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일본 도쿄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동물애호가, 유사단체들이 요란스럽게 보이콧운동을 했다.
이유는 일본전통음식 '사시미'였다.
살아서 펄떡거리는 물고기를 죽이지않고 산채로 잔인하게 바로 회를 뜨고 식탁 쟁반 위에서 꼬리와 머리가 꿈틀거리는 가운데 '사시미'를 즐기는 장면은 올림픽 보이콧에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세계 여론이 점점 나빠졌다.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대응은 참으로 차분하고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다.
유럽인들이 즐기는 거위 간 요리를 비난하거나 휴가철이면 넘쳐나는 동물유기를 비난하는 맞대응은 자제했다.
공식 외교라인을 통해서 '사시미'의 전통성과 섬나라 고유음식이란 점을 홍보하고 설득하는 한편으로
'사시미' 관련업계에서는 활어회보다는 선어회를 크게 홍보하는 한편 고통없이 생선을 죽이는 모습, 회를 뜨고 숙성시키고 유통하고 조리하는 과정을 마치 장인들이 작품을 만들듯이 정성을 쏟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과정을 법으로 정하고 관리했다.
혐오식품으로 외면 당할뻔한 '사시미'가
오늘날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고급요리가 된 것은 그냥 된 것이 아니다.
전 국토 3/4이 악산인 산악지방이라 경작 가능한 면적이 좁아 목축을 할만한 여건이 못되니 동물성 단백질원을 닭ㅡ>개ㅡ>돼지ㅡ>소 순서로 취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집집마다 마당에 닭을 놓아 먹여 기르고 남은 음식물로 개 한 두마리씩 키운, 그래서 '개장국'이 전통음식이 된 우리 현실이나 섬나라 일본의 '사시미'나 그 탄생 여건은 크게 다르지 않다.
24년이 지난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에서도 꼭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나 관련단체들의 대응은 일본과는 너무 달랐다.
숨기고 감추고 임기응변에 급급했다.
임기응변 중 하나가 '개장국'이라는 이름에 '보신탕'이란 탈바가지를 씌우는 일이었다. 시가지 개장국 전문식당들은 "보신탕" 이란 간판을 달고 외진곳으로 숨기 시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보신탕'이라는 이름이 싫다.
전통음식은 '개장국'이었다. 여기서 소고기 '육개장'이 나왔고 요즘은 '닭개장'이라는 음식도 사랑받고 있다.
모두 살코기를 찟어 넣고 갖가지 채소와 함께 가마솥에서 푹 고와 온 동네 사람들이 나누어 먹던 '개장국'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있다.
전통음식을 지키는 것은 고유문화와 자존감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세월이 흘러 음식환경도 많이 변한만큼 음식문화도 변할 것은 변해야 한다.
하지만 세월이 변했으니, 국제화 시대에 다른 많은 나라에서 싫어하니 무조건 <없애야 한다>는 접근보다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이 바른 출발점이 아닐까.
첫댓글 서구 세계가 과학기슬, 군사,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약화되면서 이른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명목의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현재 개고기 금지 논란의 핵심입니다. 한국이 이제 전 세계 자주포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고 반도체 유일 생산국이고 수출의 71%가 자본재 수출이기 때문에 개고기와 관련된 서양인들의 이른바 불매 운동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