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코피아포 산호세 광산 붕괴 사고로 매몰됐다가 69일 만에 구조된 칠레 광부들의 '사투'가 한국 사회에도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 광부들의 침착하고 끈기어린 이들의 협동정신, 사고현장에서 이들을 헌신적으로 이끈 루이스 우르수아 반장의 리더십 등 광부들의 모습은 여러모로 전 세계에 희망과 행복을 전해줬다.
그런데 현지 취재를 했던 한국 취재진은 이런 점 외에도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요인을 꼽는다. 그것은 현지 정부와 당국자들의 태도와 자세였다. 오랜 시간 피노체트의 독재 속에 살아온 후진국으로만 알고 있던 칠레 당국자들이 이들의 구조를 위해 휘둘리지 않고 진정성 있게 대처해왔다는 것이다.
지난달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투(死鬪) -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일어날 것인가' 편을 제작했던 이광훈(43) PD는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전날 33인이 구조되는 소식과 뉴스를 밤새 봤다"며 "이들 구조 장면에 눈을 떼지 못한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정부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은 지난달 방송에서 생존자들이 이틀에 한 번 참치 통조림 두 스푼과 우유 한 모금을 먹으며 버티면서 유머를 잃지 않았고, 침착하게 협동하며 견뎠던 모습을 르포 형태로 방송했다. 또한 방송에서는 이들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리더인 고참 광부의 지시를 침착하게 따르며 생존을 이어갔던 장면과 함께 △간호사 출신의 광부가 건강을 △엘비스 프레슬리 매니아인 광부가 레크리에이션을 맡는 등 역할 분담을 하며 버틴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이 뿐 아니라 방송에선 구조상황과 관련해 칠레 광업부 장관이 만사를 제쳐두고 매일 구조 현장을 지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광훈 PD는 이를 두고 "우리 사회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정부의 모습"이라며 "칠레에서는 국가적으로 볼 때 구리가 중요했지 광부는 중요치 않았음에도, 광부 33명을 위해 정부가 온 힘을 바쳤고, 사고자들을 대하는 그들의 마음가짐이 달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관이 하루 종일 현장에서 가족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면서도 사고자 구출을 위해 허둥대지 않고 정확히 계획하고 지시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었다"며 "이런 모습을 우리 관료들도 배울 필요가 있다. 이들 장관을 비롯한 정부의 일상에서의 역할을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PD는 "칠레 정부는 결코 언론이나 주변에 휘둘리지 않았다"며 "정해진 룰과 그에 따라 이뤄지는 일이 모두 광부 구조하는 데 맞춰져 있었지, 요란스럽게 언론에 알리려 하지도 않았다. 구조가 최우선이었다. 이런 부분은 우리가 몰랐던 칠레의 모습이었다.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명길 MBC 논설위원도 이날 아침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뉴스의 광장> 클로징 멘트를 통해 "광부들 얘기에서 칠레 사람들이 감동을 찾으려 노력하는 이유는 칠레 국내 사정이 그 만큼 분열의 역사였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들이 매몰된 이 구리광산부터 떠나가 버린 미국 자본의 흔적이며, 피노체트 군사 독재 정권의 상처가 아직도 깊게 남은 칠레가 이번 일로 단결하게 된다면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0.10.14. 미디어오늘
“여러분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저는 많은 노동자 동지들께 절대로 투항하지 않겠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네요. 이 역사적 전환점에서 저는 제게 보내주신 민중의 신뢰에 목숨으로 보답하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그들에게는 총이 있고 칼이 있고 저 하나를 없애 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칠레 노동자들의 역사적 전진을 가로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역사는 우리의 것이며 인민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언젠가 자유를 사랑하는 더 나은 사회를 향해 위대한 길을 열 것이라고 여러분과 함께 믿습니다.
칠레 만세! 인민 만세! 노동자 만세! 1973년 9월 11일 살바도르 아옌데"
1970년 세계 최초로 선거에 의한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했던 나라 칠레. 그리고 그 인민의 대통령 아옌데가,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발발하자 대통령궁에서 한 마지막 라디오 연설입니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 미국의 지원으로 쿠데타에 성공해서, 1974년에 대통령에 취임하고 1988년까지 14년을 장기 집권했습니다. 1961년 5월에 미국의 지원으로 쿠데타에 성공해서, 1962년에 대통령에 취임하고 1979년까지 17년을 장기 집권했던 박정희와 완전히 똑같은 인물이었습니다.
어제 오늘 칠레에서 40년 전 아옌데의 '인민 만세!'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 언론과 방송은 미국 CNN의 화면을 가공도 안 하고 송신하면서, 지하 700m 암반을 뚫은 미국, NASA의 미국을 홍보하기에 바빴습니다.
첫댓글 치치치, 레레레!!!!
카레의 시민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