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행기> 40일간의 남아메리카 여행 24 -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 Puerto Iguazu -
아르헨티나 쪽 푸에르토 이과수 폭포 / 악마의 목구멍 이과수 원주민들인 과라니 족은 그들의 언어로 "놀랍고, 경이로운 물"이라 표현했다. 물 'Igu'과 거대하고 경이로운 것에 대한 감탄 'azu'가 어울린 "경이로운 물 Iguazu". 다른 표현이 달리 필요할까! 부에노스 아이레스 옴니부스터미널에서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역시, 회자정리였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야 인간사의 숙명, 조금씩 남은 미련은 조용히 가슴에 담아두기로 했다. 여행하는 사람에게 미련은 사치인지도 모른다. 특별한,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하룻밤 자고 나면 기억조차도 희미해질 것들을 애써 기억하려 하지는 말자. 그런 점에서 망각은 신이 인간에게 준 축복이다.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생각나면 생각나는대로, 그것으로 족했다. 여행은 그런 것이었다.
오후 2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옴니부스터미널에서 장거리 버스에 올랐다. 이제부터 버스는 긴 시간 팜파스 대초원을 북으로 거슬러 올라 브라질과 파라과이 국경지대인 푸에르토 이과수를 향해 달릴 것이다.
배정된 좌석은 2층 2,3번. 아무 것도 막힌 것 없는 탁 트인 맨 앞 좌석이 주어졌다. 지금까지의 장거리버스 이동 중 최고로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팜파스 대초원을 이렇게 멋진 좌석에서 바라볼 수 있다니, 우리 일행들의 고마운 배려였다. 버스 2층 맨 앞좌석에서 바라본 팜파스 대초원의 국도
버스가 시내를 벗어나자 끝없이 넓은 대초원이 펼쳐졌다.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펼쳐진다는 아르헨티나 대평원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중심으로 반경 600~700km에 이르며 아르헨티나 면적의 5분에 1이나 된다. 연간 강우량이 1,000mm미만인데다 산이라고 해야 고작 해발 150m 안팎의 낮은 구릉지대만 있을 뿐인 그 넓은 초원에 6천만 마리(아르헨티나는 1인당 소 2마리씩을 기르고 있다고 한다)의 소가 방목되고 있다지만 도로변에 있는 목장 일부를 제외하면 쉽게 눈에 뜨이지도 않는다. 대초원에 내리는 오후의 햇살 속에 도로변의 목초지들이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팜파스 초원의 도로 위에 어둠이 내리고 있다.
얼마나 달렸을까? 우리를 태운 이과수행 장거리 버스는 바퀴 타는 냄새를 풍기며 힘겨운 달리기를 계속하다 예정된 도시에서 승객들을 내리고 태우기도 했고, 초코렛과 과자, 커피를 간식으로 제공하기도 하면서 북으로 북으로 올라갔다.
버스가 제법 긴시간 휴식을 위해 멈췄던 도시. 이름까지는 몰라도 좋았다.
저녁 아홉 시가 되자 제법 그럴듯한 식사가 나왔다. 버스 안에서 먹는 음식이 진수성찬일 수는 없겠지만, 생각하기 나름이었다. 그리고 와인과 커피가 후식으로 나왔다. 이런 밤이면 와인 한 잔쯤해도 나쁘지 않겠다. 식사를 마치자 승무원이 앞창의 커튼을 내려달라고 했다. 야간에는 새나 예기치 못한 물체가 날아들어 유리창이 깨질 위험이 있으니 커튼으로 예방을 한다는 것인데, 일리있는 얘기였다. 밤이라 딱히 바라볼 것도 없는데다 잠시 잠도 자야할 일이니 커튼을 친다해서 불편할 것은 없었다. 일행들은 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또 얼마를 달렸을까. 동이 틀 무렵쯤 버스가 어느 도시의 터미널에 들어서기에 앞 유리창 커튼을 걷었다. 작은 터미널의 희미한 불빛이 없다면 여전히 어둠이 걷히지 않은 시각, 터미널 주변의 분위기가 다소 수상했다. 제법 많은 수의 무장경찰들이 터미널을 둘러싼 가운데 옆 버스에서 남녀 두 사람이 경찰에 의해 끌려나오고 있었다. 평범한 여행자 복장이었고 별다른 저항은 없었지만 분명 체포되는 상황이었다. 사람 살아가는 곳에 무슨 일인들 안 일어나겠는가만 이른 새벽 멀고 먼 아르헨티나 푸에르토 이과수 인근의 작은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상황이 적어도 "역사적 사실"만은 되지 않기를 빌었다. 이과수 인근 톨게이트의 아침 풍경
버스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또다시 길을 달려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을 헤치며 작은 도시들을 지나고 우거진 밀림을 지나며 이과수와의 거리를 좁혀갔다. 그러다 어느 작은 톨게이트에 이르자 분주한 아침 풍경이 펼쳐졌다.
아직 출근시간이 채 안된 시간이었지만 톨게이트 앞에는 차들이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고, 그에 발맞추듯 신문을 든 여인, 빵을 든 아낙, 도넛과 과자를 치켜들고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흔들어대는 엄마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자 반가움과 흥미가 솟았다. 얼마나 많이 팔리는 거지? 밀림사이로 난 2차선 국도가 언덕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길게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이과수 도시인 Purto Iguazu 도착
어제 오후 두 시에 출발한 버스가 밤을 꼬박 새우고 아침 아홉 시가 다된 시각에 도착을 했으니 장장 열아홉 시간이 넘게 걸렸다. 예정보다 한 시간 이상이나 더 걸렸지만 버스에서 몸살을 앓던 일행들은 연착했다는 사실보다도 도착했다는 해방감에 날아갈 듯 즐거워했다. 거기에다 밀림이 주는 상쾌함과 이과수 폭포라는 거대한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져 긴 시간의 여행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조금씩 흥분해 있었다.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숙소로 들어서자 어제 비행기로 도착한 일행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하지만 아직 체크 아웃 전이어서 룸을 배정받지 못한 채 간단히 식사만 하고, 숙소 앞 뜰과 샤워장에서 간편한 복장으로 폭포 투어 채비를 갖추고 택시를 대절해 이과수 폭포로 향했다. 숙소에서 폭포까지는 택시로 20여분 남짓했다. 이과수 국립공원입구에 서 있는 "신 7대 불가사의" 안내판 이과수 폭포 국립공원 입구 이과수 폭포 국립공원 방문객센터 이과수 국립공원을 오가는 그린 트레일의 중앙 기차역 Central Station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를 관람하는 코스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공원 안에 있는 중앙 기차역에서 그린 트레인 Green Train을 타거나 또는 그린 산책로 Green Trail를 걸어서 첫번 째 역인 폭포 역 Cataratas Station으로 간다. 그런 다음 그곳에서 시작되는 두 가지 트레일, 위에서 폭포를 내려다 보는 높은 산책로Uper Trail와 아래에서 폭포를 올려다 보는 낮은 산책로 Lower Trail를 돌아본 후, 산 마르틴 섬 앞에 있는 보트장에서 보트를 타고 "그레이트 어드벤처" 를 즐긴다. 다른 하나는, 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카타라타스 역으로 나와 그곳에서 기차를 타고 "악마의 목구멍 역 Garganta del Diablo Station"으로 가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악마의 목구멍을 감상하는 것이다. 물론, 이 두 가지 방법은 서로 바꾸어서 해도 된다. 우리 역시 악마의 목구멍을 먼저 돌아본 다음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와 트레킹과 보트투어를 했는데 각자 주어진 여건에 맞도록 계획을 맞추면 되는 일이다. 이과수 국립공원을 달리는 그린 열차 Green Train. 시속 10km도 안되는 속도로 느리게 느리게 자연을 감상하며 달린다.
폭포를 관람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의 복장은 간편하고 물에 젖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복장이다. 기차를 타는 대신 "그린 트레일"을 따라 잠시 걸으면 기차를 타는 것과 마찬가지로 카타라타스 역에 이른다. "폭포 역 Cataratas Station"에서 악마의 목구멍 역으로 가는 기차
폭포역에 도착하면 일단 모든 관광객들은 열차에서 내려야 한다. 중앙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이곳에 관광객들을 내려주고 다시 중앙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곳에서 시작되는 높은 산책로와 낮은 산책로를 돌아보려는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우리처럼 악마의 목구멍을 먼저 보려는 관광객들도 내렸다가 이 역과 악마의 목구멍 역 사이를 오가는 다른 열차로 갈아타야 했다. 열차를 바꾸어 타야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다 내렸는데도 게속 앉아 있다가 뒤늦게서야 상황을 알아채고 뒤따라 내렸는데, 이미 역에는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늘어선 뒤였다. 결국은 맨 뒷줄에 서는 바람에 악마의 목구멍 역에서 온 기차를 제때 타지 못하고 30여 분을 더 기다리는 불운을 겪고 말았다. 악마의 목구멍 역에서 본격적인 폭포 투어를 시작했다. 이과수 폭포 국립공원 안내표지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는 다리 악마의 목구멍은 이과수 강을 가로질러 세운 긴 다리를 걸어가야 만날 수 있다. 무너져 흔적만 남은 예전의 다리. 이과수 강에 큰 홍수가 나면 저렇게 튼튼한 다리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이 자연의 힘이다. 악마의 목구멍과 전망대. 하얗게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전망대 앞쪽의 숲은 브라질 이과수 지역이다. 새로 놓은 다리를 한참 걷자 저 멀리 희미하게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전망대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유유히 흐르던 강줄기기 한 순간 뚝 끊어진 벼랑 아래로 우르릉거리며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전망대는 이미 악마의 목구멍을 보려는 세계의 관광객들로 가득 넘쳐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탄성에 가까운 감탄사가 터지고, 악마의 목구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멀리 있는 친구를 부르는 소리, 폭포로 떨어지는 벌레나 물고기를 잡으려는 새들, 그리고 한덩어리로 떨어지는 이과수 강의 거대한 물줄기가 신선한 아침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악마의 목구멍은 이름 그대로 경이롭고 놀라웠다.
강줄기는 보는 각도에 따라 하얗게도 보이고, 파랗게도 보이고, 검푸르게도 보인다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 왼편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 왼편. 폭포 사이로 커다란 새들이 날아다니며 벌레나 물고기들을 잡고 있다.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 가운데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 오른쪽
악마의 목구멍을 둘러보고 폭포 역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자연은 참으로 오묘하고 아름답다. 인간의 힘으로는 실현하기 불가능한 천혜의 아름다운 풍경과 경이로운 모습은 오직 자연의 위대한 힘과 장구한 시간만이 빚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가슴이 후련했다. 다양한 세상을 다니며 이렇게 아름답고 장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에 거듭 행복하고 감사했다. 기차역 주변과 산책로 곳곳에 몰려다니는 너구리 사촌 코아티Coati
악마의 목구멍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던 일행이 한눈을 팔다 이 코아티에게 손에 들고있던 과자봉지를 날치기 당했다. 관광객들이 많은 곳에는 떼로 몰려다니니는 이 동물, 관리인이 수시로 쫓고 쫓기를 반복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쫓으면 살짝 도망 갔다가 돌아서면 다시 나타나니 어찌할 수는 없는 일인듯 했다. 상당히 사나운 동물이기에 주의하라며 이 동물에게 당한 끔찍한 사진들과 함께 경고문이 여기저기 걸려있기는 했지만, 이 동물도 이과수 여행의 한 요소로 여기는지 공원 당국에서는 크게 제지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 주의해야 했다. 잠시 보고 있는 사이에도 기회만 있으면 훔치고 덥쳤다. 발톱이 매우 날카롭다. 악마의 목구멍 역에서 기차를 타고 카타라타스 역으로 가는 중 카타라타스 역의 높은 산책로
다시 아침에 기차를 갈아 탔던 그 폭포 역으로 돌아왔다. 이곳에서는 낮은 산책로와 높은 산책로를 돌며 폭포를 구경하게 된다. 폭포역에서 산책길을 따라 잠시 내려가면 작은 등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어느 산책로를 걸을 것인가를 결정하면 된다. 우리는 보트 투어를 해야했기에 낮은 산책로를 먼저 선택했다.
낮은 산책로는 산 마르틴 섬을 따라 1,600미터에 걸쳐 보행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울창한 열대우림의 다양한 나무들 사이를 편하게 걸으면서 감상할 수 있도록 산책로가 잘 정비 되어있었다. 낮은 산책로로 가면 만나는 등대. 낮은 산책로
낮은 산책로에는 아기자기한 작은 폭포도 있다. 낮은 산책로의 폭포전망대. 앞에 보이는 섬은 산 마르틴 섬이다. 산 마르틴 섬을 둘러싸고 폭포가 떨어지고 있다. 사진 왼쪽이 아래쪽에서 본 "악마의 목구멍". 오른쪽은 "산 마르틴 폭포"다. 낮은 산책로에서 본 "산 마르틴 폭포". 폭포마다 저마다의 고유한 이름이 붙어있다. 낮은 산책로에 있는 보트 투어 티켓 판매소
낮은 산책로에 들어서서 마지막 산책로의 끝부분에 이르면 '그레이트 어드벤처 Great Adventure'라 불리는 보트 투어 매표소가 있다. 이 보트 투어는 산 마르틴 섬 앞에 있는 보트 계류장에서 보트를 타고 낮은 이과수 폭포 속을 드나들며 폭포를 체험하는 투어로 1인당 270페소이니 이과수 폭포 국립공원 입장료(260페소)보다도 더 비싸다. 낮은 산책로의 폭포
보트 계류장에서 본 "산 마르틴 폭포"의 우장한 모습 그레이트 어드벤처가 전개되는 보트 계류장. 먼저 체험을 마친 관광객들이 물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뒷정리를 하고 있다.
그레이트 어드벤처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보트에 올랐다.
일단 그레이트 어드벤처를 나섰으면 물에 젖을 각오를 해야한다. 그래야만 제대로된 폭포를 체험하는 것이니 비옷 따위를 입거나 폭포수를 피할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투어의 이름이 그레이트 어드벤처 아닌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의 그 강렬한 물세례를 지금 아니면 언제 다시 받겠는가. 마음 편하게 내려 놓고 푹 젖을 각오를 하자. 그리하면 마음이 무척 편해진다.
구명동의는 보트 투어의 필수복 이과수 폭포 속으로의 '그레이트 어드벤처'를 앞두고 안내인의 선창에 따라 환호하고 있다. 보트 투어 종사자들이 추어의 순간들을 동영상으로 찍어준다. 물론, 원하는 사람에 한해 유료로 제공된다. 장대한 산 마르틴 폭포의 위용. 이제 저 폭포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보트에서의 마지막 사진.
내가 지닌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여기서 끝이다. 사진 맨 앞 왼쪽에 앉아있는 저 승무원이 비옷을 입는 순간부터 더 이상 일반 카메라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배는 서서히 롤링을 시작하며 폭포 앞으로 전진했다가 뒤로 물러나기를 반복하며 관광객들의 긴장을 당겼다 늦추기를 거듭했다. 승무원이 외쳤다. "준비됐나요?" 탐험가들이 답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순간 보트는 굉음을 내며 속도를 올리더니 사정없이 폭포 속으로 돌진했다. 비명에 가까운 환호가 터져나왔다. 직접 겪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폭포 수가 배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기대와 설렘으로 환호하던 사람들의 몰골은 그야말로 물에 빠진 바로 그 형상이었다. 누구는 웃고 있었고, 누구는 긴장하고 있었고, 누구는 찡그리고 있었지만, 공통적인 표정은 어메이징!이었다.
보트에 오르기 전 지급해준 개인 방수팩에 가방과 카메라, 핸드폰 등 중요한 물건들을 넣고 꼭꼭 동여맸지만 안심이 되지 않았던지 모두들 방수팩을 다시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보트는 또 다시 폭포 속으로 달려들 태세다. 서둘러 방수팩을 다시 동여맸다. 승무원이 또 외쳤다. "준비됐나요?" 모두들 외쳤다. " 언제라도!!" 그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보트는 쏜살같이 폭포 속으로 질주해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모두들 넋을 빼앗긴 채 허탈하게 웃고 있었다. 신발은 괜찮겠지? 바지 아래쪽은 젖지 않겠지? 하는 생각은 그만두자. 발끝에서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젖지 않은 곳이 없으니,,, 그냥 옷을 입은 채 물에 빠졌다고 생각하면 옳다. 보트는 서너 차례 폭포를 드나들며 탐험가들의 간담을 놀려댔다. 보트가 폭포 속 질주를 반복함에 비례해서 기분은 점점 상쾌해졌다. 처음에는 얼굴조차도 들지 못했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 했지만 반복하니 이내 익숙해졌다. 그러자 아쉽게도 투어는 끝이났다. 보트에서 내리면 젖은 옷은 그냥 길가에서 적당히 상황을 봐가며 갈아 입는다. 모두들 젖어 있으니 다른 사람 옷 갈아 입는 데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되었다. 오후 3시가 넘어 그레이트 어드벤처를 마쳤다. 보트 투어를 마치고 나서 매표소 옆에 있는 Lower Trail 폭포전망대를 돌았다. 이과수 폭포 국립공원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의 Green Trail 이과수 폭포 국립공원 투어를 마치고 인근에 있는 이과수 면세점에 잠시 들르기로 했다. 그래서 국립공원 정문에서 오후 4시에 택시기사를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낮은 산책로를 돌고 보트 투어를 마치고 나니 벌써 3시였다. 중간에 기차를 놓치고 보트 타임을 잘못 맞추는 바람에 한 시간 이상이 사라졌다. 할 수 없이 높은 산책로를 돌아보는 것은 포기하고 서둘러 공원을 벗어났다. 돌아오는 길은 카타라타스 역에서 기차를 타는 대신 짧은 산책로인 Green Trail을 걸어서 정문으로 돌아왔다. 푸에르토 이과수 면세점 푸에르토 이과수 면세점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세 나라가 만나는 파라냐 강 Parana River 변의 아르헨티나 영역 안에 있다. 이 면세점을 들어가려면 별도의 입국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대절한 택시를 타면 차 안에서 모든 절차를 마칠 수 있고, 나올 때 역시 차에 탄 채로 출국절차가 마무리 되었다. 특별하게 살 것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 예외적인 면세구역이 존재한다는 것은 관광을 주요 소득으로 삼고 있는 이들 나라의 특성에 따른 것이니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일부러라도 찾아볼 일인데 당연히 들러보고 싶었다. 푸에르토 이과수의 깊은 밤, 자정이 넘은 시간인데도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식을 줄 몰랐다.
간밤 긴 시간 버스에서 시달리다 숙소에 들지도 못한 채 이과수 폭포 투어에 나섰는데, 아침 식사는 숙소에서 과일과 빵 하나를 먹은 기억이 나는데 점심은 어떻게 했더라? 폭포 투어하느라 점심조차도 거른 모양이었다. 면세점에 들렀다가 숙소에 귀가한 시각이 오후 5시 반, 리셥센에 맡겨둔 짐을 찾아 배정된 룸에 들어가 정리를 마치고 나니 허기가 올랐다. 숙소 가까운 곳에 있는 소문난 맛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화려한 고급 음식점은 아니지만 푸에르토 이과수에서는 제법 유명한 집이라 했다. 저녁 8시가 조금 안 된 시각, 우리가 자리를 잡았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밤이 깊어질 수록 인파들이 몰려들었다. 이 집의 매력이 바로 그것이라 했다. 깊은 밤일수록 손님들이 몰려든다는 것! 우리가 앉은 자리 바로 옆의 무대에서 아릿다운 여가수가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브라보! 박수를 보내 응원했다. 노래를 듣고 따라하기도 했다. 맥주가 한 캔 두 캔 비워지기 시작했다. 음식은 아사도 세트 두 접시를 시켰을 뿐인데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만큼 양이 많다. 누군가가 가슴 아픈 이야기를 꺼냈다. 빈 맥주 캔이 더욱 늘어났다. 예상했던 음식값의 세 배를 냈다. |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여행을 다녀볼까 준비중인데 ...이과수폭포 벼룩시장 상황도 점검하고 길을 나설까 합니다
요즘 주문도 없고 남미쪽 경제상황도 영아니라서 ...이과수 아래서 장사 하는 사람들 전혀 주문이 없네요
세계의 경제 사정이 모두 예전 같지가 않으니 어려움이 참 많습니다. 주변에서도 모두들 힘들어 하는데 어서 좋은 시절이 다시 왔으면 좋겠습니다. 힘 내십시오!!
역시나 이름많큼 멋진 풍광과 규모를 자랑할만하네요
잘 보고갑니다 하늘과 구름 폭포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역시 알려진 대로 멋진 대자연의 풍광은 맑고 시원했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자연의 혜택이 없다는 것이 한편으로 아쉬울 만큼 멋졌습니다~~^^
아유
지구가 빵구난듯
즐겁게 봅니다
아유,,,^^ 고맙습니다.
사진 몇 장, 글 몇 줄 놓고 함께 즐길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