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우리나라에선 생산되지 않는 것이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기호품이 되어있다.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려 보네’ 라는 펄시스터스의 노래를 중장년층은 기억할 것이다. 커피와 관련된 낭만 한두 가지 없는 사람 없을 것이다. 최근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라는 일이 그야말로 직업의 스타가 아닐까 할 정도로 선호되고 있고, 취미로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 못 마신다는 사람, 건강에 좋지 않다는 관념 때문에 마시지 않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렇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 하나가 커피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한다. 지금까지 학계에선 커피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대장암 발병률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커피의 어떤 성분이 대장암 발생률을 줄이는지에 대해선 규명해내지 못했다. 그런데 경북대 강남주 교수팀이 그걸 밝혀냈다. 전국의 유명대학과 미국 미네소타대학 교수, 미국 메이오 클리닉 연구팀이 공동 연구한 결과다. 대장암과 피부노화 억제 효능이 탁월한 ‘클로로겐산’ 이 식품 중 커피에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 놓은 것이다. 복잡한 연구 절차를 읽어도 무슨 말인지 통 알 수가 없지만 그 결과는 아주 놀라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커피는 늦어도 9세기경부터 에티오피아의 고지대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설에 다르면 염소 목동이었던 ‘칼디’가 우연히 염소가 먹던 열매를 발견했고 그 열매를 마을에 가져오면서 피곤함을 덜어주는 커피의 효능을 마을의 종교 수행자들을 돕기 위해 쓰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처음 들어온 것은 구한말 아관파천을 전후한 시기인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와 일본이 우리나라의 이권을 찬탈하려 각축을 벌이던 때에 커피가 전해진 것이다. 러시아인이 전했다고 하는 이도 있고, 일본인이 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이때는 커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지만, 고종이 처음으로 세자이신 순종과 커피를 즐긴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가운데 커피는 점차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 최초의 다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 공사 베페르의 미인계 전략으로 한국 사교계에 침투한 손탁이란 여자가 러시아공사관 앞에서 경영하였던 정도구락부라고 한다. 이때를 시작으로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커피점이 급속하게 늘어났다. 대게 당구장과 다방을 겸한 곳으로 각종 다류와 양식을 선보였다고 한다. 최초의 근대식 다방으로는 일본인 나까무라가 서울에 문을 열었다. 이러한 일본식 다방은 한일합병 직후에 명동에 다수 문을 열었으나 이들은 모두 고위층만이 드나들던 곳으로 일반인들은 감히 출입할 엄두도 낼 수 없었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드나들기 어려운 곳에서 누구나 즐겨 찾는 곳이다가 지금은 다방이라는 곳이 그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있다. 이렇게 저렇게 우리나라에 커피가 정착하는 데에는 여러 일화가 있지만 1960~70년대의 우리 문화는 다방문화라고 할 정도로 다방이 전성기를 이루었다. 예술인들도 다방에서 만나 시대적 울분을 토하기도 하고 예술을 논하기도 했다. 커피에 대장암 발병을 줄이고 피부노화를 억제시키는 클로로겐산 이라는 성분이 많이 있다고 하니 금방 커피를 마시고 싶어진다. 지금까지 커피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제부터 열심히 마셔야 하나 어쩌나, 커피 한잔 하며 생각해봐야겠다. 손경찬 수필가ㆍ(사)대구예총 예술소비운동 공동본부장
첫댓글 커피 많이 마셔야겠네요.
늙어가는 제 피부를 잡아두려면요 ㅎ ㅎ ㅎ
손경찬본부장님도 클로로겐산처럼
많은 이들에게 엔돌핀을 주어
암발생도 억제시키고 얼굴도 밝게하고
기분도 좋게 한다는 것 잘 아시죠?
건강하시고 하시고자하는 일 다 이루소서^-*
손경찬 본부장님 그렇게 바쁜 일정을 보내시면서 언제 글을 쓰십니까.
논설체 수필이 신문에서 발표 될 때 마다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올라오는 글들을 죄다 척척 읽어야겠네요.
살이되고 피가 되는 지혜들을 접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