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물)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우리 몸은 기관에 따라 60~95%가 물로 돼 있다. 수분의 중요성과 수분이 우리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수분은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질병과 노화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서 수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 수분, 세포에 영양을 공급한다
우리 몸은 70%가 수분이다. 물이 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에 따라 다른데 뇌의 75%, 심장의 75%, 폐의 86%, 신장의 83%, 근육의 75%, 혈액의 94%, 연골의 80%가 물이다. 이 중 1~2%만 부족해도 장기는 수분 부족을 알리는 신호로 갈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우리가 갈증과 통증을 무시하면 장기는 제 기능을 못 하고 손상되며, 이는 질병과 노화로 이어진다.
우리 몸이 가장 이상적인 상태의 수분은 혈액의 94%, 세포 내부의 75%를 차지한다. 이때 세포외액인 혈액과 세포내액의 수분 양의 차이로 세포 밖에서 안으로 삼투압 현상이 일어나면서 수분과 영양소가 전달된다. 세포막을 관장하는 것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각종 미네랄 이온으로, 그중 칼륨과 나트륨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륨은 세포 안에서, 나트륨은 세포 밖에서 서로 수분을 차지하려고 하는데, 이 둘이 균형을 이뤄야 수분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몸에 흡수된 수분이 혈액을 타고 세포까지 도달해도 세포 안팎의 미네랄 농도가 맞지 않으면 세포 내로 흡수되지 못한다. 너무 짜게 먹으면 세포 밖의 나트륨이 수분을 많이 차지하면서 세포 안은 수분을 잃고 쪼그라든다.
>> 수분 부족은 각종 질병과 노화의 원인
우리가 쉬고 있다고 생각할 때도 몸의 세포는 부지런히 움직인다. 각 기관별로 필요한 영양소와 에너지를 보내주기 위해서다. 음식물을 통해 흡수된 영양소는 간에 저장됐다 혈액을 통해 필요한 부위로 전달된다. 이를 ‘세포 간의 정보전달’이라고 한다. 세포 간의 정보전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분이다. 세포 간의 정보전달이 원활하지 않으면 영양성분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노폐물을 제때 배출할 수 없다. 노폐물이 세포내액에 정체되면 더러워진 세포는 결국 늙거나 병들 것이다. 즉, 세포 간의 정보전달 능력이 떨어지면 해당 기관에 병이 생길 수 있다.
>> 나이에 따른 수분 필요량
우리 몸은 나이에 따라 필요한 수분량이 다르다. 유아기에는 수분이 생명유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갓 태어난 아기의 몸은 90~95%가 수분인데, 아기가 젖을 못 먹거나 수분 공급이 잠시라도 중단되면 큰일이다. 체내의 수분 양이 급격히 떨어지면 탈수가 오고, 탈수로 혈압과 심장·뇌 기능이 떨어진다. 유아기에는 하루에 보는 소변 횟수를 관찰해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면 몸에 수분이 부족한 신호임을 눈치채야 한다.
성장기에는 세포의 분열과 확장에 많은 양의 수분이 필요하다. 이때 수분이 부족하면 성장장애가 생길 수 있다. 다행히 성장기에는 목이 마르면 알아서 물을 찾아 마신다. 또한 성장호르몬과 항이뇨호로몬(ADH, Antidiuretic Hormone) 등 수분 조절 물질이 있어 몸은 어떻게 해서든지 물을 보유하려고 한다. 단, 이 시기에 마시기 쉬운 카페인이 든 탄산음료나 가공음료는 마신 수분의 양보다 더 많은 수분을 배출시키니 조심한다. 수분 대체음료의 단맛은 성장기 비만과 성장발육 장애의 원인이 된다.
성인기에는 몸이 건조해지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성인의 몸이 건조해지는 첫 번째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이다. 짜고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계속 먹으면 몸속에 소금 양만 많아지고 수분은 부족해진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세포는 수분이 부족한 건조화 현상이 생긴다. 두 번째는 음주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 속의 이뇨성분 때문에 음주 당일이나 그 다음날 많은 양의 소변을 보게 된다. 술에 들어 있던 수분보다 더 많은 양의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몸은 건조해진다. 세 번째는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다. 커피는 물론 보리차와 옥수수차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음료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알코올 속 탈수물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카페인 음료는 음료와 함께 몸에 있던 수분까지 함께 배설시킨다.
60대가 넘어가면 우리 몸 전체의 수분 양은 60% 이하로 떨어진다. 이때 수분 부족으로 인한 체내 건조는 노화로 직결된다. 따라서 노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수분 보충에 신경 쓴다. 나이가 들수록 갈증을 감지하는 데 둔감해진다고 하니, 목이 마르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 젊고 건강하게 살려면 수분에 주목한다
우리 몸은 대개 나이가 들수록 수분을 잃어 간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몸이 건조함에도 물을 마시지 않아 체내 건조가 심각해진다. ‘노화는 곧 타고난 생명열(Vitai Heat)과 습기를 잃어 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나이가 드는 것은 몸이 차가워지는 것이고, 죽는 것은 건조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으면 타고난 열과 습기를 보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단을 실천해 저체온으로 떨어진 생명력을 높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수분을 섭취해 습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 김민정 헬스조선 기자
사진 조은선 헬스조선 기자
참고서적 《물로 더 건강하게 사는 법》(리스컴)
'먹는 샘물' 유통기한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에서‘물을 사 마신다’는 개념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생겨났다. 당시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 선수들이 시판 먹는샘물을 찾기 시작하면서 일시적으로 먹는샘물 판매가 허용되었다. 이후 다시 판매가 금지되었다가 1995년‘먹는물관리법’제정에 의해 먹는샘물 판매가 본격적으로 허용되었다. 오늘날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먹는샘물 브랜드는 100개가 넘으며, 종류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먹는샘물? 생소한 용어
한국샘물협회의 정의에 의하면‘먹는샘물’은 암반대수층 안의 지하수, 용천수(지하수가 수압에 의해 지표로 흘러나온 것) 등 수질의 안전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자연 상태의 깨끗한 물을 여과, 흡착, 자외선 살균, 물리적 처리 등의 방법으로 먹기 적합하도록 제조한 물을 의미한다. 어떠한 화학적 처리도 불가능하지만 오존을 사용한 방법만은 예외다. 이 점은 화학살균이 이루어지는 수돗물에 대한 반감과 함께 ‘깨끗한 먹는샘물’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현행 먹는물관리법은 먹는샘물 용기에 ‘약수’, ‘생수’, ‘이온수’, ‘생명수’등 소비자를 혼동시킬 우려가 있는 용어, 그림 등을 표시할 수 없게 규제한다. ‘생수’와 같은 용어를 쓸 경우 수돗물 등 다른 물은‘죽은물’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약수’등은 의약품으로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물인데 물맛이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물이 변질되는지 궁금해한다. 물론 다른 음식처럼 먹는샘물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먹는샘물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6개월 이내, 이 기간을 초과해 유통기한을 정하려는 판매자는 초과된 기간 중에 제품의 품질변화가 없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시판되는 먹는샘물의 최대 유통기한은 24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데, 일단 유통하고 난 뒤에는 적용할 수 있는 규제가 거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1997년《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에 실린‘시판 먹는샘물의 저장기간 및 온도에 따른 세균학적 및 화학적 품질변화’에 따르면 시판하는 먹는샘물 중 1995년도에 판매량이 가장 높게 나타난 4개 제품을 선정해 6개월 동안 실험한 결과, 저온 일반 세균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기 시작한 것은 저장 2주일부터였다. 24주일 후에는 세균수가 급증해 개봉하지 않은 것이 1.21X107마리, 개봉한 것이 2.64X107마리가 되었다. 개봉한 후 보관된 제품에서는 2주일 후부터 짠맛, 금속맛, 쓴맛, 비린맛 등의 맛의 변화가 나타났고, 3주일 후부터는 냄새 변화를 일으켜 수질 기준에 부적합함을 보여주었다.
먹는샘물은 가급적 온도가 낮고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 하며, 뚜껑을 열었을 때는 변질 확률이 높아지므로 가급적 짧은 시간 안에 마셔야 한다. 먹는샘물을 구입하거나 마시기 전에 유통기한과 함께 꼭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가짜 병마개에서는 볼 수 없는 수질개선부담금 납부증명표지로‘부담금’과‘납입증명’이라 적혀 있다.
100여 개 시판 제품 중 어떤 물을 마실까?
다양한 기능성 물에 대한 공인된 연구결과는 없다. 일례로 암 예방, 노화방지, 신경통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해 인기를 얻는 게르마늄 또한 의학적 입증 자료가 없어 먹는샘물 용기에 함유량을 표시가 금지된다. 환경부와 한국샘물협회는 소비자에게 우수한 브랜드를 추천하고, 전체적인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2007년 말부터 품질인증마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먹는샘물 제조업체의 원수 관리, 공장환경 관리, 제조공정 관리, 제품 및 부자재 관리, 그동안 소홀했던 유통관리까지 6개 분야, 76개 항목에 대해 평가지표를 설정하고 생산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평가한다.
최근까지 품질인증을 받은 업체는‘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다이아몬드샘물’, ‘얼음골샘물’, ‘스파클’·‘야쿠르트샘물나라’를 생산하는 대정, ‘롯데아이시스’‘롯데와이즐렉’‘홈플러스PB’‘킴스클럽PB’‘세븐일레븐PB’상품을 생산하는 창대통상까지 5곳에 불과하다. 먹는샘물을 생산하는 업체가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대기업에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납품하다 보니, 브랜드가 달라도 제품에는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 환경부는 품질인증제도에 대한 법개정을 진행해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품질인증제도가 완전하게 도입될 때까지 소비자는 먹는샘물의 가격이나 브랜드에 혹하기보다 철저한 위생관리, 수질점검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관심어린 눈으로 살펴봐야 한다.
참고서적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리스컴), 《물, 치료의핵심이다》(물병자리), 《첨단과학으로 밝히는 물의 신비》(서지원)
도움말 박샛별(아주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송미연(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안윤옥(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사진 조은선 기자
일러스트 윤슬
시판 생수의 4가지 비밀
생수는 목마름을 해결하는 그 이상으로 거듭났다. 커피, 와인, 치즈처럼 하나의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은 생수에 관한 궁금증 풀기.
1. 생수가 사치품되기까지
더 이상 생수를 마시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국내외의 다양한 생수를 판매하는 ‘워터몰’(www.drinkwater.co.kr) 도응범 대표는 “물 자원의 고갈로 물이 사치품으로 변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물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각국의 기업은 경쟁적으로 물 자원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 등급이 없던 물이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노약자를 위한 물, 술과 함께 즐기면서 마시는 물, 그리고 목마름을 해결하는 대중적인 물 등으로 나뉘게 됐다.
2. 좋은 생수는 바로 이런 물!
세계적으로 미네랄이 풍부하고 약알칼리성을 띠며 용존산소량이 높으면 좋은 생수라고 평한다. 미네랄은 물맛과 면역력을 좋게 하고,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 알칼리수는 위산과다와 위염, 변비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용존산소량의 중요성은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의 저자인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승남 원장의 말에서 알 수 있다.
이승남 원장은 “용존산소가 풍부한 생수를 마시는 것은 단순히 수분만 공급하는 게 아니라 살아 있는 산소를 직접 섭취하는 일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용존산소는 보통 5ppm이지만 더 많이 녹아 있을수록 좋다”고 했다. 생수 분자는 육각형을 띨수록 좋다. 우리 몸의 물분자의 약 60%는 육각수다. 마시는 물이 몸속 물분자의 구조와 같으면 흡수가 잘 돼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이고, 신진대사 및 피로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한 도응범 대표는 “오크통에서 오랜 숙성을 거쳤을 때 좋은 와인으로 평가받듯, 생수 역시 땅속에서 오래 숙성돼야 좋다”고 말했다. 땅속에서 오래 숙성된 물은 이온화돼 있는 각각의 미네랄이 고유의 평형을 유지하면서 안정돼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미네랄이 많은 알칼리수는 무조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먹는 물에 함유된 미네랄은 잘 녹지 않는 성분으로 흡수율과 이용률이 낮다. 200m 이하의 해양심층수 역시 좋은 물로 평가받는다. 빛이 충분히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광합성에 의한 유기물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물속에 있는 유기물만 분해돼 무기영양염류가 풍족해지기 때문이다. 지하 암반에서 끌어올리는 천연암반수는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등이 살아 있어 좋은 물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3. 생수, 무조건 좋다?
수입 프리미엄 생수에 이어 최근에는 ‘기능성 생수’까지 가세했다. 기능성 생수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쓰는 용어로 추측된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물에 물리적 또는 전기적 분해를 가하거나, 화학적 환원제를 첨가해 물이 갖고 있던 고유의 pH를 변화시킨 것이다. 용존산소량을 많게 해 물을 끓이지 않아도 분유가 잘 녹거나, 물 분자를 일반 물보다 작게 만들어 수분흡수를 빠르게 한 물이다. 도응범 대표는 “기능성 생수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물이 아니기 때문에 생수라기보다는 혼합음료다. 기능성 생수의 기능 또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생수와 기능성 생수는 비싸다.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유는 안전성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도응범 대표는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수입한 생수는 먹는 샘물에 대한 53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거친 것으로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반면 2010년 4월 발표된 환경보건 분야 저널 <EHP>의 논평을 보면 페트병에 담긴 생수가 수돗물보다 위생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럽의 경우 정부가 관리하는 수돗물이 일반 기업의 생수보다 안전하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서울시의 수돗물 ‘아리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55개 항목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이 생수는 물맛이 좋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수돗물과 생수 맛의 차이는 크지 않다.
4. 똑소리 나게 생수 고르기
요즘 생수는 천차만별이다. 도응범 대표는 “제품마다 고유의 특성이 다르니 직접 마셔 보고 자신의 몸에 잘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단, 다음 세 가지는 잊지 않는다. 첫째, 국가에서 실시한 품질인증제를 통과한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마크가 있는지 확인한다. 둘째, 수원지가 같은데 가격차가 날 수 있으니 수원지를 세심하게 본다. 마지막으로 유통기한을 챙긴다. 생수의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6개월 이내다. 이 기간보다 길게 유통기한을 정하려는 판매자는 초과된 기간 중에 제품 품질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승인받아야 한다.
/ 취재 김민정 기자
사진 조은선 기자
도움말 도응범(워터몰 대표)
참고서적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리스컴)
제품협찬 워터몰
어떤 물이 좋은 물일까?
물은 체내에서 체온을 조절하고, 각 기관에 영양소를 전달하며, 세포에 산소를 공급한다. 물이 부족하면 고혈압, 류머티즘 관절염, 요통, 두통 등 갖가지 병이 생긴다. 그렇다면 어떤 물을 마셔야 할까? 물의 종류가 너무 많아 어떤 물을 마셔야 할지 혼란스러운 요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
어떤 물이 좋은 물일까?
‘물 쓰듯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이제 환경오염, 무분별한 물 사용,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물은 값비싼 자원이 되었다. 세계은행은‘21세기는 물 전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국내 물 시장이 급성장했고 수돗물, 먹는샘물, 정수기, 약수 등 소비자의 선택 범위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도대체 어떤 물이 좋은 물일까? 좋은 물의 기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물 분자의 모양은 온도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중‘육각수(六角水)’가 몸에 좋다는 주장이있다. 일본의 한 대체의학 전문가는 ‘물에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 결정(結晶)이 아름답게 바뀌고 그 물을 마시면 건강해진다’는 주장을 해 화제가 되었다.
의학적으로 좋은 물의 조건은 간단하다. 인체에 해로운 병원균이 없고 깨끗한 것이 좋은 물이다. 음식의 분해, 소화, 흡수를 높이는 약알칼리성(pH7.5 정도)이 산성화한 물보다 좋은 것으로 본다. 한국수자원공사는‘무색·무취, 8~14℃, 중성 또는 pH6~7의 약알칼리성, 과망간산칼륨 함유량 2mg/L 이하, 염소이온 12mg/L 이하, 경도 100mg/L 이하, 증발 잔류물 40~100mg/L 이하, 유해성분(중금속·농약 등)이 없을 것, 미네랄 성분이 100mg/L 정도 함유된 것’을 좋은 물로 규정하고 있다. 약알칼리성을 띠는 물은 우리 몸의 산성화를 막아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과망간산칼륨은 물 속의 유기물로 함유량이 높을수록 오염도가 높다. 경도는 물에 칼슘과 마그네슘이 함유돼 있는 정도로 수치가 클수록 물맛이 세고 거칠다. 미네랄이 적당하게 녹아 있는 물은 특유의 씹히는 맛이 있다.
누구에게나 좋은 물은 없다.
좋은 물의 공통점은 유해물질이 없고 깨끗하며 약알칼리 성질을 가진 것이다. 물의‘맛’은 물 마실 때의 심리상태, 기온, 습도, 환경 등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르게 느껴진다. 비용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먹는샘물은 구입비가, 렌털식 정수기는 매월 렌털료가, 약수는 교통비와 노동비용이 필요하다. 비용만 따지면 수돗물이 가장 저렴하다.
물 속에 들어 있는 특정 성분과 미네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연세대 원주의대 생화학교실 김현원 교수는“미네랄이 없는 물을 마시는 사람이 식품을 통해 미네랄을 섭취하지 않으면 쉽게 미네랄 결핍 상태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인체에 필요한 미네랄은 대부분 식품으로 섭취 가능하며, 종합비타민으로도 부족한 미네랄을 보충할 수 있다. 평소 음식을 고루 먹는 습관을 가진다면 굳이 비용을 투자해 많은 양의 미네랄 워터를 마시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물 선택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모두가 100% 만족하는 물은 있을 수 없다. 결국 좋은 물은 기본적으로‘좋은 물의 조건’을 충족시키고, 더불어 마시는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물이다.
참고서적 《물로 10년 더 건강하게 사는 법》(리스컴), 《물, 치료의핵심이다》(물병자리), 《첨단과학으로 밝히는 물의 신비》(서지원)
도움말 박샛별(아주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송미연(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안윤옥(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첫댓글 좋은 내용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