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 누구일까요? 알 수 없지만 복도에 왜 책꽂이를 가져댜 놓고 책을 꽂아놓았는지 알 것 같아요. 104동 복도에 놓인 책꽂이가 눈에 보이는 듯해요. 누가 책을 가져다 놓으라고 한 것도 아니고요. 누가 책을 읽으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책을 가져다 놓고 스스로 책을 가져다 읽으니 세상에 이처럼 진심인 도서관이 또 있을까요? 비록 겉장이 뜯겨나간 책일지라도 이 책꽂이에 꽂혀 있다면 그 어느 책보다도 값진 책일 거예요. 거실 책장에 한 번도 펴보지 않은 채 꽂혀있다가 어느 날 문득 버려지는 금박 입힌 두꺼운 책보다 얼마나 더 값진가요. 나에게 필요 없어도 다른 사람에게 가서 밤새워 읽는 책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진심인 작은 도서관, 오래도록 애용하기를 바래요.(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강정규 선생님은 1975년 현대문학에 소설이 추천되었어요. 젊은 시절 야학운동을 했고, 지금은 『시와 동화』 발행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