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버트 그레이프
08382058 채미영
<영화정보>
감독 라세 할스트롬
개봉 1994.06.11
주연배우 조니 뎁(길버트 그레이프), 줄리엣 루이스(벡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어니)
<소감문>
아버지의 자살과 형의 가출로 인해 우울증에 빠져 500파운드나 나가도록 자신을 방치한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대신해서 집안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누나와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 어니와 한참 반항기인 여동생 엘렌 등 식구중 어느 누구도 밝은 구석이 없는 우울한
가족이다. 그러나 발달장애를 가진 어니와 거구인 어머니를 중심으로 묘하게 결속력이
단단하면서 나름대로의 가족애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표현이 서툴고 각자의 상처에 대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서 언뜻 불안한 가족정서를 가지고도 있다.
아버지의 자살로 장남이 아니지만 현실을 피해 떠나버린 형을 대신해 집안 가장노릇을 하고
통제불능 발달장애 어니를 도맡아야 하는 답답한 현실에 아무런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길버트는 유부녀와의 불륜으로 잠시나마 현실을 잊어버리려 하나 캠핑카의
고장으로 길버트의 동네에 머물게 되는 소녀 베키로 인해 순수한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
성인이 되는 어니의 18세 생일날 그동안 쌓여있던 갈등을 푸는 계기를 마련하고 그 날 어머니는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돌아가시게 된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는 어머니를
사람들에게 공개해야 되지만 그건 어머니가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한 길버트는 장례식의
방법으로 집과 함께 어머니를 화장하기로 하고 집에 불을 지른다.
그런 모습이 괴상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장면을 보며 길버트가 이전의 삶을 정리하고
새 출발을 하기 위한 하나의 의식을 치루는거라 생각했다. 누나 에이미와 여동생 엘렌은
각자의 길을 찾아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길버트도 자신의 영원한 숙제이자 형제인 어니와
함께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떠난다.
이 영화는 언뜻 자유분방하고 때론 방종하다 싶을 정도로 자유주의자인 미국 청소년을
생각했던 나로써는 의외였다. 모든 상황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지만 길버트는
자신의 형처럼 현실도피하지 않고 묵묵히 가장의 노릇을 하고 가족의 해체를 막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거에 우리나라 정서와 맞는거 같기도 하다.
그러나 청소년복지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 가족은 무엇보다 복지기관의 적극적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500파운드(226.8kg)가 넘는 어머니와 발달장애 어니는 기관과 연계
해서 따로 보살핌을 받고 길버트를 비롯한 다른 식구들은 각자의 생활에 충실하며 자기
발전을 해나갈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했을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개봉된지 14년이 되었고 그 당시의 미국 상황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의 자살이후 복지기관의 개입이 있었다면 길버트의 자아정체감과 미래를 희망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생성되었을거라 생각된다. 복지를 실천할 때 초기개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되며 사후처방이 아닌 사전예방이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문제해결을 가족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방치하는것이 아니라 가족밖으로 문제를
끄집어 내어 보듬어 주고 지원해줄 수 있다면 사회적 경제적으로 훨씬 발전되고 쓸모있는
복지정책이라 할 수 있겠다.