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p
숲이라고 해야 되나
아니면 수프라고 해야 되나
국회도서관 점심 식사 시간에
식당의 기다리는 줄이
식당 밖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그런 경우 그날의 메뉴가 뭔지를 종종 짐작하게 되고
돈까스라든가
아니면 비프스떼끼라든가
이런 비프스떼끼 같은 놈들이 나올 때는
통상 수프라는 놈도 같이 따라나오기 마련인데
반 그릇 정도의
조금은 된 국물이 나오고
밥 먹기 전에 이놈을 시식하기 마련이니
아마
그렇게 식사를 하기 전에
무슨 이유에서건
입맛을 돋우기 위해서건 숟가락으로 떠먹는 놈인 모양인데
수십 년 전에 누군가에게 들은 바로는
숟가락을 몸 앞쪽에서 뒷쪽으로 움직여 퍼서 마신다던가..
그놈은 멱국이나 콩나물 국물이 아니어서
밥과 섞어 먹는 놈도 아니고
말아 먹을 수도 없는 놈이지만
수십 년 보아온 바로는
그리고 나 자신도
그저 밥 먹는 내내 가끔씩 국처럼 떠 먹는 놈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고 뭐라고 할
개아들도 없을 것이다
국회는 늘 시끄럽고 국민의 신경을 거스르지만
국회도서관 식당은
질로나
가격으로나
내게는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