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요한20,11-19)/ 반영억 라파엘 신부
복음
<제가 주님을 뵈었고, 그분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0,11-18
그때에 11 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그렇게 울면서 무덤 쪽으로 몸을 굽혀 12 들여다보니
하얀 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님의 시신이 놓였던 자리 머리맡에, 다른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13 그들이 마리아에게 “여인아, 왜 우느냐?” 하고 묻자,
마리아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14 이렇게 말하고 나서 뒤로 돌아선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다.
그러나 예수님이신 줄은 몰랐다.
15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을 정원지기로 생각하고,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뿌니!” 하고 불렀다.
이는 ‘스승님!’이라는 뜻이다.
17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
18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하면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하신 이 말씀을 전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더 많이 사랑합시다」
우리는 큰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을 보고는 ‘넋이 나갔다.’ 또는 ‘혼이 나갔다’고 말합니다. 오늘 성경 말씀을 보면 마리아도 그랬습니다. 마리아는 사랑하는 주님을 잃고 큰 슬픔에 잠겨 이른 아침 무덤을 찾아왔는데 무덤이 비어있었습니다. 마리아는 너무도 놀라 그저 눈물을 흘리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는데 예수님께서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요한20,15)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몰랐습니다. 오직 빈 무덤을 바라보며 주님만을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지금 무덤에 계시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으니 다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행동을 통해서 그만큼 주님을 사랑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랑하지 않았다면 십자가 죽음을 끝까지 지켜볼 수 없었을 것이고, 더더욱 향유를 준비하여 이른 아침 무덤에 달려올 수는 없습니다. 사랑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큰 사랑을 지닌 마리아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야!”(20,16). 하고 그의 이름을 불렀고, 마리아는 “라뿌니!” 하고 불렀습니다. 그야말로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요한10,14). 고 하신 그대로입니다. 결국 마리아의 지극한 사랑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은총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당신을 직접 보여주기까지는 아무도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요한20,17).
이 말씀은 우리에게 큰 기쁨과 사명을 줍니다. 이 말씀은 주님의 아버지가 곧 나의 아버지이시고, 주님의 하느님이 곧 나의 하느님이시니 나는 그분의 아들이요, 딸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마리아가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요한20,18).하면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하신 이 말씀을 전하였듯이 우리고 하느님의 아들, 딸로서 주님을 전해야 할 소명을 줍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 주님을 뵙고 전하였듯이 우리도 더욱 간절한 사랑으로 주님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아울러 그 주님을 전할 수 있길 기도합니다.
더 많이 사랑합시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습니다. 또 그 사랑이 주님으로 나오지 않고서는 주님을 참으로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에 앞서 주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온 마음을 다해서 주님을 사랑합시다. 사랑하지 않고는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 많이 사랑합시다.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말고 사랑을 위한 사랑을 합시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꽃 - 김춘수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이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마리아와 부활하신 예수님의 관계가 그럴까? 나와의 관계는?
출처 :신을 벗어라 원문보기▶ 글쓴이 : rapha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