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국을 보았다 (이븐 알렉산더 Eben Alexander. 1953~)
「듀크 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뇌기능 매핑 연구를 했다. 이후 보스턴에 있는 브리컴 엔 위민스 병원, 어린이 전문병원, 하버드 메디컬 스쿨에서 교수와 의사로 근무했다. 과학 학술지에 150여 편이 넘는 논문들을 게재했고, 국제 의학컨퍼런스에서 200회 이상의 연구발표를 하는 등 뇌와 의식의 작용에 관해 뛰어난 업적을 쌓은 세계적인 뇌 의학 권위자이자 신경외과 전문의이다.
이 책은 뇌사상태에서 죽음 너머의 세계를 체험한 이븐 알렉산더 박사의 실제 기록이다. 미국의 유명 신경외과 의사로서 이름을 떨쳤던 그가 어느 날 희귀한 뇌손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진다. 인간으로서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는 뇌 한 부분의 기능이 완전히 멈춘 것이다. 그는 거의 죽은 상태였고, 의사들은 모든 생명연장기구의 철수와 함께 생물학적 사망판정을 내리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7일째 되는 날에 눈을 번쩍 뜨면서 현대의학이 판정한 죽음의 문턱에서 이승의 세계로 돌아왔다.
그의 임사체험기는 생명에 대한 형대 과학의 정설을 뒤엎고, 죽음의 의학적 금기를 깬 세기적인 사건이 되었다. 그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종합 1위, 뉴욕타임스 1위, 퍼블리셔스위클리 20주 연속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미국 전역은 물론이고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을 넘어 아시아 지역까지 출간되면서 기록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의 생생하고도 기적적인 이야기는 과학적이고 물질적인 세계관을 지닌 지식인은 물론이고 완전힌 치유의 길을 찾는 일반 독자에까지 뜨거운 감동과 전율을 선사하며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놓고 있다.」
[프롤로그]
-삶과 죽음에 대해, 우리는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 수 없다.
나는 어릴 적에 날아다는 꿈을 자주 꿨다. 주로 밤중에 마당에서 별들을 바라보고 서 있다가, 난데없이 위로 붕 떠오르는 꿈이었다.
나는 신경외과 의사이다. 1976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채플힐 캠퍼스를 화학 전공으로 졸업했고, 1980년 듀크 대학 의과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땄다.
2008년 11월 10일, 54세의 나이에 나의 행운은 끝난 듯했다. 나는 희귀한 질병에 걸려 7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 동안에 나의 대뇌 신피질 즉, 우리를 인간이게끔 해 주는 뇌의 겉 표면이 기능을 멈춰버렸다. 그것이 작동하지 않았으니, 사실상 뇌가 부재하는 상태였다.
Chapter 1 통증
그녀가 방문을 열었을 때 나는 전과 마찬가지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내 몸이 그 전처럼 이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판자처럼 딱딱해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을 켜니 그녀의 눈에 격렬하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 후로 7일간 홀리와 가족들에게 나는 몸만 있는 상태로 존재했다. 그 일주일 동안 나는 이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고, 내가 무의식 상태에 있을 때 일어난 여러 일들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수집해서 들어야만 했다. 내 의식, 내 영혼(인간 존재로서의 내 핵심에 해당하는 그것을 뭐라고 부르든지 간에)은 떠나 있었다.
Chapter 2 거대한 물고기처럼 팔딱거리다
나와 거의 2년간 함께 일했던 응급실 의사 로라 포터는 구급차로부터 54세 백인 남성이 간질 지속상태로 응급실에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발광하며 온몸을 비틀고 있는 방식으로 미루어 포터 박사가 보기에 나의 뇌는 심각히 손상된 것이 명백했다.
정상적인 건강한 신체는 하루에 대략 0.5리터의 뇌척수액을 만들어 내는데, 그 투명도가 떨어지면 곧 감염이나 출혈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감염을 뇌막염이라고 한다. 뇌막이란 척추와 두개골의 내부에 형성된 막으로 뇌척수액과 직접 접촉되어 있는데 바로 이 뇌막에 생긴 염증이 뇌막염이다. 다섯 번에 네 번꼴로 바이러스가 그 원인이다.
성인에게 발생하는 박테리아성 뇌막염의 원인균 중에서 가장 드문 것 중 하나가 대장균이다. 대장균은 아주 오래전에 출현한 굉장히 끈질긴 박테리아다.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아무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략 30억년에서 40억년 사이로 추정된다.
우리 몸속의 위장기관 안에는 대게 대장균이 있고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별 위험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공격 성향의 DNA 가닥을 취하게 된 다양한 대장균들이 척수와 뇌 주변의 뇌척수액을 침략하게 되면, 이 원시세포들은 즉시 뇌척수액 안의 포도당을 먹어치우기 시작하면서 뇌조직 자체도 공격할 수 있다.
그 ㄷ아시에는 누구도 내가 대장균성 뇌막염에 걸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의심을 할 이유가 없었다. 성인에게는 천문학적 확률로 드문 질병이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주로 신생아들이며, 3개월 이상만 되어도 이 병에 걸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성인이 자연발생적으로 걸리는 비율은 연간 천 만 명 중 한 명 이하다.
박테리아성 뇌막염의 경우, 박테리아는 먼저 뇌의 바깥 부분인 대뇌피질을 공격한다. 오렌지 껍질을 상상해보면 대뇌피질이 어떻게 원시뇌를 둘러싸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대뇌피질은 기억, 언어, 감정, 시각과 청각, 논리 등을 담당한다. 따라서 대장균과 같은 유기체가 뇌를 공격하게 되면 우리를 가장 인간이게끔 해주는 그런 기능들을 담당하는 부위가 초기에 손상된다. 박태리아성 뇌막염의 희생자들은 많은 경우에 발병한 지 며칠 내로 초기에 사망한다. 나처럼 신경계 기능이 급속히 저하되면서 응급실로 후송된 경우에는 오직 10퍼센트만이 운좋게 살아남는다. 그나마 살아남은 이들의 상당수도 여생을 식물인간 상태로 보내게 된다.
나의 척수액은 고름으로 가득 차 있었다.
Chapter 3 뇌가 파괴되다니
뇌와 인접한 코의 부비강이나 중이를 통해 침입한 박테리아들이 뇌막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대장균은 해당되지 않는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엔 뇌척수액 공간이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부터 너무나도 잘 봉쇄되어 있기 때문이다. 척수나 두개골에 구멍을 내지 않는 이상, 예를 들어 의사가 삽입한 션트나 뇌심부 자극기로 전염되지 않는 이상 대장균같이 주로 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는 뇌척수액 공간으로 침범할 수가 없다.
Chapter 4 아들 이븐
건강한 정상인의 뇌척수액 포도당 수치는 데시리터당 약 80밀리그램이다. 심각한 수준의 박테리아성 뇌막염으로 생명이 위독한 사람은 포도당 수치가 데시리터당 20밀리그램까지 내려갈 수 있다. 그런데 나의 뇌척수액 포도당 수치는 1밀리그램이었다.
Chapter5 지렁이의 시야로 보는 세계
암흑인데, 볼 수 있는 것이 가능한 암흑이다. 마치 진흙으로 완전히 뒤덮인 상황인데도 그 속이 훤히 보인다고나 할까. 어쩌면 지저분한 젤리 같다고 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속이 들여다보이면서도, 흐릿하고 희미하고 밀실공포증으로 숨 막힐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의식은 존재하는데, 기억이나 자기 정체성이 없는 의식이다. 마치 꿈 속에 있을 때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아도, 내가 누구인지 무엇인지는 모르는 것처럼.
나에겐 몸이 없었다. 적어도 평소에 내가 알고 있던 그런 몸은 없었다. 나는 그냥 거기에 있었다.
그 세계에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렀을까? 전혀 모르겠다.
정확히 언제 일어난 일인지 말할 순 없지만, 어느 순간엔가 나는 내 주위에 어떤 물체들을 지각하게 되었다. 질척이는 거대한 자궁 안에 있는 뿌리 같기도 했고, 혈관 같기도 했다. 검붉은 색으로 빛나면서 그것들은 저 멀리 위쪽의 어딘가로 부터 저 멀리 아래의 어떤 곳으로까지 뻗어 있었다.
배설물같이 더러운 곳에서 괴이한 동물들의 얼굴이 거품처럼 올라와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내거나 귀에 거슬리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더니, 이내 다시 사라졌다. 이따금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고 리드미컬한 멜로디로 변하기도 했다. 이 멜로디는 무서우면서도 동시에 이상하리만큼 익숙하게 느껴졌다.
Chapter6 생명을 이어주는 닻
나는 홀리와 아이들을 데리고 가끔 성공회 성당에 다녔다. 하지만 수년이 지나도록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에나 얼굴을 내비치는 사람보다 아주 조금 나은 정도였다. ㅈ비에서 아이들한테는 잠자기 전 기도를 하게끔 시켰지만 영적인 리더는 결코 아니었다. 영적인 일들이 과연 얼마나 사실로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심하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 성장하면서 하나님과 천국과 사후세계를 믿고 싶었지만, 수십 년을 신경외과 학계의 엄격한 과학적 세계 속에서 보내면서는 영적인 세계가 정말로 실제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현대 신경과학은 뇌가 의식을 생겨나게 한다고 하는데, 나는 이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뉴런세포가 시냅스 연결 부위에 불꽃을 일으키면 의식이 발생한다.
Chapter7 회전하는 관문 속으로 들어가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나타났다. 그것이 천천히 돌면서 황금빛의 새하얀 가는 빛줄기들을 발함에 따라 내 주위의 어둠은 점점 부서지면서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새로운 소리가 들렸다. 최고로 화려하고, 최고로 구성진, 지금껏 들어본 어떤 움악 보다도 더 아름답고 생생히 살아 있는 사운드였다.
빛의 한 중앙에서 다른 무언가가 나타났다. 나는 최대한 깨어 있는 의식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 했다. 열려 있는 구멍이었다. 나는 더 이상 천천히 회전하는 빛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었다.
이 사실을 이해한 순간 나는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빨리, 획하는 소리가 났고 나는 순식간에 그 구멍 속으로 들어가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놓이게 되었다. 내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가장 이상하고, 가장 아름다운 세상이었다.
찬란하게 빛나고, 생기가 넘치고, 황홀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이 세계가 어떻게 보이고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묘사하기 위해 온갖 형용사들을 다 나열한다 해도 결코 그것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내가 태어났다고 느꼈다. 다시 태어나는 뜻이 아니라 그냥... 태어났다.
내 아래로는 전원 풍경이 펼쳐졌다. 푸르고 무성하게 우거진 지구의 모습 같았다. 그것은 지구였다.... 하지만 동시에 나이었다.
나는 날고 있었다. 나무들, 들판, 시냇물, 폭포 그리고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보였다. 웃고 노는 아이들도 있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꿈의 세상....
그런데 꿈이 아니었다.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심지어는 내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한 가지만 확실했다. 내가 갑자기 놓인 이곳은 실제 현실이었다.
Chapter8 이스라엘 여행
Chapter9 중심근원을 만나다
Chapter 10 정말로 중요한 것은
아버지는 아주 영적인 분이었다.
Chapter 11 나락의 끝
Chapter 12 거대한 사랑을 보다
Chapter13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수요일
Chapter14 아주 특별한 임사체험
Chapter15 뇌가 그것을 방해 한다
신을 상상할 때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오해들 중의 하나는 신을 비인격적인 대상으로 상상하는 일이다. 물론 신은 과학이 측정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는, 측량할 길 없는 우주의 완전함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하나니은 인간적이기도 하다.
Chapter 16 깊은 우물 속으로 밧줄을 던지는 일
수잔의 경험에 의하면 혼수상태 환자들에게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이들은 매우 수용적이어서 텔레파시를 이용하는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녀는 자기가 명상 상태로 들어가면 나와 쉽게 연결될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Chapter 17 N of 1
나의 특이한 대장균 변종이 이스라엘에서 나타났던 그 초강력 내성 변종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당당의 들이 판단한 것은 목요일이었다.
우리의 시간은 나흘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Chapter 18 망각하기, 기억하기
Chapter 19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내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날 오후부터 지금까지 5일 동안 줄 곳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족들이 그러했듯이 우리의 친구들도 이제는 나에게 남은 희망의 시간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Chapter 20 천국의 문은 닫히고
이것이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설명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천국의 문이 닫혔을 때 나는, 나는 이전에는 결코 알지 못했던 그런 슬픔을 느꼈다. 저 위에서는 감정들이 다르게 느껴진다. 모든 인간적 감정들을 그대로 다 느끼지만, 모든 것이 더 깊고 더 광활하다. 즉, 내면에서만 느껴지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도 느껴진다.
그중에서 내가 나중에 기억한 두 사람의 얼굴은 마이클 설리번과 그의 아내 페이지였다. 옆모습밖에 볼 수 없었지만 내가 나중에 돌아와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그들을 확실히 알아볼 수 있었다. 마이클은 실제 중환자실에 직접 와서 수도 없이 많은 기도를 이끌었고, 페이지는 직접 오지는 않았지만 그녀도 나를 위해 여러 번 기도를 했었다.
이런 기도들이 나에게 힘이 되었다. 아마도 그 덕에 내가 매우 슬펐음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서는 왠지 모르게 모든 것이 잘 되리라는 믿음이 생겼던 것 같다.
Chapter21 무지개가 뜨다
아주 선명한 무지개가.
그간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나의 뇌막염이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본다면, 설령 마침내 뇌막염을 뿌리 뽑는다 해도 그들은 기껏해야 나의 몸이 아무런 반응도 못하는 생명력이 없는 상태로 수개월 혹은 수년간 살아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할 처지에 놓여 있었다.
앞으로 12시간 안에 눈에 띄는 차도가 이븐에게서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항생제 투여 중단에 대한 논의를 권고할 것입니다. 심각한 박테리아성 뇌막염으로 일주일간 혼수상태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이미 회복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단계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제 그이의 눈꺼풀이 움직이는 걸 봤어요. 홀 리가 항변했다. 정말이에요, 움직였다고요. 눈을 뜨려고 거의 애쓰는 것 같았어요. 제가 확실하게 봤어요.
Chapter 22 여섯 사람의 얼굴
내가 점점 아래로 내려감에 따라, 지렁이 시야 세계에선 항상 그랬듯이 진창에서 점점 더 많은 얼굴들이 튀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얼굴들이 뭔가 달랐다. 동물이 아닌 인간의 얼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아주 선명하게 무슨 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하는 말을 내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Chapter 23 마지막 밤 첫 번째 아침
내가 눈을 떴다. 실비아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그녀가 나중에 이야기해 준 바에 따르면, 내가 눈을 떴다는 사실 다음으로 못지않게 충격을 받았던 것은 내가 그 즉시 주변을 둘러보던 방식 때문이었다. 위, 아래, 이쪽, 저쪽.... 마치 7일간 혼수상태에 있던 성인이 깨어나는 모습이 아니라 갓 태어난 아기의 눈빛 같았다.
나는 악간 숨이 막혔다가, 처음으로 7일 만에 아무런 도움 없이 폐에 가득 찬 숨을 내쉬며 입 밖으로 첫 마디를 내뱉었다. “고마워요”
Chapter24 7일 만의 귀환
Chapter 25 아직은 현실로 돌아오지 않은
Chapter 26 기적을 알리다
Chapter 27 마침내 집으로
나는 추수감사절 이틀 전인 2008년 11월 25일에, 온통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저는 아빠를 믿어요. 그는 말했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요. 만일 이런 경험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체험담은 절대로 읽지 마세요. 그럼 어떻게 할까 내가 물었다. 글로 적어놔요. 전부 다 적어요. 기억할 수 있는 한 모든 것들을 최대한 정확하게,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임사체험이나, 물리학이나, 우주론에 관한 어떤 책이나 논문도 읽으면 안돼요. 아빠한테 일어났던 일들을 다 적어놓기 전까지는 혼수상태에 있는 동안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선 엄마한테나 누구한테도 이야기하지 말아요. 최대한 피해보세요. 나중에 원할 때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잖아요.
Chapter 28 초강력 현실
나의 글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하나의 단어가 있다. 실제
Chapter 29 수백만 사람들이 고백하는 공통 경험
이러한 책들과 자료들은 내가 이런 경험을 하기 전부터 존재했다. 그런데 나는 그것들에 눈길조차 준 적이 없었다. 읽어본다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의미에서도 그랬다. 쉽게 말해, 나는 몸이 죽은 후에도 우리의 무언가가 살아남는다는 담론 속에 일말의 진실성이 있을 수 있음을 단 한 순간도 마음을 열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비록 회의적인 면도 있었지만 나는 전형적인 의사였다. 그랬던 사람으로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의 회의론자들은 실제로는 결코 회의론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언가에 대해 정말로 회의론자이기위해서는 최소한 그것을 실제로 진지하게 조사해봐야 한다. 그런데 나는 다른 많은 의사들처럼 그냥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Chapter 30 죽은 자들로 부터 돌아오다.
Chapter 31 믿는 사람들, 결코 믿지 않는 사람들, 중간 사람들
임사체험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정보는 인생을 변화시킨다. 하지만 임사체험에 대해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이 의사나 과학자에게 이것을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 임사체험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정중하고도 분명한 대답을 듣게 된다.
임사체험을 경험한 의사로서, 나는 ~~~나에게 일어난 경험에 대해 내 동료들이, 그리고 과거의 내가 제시했을 그런 ‘설명’들을 하나씩 하나씩 반박했다. 자세한 사항은 내가 작성한 부록 B의 신경과학적 가설들을 참조할 것).
나의 체험은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기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원시적 뇌간의 프로그램이었을까? 예컨대 낮은 단계의 포유동물이 사용하는 ‘죽은 척하기’ 전략의 흔적이었을까? 나는 이 가설을 곧바로 무시했다. 나의 경험들은 시각적, 청각적인 면에서 고도로 정교한 수준이었고 매우 높은 단계의 의미들이 인지되었으므로, 나의 파충류적 뇌 부위에서 발생했으리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서적 인지능력을 담당하는 변연계의 깊은 곳에서 올라온 왜곡된 기억의 단편들이었을까? 이번에도 그렇지 않다. 기능하는 신피질의 도움 없이 변연계는 내가 경험했던 것과 같은 선명하고 논리적인 이미지들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내게 투여된 여러 약물들로 인해 발생한 환각현상이었을까?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모든 약물들은 신피질의 수용 작용을 통해서만 작용한다. 그런데 신피질이 기능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약물이 효과를 드러낼 만한 캔버스가 없었던 셈이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지 대략 2년이 지난 후에, 나는 체계적으로 권위 있는 신경과학과의 과장으로 재직 중인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를 방문했다. 나는 존(가명)을 수십 년 전부터 알아왔고 그를 훌륭한 인격을 갖춘 일류 학자라고 여겨왔다.
내가 존에게 혼수상태에서 경험한 일들을 일부 들려주었을 때 그는 몹시 놀라는 기색이었다. 내가 이상해졌다고 느껴서 놀란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품어왔던 어떤 의문이 마침내 이해가 돼서 그러는 듯했다.
알고 보니 1년 전쯤의 일이었다. 5년째 병을 앓고 있던 존의 아버지가 임종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는 몸을 정상적으로 쓸 수 없었고, 치매와 통증 때문에 빨리 죽고 싶어 했다.
“부탁이야.” 그의 아버지가 존에게 애원했다. “약물이든 뭐든 좀 갖다 줘, 더 이상 이대로는 못 살겠어.” 그러던 아버지가 자신의 인생과 가족에 대해 깊이 생각하더니 지난 2년간의 그 어느 때보다도 갑자기 더 총명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고 나서는 침대 발치의 허공을 바라보며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존은, 65년 전 아버지가 십 대였을 때 돌아가신 할머니와 대화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렇게 몇 분이 흐른 후에 존의 아버지는 완전히 새로운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미소를 짓고 있었으며, 존이 결코 본 적이 없는 지극히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치매에 걸린 노인이 사망하기 얼마 전에 놀라울 정도로 의식이 명료해지는 경우를 본 사람들이 많다(이것을 말기 명료 라고 한다). 이런 현상을 설명해주는 신경과학적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Chapter32 비로소, 신을 알게 되다
마침내 나는 종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적어도 그것이 표방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신을 믿게 되었다기보다는, 신을 알게 되었다. 영성체를 받기 위해 절뚝이며 제단으로 가는 동안, 내 뺨 위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Chpter 33 의식이라는 수수께끼
신경과학 지식들이 전적으로 다 돌아오기까지는 약 두 달이 걸렸다. 지식들이 다시 돌아왔다는 기적적인 사실을 잠시 미뤄두고서라도(나의 경우처럼 뇌가 장기간에 걸쳐 대장균 같은 그램 음성 박테리아에 의해 심각하게 공격을 받고 나서, 다시 완전히 회복된 전례는 여전히 찾아볼 수 없었다). 일단 지식들이 돌아온 후부터 나는 그 7일간의 경험이, 내가 40여 년 간 인간의 두뇌에 대해, 우주에 대해, 무엇이 실제를 구성하는지에 대해 배워왔던 모든 내용들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씨름해야만 했다.
혼수상태에 빠졌을 당시, 나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연구기관들에서 평생을 보낸 속세의 의사였으며, 인간의 뇌와 의식의 관계를 연구하는 사람이었다. 의식을 믿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의식이라는 것이(전적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주장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지에 대해 일반인보다 조금 더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1920년대에 하이젠베르크라는 물리학자가 발견한 원리는 참으로 이상한 내용이어서 세상은 아직까지도 이것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원자 속에서 발견되는 현상들에서는, 관찰자와 관찰대상을 완전히 분리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는 이런 사실을 놓치기가 쉽다. 우리가 보는 세상에서는 별개로 분리된 사물들이 어쩌다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지만, 근본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원자 이하의 수준에서는 분리된 사물들로 구성된 세계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극미한 차원의 영역에서는 물리적 우주의 모든 사물들이 다른 사물들과 아주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 사실, 세계에는 그 어떤 사물들도 실제로 있지 않고 다만 에너지의 진동과 상호작용들만이 존재한다.
의식은 매우 실제적일 뿐만 아니라 여타의 물리적 세상보다도 더 실제적이며, 필시 그 모든 것의 근본이다. 그런데도 이런 통찰들은 실재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틀 속으로 통합되지 못했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러한 통합을 시도했지만 아직까지는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결합시켜 의식을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모든 것의 이론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리적 우주의 모든 물체들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는 양자, 중성자, 전자로 구성되는데 이것들은 모두 입자들이다. 그런데 입자들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는...물리학자들도 솔직히 모른다. 하지만 입자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한 가지는 이 우주 속에서 각각의 입자는 다른 입자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깊은 수준에서 볼 때, 모든 입자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저 너머를 경험하기 전에도 나는 이런 현대물리학의 개념들을 전반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만 느꼈었다. 내가 살아 움직이는 이 세상 속에서 아원자 단위의 물리학은 내 삶과 동떨어진 것이었다. 그런 이론이 사실인지는 몰라도 나의 일상과는 무관했다.
그런데 육체를 떠났을 때 나는 이 사실들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관문 그리고 중심근원에 있었을 때 나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상태에서 사실상 과학 분야의 일을 행하고 있었다고. 이 과학은 우리가 가진 가장 진실하고 정교한 도구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도구가 바로 의식 그 자체이다.
인간의 뇌기능으로부터 어떻게 해서 의식이 발생하는가? 의식은 그에 수반되는 행동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인식된 세상과 실제 세상은 어떤 관계인가?
이 난제를 풀기가 너무 어려워서 어떤 이들은 그 해답을 ‘과학’의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해답이 현재의 과학 바깥에 있다고 해서 의식이라는 현상이 조금이라도 하찮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의식이라는 것의 불가해하고 심오한 역할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
물리적 영역에만 토대를 둔 과학적 방법론이 지난 400년간 점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이다. 그 결과 우리는 존재의 핵심을 이루는 깊은 신비, 즉 우리 의식과의 접촉을 상실해버렸기 때문이다.
기존의 과학적 방법으로는 영혼과 사후세계, 환생, 천상 등에 관한 질문에 답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제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표준화된 과학적 연구방법은 원격투시, 초능력, 염력, 신통력, 텔레파시, 예지능력과 같은 확장된 의식의 현상을 끝끝내 배제하고 있다.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내가 이런 것들의 사실성을 의심했던 주된 이유는, 내가 제대로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의 단순한 과학적 세계관으로는 설명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과학적 회의론의 덪에 걸려 있는 이들에게 나는 2007년에 출간된<환원될 수 없는 마음:21세기 심리학을 향하여>를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 책은 엄격한 과학적 분석에 의해 유체이탈 의식에 대한 증거를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버지니아 대학에 소속된 지각연구학부라는 아주 명망 있는 그룹의 랜드마크 작품이다.
Chapter 34 마지막 딜레마
Chapter 35 한 장의 사진
[Review]
임사상태에서 천국을 보았다는 수많은 사람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영적인 세계가 정말로 실제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저 약물이나 어떤 특수한 환경에서 아직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뇌 기능에 의한 환각작용 정도로 여겨진다.
한편 수많은 과학자가 그러한 심리적 요인에 대해서 허구를 증명하려고 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분명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고, 또 실제로 삶의 변화가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에 부정할 수 없다. 근대 심리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윌리엄 제임스’는 저서 <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에서 신앙인의 신비적 체험은 당사자 외에는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책이 유명한 이유는 체험 당사자가 곧 심리적 분석을 하며 그 허구성을 밝혀온 과학자라는 점이다. 신약성서의 대부분을 기록한 사도 바울은 그의 철학적 지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허구를 밝히려고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옥에 가두던 자였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살기가 등등하여 길을 가다가 다멕상 도상에서 하늘에서 나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그 자리에 고꾸라졌다. 그 후 그의 삶은 백팔십도로 변했고 핍박자에서 옹호자로 그 일생을 예수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일에 바치고 순교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븐 알렉산더’는 세계적인 뇌 의학 권위자이자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평범한 삶을 살다가 2008년, 갑작스러운 뇌 질환으로 의식을 잃고 일주일간 식물인간으로 지내는 동안 천국의 모습을 경험했다. 그 후 그의 삶은 기독교 신앙의 수많은 임사 체험자들에 대한 편견이 바뀌고 그가 허구라고 증명했던 과학이 얼마나 불완전한가를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순수 과학자로서 그의 진술은 모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을 배제하고 오직 그가 본 사실을 과학적 관점에서 그대로 진술했다는 점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다.
이 책은 2012년도에 출판된 후 아마존 종합 1위, 뉴욕타임스 1위, 퍼블리셔스위클리 20주 연속 1위에 올랐으며, 미국 전역은 물론이고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을 넘어 아시아 지역까지 출간되면서 기록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의 병명은 박테리아에 의한 급성 뇌막염으로 밝혀졌지만, 그 후 2년이 지난 후에는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 책에는 저자 스스로 과학자로서 급성 뇌막염으로 인한 생존 가능성이 얼마나 희박한 일이며 동료 의사들의 진료 기록을 토대로 자신이 겪은 체험이 얼마나 기적적인 일인지 자세히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임사체험을 통해서 현대과학이 온전히 풀어낼 수 없는 뇌 과학적인 한계를 물질의 미시세계 즉 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 원리를 들어서 인간 정신의 근원에 대해 신비로움을 다시 깨닫게 된 점을 진술하고 있다.
신앙인이 아니면 공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늘날 과학이 물질세계를 지배하는 논리로는 어느 누구도 신의 존재와 인간세계에 나타나는 초월적 임사체험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는 없다. 성서에서도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는 천국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논리로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르되 모세와 선지자에게 듣지 아니하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지라도 권함을 받지 아니하리라 하였다 하시니라>"
이 책은 오늘날 물질세계에 갇혀서 기독교 신앙을 한낱 삶의 도구로만 여기는 신앙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불신자들에게는 그들이 가볍게 여겼던 임사체험의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 것인지 깨달음을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