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럽 위기의 현 상황
2. 미국의 재정절벽 위기와 QE3
3. 한국경제 위기 경고와 원달러 환율
최근 외국에서 한국경제의 위기에 대한 경고가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그만큼 위기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아닌가 싶습니다. 위기에 임박하니 이제야 바른 말들이 흘러나온다고 할까요?
IMF “불확실성 역풍 직면 한국, 세계 경기침체 최대피해국” 헤럴드생생뉴스 2012.07.17 오전 9:16
BoA-메릴린치 "韓 성장률 최악의 경우 1.8%" MTN 2012.07.19 오전 10:24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1.8%에 머무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이 ‘낮춰잡은’ 우리나라 성장률이 3%였지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망치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인데, 저는 이 쪽이 결국 들어맞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이유는 IMF가 적절하게 지적했듯이 세계 경기침체의 최대 피해국이 바로 우리나라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IMF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가 무려 97%(작년 기준)에 이르러 세계 최고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무역의존도는 08년 이후 경제위기를 맞아 더욱 높아지기만 했습니다.
제가 이 글에 앞서 유럽과 미국경제가 낭떠러지를 바로 앞둔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유럽(독일 제외)과 미국은 수출의존형 경제가 아닙니다. 내수형 경제인 구미 각국은 어떻게든지 해서 자체적으로 수습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동안 유럽과 미국이 물건 사주는 것에 의지해서 경제 규모를 키워온 수출의존형 국가들은 수습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유럽과 미국이 경제위기에 처해 외부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게 되면,
수출의존형 국가들은 갑자기 증발해버린 외부의 수입수요를 메울 길이 없습니다.
이미 다음 기사와 같이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악화되는 실물경제>對中·EU 수출 4개월째 ‘쌍끌이 감소’ 문화일보 2012.07.16
선진국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중국을 중심으로 한 브릭스가 있다는 둥의 얘기는 이제 제발 그만두어야 합니다.
믿었던 ‘브릭스 엔진’마저 중앙일보 2012.07.23 오전 0:32
위 기사가 전하는 바와 같이 이제 브릭스 경제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수입수요에 의존한 경제, 원자재 호황 덕에 반짝 했던 경제일 뿐입니다.
위 기사에서 지적한 것은 브릭스 4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정도의 온화한 것입니다만, 앞으로 브릭스 4국 경제에 대한 참혹한 기사 내용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최근 들어 ‘중국 대망론’은 사라지고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기사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시작일 뿐 앞으로 접하게 될 기사 내용을 상상해보는 것 만으로도 끔찍합니다.
앞으로 수출의존형 경제 국가들이 처하게 될 어려움은, 지금 유럽이나 미국이 어려운 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지금 선진국들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들은 수요가 갑자기 증발해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우니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서서히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에 맞추어 대응해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의존형 국가들은 외부의 수입수요가 갑자기 증발해버리는 현상을 맞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내수’라는 것은 갑자기 키울 수가 없는 것이므로, 수출의존형 국가들은 사태를 수습할 수가 없어서 궤멸적인 타격을 입게 됩니다.
지금은 모두가 잊고 있겠지만, 08년 4분기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나라는 그러한 사태를 이미 경험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수출이 추락하는 속도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당시의 위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매우 짧은 흔적만을 남기고 금방 지나갔습니다.
그 때문에 지금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갈 정도입니다. 하지만 당시와 같은 상황이 수년간 이어진다고 생각해보면, 그 결과는 참혹할 것입니다.
결국 이번의 대공황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수출의존형 국가들입니다.
대표적인 수출의존형 국가들인 동아시아 3국, 즉 우리나라, 중국, 일본이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가 가장 높고 경제규모는 가장 작으니 가장 큰 충격파를 맞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수출의존형 경제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더하여 심각한 부동산 버블을 안고 있습니다.
"한국 가계부채, 스페인보다도 심각" 뷰스앤뉴스 2012.07.10 오전 7:20
日중앙은행 부총재 "한국, 머지않아 일본같은 위기 직면" 뷰스앤뉴스 2012.07.23 오전 10:30
지금 같은 신용수축의 시대에 이 부동산 버블을 그대로 안고 갈 방법은 없습니다.
앞서 유럽에 대한 글에서 유럽의 부동산 버블이 아직 제대로 조정다운 조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유럽의 위기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조차 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는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은 이제야 겨우 하락을 시작했을 뿐 아직 본격적인 조정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한국경제의 어려움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은 것입니다.
대공황의 시대에 세계 최고의 수출의존형 경제구조와 역시 최고 수준의 부동산 버블을 끌어안고 있으니 앞으로 우리나라가 헤쳐나가야 할 길은 당연히 험난할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 줄기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잿빛 어둠에만 휩싸여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글에 달아주시는 댓글들 중에 우리나라의 앞날이 너무 암울하게만 느껴지고 그에 따라 절망하는 글들이 보여서 덧붙여두는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닥쳐올 위기에 대해 경고하는 글들을 써왔는데,
이제는 대중매체에서도 위기의 징조들에 대해 보도할 만큼, 정말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점에 대한 공감대가 이루어져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경고는 충분히 한 셈입니다.
반면 앞날에 대해 너무 암울해하고 완전히 절망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위기의 극복과 그 이후에 대해서도 차차 써볼까 합니다.
다음으로는 우리나라 환율 상황에 대해 잠깐 살펴볼까 합니다.
다음은 달러 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의 동향을 비교한 것입니다.
금년 들어 원달러 환율은 국제적인 달러 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NH선물 이진우 부장의 견해가 설득력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이 분의 견해에 따르면, 역외 세력들이 유로/원(EUR/KRW) 숏 플레이를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유로화가 원화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이니 유로를 팔고 원화를 사는 ‘유로/원 숏’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인데, 설득력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NH선물 홈페이지(http://www.nfutures.co.kr)에 접속하면 이 분이 올리는 매일 매일의 시황분석을 볼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십시오.
(이 분은 개인적으로 특별히 아는 분은 아닙니다. 07년에 모두가 원달러 환율의 추가하락을 외칠 때, 조만간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 예측하고 그 근거로 선물환 과매도 문제를 지적했던 것이 눈에 띄어 그 이후로 이 분의 분석을 가끔 참고하고 있습니다. 시황분석이 깊이가 있고 재미도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국제적인 달러 강세를 반영하지 못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1569533C501118B520)
인도, 멕시코, 브라질은 달러 강세를 반영하여 그만큼 평가절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에 따른 결과는 한국의 수출 가격경쟁력 저하입니다.
이들 나라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멕시코는 미국 수출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미국시장에서 경쟁하는 품목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은 유로화 환율 차트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15759633501118F924)
세계 외환시장에서 경제위기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07년 하반기부터입니다. 위 유로화 차트를 보면 그 이후 유로화의 가치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가 현 시점에서는 달러 강세를 반영하여 07년 하반기에 비해 상당폭 평가절하가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즉 유로존 국가들로서는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그에 따라 독일 경제가 경제위기 속에서도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으로서는 유로존 지역에 대한 수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습니다. 그에 따라 유로존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과는 세계 자동차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시사하는 것은,
현재의 우리나라 환율이 지탱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수출이 이대로 계속 감소하면 무역수지가 감소할 것이고, 그럼 현재의 환율은 지탱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동안 역외세력들의 ‘유로/원 숏’ 전략 구사 때문에 환율 상승이 눌려 있었던 만큼 일단 상승하게 되면 그동안 눌렸던 폭 만큼 크게 상승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by 세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