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
수심결(修心訣)은 고려 시대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 스님이 지은 것으로 조선 세조 때 혜각존자(慧覺尊者) 신미(信眉) 스님이 언해하였습니다. 목우자(牧牛子)는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법호(法號)입니다.
수심결(修心訣)은 지눌 스님이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을 원융(圓融)하게 하고인간의 참 모습을 보이고자 하여 저술하신 것입니다.
규장각 소장본은 1467년(세조 13)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목판으로 간행(刊行)한 것입니다. 간경도감에서 간행한 수심결(修心訣)은 초기 훈민정음(訓民正音)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수심결(修心訣)은 문장이 간결하고 평이하여 참선(參禪)의 입문서로서 널리 읽혀져 왔습니다. 지눌 스님은 수심결(修心訣) 서두에서 법화경의 화택비유(火宅比喩)를 인용하여,
삼계(三界)의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는 길은 오직 부처를 이루는 일이지만, 사람들은 자성이 곧 참다운 법(法)임을 알지 못하여 밖에서만 찾으니 마치 모래로 밥을 지으려 함과 같다고 보았습니다.
지눌 스님은 수심결(修心訣)을 통하여 돈오(頓悟) 점수(漸修)와 정혜(定慧) 쌍수(雙修)의 조화로운 수행 방법을 제시(提示)하였고, 이후로 한국불교 선수행(禪修行)을 하는 이들의 지남(指南)이 되었습니다.
수심결(修心訣)
보조국사(普照國師)의 수심결(修心訣)
1. 윤회의 고통이 마치 불난 집과 같나니, 어찌하여 참고 견디면서 오랜 고통을 받으려고 하는 것인가.
三界熱惱 猶如火宅 其忍淹留 甘受長苦 欲免輪廻 莫若求佛 삼계열뇌 유여화택 기인엄류 감수장고 욕면윤회 막약구불
삼계(三界)를 윤회하는 고통은 마치 불 난 집과 같나니, 어찌하여 그것을 참고 견디면서 그 오랜 고통을 받으려고 하는 것인가. 만약 윤회를 벗어나고자 한다면 부처를 찾는 수밖에 없도다.
若欲求佛 佛卽是心 心何遠覓 不離身中 色身是假 有生有滅 약욕구불 불즉시심 심하원멱 불리신중 색신시가 유생유멸
만약 부처를 찾고자 한다면, 이 마음이 곧 부처이나니, 어찌하여 마음을 멀리서 찾으려 하는 것인가. 부처는 이 몸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로다. 이 몸은 임시로 화합하여 생멸이 있지만,
眞心如空 不斷不變 故云百骸潰散 歸火歸風, 一物長靈, 蓋天蓋地 진심여공 부단불변 고운백해궤산 귀화귀풍 일물장령 개천개지
진실한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끊어짐이 없고 변함이 없도다. 그러한 까닭으로 육체는 죽으면 흩어져 불로 돌아가고 바람으로 돌아가지만, 한 물건(마음)은 영원히 신령하여 하늘과 땅을 덮는다 하였도다.
嗟夫今之人 迷來久矣 不識自心是眞佛 不識自性是眞法 차부금지인 미래구의 불식자심시진불 불식자성시진법
슬프도다. 요즘 사람들은 미혹된 지 오래되어, 자기의 마음이 바로 참 부처임을 알지 못하고, 자성이 진실한 법임을 알지 못하는 도다
欲求法而遠推諸聖 欲求佛而不觀己心 若言心外有佛 性外有法 堅執此情 욕구법이원추제성 욕구불이불관기심 약언심외유불 성외유법 견집차정
진리를 구하고자 하면서도 멀리 떨어진 모든 성인들만 추앙하면서, 부처를 찾고자 하지만 자기의 마음을 관조(觀照)하지 않는 도다. 만약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성품 밖에 진리가 있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뜻에 견고하게 집착하는 도다.
欲求佛道者 縱經塵劫 燒身燃臂 敲骨出髓 刺血寫經 長坐不臥 욕구불도자 종경진겁 소신연비 고골출수 자혈사경 장좌불와
불도를 구하고자 한다면, 아무리 오랜 세월 동안 몸을 불사르고, 팔을 태우고, 뼈를 부수어 골수를 내고, 피를 내어 경전을 베껴 쓰고, 눕지도 않고 오래 앉아 참선만 하고,
一食卯齋 乃至轉讀一大藏敎 修種種苦行 如蒸沙作飯 只益自勞爾 일식묘재 내지전독일대장교 수종종고행 여증사작반 지익자로이
아침 한 끼만 먹으면서, 계속하여 대장경을 읽어 배우고, 갖가지 고행을 닦는다 할지라도, 이는 모래를 삶아 밥을 짓는 것과 같나니, 다만 스스로 수고로움만 더할 뿐이로다.
但識自心 恒沙法門 無量妙義 不求而得 단식자심 항사법문 무량묘의 불구이득
그렇지만, 자기의 마음을 알면, 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수 많은 법문과 한량없는 묘한 이치를 구하지 않더라도 얻게 될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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