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산업 시설이 밀집된 지역인 서울 종로구 창신동과 숭인동은 그동안 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지만 2013년 구역 지정이 해제된 뒤, 2014년 서울시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민간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던 곳입니다.
최근 이 곳이 다시 서울시에서 선정한 신속통합기획 민간 재개발 후보지가 되면서 다시금 개발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고지대에 개발 더딘 창신·숭인동,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
지난해 말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민간 재개발 1차 후보지로 발표한 곳은 총 21곳인데요. 이 중 첫번째로 이름을 올린 곳이 종로구 창신동 23번지 일대와 숭인동 56번지 일대입니다.
창신·숭인동 일대는 종로구 낙산의 남동쪽에 자리잡은 주택 밀집 지역으로, 좁은 골목길과 가파른 언덕, 낡은 주택이 많아 노후도가 높은 주거지입니다. 지역 경사가 높다는 단점은 있지만, 지리적으로 서울지하철 1, 4호선 동대문역과 1, 6호선 동묘앞역, 창신역이 가깝고, 청계천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패션타운 등이 인접해 있으며, 시내 중심에 위치해 지리적 여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곳입니다.
이 곳은 그동안 공공사업으로만 추진돼 도시재생사업의 파급효과가 한정적이라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는데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이 지원하지만 민간이 주도하는 개발 방식인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신속통합기획을 통하면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구역지정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신속통합 기획안을 발표하고, 내년 말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만 창신동과 숭인동은 후보지 선정시 같이 발표됐지만 이미 각각 사업을 진행하던 곳이었고, 자봉로를 사이에 두고 위치도 떨어져 있어 별도 진행을 원하는 주민도 있어 의견 통합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사도 높고 단독, 2층 주택이 많은 창신동 23번지 일대
뉴타운으로 지정됐을 당시에는 창신동 대부분 지역과 숭인동 숭인근린공원 서측 등 넓은 구역이 지정됐지만 이후 대부분이 구역 해제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창신동에서 신속통합기획으로 선정된 후보지는 서울지하철 6호선 창신역 서쪽 창신동 23번지 일대입니다.
이 곳은 창신11구역으로 불리던 곳에서 일부 지역이 가감됐는데요. 창신아파트를 포함, 창신초등 북쪽에 이르는 지역으로 경사가 높고 노후도가 심해 재개발이 시급해 보이는 곳입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주민들의 재개발 동의율은 73% 정도로 높은 편으로, 향후 정비계획수립을 위한 업체 선정과 내년 지구 지정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일대 매물이나 거래는 많지 않은데요. 개발 소식이 나오자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높여 내놓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대지지분 131㎡인 다가구 주택 매물 가격이 11억원선입니다.
구역에서 가장 가까운 아파트는 1992년 입주한 창신쌍용1단지입니다. 이 단지 복도식 전용면적 79㎡ 최근 실거래가가 4월 8억9,700만원이고, 매물 가격은 9억4,000만원 이상에 나와 있습니다. 비교적 입주 연차가 짧은 인근 아파트 시세는 보문동6가 보문파크뷰자이(2017년 입주) 전용면적 84㎡ 실거래가가 최고 13억6,500만원(지난해 9월), 매물은 14억원 이상입니다.
지하철 창신역 가깝고 경사도 덜한 숭인동 56번지 일대
자봉로를 사이에 두고 창신동과 마주하고 있는 숭인동 56번지 일대는 서울지하철 6호선 창신역과 숭인근린공원 사이에 위치한 주택가입니다. 창신동 후보지에 비해 지하철역 접근성이 더 좋고 창신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사가 낮은 편에 단지 뒤로 공원이 있어 입지가 좋은 편입니다.
이전에 숭인1구역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던 곳에서 구역이 더 확장됐는데요. 역시 내년 지구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어 사업 진행이 빠른 편입니다. 현재 나와있는 매물이 많지 않고 거래도 적은 편인데요. 간혹 있는 매물이 창신동 후보지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구역 내 대지면적 187㎡인 주택이 13억원선입니다.
창신동과 숭인동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는 두 곳 모두 면적이 넓어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새로운 주택 공급이 가능한 가용 부지가 적은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입니다.
시내 중심에 자리잡은 데다 신축 아파트가 적은 종로구에서 지하철역 접근성이 좋고 조합원 동의율도 높은 편이라 빠른 사업 추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다만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2022년 1월 2일 이후부터 주거지역은 토지 거래 면적이 18㎡ 이상의 경우 2년 이상 실거주 해야 토지거래허가를 받고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합니다.
아직 사업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재개발 사업에 따른 주민 마찰 등 사업 지연에 따른 조합원 분양가 상승, 관련 정책의 변동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