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낚시

[유시철]

모처럼 평일날 시간이 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에게는 나도 이제 평일날 낚시 가고 싶을 때

하루쯤 결근하고 낚시 갈 나이가 되었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사실은 개교기념일이어서 쉬는 날이었습니다.

근데 이 날이 물때가 조금이어서

쭈갑이 낚시에 최적입니다.

그래서 벌써 이주 전부터 친구들과 낚시가자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모든 직업이 다 그렇지만

학교도 내가 결근하면 내 수업을 누군가가 대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평생 그런 민폐를 끼쳐본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날씨 화창한 날 내가 나오지 않으면

내 맘대로 하루 놀러간 것으로 알고 있으라고,

학생으로 학교 다닐 때나

교사로 학교 다니는 내내

결석이나 결근 한 번 해보지 않은 것이

오히려 후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학교 오기 싫은 날 결석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런 배짱이 있어야 큰 일도 할 수 있다고,

나처럼 쪼잔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요즘에는 가르칩니다.

주꾸미낚시는 멀리 군산이나 홍원에서부터 시작되어

점점 북상하면서 씨알도 굵어지고

오천권에서 그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생활낚시 붐이 불면서 가장 인기가 있는 장르가 되었고

10월말까지 거의 모든 배가 예약이 끝났습니다.

물때가 안좋은 사리 근처의 평일날이나 자리가 있을까

주말에는 자리 구하기가 별따기보다 어렵습니다. 

이른 새벽 출항을 준비하는 홍원항 선착장 풍경입니다.

이때가 제일 기대가 되기도 하고,

오늘은 좀 잡으려나......

홍원항에도 많은 배들이 출항했습니다.

출항전에 이 멀리에 와서

선피싱의 출조팀을 만나서 반갑게 인사도 하고,

동네 낚시가게 출조팀도 이곳에서 만날 정도로

이곳에 다들 모여든 것 같습니다.

주꾸미낚시가 일상화되기 전에는

여기 홍원항 방파제하고

근처의 마량방파제를 가을이면 늘 찾아와

3칸 민장대 하나 들고 살감생이낚시를 하던 곳이었습니다.

배되미낚시라고 해서

옛날에는 그게 생활낚시 중에 최고였는데,

요즘에는 씨가 마르기도 했지만

낚시도 시대에 따라 달라져갑니다.

아마도 떡붕어낚시도 그리 오래 갈 거 같지는 않다는

개인적인 추측을 해봅니다. 

주꾸미다리 잘라서

친구가 미리 준비해온 참기름장에 찍어

소주 한 잔 곁들이기도 하고,

이렇게 데친 주꾸미를 뜯으며 또 한 잔 하고...

참 열심히들 낚시를 하지만

우리 일행들은 먹다가 낚시하다 그럽니다.

붕어삼국지의 소국장님, 바다낚시 베터랑 둘이 더

그리고 저까지...

많이 낚으신 분들은 한 20Kg를 낚기도 하지만

저는 집에 가서 한 번 해먹을만큼만 낚으려 합니다.

그래도 욕심은 있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마침 우연히 옆자리에 자리한 분이

파워전층에서 활동하시던 궁뜰이란 분이었는데,

이분 도움으로 여러 노하우를 알게되어

생각보다 많이 낚게 되었습니다.

궁뜰님께 감사해야겠습니다. 

낚시 마치고 홍원항에 섰습니다.

옷자락 여기저기에 오징어먹물이 묻은 걸 보니

낚시했다는 표시를 내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행정부를 참 달갑지 않게 여기는데,

이유는 참 택도 없는 규제를 만들기만 한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보다 10배는 더 선진화된 일본에서도 사용하는 납추를

환경오염이라고 규제하는 것도 그렇지만,

특히 편납도 사용하면 안된다는 규제를 만든 그 놈이 누구인지

이해불가이기도 합니다.

선상에서 선장이 음주를 하면 안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낚시손님도 음주를 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생겼다고 합니다.

게다가 배에서 주꾸미라면을 끓여주는 것도

식품위생법에 걸린다고 하는데,

참 한심한 인간들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결국 집에와서 손질한 주꾸미 넣고

짬뽕라면 하나 끓여서 먹어봅니다.

야들야들한 주꾸미라면 참 맛있습니다.

너무 졸려서 주꾸미만 손질해놓고

마눌님과 아이들은 샤부샤부 해먹으라고 하고

저는 취침했습니다.

[이용관]

갑오징어 많이 잡으셨군요~~
행복해 보입니다.

[유시철]

네. 잘나오네요. 점점 더 씨알이 굵어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떡붕어있었으면]

맛나보이는 주꾸미 짬뽕이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유시철]

감사합니다. 제법 맛잇습니다.

[운빨]

주꾸미 생활낚시!
낚시하는 맛도 좋고 영양가는 낙지보다 더 좋답니다. 손맛 입맛을 다 느껴보신 줄거운 하루를 보내셨군요. 부럽습니다.

[유시철]

감사합니다. 주꾸미낚시도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