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16구간
산행기
일자 : 2016. 5. 15 (일)
산행구간 : 한강기맥 16구간 (비슬고개 – 천사봉(폭산)– 용문산 - 배너미고개)
산행시간 : 09:00 – 18:00 (9시간, 점심 1시간 포함)
산행거리 : 약 12 km
참가자
: 23정하선, 27박용철, 27송기훈, 27이수룡, 29박성재, 29오창환, 29이승환, 30라영호
지원 21이두성
(총9명)
이동 : 승합차 (트라제)
주요지점 통과시간
09:00 비슬고개 출발 – 10:20
싸리봉 – 10:35싸리재 – 10:50 단월봉(778m) – 13:10 천사봉 갈림길 (점심 식사 1시간) – 15:20 용문산 정상계단 갈림길 – 15:25 용문산 정상(가섭봉,
1157m) – 16:30 군부대 도로(40분 지체) –
17:15 배너미고개 들머리 – 18:00 배너미고개
비슬고개
– 용문산 : 8.2 km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들머리인 비슬고개는 오월의 빛나는 태양으로 눈이 부시다. 아침 9시, 한강기맥
후반부의 마지막 힘든 구간을 향하여 힘차게 발을 떼는 모두의 컨디션은 베리 굿~!
들머리의 나무계단을 사뿐 올라서고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내처 오르니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한다. 모두 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는 가파른 오르막길 오르기를 1시간
여, 싸리봉에 닿았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용문산이 빡세다는 것을 알고 단단히 마음 준비를 했건만 벌써 힘이 들면 곤란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오늘 고생 좀 하겠군.
싸리봉에서 가파른 길을 15분 내려서면 싸리재.
다시 오르막길을 15분 오르고 단월봉을 만난다. 발
아래로 펼쳐진 산음리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한다. 지도를 펼쳐보니 이제 겨우 10분의 1도 오지 못했는데 갈 길이 아득하게 느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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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오월의 아침. 좌로부터 21이두성, 23정하선, 29오창환, 27박용철, 27이수룡, 29이승환, 30라영호, 29박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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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계단을 올라서면 초록 바다로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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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심하여 아침은 싸늘했다. 그러나 곧 더워지는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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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산길 가득한 피톤치트를 마시며 오른다. (앞: 23정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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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 되다, 쉬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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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봉 직전의 된비알길. (27이수룡, 29박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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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15분, 싸리봉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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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여를 더 가면 나오는 싸리봉2 이정목, 여기가 진짜 싸리봉? (27박용철, 30라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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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재로 내려서는 경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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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봉에서 10분 정도 내려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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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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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재에서 10분을 더 진행하고 만나는 이정목 (27송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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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0분 정도 올라가면 단월봉(778m). 모처럼 조망이 터져 쉬었다 간다.
10시 55분, 다시 출발. 산길은 높이 솟구쳤다가 다시 내리 꽂히기를 반복하며
모두의 체력을 테스트하고 있다. 더구나 사방 빼곡한 나무숲으로 인해 조망마저 닫혀 있으니 더욱 힘이
들기만 하다. 문득 수년 전, 에베레스트 트레킹 때의 생각이
난다. 고소의 희박한 산소로 아주 천천히 한발자국씩 발걸음을 떼야만 했던 고산에서의 산행. 지금 나는 그 때의 모양새로 걷고 있다. 나이 탓일까 아니면 운동부족일까? 앞장서 날듯 걷는 하선 형님이 계시니 나이 탓으로 돌리기는 어림도 없는 일일 것이고 역시 운동부족일 게다.
그렇게 숨을 몰아 쉬며 일행의 꽁무니에 매달려 가파르고도 긴 경사길을 어렵사리 올라 천사봉 갈림길에 있는 폐헬기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10분.
두 시간 넘게 헉헉거리며 나 자신과 싸우며 오른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한다. 퍼질러 앉아 입에 넣는 모든 음식이 꿀맛이다. 커피까지 한 사발
들이키니 다시 컨디션은 원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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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0분 정도 내려서면 만나는 중원폭포 갈림길 (27박용철, 30라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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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은 대체로 육산이지만 가끔 이렇게 암릉길도 지난다. (30라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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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철쭉 터널이 나타나고 꽃을 보고 그냥 갈 수는 없다. (23정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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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랐다가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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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으로 인해 조망은 꽝, 그저 앞만 보고 걸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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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식당 도착 오후 1시가 훌쩍 넘었다.
오후 2시 10분, 든든하게 먹었으니 뱃심은 절로 충만하고 용문산 정상으로 향해 힘차게 길을 나선다. 용문산까지의 길도 장난이 아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천사봉(폭산, 높이가 1004m라
그리 불린다고)부터 정상까지 능선상으로 솟은 몇 개 봉우리들의 높이가 고만고만하여 대략 평탄한 능선길인
줄 알았다. 그러나 길은 산허리를 휘감아 질러 도는 제법 험악한 길.
게다가 오후 3시부터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다시 인내력 테스트가 시작된다.
힘든 걸음 끝에 마침내 오늘 구간의 최고봉인 용문산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20분. 가늘지만
끊임없이 내리는 비로 인해 온몸은 축축해지고 사방 짙게 깔린 산무(山霧)로 시계는
극히 불량. 여기서 정상까지는 계단을 타고 올랐다가 되돌아 와야 하니 희망 대원만 정상을 밟도록 한다. 힘 빠진 나와 이미 수 차례 정상을 갔다 온 수룡은 남고 모두가 정상으로 간다. 역시 정상을 밟아야 직성이 풀리는 대원들,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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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채웠지 길은 조금 얌전해졌지 모두 기분 좋게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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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까지는 이제 1.9km. 2시 15분이다. (27박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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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부에 가까워지니 암릉이 자주 나타난다. (30라영호, 27박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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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훤한데 웬 헤드랜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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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예보대로 비가 오기 시작. 27박용철은 저 꽃무늬 우의를 입어 보는데 꼬박 2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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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25분, 용문산 정상인 가섭봉에 올랐다. 산무로 인해 시계는 불량하지만 그래도 정상이니 좋기만 하다. (29박성재)
용문산 – 배너미고개 : 3.5 km
오후 3시 45분,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배너미고개로 진행한다. 이제부터 길은 줄곧
내리막 길이니 힘은 그리 들지 않겠지.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결국 희망사항이었고 줄기차게 내리는 비
속에 거대한 용문산 허리를 크게 돌아가는 길은 결코 만만하지는 않았다. 심하지는 않지만 제법 오르락내리락도
해야 하고 너덜길을 지나는가 하면 너른 관목지대의 좁은 길을 헤치며 나가기도 해야 한다. 지도상에는
겨우 손톱길이만큼이나 짧아 보였지만 가도가도 다음 체크 포인트인 군부대 도로는 나오지 않는다. 비에
젖어 미끄러운 길, 짙은 산무로 인해 짧아진 시계, 그리고
고갈된 체력, 평소보다 힘은 갑절도 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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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용문산은 큰 산이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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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너덜지대도 건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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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목지대를 통과하고 한참을 가야 비로소 용문산을 통과할 수가 있다.
오후 4시 30분, 드디어 잘 포장된 군부대 도로를 만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좌우로는 포장도로가 앞으로는 임도가 뻗어있는데 갑자기 사라진 선답자의 표식기,
어디로 가야 하지? 준비한 지도로는 도무지 방향을 가늠할 수 없고 시계는 겨우 수십 미터
정도이니 대략난감이다. 몇몇이 흩어져 사방으로 한참을 나아가 정찰을 해보지만 오매불망 그리운 표식기는
보이지 않는다. 이거 거의 다 와서 무슨 꼴이람. 까딱하면
엉뚱한 길로 내려갈 판, 이건 전적으로 산행대장인 나의 준비부족의 결과다. 급히 대책위를 꾸려 상의한 결과 전방으로 길게 뻗은 임도로 진행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5분 후 이 결정은 크게 잘못되었다는 전방 수색조의 무전.
“이 길 끝은 사격장임다~!”
빗 속에 스마트폰으로 선답자의 산행기를 다시 검색한다. 다행히 통화 가능지역이라
검색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도로 따라 잠시 내려가면 배너미고개 입구라는 안내판이 있음★
40분간의 방랑 끝에 배너미고개 입구 안내판을 찾은 시간은 오후 5시 15분. 비로소 짙은
안도감으로 엔도르핀이 마구마구 생성이 된다.
여기부터 날머리인 배너미고개까지는 그야말로 산책길. 오롯이 뻗어나가는 숲길을
기분 좋게 걷는다. 우리는 모처럼 여유를 갖고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사뿐사뿐 걷는다.
“오늘 비가 오는 것은 용철이가 기우제를 지낸 때문이야. 몇 년 전에 산 우비를 한번도 입어 보지 못하여서 비 오길 기다렸다며?”
“으하하하~”
“햐~, 기맥종주 이거
참 재미있네, 산의 맥따라 가는 것이 참 묘한 맛이야.”
작년 12월에 처음으로 종주산행에 참가한 27박용철, 이제 종주마니아가 되었는데 오늘 기맥 종주의 깊은 맛을 느꼈다는 소감에 마냥 기분이 좋다.
이제서야 영호의 무릎 통증이 걱정이 된다.
“라데빵스, 도가니 괜찮아?”
“아이구, 죽을 맛입니다. 말도 못하고 참았죠. 쩝~.”
오후 6시, 두성 형님의 애마가 기다리는
배너미고개에 도착했다. 비 속의 빡센 산행, 창환의 말대로
제일 막내가 진갑을 넘긴 노땅들의 아름다운 행진 열여섯 번째 에피소드가 그렇게 즐겁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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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따라 어디로? 사격장 가는 길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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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방황 끝에 도착한 배너미고개 입구 (29이승환, 27박용철, 30라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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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산책길은 제법 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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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 잡고 내려서 잠시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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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종착점 배너미고개. (카메라 렌즈가 습기에 젖은 줄 모르고 그냥 찍었더니 화질 엉망)
낙석
매 산행 때마다 선답자의 산행기를 수십 개를 읽어 본다. 구간 전체의 개념이며
행여 알바 위험구간이 어디인지 나로서는 꽤나 꼼꼼히 검색하고 준비를 한다. 그러나 방심은 늘 사고를
유발하는 법. 내가 읽어 본 모든 산행기에서는 용문산부터 배너미고개까지의 기록은 매우 짧거나 쉽게 쓰여져
있다. 그래서 그 구간은 뻔하고 쉬울 줄 알았다. 방심을
한 것이다.
군부대 도로에서 방황을 할 때에 나는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로, 어쩌지를 수없이 되뇌면서 많은 자책을 했다. 시계만 좋았으면 간단했을
터인데 따위의 핑계로는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무전기로 선두와 후미가 효율적으로 연락을 할 수 있었다는 것과 길을 잃은 지점에서 인터넷이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더욱 다행스러운 것은 그러한 상황에서도 모든 대원이 냉정함을 잃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경동동문산악회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
K~Rock~~~!!
첫댓글 수고하셨읍니다. 기훈형님!
누구나 산행대장을 할 수 있다면 기훈형님은 안했을겁니다. 화이팅.
내 군관학교 동기 중에 대장이 3명인데 그중 하나가 나야~^^
회계결산
전월이월 : - 199,900
당일회비 : + 240,000 (3만 x 8)
당일지출 : - 158,800 (조식 40,000 + 주유 50,000 + 석식 : 62,000 + 막걸리 6,000 + 통행료 800)
당월잔고 : - 118,700
수고 했어요. 항상 마음은 그곳에...발바닥이 시원치 않아서...산행을 자제 하고 있어요^^
계속되는 오르막 내리막.. 느낌상 지난 달 소리산 구간보다 더 긴거 같은데 수치상으로는 적게 나오네요. 지난번 43,000보다 조금 못 미치는 41,000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