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지금의 학생들도 과거와 다를 바 없이 획일적인 사고를 강요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삶의 정수를 음미한다는, '죽은 시인의 사회' 같은 모임은 아예 꿈도 못 꿉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학교와 학원을 번갈아가며 공부하고 있지만, 지금의 학생들 역시 그 때의 학생들 처럼 조금도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재미있는 수업을 듣던 때가 더욱 더 그리워집니다. 시를 수학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프리차드 박사의 '시의 이해'의 서문을 쓰레기라며 찢어버리라고 하시던 수업, 축구공을 한 명씩 번갈아 차면서 명시를 읊었던 수업, 책상위에 올라서서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 보는 연습을 하시라던 수업, 아아...선생님, 특히 시를 발표했던 그 날의 수업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저희 반에서 가장 내성적이고 자신감이 없던 토드에게 시쓰기 재능을 일깨워주셨던 바로 그 경이로웠던 수업 말입니다. 선생님의 수업은 그 때나 지금이나 항상 재미있었던 기억만이 남아있고, 세상에 없는 아름다운 수업이었습니다. 입시와 규율에 얽매이는 숨막히는 학교생활에서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워주시고, 우리 안의 자유에 대한 의지를 일깨워 주셨던 고마운 수업이었습니다.
그렇게 밝고 유쾌하셨던 선생님께서 예전에 닐 처럼 앞뒤가 꽉 막혀 옴짝달싹할 수 없는 마음의 수렁에 빠져계신 줄은 도저히 상상 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에게 인생이란 망망대해에서 헤쳐나가게 도와주는 '선장님'이 되시겠다는 선생님께서 그런 선택을 하실 줄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아아, 선생님...그 날 이후로 저희는 갈 길을 잃었습니다. 선장님을 잃은 선원이 된 기분이 이런 것일까요? 선생님 없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 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2년 전, 그 날은 인간이 왜 살아가야하는지 의미를 잃어버린 날이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선생님을 아프게 하셨는지 지금도 알 수 없지만, 왜 그렇게 저희만 남겨두고 떠나셔야만 했는지 야속하기만 했지만, 지금은 선생님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혹시 저희가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에 대해 서운하게 생각하셨던 건 아닌지, 언젠부턴가 선생님을 잊고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야속하게 생각하셨던 건 아닌지...어쩌면 저희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그만큼 당신 속은 곪아가고 있으셨던건 아닌지...아아, 선생님...저희들이 어떻게 선생님을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저희들은 오늘도 바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만, 마음 한 켠엔 26년 전 선생님의 수업을 듣던 순수함을 간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때의 열정을 다시 태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다만,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현재를 놓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살아가면서 문득 생각나는 이름, 그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이제 26년 전 선생님의 수업에 다시 참관하려 합니다. 모든 것이 순수하기만 했던 그 시절, 당신이 서 계셨던 그 교실의 공기, 칠판에 서걱거리던 분필소리,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외쳐보라는 '얍!'이라는 글씨...
이제는 서글퍼진 그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러 봅니다. "오 캡틴, 마이 캡틴!..." 지금 계신 그 곳으로 가 닿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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