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는 키부츠라는 집단 농업 공동체가 있습니다. 공동생산, 공동소유의 원칙으로 운영되는 마을입니다. 이스라엘 초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동체를 이루어 힘을 합해야만 했습니다. 독립적인 농업이 어려웠던 현실 때문에 실질적인 필요 때문에 생겨났을 것입니다. 키부츠 운동은 건국 초기 나라의 성장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지금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성지 순례 갔을 때 가이드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키부츠 마을에 사는 치과의사 한 분이 있는데 치과병원을 개업해 매월 수천만 원을 벌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키부츠 마을 공동소유의 원칙에 따라 수입 전부를 키부츠에 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배급을 통해 생활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벌어들이는 수입에 비해 가져가는 것이 적은 데 불만은 없냐, 공동체에서 나오고 싶지 않으냐고 가이드가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치과의사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본인이 학교 다닐 때 등록금을 키부츠에서 다 내줬기 때문에, 이 기술과 자격증은 자기 것이 아니고 키부츠 공동체의 것이므로 불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참으로 이상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키부츠 공동체도 그들의 높은 이상과는 달리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 주어지는 보상이 없어서 공동체원들의 노동 의욕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고 그 결과 생산성의 하락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사회주의 제도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 많은 키부츠 마을이 결국 파산 신청을 내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키부츠는 사유화도 인정해주고 전문직도 인정해주는 등의 변화를 꾀하면서 초기 키부츠의 모습과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김진홍 목사님께서도 1986년부터 키부츠 스타일의 두레마을 공동체를 우리나라에서 운영하고 계십니다. 목사님에 따르면 키부츠 공동체가 겪었던 부작용을 두레마을도 동일하게 겪었다고 합니다. 공동체가 커지면서 열심히 일하지 않고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는 일꾼들이 생겨났고, 열심히 하면 되레 김 목사님의 양자라도 되려는 거냐며 사기를 떨어뜨리질 않나, 일이 잘못되면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모습들이 보였다는 것입니다.
운영하는 과정에서 빚은 쌓이고 몸은 지쳐가고 서로 마음의 상처를 주고받는 일들이 지속되면서 깊이 고민하셨다고 합니다. 키부츠 공동체처럼 운영된 사도행전의 초대교회는 잘 운영되었는데 두레마을은 왜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일까.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초대교회는 성령 충만한 사람들이 이룬 공동체였지만, 두레마을은 자기 자신부터 성령 충만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공동체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신앙과 생각의 일치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성령님의 역사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 아닙니까.
진실로 성령 충만한 사람은 관념적인 신앙, 개인주의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실천적인 신앙 그리고 공동체적인 신앙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직 성령님 만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 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하나가 될 때 응답도 신속히 옵니다. 온전해집니다. 능력이 나타납니다. 은혜와 사랑과 물질을 서로 나눕니다. 그래서 공동체 안에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나 가난한 사람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령의 은혜를 충만히 받은 사람에게는 공동체적 책임이 뒤따릅니다. 이는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요. 성령의 감동에 따라 자발적으로 지는 책임입니다. 우리 모두 성령으로 충만하여 초대교회의 건강한 공동체적 모습을 회복하게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엡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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