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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특수, 면세점 '호황' 17일 '설날 황금휴가'를 맞아 약 78만 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로 떠나는 이용객들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박지혜 기자 |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인산인해'
"설날에 중국 춘절이 겹치면서 역대 설 연휴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을 것 같아요."
인천국제공항이 마지막 겨울휴가를 즐기려는 이용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18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설날은 주말을 합치면 5일,
이틀 연차를 활용하면 최대 9일까지 휴식 기간을 가질 수 있는 그야말로 '황금연휴' 기간인 만큼
여행에 나선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도 넘쳐나는 이용객들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국내 담배가격 인상, 경기 불황 등으로 판매량이 저하됐던 품목들은 더욱 인기를 끌고 있었다.
면세점에서는 중저가 화장품과 담배가 날개가 돋힌 듯 팔렸다.
<더팩트>에서 설 연휴를 앞둔 주말,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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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이 매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화장품 판매대가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
◆설날 맞은 공항 면세점 이용객 78만 명 예상
설 연휴를 앞둔 주말인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으니 공항은 해외로 휴가를 떠나려는
이용객들로 그 어느때보다 붐볐다. 출국장에 들어가기 위한 수속만도 한참이 걸렸다.
실제로 수속을 밟는데는 최소 2시간이 소요됐다.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만 해도 수백 명에 달했다.
미국으로 휴가를 떠나는 한 관광객은
"최대 9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는 '황금기'라 친구들과 함께 휴가를 간다"며
"예전에는 1시간도 안 걸릴 출국 수속이 2시간30분 정도 걸려
비행기를 놓칠까봐 당황했다"고 말했다.
출국장에 들어서 면세점을 살펴보니 외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매장마다 붐비고 있었다.
평소 10여명 안팎이 모여있는 명품 브랜드 매장에도 황금 연휴를 증명하듯 수십 여명의 사람들이
매장 밖으로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면세점 내 인기 품목인 화장품과 향수 매장 등 중저가 브랜드는 까치발을 세우지 않으면
물건을 보지 못할 정도로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면세점 내에서는 한국말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중국 역시 한국의 설날과 같은 '춘절' 기간을 앞두고 있어 국내 거주 중국인들이
대거 고향으로 출국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중국인들은 면세점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족들의 선물을 고르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화장품, 담배, 향수 등 판매대에는 한국어보다 중국어 안내문이 더 많이 붙어있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매출에는 중국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설명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인천공항 매출액 2조 원 중에 전체 매출액의 약 35%가 중국인들에게서 발생했다"며
"올해는 춘절을 맞아 날짜를 맞춰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국인들이 급증했다.
설날이 겹치는 중국 이용객과 국내 이용객들로 평소보다 공항이 붐비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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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출국하는 남성들이 7개~9개 보루의 담배를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면세점 화장품·담배 판매량 '급증'
특히 출국장 면세점에서 가장 소비자가 많은 곳은 화장품과 담배 판매대였다.
지난해까지 면세점 매출 1위는 주로 일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가 차지했으나,
올해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 등 국산 화장품에 대한
중국인의 수요가 급증한 것을 한눈에 알아차릴 정도였다.
면세점의 화장품 판매대 역시 중국인 고객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세트 상품, 특화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토니모리, 더페이스샵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는 대부분 1000원 안팎으로 판매되는 팩에 열을 올렸다.
한 면세점 직원은 "한류의 열풍으로 중국 고객들이 외국 브랜드보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며
"가장 잘 나가는 제품이 팩인 만큼 판매량 증대를 위해 낱개 판매보다는
묶음으로 판매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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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판매가 급증하면서 물량을 맞추기 위해 판매대 근처에 상자를 쌓아두고 있다. |
또 국내 담배가격의 인상으로 담배판매대 역시 이용객들로 가득찼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담뱃값과 면세점의 담배의 가격차이가 커진 만큼 면세점에서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린 것.
실제 ESSE Prime 한보루 18달러(한화 1만9827원), 던힐 발란스 한보루19달러(한화 2만928원) 등은
시중 4만5000원의 절반 가격도 안되게 판매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담배를 한아름 안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한 사람이 7개~9개 보루를 들고 계산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광경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여성 고객은
"이전에는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본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담배값이 오르면서 부담을 느끼는 지인들이 많아 선물용으로 대량 구매했다"며
"지인들 역시 면세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물으니 비싼 담배를 사달라고 얘기하더라"고 설명했다.
담배를 판매하고 있던 면세점 직원에게서는 출국장의 담배 판매대가 붐비는
또 다른 이유가 최근 정부가 면세점의 담배가격 인상고려 소식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올해 2월 정부가 면세점 담배가격을 보루당 평균17.29달러(1만9000원)에서 24.57달러(2만7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소식에 부쩍 담배를 대량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담배의 인기를 보여주듯 신라·롯데 면세점 등은 담배 박스를 종류별로
판매대 밖에 두고 빠르게 소진된 물량을 채웠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이 국가별로 허용하는 담배 갯수를 제대로 알지 못해
관세를 무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한 50대 여성은 "남편에게 담배를 사다주기 위해 5보루 정도 고려했는데
해당 국가에서 1보루 소지 밖에 허용되지 않아 소량만 구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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