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조계산(884.3m)날짜: 2007.1.9
선암사- 큰굴목재- 송광사
첫만남, 언제나 가슴 설레는 날이다.
아침 6시반, 사당역 공영주차장, 어둠과 새벽을 열어가는 사람들의 바쁜 걸음들이 힘차다.
장거리를 가게 되면 늦을까 염려되는가 몇 번을 깨는지 어젯밤도 예외는 아니 였는데 28인승의 리무진을 타고
편하게 갈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처음 오는 산악회지만 산행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그리 낯설지 않은 느낌이들곤한다.
들 머리는 선암사, 목적지가 어디 인줄도 모르고 갑자기 연락 받고 와 사전에 아무런 준비 없이 오니 선암사는 처음이라
무엇이 유명하고 어느 풍경이 알려져 아름다운지 가늠 할 수가 없어 답답한 마음으로 들어선다.
부도 밭을 지나 초록에서의 붉은 단풍을 다 털어낸 겨울나무 앙상한 가지에서 삶의 한 부분을 엿보며 숙연해는 마음 여미는데
겨울 이여서 그런가 한가로운 산사에 햇살이 곱게 내려앉아 눈도 부시어 포근함으로 젖어 들고 심신을 푸근히 감싸주는 것 같다.
아취 형에 승선교 사이로 들어오는 강선루가 그렇게나 아름답고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선암사의 해우소(뒷간)이라는 사실을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통하여 알게 되니 정겹고 소박한 절집의 풍경을 담으려 언제 다시 한번 가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선암사를 둘러보고 나와 산행은 시작 되는데 푸른빛을 띄운 삼나무 숲이 그야말로 영화 속의 한장면같았다.
가로수는 아니지만 하늘을 찌를듯한 빼곡한 숲은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같게 해 인상적이다.
날이 어찌나 더운지 티 하나 입고 올라가도 등에 땀이 배고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라 좀 힘들지만 산에 오면 세상과 단절된
나만의 자연을 품어보며 깊은 사색과 숨쉴 수 있어 작은 성취란 만족에 도취해서 산을 오르는 게 아닌가 싶다.
황량한 겨울의 풍경 속에 하얀 잔설이 있는 수 없는 계단을 넘어 보리밥집에서 우리 일행은 잠시 휴식을 갖기로 한다.
이 깊은 산속에 터를 넓게 잘 닦어논 보리밥집, 점심은 송광사 지나 남도 정식으로 준비가 되어있어 간식으로 막걸리와 빈대떡,
도토리묵의 조화가 환상이다. 시장한 차에 꿀맛이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 앞에선 정도 많고 어우러지는 향기가 있다.
김이 솔솔 올라오는 가마솥이 있어 내려가 보니 장작불에는 군밤을 만드는 산우님이 계셨고 큰 가마솥에는 슝륭이 끓고 있어
한 바가지 떠서 먹으니 구수한 맛에 속이 다 시원하다. 조상들에 지혜가 새삼스럽게 스치며 산행은 다시 시작된다.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인 곳과 대나무 숲길을 나오니 드디어 송광사가 기다리고 있다. 조계산 북쪽 기슭에 자리잡은
송광사는 합천 해인사(법보사찰), 양산 통도사(佛寶)와 더불어 한국 삼보사찰(三寶寺刹)로 불리고 있다
다포로 형성된 일주문의 단청이 퇴색되어 더욱 그윽함을 느끼게 하며 일주문의 편액은 특이하게 쓰여져 있다.
중앙에 "大乘禪宗" 우측에 '曹溪宗' 좌측에 '松廣寺'라고 쓰여 있어 대승선을 찬양하는 조계종 풍을 그 기치로 삼은 것이겠지
고즈넉한 산사의 오후, 절간을 나와 돌아가려는데 아쉬움이 남아 절 돌담을 따라 걸었다. 멀리서 본 절집이 너무나 아름답다.
절만 봐도 신심이 우러나올 것이다. 조금 벗어나니 소나무 숲과 향나무 숲이 가득 펼쳐져 있다.
산사의 기를 마시며 천천히 명상에 잠겨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신라 경문왕2년(862)때 도선국사가 축조한 <선암사삼인당>
조계산선암사,고청량산해천사<일주문>
삼나무숲
눈덮인 계곡
황량한 조계산의 계단
산우님들의 휴식
조계산 보리밥집
군밤을 만드는 산우님
목화송이처럼 핀 눈
굴목재 비
대나무 숲길
송광사
비사리구시
비사리구는 우선 크기가 보는 를 압도한다. 1742년 남원 세전골에 있었던 큰 싸리나무가 쓰러지자 이것을 가공
하여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송광사 대중의 밥을 담아 두었던 것으로 쌀 7가마분(4천명분)의 밥을 담을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