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천국의 계단'에서 악녀 연기로 인기를 모았던 탤런트 김태희가 '구미호'로 변신한다. 김태희는 KBS 2TV가 오는 19일 첫방송하는 퓨전 SF 16부작 미니시리즈 '구미호 외전(外傳)'에서 구미호족 전사인 여주인공 시연 역을 맡았다. '구미호외전'(극본 황성연 이경미, 연출 김형일)은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할 무렵부터 구미호족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신화적인 가정 하에 구미호족과 인간의 대결과 갈등을 그려내는 드라마.
그러나 '전설의 고향'에 나왔던 기존의 구미호와는 달리 이들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겉으로는 인간과의 공존을 추구하고 있다. "기존의 구미호는 인간의 간을 먹고 여우로 변신하잖아요. 제가 맡은 구미호는 인간을 해치지 않고 공존하기 위해 노력해요. 죽은 사람의 간을 먹는다든지 버려진 간을 먹는다든지요. 저는 산 사람의 간을 먹는 등 룰을 어기는 종족들을 처단하는 구미호 세계의 전사 역할을 맡았습니다."
김태희는 낮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고, 밤에는 구미호로 둔갑한다. 특히 인간족 중 구미호를 멸종시키기 위해 훈련된 SICS 특수요원인 민우(조현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설정이 드라마의 주된 스토리 라인을 구성한다. 시연을 사랑하는 구미호족 전사의 수장 무영(전진)이 이들 둘과 겪게 되는 삼각 사랑도 흥미거리를 제공한다.
"어릴 때 제가 인간인 줄 알고 자란대요. 그러다 나중에 구미호인 것을 알게 되는데 나중에 구미호족에게는 절대 금기사항인 인간과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면서 갈등하는 아픔을 겪게 돼요." 1일 오후 광주시 남구 양과동(구 내촌동초등학교 부지)에 마련된 1천평 규모의 '구미호외전' 전용세트장에서 만난 김태희는 한여름임에도 전사답게 긴팔 긴바지의 검은 가죽옷을 입고 있었다.
"가죽의상 차림으로 와이어 액션을 하는 게 얼마나 더운지 몰라요. 통풍도 너무 안되고요. 또 지방 촬영을 오래 하다보니까 피부도 많이 안 좋아졌어요. 그런데 우리 스태프들 고생하시는 것 보면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드라마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한 드라마에서 양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기 때문.
"'천국의 계단' 악역으로 많이 알려졌잖아요. 그래서 캔디 같은 착하고 순한 캐릭터를 맡는 것도 조금은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상처받으면서 감정을 절제하고 냉정하고 '쿨'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이 역할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무척 무겁다는 쌍단도를 이제는 꽤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김태희는 액션 신이 있으면 2시간씩 전에 나와서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유자재로 다루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사소한 상처는 이미 몸과 하나가 된 셈이다.
"오늘도 쌍단도를 두 손에 잡고 휘두르다 피멍이 들었어요, 사실 온몸이 성한데가 없어요. 그래도 다행히 촬영에 큰 지장이 있을 만큼 큰 사고는 없었지만요." 그래도 무척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액션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그는 어릴 때부터 홍콩 영화를 즐겨봤기 때문에 왕쭈셴(王祖賢), 린칭샤(林靑霞) 등 홍콩 여배우들의 멜로와 액션을 겸비한 연기를 역할 모델로 삼고 있다고.
그런 그에게 촬영 중 겪었던 에피소드를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의외로 처음으로 귀신을 보았다는 섬뜩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털어놓았다. "대구의 한 호텔에서 새벽 촬영 준비를 하다 거울에 제 모습이 비친 걸 보고 다른 사람으로 착각해 놀란 적이 있어요. 그러다 나중에 짬이 나서 눈을 붙였는데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나 봐요. 까만 귀신이 배 위에 앉아서 제 목을 누르고 있더라고요. 아직도 생생한데 무섭기도 했지만 첫 경험이라 신기하기도 했어요."
서울대 의류학과 4학년인 그는 '천국의 계단' 종영 이후 지난 1학기에 복학해 학생으로 돌아갔다. "패션쇼 준비하느라 밤새고 할 때는 화장은커녕 거의 폐인처럼 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이제는 너무 많이 알아보시고 휴대폰으로 사진도 찍으니까 학교 가는 것도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관심 가져 주셔서 고맙죠."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연기가 어떻게 다가가길 바라는지 묻자 진지하게 생각한 뒤 이렇게 대답했다. "절제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내면은 인간적이지만 겉으로는 전사로서 강한 척 무장을 하고 있잖아요. 이런 양면적인 시연이란 캐릭터를 시청자들께서 공감 하셔서 조금은 안쓰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있음>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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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강두가 다쳤는데 왜 자두의 쾌유를 비나?-_-
솔직히 구미호라니 왠지 많이 유치하게 느껴지긴 하지만..노력하다 보면 좋은일이 있겠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