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서 즐긴다고 즐겨질리 만무하지만.
나는 내가 외롭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평소에도 사람들과 많이 마주하는 성격이 아니었고, 탓에 말도 거의
없는 편이었다. 아주 가끔씩 밀려들어오는 외로움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 해소가 되었다.
그 외로움이란 것도 가뭄에 콩 나듯 오는 것이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왜냐면 내가 인간임을 입증하는 하나의 감정이니까.
그만큼이나- 나는 감정이 메말라 있는 사람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쪽이 편했던 것 같다.
주위에 괜찮은 사람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감정이 죽 끓듯 하면 피곤해질 거라는 걸, 아주 어렸을 적부터 몸으로 익힌 것 같다.
기뻐도, 슬퍼도, -아무도 받아주지 않으니까.
어떤 일에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나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은 아무래도 좀 난처하다. 비행기 추락이라니…
단 한가지 이유가 아니고서야 내가 지금 이렇게 공상 떨고 있을 이유가 없다. 그 이유는…..
「ㅇ…음…」
「…」
‘혹시나’가 ‘역시나’. 이젠 좀 깨주길 바랬건만, 옅은 신음 소리뿐 이틀 째 깨어날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이 아이는 이대로 식물인간이 되어 버리는 걸까. 무의식 중에 간간한 신음만 흘리는 이 아이를 의지하고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왜 이 아이를 이유로 버텨 나가고 있을까. 정신이 든다고 해도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는데.
아이의 이마를 짚어 열을 잰다. 그래도 처음보단 많이 나아졌다. 그래서 오늘쯤은 깨어나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가졌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 왠지 이 아이가 주인일것 같은 가방을 보았지만, 열어보진 않았다. 열어본다고 달라질 것도 없는데 뭐.
유치원 교사건, 간첩이건, 득될 일도 해 될 일도 아니고, 이 곳에서의 괜한 호기심은 고통만 가중시킬 뿐이니까.
「하아-」
바람이 분다. 아무도 없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가 아니었으면, 내 귀가 멀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세요….?…」
「…ㅇ..어…」
내 귀는 먹지 않았다. 확실히. 내 눈도 멀지 않았다. 확실히. 모닥불 불빛을 받은 아이의 얼굴이 확연하게 들어온다.
모든 게 어리둥절 하겠지. 그래도 난 너처럼 그런 표정은 짓지 않았어. 아니, 그러지 못했지. 표정을 지우고 살았으니까.
너의 그 표정은…….. 너는 사랑을 아주 많이 받고 자란 아이구나. 나와는 다른 풍부한 표정, 나는 알 수 있어.
그런 사람들을 반 동경, 반 경멸 하면서 자라왔거든.
「비행기가 추락했어.」
「….」
그렇게 놀라지 않는 걸 보니, 내가 말을 잠시 끊고 있는 찰나, 비행기가 추락하기 직전까지의 기억을 더듬었나 보다.
그래. 비행기가 추락했었지. 아직까지도 이 모든게 꿈만 같다. 벌써 이틀이 지났는데도, 믿겨지지가 않는 현실.
왜 하필 내가 살았고, 이 아이가 살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당시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눈을 멀쩡히 뜬 체 작고 하찮아 보이는 것에조차 신경 쓰기 힘들만큼 생각할 것이 많았다.
생각한다고 풀릴 것도 아닌 일이었지만, 그래도 생각하고 또 되뇌였다. 그러던 와중에 비행기가 흔들렸고, 그대로 추락해버렸다. 꽤 허둥지둥 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모두들 ‘설마 내가 죽겠어’라는 생각을 했었겠지.
같은 시간 나는 ‘그래, 차라리 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어떻게 됐어요?…」
「…일단 내가 아는 생존자는 이렇게가 다야.」
이렇게, 우리 단 둘. 그 말에 당연히 울 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봐도 약해보이는 아이. 감겨진 눈을 보며 항상 생각했다.
저 눈이 뜨이면 반드시 큰 눈망울로 엉엉 울거라고. 누구와 비행기에 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를 찾고, 아빠를 찾고,
친구를 찾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그러다 죄 없는 나조차 원망 하고.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울 듯 말 듯한 얼굴에서 나처럼 무덤덤하고 자라고, 무뚝뚝하게 사람을 대하는 아이가 아니란 건 알았지만.
어쩜 지나치게 쇼크가 컸는지도 모르지.
「뭣 좀 먹을까?」
사람이 상황을 변하게 하고, 상황은 다시 사람을 변하게 한다. 둘 밖에 없는 이 공간.
내 옆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있어도 눈길 한 번 안 주고 내 밥만 잘 먹을 나는, 다른 사람을 챙기고 있다.
「네…」
제법 배가 고플만 한데, 아이가 말하는 ‘네’는 그저 예의상 하는 말 처럼 느껴진다. 처음 내가 이 곳을 받아들이려
할 때의 모습보다 훨씬 담담한 모습에 자못 놀랍기까지 하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얼굴이라, 훨씬 감정표현에 익숙할 줄
알았는데. 어쩌면 모든 것을 다 포기했는지도….
그나마 남은 식량은 제법 있는 편이다. 추락할 때 여행객들의 가방 중 일부를 건져냈고, 이 섬을 돌아다니며 열대과일도
조금 따 놨다. 맛도 조금 봤고, 처음 본 과일이라 그렇지, 제법 맛도 있었다.
언덕 중턱, 동굴 안. 모닥불을 피우고 우리는 비스킷과 과일을 먹으며 허기를 채웠다. 깨작거리는 아이의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
좀더 팍팍 좀 집어 먹으라고 말 하고 싶은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우리…돌아갈 수 있을까요…?」
「글쎄…」
「비행기 추락한 후,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거에요?」
「이틀째 밤이야.」
어쩌면 영원히 깨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너무 멀쩡한 모습으로 깨나서, 긴장이 풀린 것 같다. 슬슬 졸음이 온다.
그래도 간만에 맘 편히 식사를 했다. 비록, 화려한 상차림은 아니어도,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보잘것없는
겁쟁이였는지도 모른다. 결국, 혼자가 되면 아무것도 못하는 겁쟁이. 긴장이 풀어진데다, 둘만이기 때문일까,
다소 흐트러진 목소리로,
「먼저 잘게.」
그 이후, 아이가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마치 술에 취한 것 처럼 몽롱했다.편하진 않겠지만,
피곤했으니 잘 잤겠지. 여행객들의 가방속에서 꺼낸 옷가지들로 이불을 만들었다. 이왕 만드는 거, 2인분을 만들었다.
아이가 깨나지 않을 것 같았어도 그랬을 거다. ‘진짜로 혼자’가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능력자님..........대바규ㅠㅠㅠ
댓글감사합니다~
아 ㅠㅠㅠㅠ 우결 포스터가 올라왔군요 ㅠㅠㅠㅠㅠ 내유님한테 받았긴 했는데.... 이제 다른곳에 올리는게 가능하겠군요.... (내유님이 쓰신 권유리 장가가다(공식), 아줌마(율싴) 어떻게 안될까요? ㅠㅠ)
아~감사합니다; 근데 앞으로는 블로그에 전념위해 포스터가 뜸해질것같아서요;; 확실히 대답해드리진못할것같아요~
새의노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댓글감사합니다!
진짜 기담 대박
와감사합니다~
이내망엔유리님글만다읽어봣는데 ㅠㅠ 다른건찾아서 봐야겟어요 저거 다공금?ㅠㅠㅠㅠ아니겟죠
완전 대박인데요!!! 진짜 저런 영화있으면 좋겠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읽은건데또읽고싶어지네요
[태니]모두들 미쳤다고 한다 <<<<<<<<이거추천해요! 태니뿐만아니라 윤율셩현효니도 나오지만....ㅋㅋㅋㅋㅋㅋ
영화포스터보다 더 잘만드시는거같아요 +_+ㅋㅋㅋ
잘만드시네헐 ㅎㅎ, ㅎ
우와 능력자님 ㅜㅜㅜㅜ
..........아 아련하고 달달하고 애틋하고 훈훈하네요
여기에 있는것좀 다 보내주세여~~ㅜㅜ
대박이네요 ㅠㅠ 너무 멋져요 ㅠㅠ
잘 만드셧음ㅋ...이쁘네염....
영화 한편 만들죠 아 진짜 머라고 해야할지 소!녀!시!대! 짱
거의 다 읽어봣던거네요 제가 얼마나 읽엇으면ㅋㅋㅋㅋ어쨋든 완전 잘만드시는듯
존경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읽었던 소설이 많이 있네요! ㅋㅋㅋㅋ 18세 미만 구독불가에만 눈길이 쭉쭉...........ㅋ......ㅋ
다 읽은거다.............ㅜㅜㅜ 투명에 가까운 블루 대박 ㅜㅜㅜ
우와 진짜 투명에가까운블루는 진심 대박이죠 ㅜㅜ
우와~~~ 태연한여자다~!!!!!!!!!!! 포스터까지 보니 감동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오.... 머싯다
Forbidden Love T_T
기담이랑 미치도록 지독한 글씨체가 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